그리스가 국가부도사태에 직면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그리스 정부와 골드만삭스가 담합해 저지른 천문학적인 분식회계(국채사기)이며, 나머지는 부정적 세계화의 필연적인 결과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독일(금융위기의 피해를 곧바로 만회했다)을 제외한 유로존의 경제가 치명타를 입었기 때문이다.





2001년 3월 그리스 정부가 골드만삭스가 제안한 분식회계를 바탕으로 유로존에 가입하면서, 장부상의 그리스 재정 상태는 양호해졌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부채가 급속도로 늘어났다. 그리스가 유로존에 가입하려면 임금인상과 복지확대, 구조조정(연금 수요가 급증한 이유) 등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추가로 국채를 발행해야 했다.  



사기를 통해 유로존에 가입했기 때문에, 그리스 부유층의 자산은 4배 이상 상승했지만, 물가가 그만큼 상승했고 그 반작용으로 저축액이 급감했다. 그리스 국민을 먹여 살리던 중진국 수준의 제조업과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제조업은 독일과 프랑스와 경쟁할 수 없었고, 관공산업도 유로화라는 단일화폐를 사용하게 됨에 따라 최소 4배의 경쟁력이 상실됐다.



공무원의 임금이 상승하고 복지가 늘어남에 따라 그리스 정부는 늘어나는 연금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공무원들을 조기 퇴직시켜야 했지만, 이는 연금수요를 늘리는 것으로 작용했다. 유로존 가입이란 잘못된 출발 때문에 수출은 줄고 수입이 늘어남에 따라 국가 적자는 계속해서 늘었다. 유로화로의 화폐통합 때문에 독자적인 재정정책도 펼칠 수 없었다.





결국 유로존 가입 이후의 그리스 정부들은 높아진 국가신용도(분식회계의 힘이라 더욱 위험했다)를 이용해 저금리로 국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었다. 불완전한 유로존 통합으로 가장 많은 돈을 벌게 된 독일과 프랑스 금융기관이 이를 사들여 이자놀이를 할 수 있었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중진국 그리스의 유로존 가입은 자살행위였지만, 독일과 프랑스 입장에선 님도 보고 뽕도 따는 최상의 장사였다. 골드만삭스와 그리스 정부의 분식회계를 유로존 국가들(이들의 재무장관들이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이 몰랐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 설상가상으로 2008년 월가 신용대붕괴는 그리스를 지옥으로 내몰았다.



유대계 고리대금업자가 지배하는 월가와 미 연방정부(특히 미 재무부와 연준)의 합작품인 2008년 신융대붕괴는 그리스뿐만 아니라 독일을 제외한 모든 유로존 국가들을 끝을 모르는 경제위기로 내몰았다. 그리스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마저 극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그리스는 원금은커녕 이자도 낼 수 없는 만큼 경제가 악화됐다.





그리스 경제규모가 유로존 전체 GDP의 2%밖에 안 되지만, 그리스가 국가부도사태를 맞아 유로존에서 퇴출되면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도 같은 길을 갈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이는 유로존의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에 독일의 독주도 한계에 처할 수밖에 없다.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을 제외한 거의 모든 유럽 국가들이 그리스 부채탕감에 찬성하는 이유도 유로존이 붕괴되면 유럽 전체가 극도의 혼란에 빠져 재기불능의 상태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제2, 제3의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나올 수 있고, 실제 그런 방향성이 강화되고 있다.



독일이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리스를 퇴출해도 별로 타격을 받지 않을 독일이지만, 유로존이 붕괴되면 이중의 수익을 올리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특히 위험도 높은 그리스 채권을 사들인 후 높은 이자놀이를 할 수 있었던 독일의 금융기관이 입을 피해는 상당할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의 주장처럼, 독일이 울며 겨자 먹기로 그리스를 지원한 것이 아니다. 유로존이 불완전한 통합을 유지할 때 독일의 이익이 가장 크고, 유럽연합 차원의 그리스 구제금융비용의 대다수가 독일(과 프랑스)의 금융기관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지원을 한 것이다.



메르켈이 자신의 정치생명을 늘리며, 동시에 독일의 독주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란 그리스 국민이 죽어나던 말든 가혹한 긴축을 강행하거나, 일시적으로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퇴출(그렉시트)시키는 것뿐이다. 2008년 신용대붕괴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리스가 이자라도 갚으며 시간을 끌 수 있었겠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독일로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그리스의 국가부도사태로 유로존이 붕괴되면 경제위기에 내몰린 국가들이 중국과 러시아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고, 그럴 경우 히틀러제국처럼 독일 중심의 유럽도 불가능해진다. 독일의 독주가 종말을 고하고 유럽이 극도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면 메르켈의 정치생명도 끝날 수밖에 없다.





