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아직도 호남을 모른다



위에 링크한 기사는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이관후가 <프레시안>에 기고한 글입니다. 필자는 여러 편의 글에서 스쳐가는 방식으로 진보매체들의 한계와 고리타분함을 비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비판은 가급적 자제했습니다. 문재인이 '질서있는 퇴진'을 전제로 더민주를 수권능력이 있는 정당으로 바꾸는데 성공한 상황에서 괜한 분란만 자초하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입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주던 더민주의 추락을 막고 반등에 성공한 문재인 전 대표가 김종인을 총선의 선장으로 영입한 이후에는 더더욱 조심스러웠습니다. 문재인이 어떤 경로와 이유로 김종인을 영입했는지 알 수 없었던 필자로서는, 김종인이 보여준 퇴행적 행태(필리버스터 조기중단, 오만방자한 야당통합, 셀프공천, 청년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례대표 학살공천, 당무거부, 모욕적인 방식의 정의당과의 선거연대 파기 등)를 비판하는 것 이상은 할 수 없었습니다. 



필자의 눈에는 확실했던 총선 승리가 연기처럼 날아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이 때문에 건강까지 악화됐지만, 필자는 총선 한 달 전에 새누리당의 과반수 붕괴를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사실상의 박근혜 탄핵으로 드러난 총선 민심 참조). 총선이 끝난 후에는 선거 결과에 대한 다각도의 분석글을 올렸고, 광주·호남의 반문정서를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루트를 가동해 일정 수준의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표본집단이 너무 적기 때문에 필자의 판단에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호남홀대론과 반문정서를 다룬 것들이라면 모조리 검색해 꼼꼼히 살펴봄으로써 모집단의 신뢰성을 높이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과정 중에 <프레시안>에서 이번 기고를 접하게 됐습니다. 정희준, 김욱, 장은주, 윤중대 등이 펼친 패권주의 논쟁을 접한 후 <프레시안>은 꼴도 보기 싫었는데, 호남홀대론과 반문정서를 다룬 이관후의 기고를 보게 됐고, 미루고 피했던 비판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이관후는 더민주가 정당투표에서 3위로 밀렸기 때문에 국민의당에게 졌다고 말합니다. 이것을 근거로 '국민들(유권자도 아닌)이 더민주에게 제1야당으로서 파산 선고를 내린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비약도 이런 비약이 없습니다. 이관후에게는 정당표에서 3위로 밀린 것이 지역구에서 1등한 것을 무력화시키고도 남는 모양입니다. 그에게는 유권자들의 교차투표와 세대별 투표에 영향을 미친 온갖 요인들과 승자독식의 소선구제는 언급할 가치도 없나 봅니다. 





그는 또한 '더민주가 '전라도당'이라는 색채가 엷어졌기 때문에 전국전당이 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관후에게는 경북과 광주·호남은 전국에 들어가지 않는 모양입니다. 초딩보다 못한 자의적 해석은 '더민주의 비전은 호남을 버릴 때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다'는 것까지 마구 달려갑니다. 이 정도면 정신병자의 수준에 이르렀다 할 수 있습니다. 한국현대사와 제1야당의 역사를 모조리 부정하는 이런 단세포적 분석은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제멋대로의 비약만 가득한 이관후의 주장은 '기실 호남은 호남 출신의 대표를 당선시키고자 한 적이 없고, 대의명분에도 크게 집착하지 않으며, 집권능력만 본다'는 낡아빠진 논리로 호남 비하(비열한 말장난)까지 나아갑니다. 그는 김종인을 영입한 사람이 문재인이라는 것은 빼놓은 채, 김종인의 오만방자한 닥질 때문에 3월초까지 호남에서 앞서 있었던 지지율을 모두 다 까먹었다고 주장(이 부분은 필자도 동의)합니다. 



이때 이탈한 광주·호남 유권자의 정당표가 국민의당으로 옮겨가면서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그는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석수가 6~7석에 그쳤다면 지금과 같은 세력을 과시할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이관후의 김종인 비판에는 100% 동의하지만, 그것이 국민의당 비례대표 당선자 절반으로 줄었다면 '지금과 같은 세력을 과시할 수 없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는지 논리적 정합성을 도저히 찾을 수 없습니다.



