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프레임전쟁》《폴리티칼 마인드》를 인용하지 않는다 해도 정치철학에는 중도라는 것이 없다. 공적영역과 공적이익을 다루는 정치에 중도라는 것이 있다면 모든 사회적 갈등과 이해 충돌은 해결할 방법이 없다. 사적영역이 공적영역과 일치하고, 이에 따라 사적이익과 공적이익이 동일할 때만이 중도(중용이 아니다)라는 것은 존재할 수 있다. 





이런 경우를 상정할 수 있는 세상이란 단 하나밖에 없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의 결론(제3권)에서 도출한 '자유의 왕국'이다. 자본주의가 마지막에 이르면 도달하게 된다는 '자유의 왕국'은 노동생산성이 극단에 이른 세상을 말하는데, 이럴 경우 투입 대비 산출이 동일하기 때문에 독점을 위한 모든 경쟁이 사라진다. 침해불가능한 사유재산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을 자연의 법칙이라고 주장하는 자유방임 시장경제와 정반대에 위치하는 이런 세상에선 결과의 평등을 담당할 최소한의 행정조직만 필요할 뿐 갈등의 조정자인 정치의 역할이란 필요없다자유방임과 일맥상통하는 무위자연(노장사상의 핵심)의 세상에도 최소한의 행정조직이 필요할 뿐 정치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은 것도 갈등을 유발하는 공사의 구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정치의 역할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는 결과의 평등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한 ㅡ 인간의 탐욕과 자유시장의 결함 때문에 실현불가능한 유토피아가 도래하지 않는 한 중도란 존재할 수 없다. 내가 서있는 위치를 기준으로 좌와 우가 존재하는 것이지, 좌우가 사라진 완전한 중간이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은 채 기존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인정하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





안철수가 이분법적 사고를 배격하고,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중도를 실현하겠다는 것은 정치의 역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다는 것을 말해주며, 평생을 기득권으로 살아온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숨김으로써 대통령에 오르기 위한 사탕발림에 다름 아니다. 그의 멘토인 한상진 전 교수가 야당체제를 깨뜨리기 위해 새누리당이 아닌 새정치민주연합을 해체해야 야권의 단일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동일선상에서 보면 너무나 당연한 발언이다.



안철수가 '킹메이커'로 알려진 김한길과 손을 잡은 것도, 조중동의 프레임인 친노 패권주의를 들먹이며 자신의 최대 경쟁자인 문재인 대표를 끊임없이 흔든 것도, 이것이 불가능해지자 야당의 분열상을 극대화시킨 후 미련없이 떠난 것도, 호남을 볼모로 정치도박에 들어간 것도, 이명박의 사람들과 노욕에 물든 동교동계를 받아들인 것도 사전에 계획된 절차에 불과하다. 정치가 아닌 경영의 관점에서 보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대이익을 거두면 그만이다. 



1대 99사회, 세습자본주의, 헬조선은 정치의 역할을 무력화시킴으로써 승자와 강자의 독점을 가능하게 만든 신자유주의 통치술(이명박근혜의 공통점)의 결과다. 얼핏 보면 '제3의 길'로 포장되기 일쑤인 중도란 신자유주의가 가장 좋아하는 사이비 정치철학이며, 부와 권력의 불평등을 줄여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진보좌파의 가치마저 무력화시킨 주범이다. 



그 결과가 작금의 대한민국이며, 용산참사이고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자살이며,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세월호참사이고 야만공권력에 쓰러진 백남기씨이다. 안철수 신당이 실패해야 하는 이유는 이명박근혜 8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사회적 살인의 책임을 묻기 위함이며, 안철수가 외면한 사건들을 바로잡기 위함이다. 안철수에게서 중도의 가면을 벗기면 정치철학이 부재한 경영자 출신의 대통령병이 보인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耽讀 2015.12.28 08:10 신고

    안철수가 알고 그러는지 모르고 그러는지, 우리나라 정당 문제 중 제대로 된 이념 정당이 원내교섭단체에 들어간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새누리다는 말할 것도 없이. 새정치연합도 사실 서구 정당처럼 이념에 기반한 정당은 아닙니다. 호남이라는 지역기반이죠. 또 특정 정당에서 탈당하면서 '중도' 기치를 들고 창당한 정당 중 성공한 정당이 없습니다. 안신당, 천신당,박주선당,박준영 당을 한 마디로 '문재인싫다당'일 뿐입니다. 누가 싫어서 만든 정당 결과는 뻔합니다.

    • 늙은도령 2015.12.28 16:15 신고

      기득권만 지키겠다는 것이에요.
      오로지 자신의 정치새명만 유지한 채...

  2. 참교육 2015.12.28 10:08 신고

    중도가 뭘까요?
    오른쪽과 왼쪽의 중간... 어떤 계층을 대변한다는 게 아니고 중도라..?
    괴상한 색깔의 정당도 다 있군요. 기회주의정당인가?