메르켈이 그리스 부채탕감을 강력하게 거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선 정부의 잘못 때문에 정권을 잡게 된 그리스 좌파정부를 무력화시키는 것은 보너스에 불과하다. 메르켈과 독일의 욕심이 미국의 탐욕을 닮았다는 것도 이 때문이며, 히틀러 제국의 부활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나왔다.



독일이 배출한 세계적인 사회학자 울리히 벡(올해 1월1일 작고)과 현존하는 최고의 지성 중 한 명으로 유럽연합의 정치철학적 기초를 제공한 하버마스가 메르켈 총리의 마키아벨리적 통치술을 비판한 것처럼, 독일의 국내 여론이 그리스의 부채탕감에 부정적인 것만도 아니다. 



그리스 부채탕감에 찬성하는 독일의 여론환경이 50대 50인 것에서 보듯, 메르켈의 '엄마 리더십'의 이면에서 히틀러의 망령을 보는 독일인도 상당히 많고, 세계적인 정치학자와 사회학자, 경제학자로 넘어가면 더더욱 많다(오바마가 그리스 부채탕감에 찬성하는 이유).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P.S. 아래 링크한 미디어오늘의 기사는 골드만삭스의 그리스 국채사기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참조하시면 그리스 사태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입니다. 메르켈의 통치술에 대해 좀 더 깊은 지식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올해 1월1일에 작고한 울리히 벡의 《경제위기의 정치학》을 권합니다. 유럽 통합에 대해서는 제러미 리프킨의 《유로피언 드림》과 하버마스의 《아, 유럽》을 권합니다.  



골드만삭스 ‘국채사기’가 불러온 그리스 채무불이행






                                    


  1. 공수래공수거 2015.08.06 08:24 신고

    아전인수격인 해석을 많이 합니다
    국민들을 이 정부가 좋은 기회다 생각하고
    호도하고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8.06 17:03 신고

      예,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박근혜가 이명박보다 더 지독한지 알았어야 했는데...



그리스를 사지로 몰고 있는 ‘트로이카’의 배후에는 마키아벨리의 화신, 메르켈이 자리하고 있다. 미셀 푸코의 《안전, 영토, 인구》에 따르면, 유럽은 베스트팔렌조약 이후 단일 국가의 독점이 불가능한 체제를 구축했다. 한 국가가 강해지면 다른 국가들이 연합해 이를 저지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베스트팔렌조약의 핵심이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유럽의 강대국들이 벌이는 패권전쟁은 이후로도 지속됐지만, 어느 한 국가도 유럽의 패권을 움켜쥘 수 없었다. 베스트팔렌조약의 효력은 신성로마제국이 해체된 1806년에 정지됐지만, 유럽 강대국들의 패권주의가 유럽 내부로 향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이것을 완벽하게 무력화시킨 국가가 독일이었고, 히틀러의 나치가 그 주역이었다. 히틀러는 ‘유럽 내의 독일’이 아니라 ‘독일 휘하의 유럽’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고, 최소 5천만 명이 사망한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 히틀러의 나치는 미국을 유일제국으로 만들어준 채 패망했지만, 유럽은 전후 체제의 안정과 번영을 공고히 할 수 있었다.



유로존의 통합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단극체제를 탈피하고, 한중일 중심의 아시아 경제권을 견제하기 위해 이루어졌지만, 히틀러의 나치처럼 하나의 국가가 유럽을 독식하는 것을 막기 위함도 내면에는 자리하고 있었다. 달러와 맞설 수 있는 유로화로의 통합도 이래서 가능했다.





헌데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이 밑그림을 그려준 유로존 통합의 불완전성(금융 강국 영국이 참여하지 않은 핵심적인 이유)이 독일과 프랑스의 독점을 불러왔고, 최근에는 독일의 독주로 귀결됐다. 이 바람에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라는 유로존 통합의 피해자가 등장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해 세계적인 석학들(스티글리츠, 크루그먼, 피케티, 벡, 삭스, 로드릭, 촘스키 등)이 독일(과 프랑스)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된 유로존 통합을 비판하며, 이익을 독점해온 독일의 지도자 메르켈에게 그리스 부채탕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올해 작고한 울리히 벡은 《경제 위기의 정치학》에서 마키아벨리적 통치술의 대가인 메르켈이 유로화를 이용해 자신의 권력욕만 채운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유로존 통합의 불완전성을 이용해 돈을 쓸어 담고 있으면서도, 피해자인 PIGS의 부채 탕감은 국내여론을 이용해 피해가는 메르켈을 유럽의 파괴자로 규정했다.





