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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시대

이대에서 불어온 아름다운 승전보, 가자 청와대로! 130년 전통의 이화여자대학교를 단 한 명의 학생을 위해 반칙과 특권이 난무하는 비정상적인 대학으로 전락시킨 최경희 총장이 전격 사퇴했다. 공정과 공평, 상식과 원칙을 외치는 이대생의 분노한 소리에 불통과 편법, 탈법의 최경희가 (물러날 때도 지저분한 변명을 늘어놓은 채) 꼬리를 내린 것이다. 양심과 정의, 공정과 평등을 향한 이대생의 분노가 반칙과 특권의 무한폭주에 제동을 거는데 성공했다. 지난 총선에서 드러난 분노한 민심에도 불과하고 비선실세와 환관의 탐욕에 놀아난 박근혜는 이땅의 청춘에게 감당할 수 없는 부채와 절망만 떠넘겼고, 이대 총장이 이런 역주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했으니 이대생의 분노와 저항은 너무나 당연했다. 공정과 공평이라는 정의의 실현을 요구하는 이대생의 투쟁은 수많은 공명을 일으키며 국.. 더보기
유감 표명, 이제 겨우 이명박의 망령을 넘었을 뿐이다 북한의 ‘유감 표명’에 대해 논할 생각은 없다. 도발을 인정한 것인지, 군인이 다리를 잃어서 유감이라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 고위급회담의 결과는 박근혜 정부가 천안함 사건 이후 한국의 여론 환경을 지배하던 극우세력과 종편의 카르텔에서 한 발 벗어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희망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이명박이 조기레임덕에 빠진 이후, 이 땅의 지배세력들은 한국의 모든 분야에서 민주정부 10년의 흔적들을 지우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들의 첫 작품은 낙하산과 조인트를 동원한 방송장악과 비열한 방식으로 진행된 노무현의 죽이기였고, 국정원을 유신시대의 중앙정보부로 회귀시키는 것과 대규모로 종편을 허용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런.. 더보기
대법원, 박근혜의 정당성을 부정할까? 만일 사람들이 거짓말을 믿는다면 - 그리고 모든 기록들이 그렇게 되어 있다면 - 그 거짓말은 역사가 되고 진실이 되는 것이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ㅡ 조지 오웰의 《1984》에서 인용 참여정부 때 과거의 행태에서 벗어난 듯했던 국정원을 유신시대의 중앙정보부(이하 중정)로 돌려놓은 자가 이명박의 오른팔 원세훈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사기꾼인 이명박이 불법과 부패, 비리로 얼룩졌던 자신의 임기 전체를 세탁할 수 없어서 원세훈을 국정원으로 보냈다. 이명박의 특명을 받은 원세훈은 ‘음지에서 조작해 양지를 망가뜨리는’ 중정의 DNA를 되살려내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중정으로 돌아간 국정원은 미래를 지배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원세훈의 지휘 아래 국.. 더보기
이참에 미국의 군사식민지가 되려는가? 광기에 사로잡힌 극단적 민족주의자 김기종의 폭력에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대응이 가히 가관이다. 김기종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사법부를 대신해 김기종의 폭력을 ‘한미동맹에 대한 테러’라고 정의내린 뒤, 배후세력을 밝히라고 검찰수사의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 삼권분립을 이유로 수사권과 기소권이 주어진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거부했던 박 대통령이 주한 미국 대사의 피습에서는 아예 삼권분립을 무시한 채 월권을 거듭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확정된 계약이 별로 없는 중동 순방 중에 민주공화국의 기초인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는 엿 바꿔먹은 것일까? 귀국하자마자 미 대사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방문한 것은 세월호 참사의 분향과 비교할 때 어마어마한 기시감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런 행태를 기준으로.. 더보기
방송통제와 JTBC 죽이기에 나선 방통위 박근혜 정부의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방송 장악과 통제의 강도를 더욱 높이고, 눈에 가시인 JTBC를 길들이기 위한 작업(=임시허가제)에 들어갔습니다. 방통위의 이런 중앙일보 봉지욱 기자가 보도한 기사입니다. 봉 기자는 2015년도 방통위 업무계획 보고서를 입수해 관련 사실을 기사화했습니다(필자가 중앙일보 기사를 가지고 글을 쓰는 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이번 방통위의 2015년 업무계획에 담겨 있는 또 다른 핵심은 갈수록 수익구조가 나빠지고 있는 지상파의 불만을 풀어주고(중간광고와 가상광고의 확대, 광고총량제 허용 등), 동시에 통신사(와 포털)를 길들이기 위한 것인데, 이는 방통위의 업무계획을 모두 다 살펴본 다음에 글로 올리겠습니다. 봉 기자의 기사에 방통위는 '임시허가제도'가 '도.. 더보기