  3. 고시생1 2015.12.29 02:10 신고

    공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회주의자죠 중도, 혹은 무당층 합리주의자 라는 탈을 쓴..저 또한 그 중 한사람인듯.. 현재로선 문재인을 지지합니다만 동시에 당내 문재인 지탱하고 있는 세력에 대한 의문도 있어서

    • 늙은도령 2016.01.12 01:31 신고

      지켜보면 더불어민주당이 어떻게 변하는지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친노에 대한 수많은 비판이 있지만 어떤 친노도 개인의 이익을 위해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고, 변절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기득권을 무너뜨리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고 봤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왜곡과 험단, 비난에 시달렸습니다.
      친노라는 사람들이 문제가 있었다면 이명박근혜 8년 동안 멀쩡하게 살아갈 수 없었을 것입니다.

  4. 제이슨 2015.12.29 15:45

    종편에서 새누리당에게 유리하게 하려고 지나치게 이념지향마인드로 끌고가는데 낚이신게 아닌가 걱정입니다
    정치인들을 갈수록 조선시대 유학자마냥 동인서인으로 나누고 거기서 또 노론 소론으로 나누고
    새누리당이 언제부터 보수였는지 2000년대 이전에 새누리가 보수라고 생각한 분들은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신문에 정치칼럼쓰는 권력에 아부하는 친구들이나 보수라고 칼럼에서나 싸질러되는 말이었는습니다

    • 늙은도령 2016.01.12 01:34 신고

      원래 전통보수는 부패와 비리에 엄격합니다.
      개인의 자유와 헌법상의 기본권을 하늘같이 떠받듭니다.
      우리나라에 그런 보수가 정치세력화에 성공한 적이 없었습니다.
      안철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정치철학에 대한 이해가 너무 일천해 현실정치에서 온갖 실족을 하는 것입니다.
      종편은 막장에 쓰레기여서 응징돼야 하는 존재에 불과합니다.
      전형적인 북한의 방송을 닮았습니다.



영미식 신자유주의 40년 동안 친기업적인 각국 정부들이 재계를 압박해서 임금 상승을 압박하고, 지난 40년의 최대 피해자인 저임금 노동자를 위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각국 정부는 법인세를 인하하고, 부자증세를 미루고, 규제완화와 노동유연화에 매진함으로써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부정적 세계화)를 추구했습니다.





각국 정부가 지난 40년의 패러다임이 경쟁을 극대화해 경제규모를 늘리는 방향으로 폭주할 수 있었던 것은 낙수효과(존 밀스의 《정의론》에서 개념화)를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경제규모(파이)가 커지면 상당한 양의 조각들이 흘러넘쳐 전 국민의 부가 늘어날 것이라는 사이비 경제학자들의 궤변에 속았던 것입니다(속은 척하며 이익을 탐했을 가능성이 더 높지만).



빚도 자산이라는 신용창출의 금융이론(실제로는 다단계와 동일한 고리대금업으로 폰지금융이 대표적)이 실물경제와 상관없는 자산상승(부동산 거품이 핵심)을 만들었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국가와 개인의 GDP가 늘었다는 통계수치에 현혹돼, 성장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무시했고, 부자증세를 통한 부의 재분배를 외면한 채 성장에 올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환의 계기는 2008년 미국 월가 발 글로벌 금융위기였습니다. 규모를 파악할 수도 없는 금융자본과 초국적기업의 폭주가 만들어낸 총체적 붕괴(엄밀히 말하면 신용의 대붕괴 또는 시장 실패)에 직면해서 모든 경제이론과 구제수단이 무용지물이 되자, 각국 정부들은 신자유주의의 두 축(금융자본주의와 주주자본주의)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됐습니다. 





이들이 부를 독점하는 동안 낙수효과는 일어나지 않았고, 과학기술의 발전과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때문에 대규모 구조조정과 실업자들이 양산됐습니다. 그 결과는 국가의 역할인 국민의 안전과 존엄한 삶의 질도 제공할 수 없을 정도로 세수가 줄어들고, 천문학적인 채권들로 인해 부채만 늘어났습니다.



미국 정부의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으로 무너진 신용체계를 살려냈지만, 최종대부자(국가 또는 중앙은행)로부터 사상 유례가 없는 국민의 혈세를 수혈 받은 신자유주의의 두 축은 또다시 실물경제를 담보로 지구가 수십 개에 있어야 소화할 수 있는 고리대금업을 남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민의 소득은 늘지 않는데 주가만 올라가고 대주주 배당만 늘어간 것이 대표적인 예인데, 이것 때문에 부의 불평등은 더욱 심화됐습니다. 미국과 영국, 일본과 유로존, 신흥국들이 무제한 양적완화를 실시해 경제대공황을 막으려 했지만, 국가의 부채만 늘뿐 경제는 회복될 기미를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이러다간 경제체제가 무너지는 것보다 정치체제가 먼저 무너질 판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전 세계를 지배하는 1%의 슈퍼클래스가 개별국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을 만큼 권력을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각국 정부가 이들을 상대로 싸운다는 것이 불가능하자, 개별 기업을 상대로 임금 인상을 압박하고, 정치적 결단으로 실현할 수 있는 최저임금의 생활임금화로 돌아선 것입니다(부자증세도 진행하고는 있지만 법인세 인하로 상쇄되고 있다).