벡은 무력으로 ‘유럽 내의 독일’이 아닌 ‘독일 휘하의 유럽’을 만들려고 했던 히틀러와, 유로화로의 화폐통합만 이룬 유로존의 불완전성을 이용해 독일제국을 재현하려는 메르켈이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스티글리츠와 크루그먼에 이어 피케티와 삭스 등이 메르켈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는 것도 같은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독일은 유로존의 불완전한 통합 때문에 전후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리스 부채의 반은 독일이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호황의 결과다. 메르켈의 정치적 목표가 독일 중심으로 유럽을 재편하는 것이고, 독일의 여론도 반으로 갈라진 상태라 메르켈이 그리스 부채탕감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그리스는 독일이 부채를 탕감해주지 않으면, 유로존을 탈퇴해 러시아와 손잡을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를 막기는 힘들며, 유로존은 붕괴된다. 그 피해는 최대 채권국인 독일(과 프랑스)에도 미칠 것이며, 유럽을 넘어 세계경제가 공멸로 가는 길이다.



메르켈이 정치생명을 걸고 결단(부채탕감 반대 국민을 설득)하지 않은 한 그리스와 유로존의 경제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이 그리스 우파정부와 유로존의 지배엘리트들과 공모한 초대형 금융범죄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없다면, 독일이 그 동안 독식해온 돈을 풀어주는 것만이 유로존의 공멸을 막을 수 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7.09 08:18 신고

    그리스 사태가 어떤 결과로 종결될지 결과가
    자못 궁금합니다

    • 늙은도령 2015.07.09 17:30 신고

      그리스가 탈퇴하면 러시아가 나설 것입니다.
      중국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러시아가 움직일 것이고, 그러면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메르켈이 권력욕을 어느 정도 내려놓아야 그리스를 달랠 수 있습니다.

  2. berlin 2015.07.09 09:06

    글 너무 잘 봤습니다. 페이스북 담벼락으로 퍼갈게요!

  3. 耽讀 2015.07.09 12:44 신고

    메르켈과 히틀러 비교하지 못했습니다.
    히틀러는 실패했습니다. 메르켈은 어떻게 될까요?
    오바마(미국)는 어떻게 할까요? 이쪽(경제)은 거의 몰라 궁금합니다.

    • 늙은도령 2015.07.09 17:32 신고

      유럽은 지금 폭발 직전입니다.
      독일의 독주가 다른 국가들마저 비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몇 년 더 가면 독일의 독주를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히틀러도 실패했듯이 메르켈도 실패할 것입니다.

  4. 조선왕이승용 2015.07.09 17:35

    독일은 우리에게 생명과 같은 은혜을 배풀죠 한반도 6.25초토화 될때

    독일이 대한민국을 돕기위해서 영국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도와주는것 처럼 위장해서 포항체절과 경북고속도로밎 각종기업의 기술을 전수하죠ㅡ

    독일은 조선왕실이 만던나라이기 때문이고 신라민족이 독일이기때문이죠,

    아무턴 독일은 좋게 평해주세요,

  5. 비암둥이 2015.07.11 11:13 신고

    음.. 유럽에서 독일의 독주가 심화되고 있다는거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이번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서 독일의 책임만을 강조하는 건 좀 아닌듯 해요
    오랜기간 방만하게 운영된 그리스의 시스템과 개선의 의지가 없는국민들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독일이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건 아니지만요.ㅇㅅㅇ

    • 늙은도령 2015.07.12 00:39 신고

      그리스도 긴축할 것이에요.
      그리스도 살고, 유로존이 살고, 한국도 살려면 독일이 양보해야 해요.
      돈은 빌린 사람도 문제가 있지만 빌려주는 사람도 문제가 있어요.
      양쪽이 다 문제가 있는데 국민은 억울하게 당할 뿐이지요.
      정치경제엘리트들의 이익 때문에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전 철저하게 공생과 상존,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약자의 편에서만 글을 씁니다.
      제가 공부한 것을 강자나 승자의 입장에서 풀어낼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공부가 깊어지면 질수록 이 세상이 잘못된 것을 알게 되니까요.
      이 상태로 가면 21세기 내에 인류의 반 이상이 죽습니다.
      지금이라도 제 정신을 차려야죠.