양자역학적 정치경제학이 세를 넓히는 2016년에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도 제시하지 않는 논리적 허술함이란 기가 찰 노릇입니다. 이관후의 막가파식 논리 전개가 여기에서 그쳤다면 그래도 넘어갈 수 있습니다. '김종인이 국민의당을 도왔다'는 제대로 된 비판에서 '광주가 원한 것이 부산에서 새누리당과 처절하게 싸우는 것이었기에, 문재인은 광주를 무시했어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논리로 이어지는 것에서는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문재인이 김홍걸과 광주를 방문했을 때, 한 할머니가 '호남을 믿고 부산에서 더 힘써주세요'라는 피켓을 들고나왔는데, 이것을 광주 전체로 확장하면 이런 결론은 가능합니다. 이관후의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는 것이 있는지 '오마이TV'가 동행취재한 영상을 아무리 돌려봐도 이런 결론의 근거가 될 만한 추가적인 내용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관후는 이런 결론을 토대로 문재인의 광주방문이 호남의 민심 이반으로 이어져 국민의당의 광주·호남 독식을 초래했다고 주장합니다. 대단히 조중동스러울 따름입니다. 



이관후는 부산의 결과는 어떻게 설명하려고 이런 주장을 펼칠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수많은 여론조사업체들이 새누리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터무니없는 선관위의 규제가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 시점에서 발표한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이관후의 주장과 정반대로 나옵니다. 객관적인 데이터와 통계마저 무시하는 그의 결론은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명제가 떠오릅니다. 그가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었던 근거는 다음과 같은 21일자 <전남일보>의 주장입니다.

     


"문 전 대표의 (호남순례를) '김홍걸 마케팅'으로 평가절하하고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이 있다. 문 전 대표가 냉랭한 호남 민심을 만회하기 위해 김 위원장을 '정치적'으로 앞세운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또 문 전 대표가 호남참패에도 불구하고 자중하거나 반성하는 모습 대신 자신의 대권에만 의식한 행보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관후는 한글 공부부터 다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비판이 있다'와 '지적도 있다'는 전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부분을 말하는 표현이라는 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그가 기고의 모든 부분에서 논리적 비약을 일삼았던 것이 어느 정도 이해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안철수와 국민의당을 비판하기 위함이라도 '이 정당의 지지율은 총선 직전 불과 한 달 사이에도 큰 폭으로 움직였고, 우연히 선거 직전에 상승했을 뿐'이른 것에서 허탈하기까지 했습니다.



아무리 여론조사기관의 수준이 형편없다고 해도 '우연히 선거 직전에 상승했을 뿐'이라는 주장은 손발이 오그라들어 읽는 제가 창피할 정도였습니다. 필자는 여론조사결과가 왜 이렇게 엉망진창이었는지 알고 싶어서 전문가에게 자문까지 구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고, 총선이 끝난 후 많은 여론조사기관들이 내놓은 제대로 된 결과들은 절대로 '우연히'라는 단어로 폄하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기고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이관후는 '여소야대를 만드는데 야당에서 잘 한 사람은 거의 없고, 이 지경의 여야 정당들을 두고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낸 국민이 위대했다'는 사탕발림 뒤에, '국민들은 야당이 국회를 장악해서 한국사회의 문제를 좀 주도적으로 해결해보라고 기회를 주었으며, '헬조선'이라는 한국사회의 불평등, 고령화, 일자리와 복지 문제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이 잘 대처를 못했다고 평가했고, 미덥지는 않지만 야당이 한 번 해보라'는 것이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의 결과라고 주장합니다.



이번 글을 정독한 분들이라면 눈치챘을 것입니다. 이관후는 기고의 초입에서 '국민들이 더민주에게 제1야당으로서 파산 선고를 내린 것'이 총선 결과라는 주장했으면서도, 정반대의 결론으로 글을 마치는 용감무쌍한 전복적 변화를 보여줍니다. 그의 논리적 모순은 이것 말고도 몇 가지 더 있습니다. 호남은 오로지 집권능력만 본다는 통념에 근거해 문재인과 안철수가 손잡고 정권 교체를 이루라고 합니다. 