낙수효과가 새빨간 거짓말을 넘어 인류 역사상 최악의 범죄를 가능하게 했다는 각국 정부의 인식 변화는, 수없이 많은 진보적 경제학자들이 주장한 분수효과를 받아들이는 계기를 마련했고, 이를 통해 빈곤층의 폭발을 막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서 붕괴된 중산층을 되살리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물론 전통적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차상위층을 위한 국가의 지원도 늘리고 있고, 미미하지만 국경을 넘나드는 금융거래에 과세하고, 금융소득과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를 높이는 등 부의 붎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부자증세에 필요한 사회적 합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는 현재 임금 인상의 도미노가 쓰나미처럼 퍼져가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의 종주국인 미국(공화당의 반대로 최저임금 인상안이 미뤄지자, 월마트 같은 개별 기업들이 임금 인상에 나섰다)과 영국은 물론, 20년 장기불황에 빠져있는 일본까지 최저임금과 직원임금 인상(도요타가 대표적)에 나섰습니다.



각국 정부는 기득권 위주의 체제를 한 번에 바꿀 수 없다면 정치의 힘을 빌려 하방부분에 몰려 있는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소득을 올려주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오직 줄푸세라는 신자유주의적 가치만을 신앙처럼 떠받드는 박근혜 정부만이 이런 흐름에 직면해서 머뭇거리며, 상황만 더욱 악화시키는 대책들만 남발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지켜본 경제학자들이 그 이후의 10년(잃어버린 20년)을 "부채, 디플레이션, 채무불이행, 고령화, 규제완화로 특징"지었는데, 이명박근혜 정부 8년이 바로 그러했고, 최경환의 경제활성화 대책들이 그러했고, 그것을 이어받은 유일호의 무능력도 그러합니다. 이는 현 정부 동안 경제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것ㅡ남북경색을 강화하면 무조건 나빠진다ㅡ을 말해줍니다.

   





이에 반해 각국 정부는 최저임금과 직원임금의 인상폭에 따라 공생과 공존의 ‘거대한 전환’의 계기가 마련될지, 아니면 미봉책에 불과할지 결정될 것입니다. 증세에 대한 저항이 워낙 강하니 개별 기업을 압박하는 전략을 선택한 각국 정부는 이제야 정치가 해야 할 근본적 역할로 돌아온 것입니다.



필자가 보편적 복지를 위한 법인세와 부자증세(그 다음에 부가가치세 인상)를 주장하는 것과 별도로,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과 직원임금 인상을 강조하는 글들을 연달아 올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최악의 악덕 정부로 남지 않으려면 이런 세계적 추세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자본과 재계의 나팔수인 조중동과 종편, 경제신문들이 뭐라고 떠들어대던.  



만일 박근혜 정부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인내도 한계에 이를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어떤 것도 가능합니다. 자신이 평생을 속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 분노가 향할 곳은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耽讀 2015.03.23 08:44 신고

    낙수효과는 자신들 배를 더 채우기 위한 속임수에 불과하죠. 떨어지는 콩고물만 먹으라는 말에 다 속습니다. 자신들은 배부르면서 없는 이들은 콩고물만 먹으라는 것 얼마나 비겁합니까.

    • 늙은도령 2015.03.23 18:52 신고

      그 동안 가진 자들의 논리로 이용됐지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것에 속았지요.

  2. 참교육 2015.03.23 09:34 신고

    천길 낭떠러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든 나라들이 피해가고 있는데 오직 박근혜와 그 똘만이들만 신자유주의를 신앙처럼 믿고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3.23 18:53 신고

      네, 이제는 그것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여전히 미친 짓거리만 하고 있습니다.

  3. 머무는바람 2015.03.23 09:36 신고

    나라를 생각 안하고 자신에 이익에만 집중하는기업
    그것을 방치하는 국가

    • 늙은도령 2015.03.23 18:54 신고

      정말 좋은 세상이 와야 합니다.
      서로 협력하고 평등할 수 있기를..

