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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지갑

모든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만들려는 것인가? 승자독식의 경쟁적인 세계에서 다수의 패자들이 떨어진 이삭을 줍는 동안, 성공한 자들은 식탁 위에 차려진 이익들을 쓸어 담는다. 바로 유연성이 그러한 시장을 형성하게 하는 핵심 요소다. 위계적인 명령 체계를 통해 이익금을 분배해주는 관료주의적 체계가 없는 곳에서는 이익이 권력을 지닌 최고위층에게로 돌아가고, 규제가 없는 체제에서는 모든 것을 장악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이익을 차지하게 된다. 유연성은 이렇게 승자만을 위한 시장을 만들어 불평등 현상을 심화시킨다. 위의 인용문은 리처드 세넷의 《신자유주의와 인간성의 파괴》에 나오는 내용으로, 노사정위원회에서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내겠다고 하는 노동시장 개혁(노동유연화)의 본질을 가장 잘 설명해줍니다. 지난 40년 동안 신자유주의가 한 일이란 자본(기업 오너.. 더보기
왜 가난한 사람들은 보수정당을 찍을까-2 보통 보수정당이 집권하면 공약을 이행해야 하기 때문에 집권 1년차에는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을 증대시킬 정책을 이행합니다. 전통의 지지층들도 1년차의 정책 이행에 딴지를 걸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1년 정도는 충분히 기다려줄 여력이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볼 수 있듯이 보수정당은 경제민주화나 복지 확대를 일부 또는 상당 부분 (축소해서) 이행합니다. 선거 당시의 공약에는 못 미치지만 가난한 사람들(특히 빈곤층 노인)에게는 제법 큰 소득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는 됩니다. 대통령과 보수정당의 지지율이 오르면서 국정 장악력은 탄력을 받습니다. 하지만 집권 2년차에 접어들면 상황이 급변합니다. 보수정당의 전통 지지층을 위한 정책을 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때 내거는 .. 더보기
연말정산, 언론의 때늦은 호들갑이 불편한 이유 연말정산 대란은 이명박근혜 정부 7년 동안 기업과 부자의 금고는 채워주고, 서민들의 지갑은 탈탈 털어간 것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정부는 경제‧부동산활성화 때문에 구멍이 뚫린 재정을 채우기 위해, 세원이 투명하게 드러나 있는 유리지갑을 세액공제라는 꼼수를 동원해 손쉽게 털어갔습니다. 증세를 증세라 말할 수 없는 정부는 유리지갑이 연말정산으로 손해 본 액수가 12개월로 나뉘면 별로 큰돈이 아니기에 저항이 적을 것이라 삼세판을 넘어 오판까지 갔던 것 같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유리지갑의 반발이 폭발 직전까지 차올랐는데도 경제수장인 최경환 부총리는 이미 거둔 것은 어쩔 수 없으니 내년에는 바로잡겠다는 안이한 발언이나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유리지갑은 이번의 연말정산 말고도 매달 조금씩 세금이 늘어났었습니다. 그.. 더보기
저출산 떠들면서 무상보육·교육 예산 삭감한 정부 박근혜 정부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증세내용(서민증세와 부자감세)과 내년도 예산 편성은 가장 만만한 유리지갑을 터는 것을 넘어, 중하위층 여성들의 저출산과 미래세대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어서 성차별적이고 반국가적이다. 대한민국의 고령화사회 진입속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을 감안하면, 저출산을 부추기는 내년도 예산안은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 자본주의가 본격화된 이후의 인류의 성장이란 여성을 희생양으로 이루어진 차별적인 역사였다. 최근에 들어 여성의 취업률이 높아졌다며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진실 왜곡의 극치를 보여준다. 일부 업종에서 여성 취업률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그것은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자본주의가 초래한 것이지 여성이 만든 것은 아니다. 경력 단절과 유리천장으로 대표되는 승진에서의 .. 더보기
박근혜의 대국민담화, 피케티의 시각으로 보면 후보 시절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파기해버린 박근혜 대통령의 ‘줄푸세’는 최경환노믹스로 구체화됐다. 의료민영화와 영리화를 포함해, 국회에 공을 넘긴 채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각종 투자활성화법안과 노동개악으로 대변되는 박근혜의 줄푸세의 핵심은 온갖 논리를 동원해도 서민증세와 부자감세가 핵심이며, 대국민담화에서 또다시 국회통과를 압박한 노동자 탄압의 정수인 노동개악으로 압축된다. IMF 외한위기 주범 중 한 명인 강만수처럼, 성장근본주의자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내수경제 회복과 상위 1%에만 이익이 집중되는 명목상의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경제활성화라는 명목을 내세워 이런 악법들을 밀어붙였다. 이것으로 만족할 수 없는 박근혜는 북한의 핵위협을 극대화하는 것까지 동원해 사측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노동개악을.. 더보기
세월호 특별법 묻어버린 담뱃값 인상과 증세 논란 추석이 끝나자마자 박근혜 정부는 각종 증세조치를 내놓고 있다. 담뱃값 인상(2000원 인상 때 세수가 가장 많이 는는데 그 액수는 5조2,000억원 정도에 이른다)과 주민세, 자동차세, 건보료 인상 등 증세조치의 내용들이 서민의 쌈짓돈과 근로자의 유리지갑을 털어가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어 당사자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경제규모 10위권의 대한민국은 조세정의와 복지, 소득불평등에 관한 한 후진국에 속한다. 이런 병폐들은 이승만과 박정희를 거쳐 이명박과 박근혜에 이르기까지 보수정부들이 성장 일변도의 정책을 밀어붙여 고착화된 것들이다. 여기에 청년실업 및 노인빈곤까지 더하면 대한민국은 최악의 국가에 속한다. 이런 현실에서 이번에 발표된 박근혜 정부의 각종 증세조치들은 서민과 근로자의 부담을 늘려 부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