결국 '도로 새정연'으로 돌아가라는 것이 이관후의 최종결론입니다. 살다살다 이처럼 논리적 일관성이 결여된 기고는 처음 봅니다. 필자가 경향신문 구독을 끊은 것이 정희준의 형편없고 광기어린 친노비판 때문이었는데, '패권주의 논란'에 이어 이관후의 기고까지 접하며 <프레시안>도 완전히 끊어야 할 판입니다. 김종인은 즉각 사퇴하고 사과를 해야 하며, 박경미 당선자도 사퇴해야 한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너무나 극단적입니다.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이라는 이관후가 이번 기고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알지만, 글쓰기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도 지키지 못한 이따위 글로 누구를 설득하고 무엇을 이루겠다는 것인지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어떤 매체에 기고를 하고 어떤 내용을 담던 개인의 자유고 존중해야 하지만, 사실관계 확인도 부족하고 기본적인 수준의 퇴고도 거치지 않은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글은 자신의 얼굴에 침뱉기를 넘어 <프레시안>의 수준까지 땅바닥에 처박는 일입니다.   



필자가 노무현의 정신을 공유하는 친노이고, 문재인의 열성지지자라 해도 이처럼 허접한 글은 분노를 넘어 허탈하기까지 합니다. 여기에서 통하는 분석이 저기에서는 통하지 않는 상호모순적 이중성이 이번 총선이 결과라고 해도 전문가의 분석글마저 논리적 모순과 비약을 보인다면 너무한 것 아닙니까? 이관후의 정치적 성향을 알 수 없지만, 혹시라도 진보적 성향을 지녔다면 사유의 깊이를 늘리고, 쓰레기 같은 책이나 사설에 근거하지 말고, 보다 충실한 글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최소한 학자를 자처한다면, 객관적인 데이터와 호남의 결과에 미친 다양한 변수들을 다 살펴본 다음에 글을 써야지, 강준만류의 저질 정치평론을 논리적 근거를 삼거나 자신의 희망사항만 나열하는 그런 글들은 피했으면 합니다.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것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진보가 분열을 일으킬 만한 요인은 모조리 나왔기 때문이며 최신 과학기술에서 보여주는 성취들은 진보가 일치단합하지 않는 한 인류의 종말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제발, 세상을 다양하고 통섭적인 차원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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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노시스 2016.04.24 13:39

    귀한글 감사히 보고있습니다.
    프레시안도 이관후따위의 수준이지요.

    • 늙은도령 2016.04.24 17:56 신고

      정말로 문제입니다.
      진보매체들이 돈이 부족해서인지, 콘텐츠가 형편없습니다.
      이관후의 기고는 글의 기본도 갖추지 못한 것이어서 기절할 노릇이었습니다.
      프레시안에 올리는 글이니 그렇게 막섰는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서강대학교 정치연구원의 수준이라면 걱정이 태산입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진보학자들의 멈춰버린 성장을 질타했습니다.
      이들은 최근의 책과 연구만이 아니라 고전부터 모든 것들을 공부하고 성찰해야 하는데 지극히 좁은 영역의 지식 가지고 난리를 칩니다.
      그러니 수준이 형편없을 수밖에요.

      특히 강준만류의 '싸기지진보'론은 저질이다 못해 자해의 수준입니다.
      비판의 철학적 깊이가 너무나 형편없어서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내던졌는지 모릅니다.
      이들은 무엇이 싸가지인지, 진보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 유권자들의 변화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합니다.
      고루하고 편협하고 교조적인 비판만 늘어놓으니 안철수가 이렇게 과포장되는 것이지요.

      이런 자들을 모조리 쓸어내야 하는데...
      에고, 건강의 문제 때문에 조금씩만 하고 있습니다.
      진보는 발전적 해체를 시도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처음부터 다시 조립해야 합니다.

  2. 耽讀 2016.04.25 08:49 신고

    이관후 다른 글도 보니 알 것 같습니다. 비난만 할 줄 알지 문제를 해결할 능력과 자질도 없는 사람입니다.
    전형적인 교수들 글입니다. 교수들이 행정과 정치에서 책임있는 자리에 앉았을 때 무능합니다. 이관후도 그런 사람입니다.
    뿐만 아니라 호남을 파악하는 눈과 능력 조차 없고, 민심을 읽는 자질도 없습니다.
    민심은 이관후도 심판했습니다. 부끄러운 줄 모릅니다.