  4. 달빛천사7 2015.03.23 09:51 신고

    임금이 올라도 다시 물가가 올라서 허당이죵 매일 변해가도 임금이나 정치는 시쓰럽네염 즐거운 하루되세염

    • 늙은도령 2015.03.23 18:55 신고

      물가가 올라가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소득을 올리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5. 공수래공수거 2015.03.23 10:02 신고

    최저 임금을 적어도 천원 이상 올리지 않는한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5.03.23 18:57 신고

      저는 만원 정도는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너무 경제에 대해 걱정해요.
      그러나 그것은 정부와 재벌들이 걱정할 일이지 노동자가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임금이 그렇게 올라가면 그에 맞는 시스템이 구축됩니다.

  6. 나르사스 2015.03.23 11:53 신고

    그림을 보니 낙수효과가 한 번에 이해됩니다

    예전에 어떤 강연에서 낙수효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박정희 정부의 고도 경제 성장기에는 국내 기업이 국내에 공장을 짓기 때문에 낙수 효과가 발생할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짓기 때문에 국내에 아무런 혜택이 없다는 이야기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3.23 18:59 신고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입니다.
      국내에 짓더라도 임금이 낮으면 낙수효과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돈이 돌기 때문에 내수경제에는 도움이 됩니다.

  7. 민족의 십일조 2015.03.23 16:14 신고

    저도 늙은 도령님의 그림을 보고 잘못된 낙수효과 단번에 이해했습니다. 백마디 말보다 한마디 그림이 더 효과 있네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식견과 혜안이 부럽습니다.

    • 늙은도령 2015.03.23 19:03 신고

      제가 그린 그림이 아닙니다.
      낙수효과를 가장 잘 설명한 그림 같아서 인용했습니다.
      이래서 비쥬얼 교육이 필요한가 봅니다ㅋㅋ

  8. Cong Cherry 2015.03.23 17:15 신고

    아.... 현실적으로 최저임금이 초저임금이 맞는듯 합니다.
    초 저임금을 주고 그들은 배두드리는 격 인거지요...

    • 늙은도령 2015.03.23 19:03 신고

      네,초저임금 맞습니다.
      그래서 늘 가난한 이들이 어려운 것입니다.

  9. 알아야산다구 2015.03.23 19:51 신고

    우와 깔끔하게 한눈에 정리가 잘되어 있어 핵심이 속 들어오네요^^

  10. 푸디나 2015.03.24 09:15 신고

    낙수효과가 거짓말임이 드러났죠.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위해 굼뜬 움직임을 보입니다. 이럴때일수록 낙수효과에 속은 국민들은 정부와 기업, 정치권에 압박을 가하는 의사개진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늙은도령 2015.03.24 18:57 신고

      그래야 합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자신의 권리를 누릴 수 있습니다.

  11. 2016.02.08 20:36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6.02.08 21:00 신고

      기업의 생리입니다.
      정부가 기업의 편에서 모른 척 하는 것도 있고요.
      우리나라 수출품 1위가 석유화학이니 어마어마한 돈이지요.
      보통 1년 전에 계약하기 때문에 등락이 가격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기업들이 그것을 반영하지 않고 정부는 눈 감습니다,





정윤회 문건을 주제로 한 JTBC의 밤샘토론이 보여준 것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여당의 역할이 주인과 노예적 관계라는 것을 말해주고, 보수언론에게는 신적 존재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정윤회 문건으로 그간 박근혜 정부의 국정 난맥상이 일목요연하게 드러나자 여당과 보수언론의 진면목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고3 일베의 폭발물 테러도 같은 연장선상에서 일어난 것이니, 보수세력 전체가 맨붕에 빠져 있음을 JTBC 밤샘토론이 말해주었습니다. 보수세력에게는 그 자체로 신화인 박정희에 이어, 그의 딸마저 대통령에 올라 신화가 완성됐지만, 그 속에는 별로 볼 것이 없음이 드러났으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겠지요.



오늘 JTBC 밤샘토론에서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과 김진 중앙일보 논설의원이 보여준 논리적 비약과 무조건적인 부정, 타당성도 없는 야당 공격은 정윤회 문건이 결코 대통령의 말처럼 찌라시가 아님을 말해주었습니다. 그들이 토론에 나와 한 얘기란 정윤회 문건이 찌라시고, 야당의 문제제기는 찌라시에 근거한 대통령 발목잡기라는 것이니 정치공세를 하지 말고 입 닥치고 있으라는 것입니다.



본말이 전도돼도 이렇게 전도된 것은 처음 봅니다. 토론이 끝났을 때 10 대 10이었던 대학생들의 견해가 18 대 2로 급변한 것도 그리 놀라운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모든 문제는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나왔는데, 야당의원(전병헌)과 검사 출신 변호사(김경진)가 보수측 논랙들로부터 욕을 먹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결국 정윤회 문건과 관련해 유일하게 방송 토론을 진행한, 그래서 권력의 감시자로서의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 JTBC 밤샘토론은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의 현주소가 어디에 있는지, 그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정윤회 문건을 찌라시로 만들지 못하면 박근혜 정부를 넘어 보수세력 전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그들의 발언은 막무가네였고, 조급함이 묻어나왔습니다.