  6. 프라우지니 2015.07.13 00:43 신고

    참 쉽지않은 유럽연함의 문제인거 같습니다.^^

    • 늙은도령 2015.07.13 02:41 신고

      해결이 어려운 것은 아닌데 지배엘리트의 이익이 충돌나는 것이지요.
      국민은 언제나 피해자가 됩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에 반대할 때마다 그리스를 예로 듭니다. 이들은 복지 과잉이 그리스 패망의 근원이고, 국민을 나태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수년 전부터 계속되고 있는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세계경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복지 과잉으로 망한 나라들이 속출해야 합니다.





헌데 지금까지 그리스를 제외하면 복지 과잉 때문에 망한 나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핀란드 경제의 반을 차지하다는 노키아의 몰락 이후로도 핀란드는 여전히 가장 잘 사는 나라의 반열에서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복지 천국인 스웨덴(제조업 강점)과 덴마크(낙농업 강점), 노르웨이(석유)는 최상위에서 요지부동입니다.



수년 전에 망했다는 그리스가 아직도 1인당 GDP가 22,500달러를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미래의 동력이 부족하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패망의 이유가 복지 과잉이라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의 패망은 독일(과 프랑스)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유로존 통합의 한계 때문이지 복지 과잉 때문이 아닙니다. 



김무성이 '복지 과잉'이면 부패가 늘어난다는 말도 역대급 거짓말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찌라시 애독자임을 밝힌 김무성의 기준으로 하면 '복지 과잉'에 해당하는 복지지출 상위 10개국(프랑스, 핀란드, 벨기에, 덴마크,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웨덴,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은 부패가 적기로 유명한 나라들입니다. 김무성의 발언은 복지에 대한 새누리당의 기본 인식이 어디에 있는지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례입니다.   





유로존 통합은 베스트팔렌조약(현재의 유럽 구도를 만든 조약으로 공존과 상생이 목표다)을 발전시켜 각각의 주권을 가진 국가들의 정치경제적 블록을 형성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권과 한중일이 주도하는 경제권과 맞서기 위함이 유로존 통합의 목표였습니다. 단일화폐(유로화)를 쓰는 것을 시작으로 재정통합과 연방정부 수준의 정치적 통합까지 계획돼 있었습니다.



헌데 세상일이라는 것이 목표한 대로 되지 않는 법이어서 유료화로의 통합만 이룬 후 유로존 차원의 구조조정(부의 재분배)이 이루어져야 했는데 독일과 프랑스, 영국이란 절대 3강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와 국내정치의 변동성 때문에 정치적 합의가 필요한 구조조정이 계획한 대로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이 바람에 그리스는 국가 경쟁력(특히 당대적 우위를 지니는 제조업)이 완전히 상실되고 말았습니다. 프랑스를 제외하면 독일과 경쟁할 수 있는 나라가 없기 때문에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나라의 순서대로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금융 강국인 영국과 스위스가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과 영국이 주도한 글로벌 금융위기와 미 연준의 무제한 양적완화가 유로존을 강타하면서 관광산업 이외에는 특별한 먹거리가 남지 않은 그리스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독일의 독식(프랑스는 2000년도 초반에 탈락)이 이때부터 계속됐지만, 독일국민의 반대로 유로존 차원의 이익 분배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매년 조세도피처로 빠져나가는 천문학적인 금액과, 골드만삭스와 그리스 정부의 회계부정(국가적 차원의 분식회계)이 더해지면서 그리스는 복지지출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수입이 줄어들었습니다. 즉, 그리스의 패망이 복지 과잉 때문이 아니라 복지 과잉을 만든 요인들 때문에 현재에 이른 것입니다. 



그리스 국민은 부패한 정치권의 야합 때문에 피해를 봤지, 복지 과잉으로 국민이 나태해졌기 때문도 아니고, 그것 때문에 부정부패가 늘어났기 때문도 아닙니다. 이미 부패할 대로 부패한 정치권과 최상위층이 골드만 삭스 같은 초국적 금융(사기)업체와 손잡고 나라를 말아먹었기 때문(왜, 여기서 이명박근혜 정부가 떠오르지?)에 그리스가 패망했다는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 치러진 총선에서 유로존 탈퇴(가능성이 낮다)와 긴축재정 철폐(무조건), 국가부채 탕감(가능성 높다)을 공약으로 내세운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창당 10년 만에 정권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미 연준과 정반대의 길로 갔던 유럽중앙은행(ECB)이 전통을 깨고 무제한 양적완화에 나선 것도 유로존 붕괴를 막기 위함입니다.