    • 늙은도령 2016.04.25 16:34 신고

      글 자체도 모순투성이고 오류투성이입니다.
      이런 자들이 진보학자라고 떠들어대니 한심하기만 합니다.



어느 정도의 비율인지 모르겠지만 새누리당의 개헌선 저지를 막기 위해 의원표는 더민주에게, 정당표는 정의당에 주자고 합니다. 저는 이것이 대단한 하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이번 총선을 냉정하게 보는 것이 우선돼야 합니다. 막연한 희망은 접고 기존의 데이타를 가지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따져봐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야 합니다(제가 정의당에 두 표를 모두 주겠다고 한 것은 이런 계산의 결과이며, 그 출발은 김종인의 형편없고 어리석은 정무적 판단입니다). 





첫 번째, 수도권과 호남 등에서 '1여 다야 구도'가 형성됐을 때 새누리당이 확보할 수 있는 의원수가 얼마인지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보수와 진보의 득표율이 정확히 '50대 50'이 나왔지만 수도권 성적(이번에는 호남도 포함됨)에 따라 극과 극의 결과가 나온 지난 두 번의 총선을 기준으로 하면, 새누리당이 200~203석을 확보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개헌선을 넘겼기에 의원내각제로 가는 것은 필연의 코스고, 대통령제라면 절대 불가능한 박근혜의 수렴청정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침묵과 복종, 각자도생, 이민, 보수로의 전향이 유일한 탈출구입니다. 



두 번째,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수도권과 충청지역에서 연대할 때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전제조건은 국민의당 전국 지지율이 8~10%가 나와야 합니다. 이럴 경우 새누리당의 개헌선 확보는 막을 수 있지만 정의당을 비롯해 진보정당은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게 됩니다. 김종인이 안철수와 국민의당을 흡수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방법으로 진행한 '야당 통합'이 안철수와 국민의당을 살려주기 위한 이중플레이였다고 주장해도 모자랄 판입니다. 지금보다 더욱 보수화된 거대양당체제가 탄생합니다.  



국민의당 전국 지지율이 5~7%대가 나오면 상당히 애매해집니다. 새누리당의 개헌선 저지가 목표(도대체 믿을 수 있어야지?)라면 그들이 캐스팅보드를 쥐기 때문에 더민주는 지지율보다 더 많은 의석수를 양보해야 합니다. 김종인과 안철수의 독선과 아집을 고려할 때 연대가 무산될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새누리당은 수도권 압승으로 190석 이상이 나오고 김종인과 안철수 중 누가 트로이목마였는지 한참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 해도 더민주 지지자들은 침묵, 복종, 각자도생, 이민, 보수로의 전향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세 번째, 더민주와 정의당이 연대할 때입니다. 둘 간의 연대가 가능하려면 국민의당 지지율이 3% 미만으로 떨어져야 하고, 거기서 이탈한 표를 정의당이 흡수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탈표가 더민주로 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의당의 수도권 지지율을 15% 이상 나와야 합니다. 이럴 경우 국민의당 지지율과 상관없이 양당의 연대(정의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로 새누리당의 개헌선 확보를 막을 수 있지만, 총선 승리는 불가능합니다. 





이럴 경우 대선을 기대할 수 있는데 더민주의 의석수가 107석 이상이면 문재인의 자리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문재인이 대표시절에 구축한 모든 시스템을 박살낸 상태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그 몫은 온전히 김종인에게 돌아갑니다.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것 중에 하나입니다. 더민주 의석수가 90~100석 정도라면 그런 일이 없겠지만, 이럴 경우 국민의당과 정의당의 의석수라는 변수를 따져봐야 합니다. 



만일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제1당이 될 정도로 원내교섭단체를 훌쩍 넘는다면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당대당 통합이 이루어지고 정의당은 팽당할 것입니다(김종인의 대권욕이 얼마나 강한지가 변수). 이럴 경우 넥타이부대와 노사모로 대표되는 노무현과 문재인의 골수 지지자들은 허공에 붕 뜹니다. 그중 일부는 정의당 지지자로 방향을 틀겠지만, 대부분은 무당층으로 흡수될 것입니다. 젊을수록 정의당으로, 늙을수록 무당층으로 나뉠 것입니다. 