참으로 재미있는 것은 마지막 보궐선거에서 대승한 이후, 향후 2년 동안 선거가 없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국정 운영의 날개를 달았다고 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래란 누구도 알 수 없어 미래라는 사실이 보수화된 대한민국의 견고한 체제에서도 예외가 없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어둠이 깊어야 새벽이 온다고 했습니다. 지금이 어둠이 가장 깊은 때가 아닌가 합니다. 정윤회 문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어떻게 나오던지 간에 현재의 집권세력에게 또다시 나라를 맡기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오늘의 JTBC 밤샘토론이 말해주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했으면 이 반대도 가능하다



정말 옛말에 틀린 것이 없나 봅니다. 권불십년이라 했고, 절대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고 했으며, 등잔 밑이 어둡다 했고, 팔은 안으로 굽으며,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 했는데 이것이 틀린 말이 아님을 이명박근혜 보수정부 7년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아직도 패배의식과 끝없는 무기력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진보세력의 대오각성과 분발을 촉구해봅니다. 21세기의 정치현실은 '1 대 99 사회'를 초래한 신자유주의적 통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며, 성장신화가 끝난 다음의 정치의 역할에 대한 재정립에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달빛천사7 2014.12.13 09:44 신고

    요즘도 인터넷 티비보묜 시끄럽네요 건강 유의하세요

  2. 새 날 2014.12.13 13:33 신고

    끝자락에 온 게 아닐까 싶을 만큼 한 마디로 개판입니다. 곧 새벽이 오리라 싶습니다.

    • 늙은도령 2014.12.13 17:31 신고

      네, 그리될 것입니다.
      이 정도의 난맥상을 관리도 못하는 청와대라면 나라를 어떻게 다스리겠습니까?
      물러나야죠.

  3. 공수래공수거 2014.12.15 09:21 신고

    저는 방송을 보지 못했는데
    안 봐도 뻔할 뻔짜네요

    • 늙은도령 2014.12.15 13:08 신고

      그나마 김진 논설의원이 개판을 쳐서 시청자들은 보수꼴통과 이번 사건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게 됐습니다.
      아주 좋은 토론이 됐습니다.




재벌 오너의 딸인 조현아는 이 땅의 수많은 장그래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땅콩 후진'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재벌의 세계를 경험해본 사람들은 ‘땅콩 후진’이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너 딸의 명령에 수백 명의 목숨을 책임져야 할 기장은 항공기를 후진시켰고, 서비스를 담당해야 할 사무장은 무력하게 내렸으며, 거대기업 대한항공은 오너의 딸을 감싸는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상상하기도 힘든 일들이 일사천리로 이어지는 동안 표 값을 지불한 승객들은 아무것도 알 수 없었습니다. 문제의 항공기는 승객이 지불한 돈으로 비행을 함에도 그들은 철저하게 무시됐습니다. 이런 초법적인 일들이 가능했던 것은 조현아가 대한항공 임직원들에게는 신과 동격인 오너의 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빚으로 샀을 항공기는 물론, 승객이 지불한 돈으로 월급을 주면서도 자신이 기장과 사무장, 승무원들의 주인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땅콩 후진’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빼앗긴 승객들의 피해는 승무원의 서비스로 얼마든지 무마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전에는 권력이 총구에서 나왔지만, 자본주의가 세상을 점령한 지금에는 오로지 돈이 곧 권력입니다. 축적돼 견교해진 돈의 크기에 따라 권력의 크기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초법과 불법, 탈법적인 행동도 돈의 크기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 됩니다. 재벌가의 특권의식과 슈퍼갑질이 일상화됩니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비판하는 독점 자본



자본주의는 민주주의 하에서 가장 잘 돌아가고 성장하지만, 축적돼 막강한 권력이 된 거대 자본이 소수에게 집중됨에 따라 민주주의를 잠식하기 시작합니다. 세습되는 독점 자본의 시대에 들어서면 사회경제적 평등을 통해 정치적 자유를 추구하는 민주주의만큼 성가신 것이 없습니다.



왕족과 귀족에게 부와 권력이 독점되던 봉건사회에서 제3의 신분으로 등장해 새로운 부와 권력을 늘려가는 부르주아에게는 자신의 재산과 시장경제를 지켜줄 국가와 함께, 자유방임을 인정하는 민주주의(한국에서는 왜곡된 의미의 자유민주주의, 이에 대해서는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려는 자들의 속셈’에서 다루겠습니다)가 최상의 체제였습니다. 자본주의를 이끌었던 부르주아가 민주주의와 손을 잡게 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리고 권력이 된 독점 자본이 봉건시대의 왕족이나 귀족처럼 거대한 부를 세습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면 민주주의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자유의 원천이 사라진 불평등의 시대로 넘어갑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국가 단위에서 세계로 넓혀진 시장의 통합은 불평등을 지구적 차원으로 고착화시킵니다.