부를 독식하고 있는 독일이 유로존 공멸을 막고, 국민의 반대를 우회하는 방법으로 ECB의 양적완화를 허가한 것입니다. 독일은 유로존이 살아나면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고, 압도적인 우위를 활용한 유럽의 맹주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꿩 먹고 알 먹는 양적완화’를 반대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그리스 패망은 복지 과잉 때문이 아니라 유로존 통합의 불완전함과 글로벌 금융위기, 무제한 양적완화, 정부와 자본의 부패 때문입니다. 그리스 정부는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살인적인 긴축재정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유로존 차원의 부의 재분배 같은 근본적 처방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경제는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그리스 패망에 대한 최경환 부총리와 김무성 대표의 주장은 본말이 전도됐을 뿐만 아니라, 보수정부가 복지 확대를 비판하며 부자감세와 서민증세 및 유리지갑 털기를 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줄푸세’에 이 모든 것이 담겨 있음은 재론할 필요는 없을 듯하고요.



그래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보수정부 7년 동안 다들 안녕하신지요? 부자감세와 서민증세 정책에 이만큼 속았으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정부에 대한 새누리당의 야당 코스프레에 또 속을 생각입니까? 상생을 위한 복지에는 과잉은 없습니다, 상위 1%에 집중된 탐욕에는 과잉은 있지만. 그것도 공존이 불가능할 만큼 지나칠 정도의 과잉이!!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달빛천사7 2015.02.06 07:28 신고

    그래도 의료보험은 논다고 조금내서 다행이네염 저욤 ㅎㅎ.

  2. 耽讀 2015.02.06 08:12 신고

    부자감세 천국입니다. 재벌들이 나태합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5.02.06 08:50 신고

    그리스가 복지 정책때문에 망했다니
    국민을 기만하는 어불성설입니다

    • 늙은도령 2015.02.06 16:40 신고

      보수는 표상만 봅니다.
      그래야 권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인을 밝히면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이 밝혀지니 표상만 말합니다.

  4. 꼬장닷컴 2015.02.06 08:51 신고

    나태해진다니?
    복지같은 복지 단 한번이라도 해보고 이따위 소릴해야죠.
    진심으로 입을 찢어버리고 싶습니다.

  5. 새 날 2015.02.06 10:45 신고

    이만큼 속았으면 많이 속은 건데, 그래도 변함없이 1번만을 찍어주는 우리 국민들입니다 ㅠㅠ

    • 늙은도령 2015.02.06 16:45 신고

      그게 정치의 통치술입니다.
      우리는 그것에 넘어갔는데, 특히 방송이 나쁜 놈들입니다.
      새누리당의 주장을 주로 밀어주니까요.

  6. 랩소디블루 2015.02.06 10:55 신고

    우리나라도 좋아지면 나도 ㅎㅎ

    • 늙은도령 2015.02.06 16:46 신고

      원래 복지는 국민의 권리입니다.
      국가라는 것이 그것을 조건으로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7. 바람 언덕 2015.02.06 11:41 신고

    답이 없습니다. 이 나라는...

    • 늙은도령 2015.02.06 16:47 신고

      경제 상황 때문에 더욱 나빠질 것입니다.
      복지는 선순환의 경제입니다.
      그것을 끝까지 속이네요.

  8. 건는다산 2015.02.07 02:36 신고

    대놓고역주행이 너무보여요. 국민들을바보로아는것도 아니고..

    당 수장이 어떻게 저런말을 싸뱉을수가있는지 어이가없네요

    내가열심히 일해봤자 늙어서 복지혜택도없을텐데ㅋㅋ 복지혜택받는것도 나태해진거라고 여론몰이할텐데ㅋㅋ

    이건 젊은청년들이 발끈해야할, 본인들이 직접 당하게될 처우에대한 농락인것같습니다

    왜이렇게야밤에화나죠ㅋ 끊었던담배피우고싶지만 얄미운정부 세수늘려주는게싫어서 억지로참는환경자체도 화가납니다

    • 늙은도령 2015.02.07 03:18 신고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사는 자들이니 이 정도는 보통입니다.
      김무성의 발언을 검색만 해봐도 얼마나 추한 정치인인지 나옵니다.
      이들은 자료도 안 보고 그저 선동만 합니다.
      그게 이들의 본질이고 전부입니다.
      젊은이들도 깨닫겠지요.
      이만큼 당했으면 정신 좀 차리겠지요.
      그들의 미래가 달린 일에 침묵한다면 더 이상 그들을 위해 변호해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9. 김원식 2015.02.07 15:17

    대단히 수고많으십니다 앞으로도 고급정보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늙은도령 2015.02.07 16:25 신고

      네, 노력할게요.
      고급정보는 연재를 통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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