그에 따라 6.10항쟁의 주역이었던 친노·친문의 완벽한 퇴장이 이루어집니다. 어떤 논쟁의 여지도 남기지 않은 채 김종인이 새누리당의 트로이목마였다는 사실이 확정됩니다. 이것 때문에 더민주와 야권 지지자들은 '너 때문'이라며 진흙탕 싸움을 벌일 것이며, 그렇게 상대에 대한 극도의 분노 속에 사분오열되고 연대의 마지막 끈도 사라집니다. 사이버테러방지법도 통과될 테니 야권의 재기는 꿈도 꾸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네 번째, 더민주와 국민의당(수도권 지지율 10% 이상)이 수도권은 연대하고 호남은 연대하지 않았을 때, 새누리당은 과반수 확보는 가능하지만 지금의 의석수는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총선 이후입니다. 국민의당이 호남에서의 선전과 수도권에서 연대의 몫까지 더해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하면 극우(새누리당)-중도보수(국민의당)-중도(더민주)라는 대한민국의 우경화가 돌이킬 수 없은 지경에 이릅니다.  





이럴 경우 60년 전통의 야당 역사는 종말을 고합니다. 진보정당은 정의당을 중심으로 뭉쳐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지만, 통합이 쉽지 않아 진보의 종말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샌더스처럼 완벽한 아웃사이더(이재명은 너무 유명하다)가 나올 때까지 진보의 패잔병들은 길고 긴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합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중도보수화할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최악 중의 최악이 바로 이것입니다. 새누리당의 장기집권이 최소 20년은 지속될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 더민주에서 이탈한 유권자가 모조리 정의당에 몰려들어 그들의 지지율이 더민주와 대등한 수준인 20%대까지 올라가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선거 연대를 논하기 전에 더민주 내부(특히 수도권 후보들)에서 김종인 체제에 반기를 들 것입니다. 이들이 수도권 차원에서 정의당과의 연대를 추진하겠지만, 이때는 정의당이 배 때리며 전국적인 차원의 연대를 요구하며, 후보단일화의 수도 더 달라고 할 것입니다. 주객이 전도되는 것이지요. 



이럴 경우 김종인은 알아서 물러날 것이며, 문재인이 투입돼 야권 돌풍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어쩌면 더민주를 중심으로 모든 야권(국민의당도 일정 수준의 연대는 가능하다)이 통합될 수도 있습니다. 김현종이 경선에서 탈락한 것에서 보듯, 박영선과 이철희, 이종걸의 정치생명도 무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돌풍의 정도에 따라 총선 승리라는 1% 확률이 기적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장하나와 김광진의 경선 탈락은 더민주의 후진성과 고리타분함을 말해준다).  





이것이 필자가 분석한 최상의 시나리오인데, 이것이 성공하려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더민주 이탈자가 늘어야 하며, 그들이 정의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져야 하며, 총선 5일 전까지 모든 과정이 종료돼야 합니다. 이럴 경우 양당 지역구 후보들의 줄사퇴가 이루어져야 하며, 물리적으로 여론조사도 힘들어서 양당 지도부의 협상력이 최고로 발휘돼야 합니다. 후보등록이 끝났기 때문에 비례대표를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정의당 지역구 후보들이 줄사퇴를 하되, 더민주는 연정을 고리로 느슨한 형태의 합당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정권 탈환에 성공했을 경우 초대총리까지 양보해야 할 수도 있으며, 청와대의 인적구성에서도 상당한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노동부와 환경부, 법무부와 방통위는 무조건 양보해야 합니다. 녹색당, 노동당, 민중연합당 등의 진보정당에 대해서는 저의 지식이 너무 부족해 분석작업에서 배제했습니다. 원내진출이라는 상징적 차원에서의 연대를 받아들인다면 모를까, 그밖의 것에 대해서는 추론과 분석작업에서 의미있는 결론을 도출할 수 없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everythingisok 2016.03.20 02:23 신고

    정말 요상하게 요지경으로 흘러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현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인사가 야당으로 영입되고(선대위원장까지 맡긴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죠.),

    여당의 막말파문은 또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현 당대표계의 인사들이 다 살아남았죠.(전 이걸 논개작전+타협의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그 사이 쩌리 인줄 알았던 당은 어느새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서, 우리의 세금을 가져갔습니다.