독점 자본의 권력이 이렇게 세계화되면 절대군주를 떠올리는 ‘땅콩 후진’이 가능한 일이 됩니다. 모든 권력의 원천인 부의 독점이 이를 가능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세습되는 거대한 부의 독점을 분산시키면 이런 봉건적이고 초법적인 행태는 불가능해집니다.



                                          노무현 정부 때 민주주의가 확대됐던 이유



민주주의국가에서 이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정치밖에 없습니다. 독점되고 세습돼 초국가적이 되는 독점 자본의 속성을 조세정의와 경제민주화를 통해 민주주의화 하는 것입니다. 세습되지 않는 한 노동 착취와 환경 파괴 등 사회적 비용에서 자유로운 부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정치의 역할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거대한 부가 세습되지 못하게 하는 것,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게 하는 것, 시장의 기능이 원래는 공정한 경쟁과 가격을 형성하는 정의 실현의 장이었다는 것을 끊임없이 일깨우고 바로 잡는 것, 국민행복권 실현을 위해 불평등한 탄생을 평등한 공존으로 이끌고 가는 것이 정치의 역할입니다.



조현아 앞에선 또 다른 장그래인 기장과 사무장, 승무원들이 불평등한 대접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입니다. 항공기가 출발하면 그때부터는 기장과 승무원의 역할 하에 표 값을 지불한 승객들에게 우선권이 있음을 분명히 하고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입니다.



정치가 죽으면, 그래서 독점 자본을 견제할 것이 사라지면 계약직 사원도 아닌 정규직은 물론 서비스 비용을 지불한 승객마저도 또 다른 장그래로 만드는 ‘슈퍼갑질’을 방지하고, 그것이 일어났을 경우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우리나라 재벌 오너 중에서 법적 처벌을 받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음에도 여전히 제왕적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이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 후진'과 '무늬만 사퇴'를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독재 시대의 압축성장을 최고의 덕목으로 떠받드는 한 정실자본주의와 세습자본주의의 천국인 대한민국은 극소수의 거인과 절대다수의 난쟁이로 나뉘어진 후진국에 불과합니다. 



흔히들 경제가 밥 먹여 준다고 하지만 이는 상위 10%에게만 해당하는 것이지 하위 90%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거대한 지적 사기입니다. 지난 60여 년 동안 경제 규모가 수백 배로 커졌지만, 중산층이 줄고 하층민이 늘어나는 것에서 보듯 낙수효과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위 90%에게 늘어난 것은 빚과 구조화된 불평등과 새로운 형태의 차별입니다. 경제 규모가 아무리 커진들 부의 재분배와 경제민주화를 강제하는 정치의 역할이 사라지면 제2, 제3의 ‘땅콩 후진’과 ‘무늬만 사퇴’인 재벌가의 특권의식은 반복될 뿐입니다. 하위 90%를 밥 먹여 주는 것은 경제가 아니라 부와 권력의 독점을 최소화하는 정치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4.12.10 08:14 신고

    재벌을 없애야 합니다
    세습...절대로 안될일입니다

    • 늙은도령 2014.12.10 15:37 신고

      재벌보다는 재벌로부터 제대로 된 행태를 이끌어내는 정치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재벌에게서 세금을 제대로 걷고 공정거래를 하게 만들고 중소기업과 공생의 길을 가게 만들면 모두가 좋아집니다.

  2. 동의합니다 2014.12.12 01:02

    몇 년 전 TV에서 오늘날의 멕시코 경제,
    특히 살리나스라는 자가 대통령이 된 뒤
    미국과 캐나다와 FTA 를 체결하면서
    극소수의 부자가 그 나라의 거의 모든 부를 다 차지하고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힘겹게 살아가는 너무나 불평등한 그들의 상황을 보고는
    무척 마음 아픈적이 있었는데
    오늘날 우리나라의 대다수 국민의 삶이 수준이 그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앞으로 우리나라의 삶은 지금보다 더 불합리 했으면 했지
    덜 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 정신을 차리고 올바른 판단으로 이 역경을 넘겨야 하는데
    그런 힘은 좀 더 현실을 볼 줄 아는 눈과
    제대로 된 이야기를 들을 줄 아는 귀를 가져야 되는 것이죠.

    그런 눈과 귀의 역할을 하고 계시는 늙은도령님,
    계속 진실을 밝히며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하는 좋은 글
    잘 써 주시기 바랍니다.

    • 늙은도령 2014.12.12 03:13 신고

      아무리 저 같은 사람이 비판의 글을 올려도 님 같은 분들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비판에 열려있는 님 같은 분들이 늘어나면 이 나라의 미래는 좋아질 것입니다.
      압축성상의 시대에 삶의 전성기를 보낸 60대 이상의 노인들을 비판하기 보다는 그분들처럼 정치 참여에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국가란 정치가 절대적 힘을 갖습니다.
      정치를 멀리하면 할수록 소수의 엘리트에게 모든 것이 돌아갑니다.
      보는 눈과 듣는 귀는 하나입니다.