대통령이 변하지 않는 한 백약이 무효다 노무현 정부 시절, 문재인과 전해철 민정수석이 5번이나 국회에 출석한 사실이 있기 때문에 민정수석이 국회에 출석하는 전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는 김영한의 사퇴의 변은 거짓말임이 밝혀졌습니다. 대통령을 위한 충정이라는 변도 대통령을 사면초가로 내몰았기 때문에 거짓말입니다. 김기춘 비서실장에 의해 주요 업무에서 배제된 것에 앙심을 품고 사퇴한 것이라는 해석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김영한 자신에게 득보다 실이 너무나 크기 때문입니다. 기자를 폭행할 정도의 모난 성격을 드는 것도 인사 실패를 자인하는 꼴이라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김기춘의 실장의 능력 부족으로 돌리기에는 ‘정윤회 문건’을 나이스(대통령이 입장에서) 하게 처리해 재신임을 받은 직전의 분위기와 맞지 않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의.. 더보기
현직 경찰관이 자살하고 신변위협 호소하는 나라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회유와 위협으로부터 현직 경찰관 한 경위의 신변보호를 위해 JTBC 뉴스룸은 특종보도를 뒤로 미뤄야 했습니다. 권력의 핵심에서 가해지는 압박 때문에 최모 경위가 자살한 상황에서 특종보도를 뒤로 미루는 대신 한 경위의 안전(취재원 보호)을 최우선으로 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처 이런 JTBC 뉴스룸의 결정은, 압도적인 힘을 지닌 국가공권력이 현직 경찰관까지 극심한 불안에 빠지고 신변의 위협으로 느껴지는 나라가 2014년의 대한민국이 됐음을 말해줍니다. 국가공권력이 정권의 안위를 위해 작동하는 것은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며, 박정희의 유신시대와 전두환의 하루하루가 그랬습니다. JTBC 뉴스룸의 결정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언론의 자유와 .. 더보기
통치자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억압받는 자들의 전통은 우리가 그 속에서 살고 있는 ‘비상사태’가 상례임을 가르쳐준다. ㅡ 발터 벤야민의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에서 인용 박근혜 대통령의 작심발언이 있고 난 뒤에 유신시대를 방불케 하는 일들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무려 40년 만에 대통령 모독죄가 부활하질 않나, 검찰은 빅 브라더를 자처해 공개된 장소라면 상시 감시를 하겠다고 하질 않나, 캐나다 교민의 시위를 거대한 차량으로 가로막지 않나, 민주주의를 뿌리 채 부정하는 일들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벌어지고 있습니다. '독재란 국법이 정지된 곳에서 시작된다'는 것은 나치의 공법학자로 악명 높은 칼 슈미트가 《정치신학》이나 《독재론》 등을 통해 정립했고, 한국에서는 박정희의 유신헌법을 통해 구현됐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도를 .. 더보기
문재인의 착각이 국정경험에서 나온 것이라면 문재인 의원님, 참여정부의 2인자로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하며 국가를 운영하던 시절의 경험은 기억 속에서 모두 다 삭제했으면 합니다. 로그기록만 남겨놓고, 국사를 관장하던 시절의 경험이란 모두 다 잊어버리십시오. 지금의 문재인 의원은 초라하게 찌그러든 야당의 일원이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국민 전체를 상대로 국정을 운영하던 정부의 2인자가 아닙니다. 4.19혁명은 숱한 죽음의 대가였다 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가 같을 수 없는 것처럼, 집권 세력의 2인자와 지리멸렬해진 제1야당의 영향력 있는 의원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는 것이 한국정치의 냉혹한 현실입니다. 좌우를 아우르며 반대편의 인사들도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청와대에서 국정을 운영할 때는 유효했지만, 어떤 정치적 리더십도 제시하지 못하는 제1.. 더보기
세월호 되돌아보기, 공론의 장에서 세월호가 사라졌다 어제 오랜만에 서울에 가서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습니다. 저까지 포함해 6명이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연락을 취하고 지내온 친구들이라 초국적기업에서 임원으로 있는 친구들이나 한국 최고의 해운업체에서 랭킹 3위까지 올랐던 친구, 그 전까지의 일을 정리하고 새로운 업종에 도전하게 된 친구와 다양한 강좌를 정부와 추진하고 있는 친구, 그리고 공부는 제일 잘했지만 가장 무력해진 필자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너무나 아쉽게도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유족들을 보지 못했다. 현재 국정원에 재직 중인ㅡ상당한 지위까지 올랐지요ㅡ친구가 나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세월호가 걸려 있어서인지 요즘은 친구들 모임에 나오질 않네요. 우리는 그 친구를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것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