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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사회

박기영 사퇴서를 읽고, 마녀사냥에 성공한 언론과 교수들에게 박기영이 아닌 문재인 대통령을 믿고 신뢰하기 때문에 그녀의 임명에 대해 형편없는 변호의 글(박기영, 실패로부터 더 많이 배운다는 것이 사실이라면)을 썼던 자발적 친노이자 문빠의 입장에서 박기영의 사퇴서를 읽어봤습니다. 백일 직전에 소아마비에 걸려 왼쪽 다리가 불편한 사람으로써 황우석의 연구를 주의깊게ㅡ학문적으로도ㅡ살펴봤고,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힘든 부분들이 곳곳에 배치된 것에 의문을 품기도 했지만, 거의 전 국민이 그랬던 것처럼 그의 연구가 사실이기를 간절하게 바랐습니다. 만능세포로써의 줄기세포를 배아 단계에서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는 황우석 연구팀의 주장에, 그 기술이 인간 복제로 이어지지 않는 한, 저처럼 불가역적인 장애와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는 무한대의 희망을 던져주었기에 열광하지 않을.. 더보기
서울대병원의 백선하,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 한 명의 의료 전문직(의사)에 불과한 백선하가 백남기씨 유가족, 국민의 70% 이상, 의료계 전부와 맞설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민주주의 세상에서 이런 신과 같은 독점적 권리(이반 일리치는 이를 '근본적 독점'이라고 했음)가 작동할 수 있을까? 이를 이해하려면 산업혁명 이후 과학과 기술(공학), 지식과 학위 등을 앞세워 세상의 모든 필요를 지배하게 된 전문가 집단의 부상을 살펴봐야 한다. 산업혁명 이후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삶의 거의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해결했던 인간은 시장경제 안에서 대량으로 공급되는 상품과 서비스에 의존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새로운 필요(어제의 사치품이 오늘의 필수품이 되는 것, 광고를 통해 필요없는 필요를 창출하는 과정, 제품과 서비스의 세분화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