  3. 동의합니다 2014.12.12 04:10

    맞습니다.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모두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유권자인 우리 모두가
    잘 감시 감독해야 하는 겁니다.

    그러기에 TV 나 방송에서 일삼는
    국회의원들의 싸움에 욕하지 말고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가에
    더욱 관심을 가져서 당장 부정을 고칠 수 없다 해도
    최소한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줘야 합니다.

    국회의원들 싸우는 것에 염증을 느껴 정치에 관심을 가지 않고
    유권자로서 소중한 한 표의 권리도 행사하지 않는다면
    서민과 약자들의 삶에 무관심은 말할 것도 없고
    그나마 가지고 있는 권리마저 짓밟을 기득권자들의 영생불멸만 이어질 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야당 의원들이 집권당을 향해서 싸우는 것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줄 아는 인내력을 길러야 하는 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4.12.12 05:58 신고

      정치는 말이고 토론이며 어느 정도는 논쟁이고 언쟁입니다.
      외국의 정치토론은 한국보다 더욱 치열하고 살벌합니다.
      우리의 정치토론은 너무나 얌전하고 순치됐습니다.
      이런 식이면 노무현 같은 지도자는 다시 나올 수 없습니다.
      정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국회의원들의 토론이 짜증나고 저급한 언쟁처럼 보일 뿐입니다.
      님의 말처럼 인내심을 갖고 그 이면에 자리한 것을 파고들어야 합니다.
      촌천살인의 대명사였던 유시민이 활약할 때는 우파논객이 상대가 되지 못했지요.
      그 덕분에 우리는 정치가 말이며 논쟁이라는 것을 깨달았었구요.
      이제는 것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것을 다시 살리는 일이 필요합니다.



인간은 인간이란 종으로서는 평등하게 태어나지만, 주어진 환경에 따라서는 불평등하게 태어납니다. 우리는 천부인권을 지닌 존엄한 존재로서 평등하게 태어나지만, 무한경쟁과 적자생존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하에서는 수없이 많은 면에서 불평등하게 태어납니다. 지적 존재로 진화한 인간은 그 지적 작용의 결과 때문에 철학적 개념인 존재론적 차원과 정치적 개념인 민주주의의 차원에서는 평등합니다. 



하지만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승격시킨 그 지적 작용이 만들어낸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메커니즘을 거치면, 개인이 된 인간은 현실과 환경에 따라 출발부터 철저하게 불평등한 존재로 변질됩니다. 부가 쌓여서 축적돼 세습하는 단계가 되면 어떤 것으로도 무너뜨릴 수 없는 견고함(압도적인 권력)을 지니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불평등도 쌓여서 축적돼 세습되는 단계에 이르면 어떤 것으로도 타파할 수 없는 견고함(가난의 대물림)을 지니게 됩니다. 두 견고함 사이에는 영원히 건널 수 없는 심연이 자리합니다.





‘미생’의 장그래는 태생적 불평등의 견고함을 타파하고자 평생을 거쳐 사용해야 할 에너지를 쏟아 붙고 있지만, 그는 언제나 자신의 출발점에 뿌리내리고 있는 불평등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인식과 태도의 차원에서도 불평등을 수용하는 것에 익숙한 장그래는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의 정규직마저도 거대한 심연입니다.



장그래는 정규직이라는, 실제 그 자리에 올라서면 별반 다를 것도 없는 정규직이 되기 위해 몸부림을 칩니다. 그는 다시 오지 않을 현재를 다가가면 그만큼 멀어지는 미래의 전당포에 저당 잡힌 사회적 불평등의 포로입니다. 정규직이 목표인 그는 수없이 많은 ‘YES’를 자신에게 주입시키고 또 주입시킵니다.



장그래의 눈에는 오 차장이 아득히 멀게만 보일 것인데, 최 전무에 이르면 하늘보다 더 높아 보일 것입니다. 그런 장그래가 재벌2세인 조현아 부사장을 보면 어떻게 보일까요? 서비스가 회사의 매뉴얼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항공기를 멈추게 만든 조현아의 행태는 어떻게 보일까요?





회사의 경영을 책임진 임원에게도 재벌의 오너와 일족은 제왕이자 왕족이고 성골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주인이고 생사여탈권을 지닌 현실의 절대자입니다. 마음속으로는 온갖 욕을 퍼붓고 빈정거린다 한들 현실에서의 오너와 일족은 영원히 건널 수 없는 거리에 있는 태생이 다른 존재들입니다.