    한쪽에서 조용히, 정당민주주의를 실천하며 비례대표를 선정한 정당의 기사는... ㅠ 찾아보지 않으면 보기 힘들 현실이구요.

    늙은도령님께서 파악하시고, 도달하신 결론에 동의합니다.
    최선을 찾아 보려고 보려고 노력을 하다보니. 아... 정말 모래속에서 사금채취하듯. '최''선'이 너무 어렵네요. ㅠㅠ

    이런 생각까지 들게 됩니다.

    이러다가,
    이러다가말야.. 정말 만약에...

    새누리와 김종인의 더민주가 합쳐지는거 아냐?

    지금 이 둘의 행태는 사실.. 다를게 없어 보이거든요.

    혹 그렇다면,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이번 총선 결과가 어떻든 간에!

    저는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문재인 전대표가
    정의당에 입당하는거죠. 본인의 세와 합께 입당한다면.. 정의당도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수준까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뒤,

    문재인 전 대표 대 심상정 대표 구도로, 대선후보경선이 이뤄진다면.
    일단 기본적으로 상당한 흥행은 보장된다고 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여권에선 차기 대선주자가 보이지 않고 있죠.
    그나마 김무성.
    저 멀리 다른나라에 반기문?
    노유진의 정치카페에선 오세훈을 키울꺼라는 얘기도 있고,(정세균의원을 이길 수나 있을까요?)
    저의 위의 가설이 들어맞는다면 이 셋보단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오히려 여당 대선주자에 더 가깝겠네요.(그를 대선주자급으로 말하고 있는 제 자신이 부끄럽고, 그런 사회가 밉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ㅠ)

    그래도 이 4명 중 누가 여권의 후보로 나온다 해도,
    과연
    문 전대표 대 심 대표의 구도 만큼 강한 힘을 발휘 할 지. 저는 그럴 수 없을 거라 봅니다.

    물론,
    이번 총선결과에 따라 정말 최악의 개헌이 이뤄 진다거나,
    언론, 공권력의 합심이 우리를 까막눈으로 만들겠죠.

    설령 그런 세상이 오더라도,
    우리는 끝까지 눈을 뜨고, 생각 하고, 펜을 잡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쩌다 보니 결론이 이상하게 나버렸네요.^_^;

    저의 허무맹랑한 상상•아이디어를 늙은 도롱님께선 어떻게 보시는지도 궁금하구요.
    심심한 응원을 보내고 싶어 댓글 남겼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 늙은도령 2016.03.20 06:03 신고

      김종인은 박근혜가 있는 한 새누리당과 합당하지는 않습니다.
      박근혜가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총선 승리는 물건너 간 상황에서 김종인과 박영선 등은 문재인을 정계에서 은퇴시키기 위한 행보를 착실히 다져가고 있습니다.

      헌데 말입니다, 박정희의 유신독재도 전두환의 군부독재도 몰락시킨 것이 국민의 힘이었습니다.
      2040세대들은 유신독재를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박근헤를 통해 간접경험을 하고 있지만 피부에 와닿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어쩌면 총선 패배 이후 2040세대들이 유신독재를 경험할 것이라고 봅니다.
      대신 그것이 문재인의 대선 승리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고 진정한 의미의 혁명이 가능하는 거대한 에너지로 분출될 수 있다고도 봅니다.
      청춘들이 정말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그와 동시에 정치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의 부모들도 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터이구요.

      이것에 관해서는 너무나 잔인하고 참혹한 얘기여서 글로 옮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것 같으면 그때는 글로 옮겨야 하겟지요.

      님의 걱정이 이번 총선에서는 상당 부분 일어날 것입니다.
      그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의당 지지를 강권하는 것입니다.
      제가 조금 전에 올린 글에 그 이유를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그것으로 나머지에 답할 대신할게요.
      편안한 새벽 되십시오.

  2. 공수래공수거 2016.03.21 09:55 신고

    생각하기도 싫었던 시나리오들이 점점 현실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우울한 한주가 시작되는군요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 늙은도령 2016.03.21 20:08 신고

      그래서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지요.
      모두가 폭망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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