이런 식으로 철저한 위계가 정해진 경로에 따라 말단 계약직까지 내려오면 둘 사이에는 어떤 방식으로도 건널 수 없는 심연이 자리하게 됩니다. 만일 장그래가 대한항공의 계약직 사원이고, 기내 서비스에 투입됐으며, 오너의 딸인 부사장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담당이었다면 그는 어떻게 됐을까요?



인간이란 종으로서의 장그래와 조현아는 성별만 다른 평등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전혀 다른 환경에서 태어난 장그래와 조현아 사이에는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불평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장그래는 항공기에서 내리자마자 계약이 해지됐을 것이고, 조현아는 늘 그렇듯 목적지에 도착했을 것입니다.





언론의 집중포화에 노출된 조현아의 ‘슈퍼갑질’은 정치적 판단(절대 사법적 판단이 아니다)에 따라 최소한의 대가를 치를 것입니다. 당분간 조현아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여론의 질타를 받을 것이고, 대한항공의 서비스는 더욱 강화돼 직원들을 힘들게 만들 것입니다.



해당 스튜어디스는 알아서 사표를 낼 것이고, 그녀의 상사들과 기장과 부기장에게는 불이익이 주어질 수 있습니다. 딱 거기까지입니다. 정치적 판단이 제대로 내려지지 않는 한, 아울러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이런 불평등과 부조리를 정치가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 한 딱 거기까지입니다.



한나 아렌트가 《인간의 조건》과 《정치의 약속》에서 말했듯, 인간은 불평등하게 태어나지만 올바른 정치에 의해 평등을 향해 나아갑니다. 계약직인 장그래의 눈으로 본 조현아는 까마득한 높이에 자리한 존재일지 모르겠지만, 정치적 존재로서의 장그래의 눈으로 본 조현아는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할 피고인에 불과합니다.





사회적 관계에 의해 견고해진 불평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그것을 미래의 세대까지 넘겨주지 않는 것, 그것이 정치의 역할입니다. 대한한공 조현아 부사장의 ‘슈퍼갑질’을 뉴스를 통해 접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미생’의 장그래와 그 보다 더 열악한 '카트'의 주인공들을 떠올려 봅니다. 



그들 사이에도 존재하는 불평등은 '비즈니스 프렌들리'에서 '줄푸세'로 이어지는 신자유주의적 통치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조현아의 '슈퍼갑질'에 정규직의 임금을 삭감하고 해고 요건을 완화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친재벌적 정책이 오버랩되는 것은 저만의 과잉반응일까요? 



학교 주변에 호텔을 건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려는 법률이 대한항공을 위한 ‘생애 맞춤형 재벌복지’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 '땅콩 부사장' 조현아의 ‘슈퍼갑질’이 더욱 불쾌하게 다가옵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소득과 삶의 질이 보장되지 않는 곳에서는 진정한 자유와 다양한 선택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4.12.09 08:38 신고

    권력은 사용연한이 있고 몇년마다 평가를 받지만
    재벌은 평가를 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합니다

    어떻게 보면 정치 권력보다 그 집단에서는
    제왕적으로 군림합니다

    차제에 이런것도 없어질수 있도록 해야됩니다

    • 늙은도령 2014.12.09 17:53 신고

      정치가 그래서 필요합니다.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려면 정치가 의회를 법을 제정하고, 정부를 통해 강제함으로써 이룰 수 있습니다.
      기업이란 권위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 형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조직입니다.
      경제민주화는 그런 조직의 논리를 민주화하는 것이고, 그럴 때만이 조연아의 땅콩 회항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2. 박지숙 2014.12.09 09:30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우리나라가 갈수록 골품제 사회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항하기도 힘든 세상입니다. 모두가 그렇게 가는 사회 체제에 반기를 들지 않고 수용을 하고 있는 분위기니 말입니다. '인간은 불평등하게 태어나지만 올바른 정치에 의해 평등을 향해 나아갑니다'란 말이 가장 마음에 들어오는군요.

    • 늙은도령 2014.12.09 17:54 신고

      네, 정치의 역할이 매우 필요합니다.
      철학이 분명한 정치가 제 역할을 다하면 인간은 태생에 따른 불평등을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경제민주화도 정치가 하는 것이지 기업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3. 동의합니다 2014.12.12 01:31

    오래 전 읽었던 명상서적에서
    민주주의가 발달한 오늘날에도 노예제도는 엄연히 존재한다는 말에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그 제도가 현재에도 계속 이어지게 하는 것은
    신분이 아니라 돈이다라는 말에서 고개가 끄덕여 지더군요.
    요 며칠 동안 그 말이 더욱 절실하게 와 닿습니다.

    이제는 정말 돈이면 다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군요.
    그리고 이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올바른 정치의 힘이다라는 말씀,
    정말 크게 동의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우리의 살림을 맡아서 제대로 일을 하는
    정치인을 뽑는 일에 소홀히 하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계속 좋은 글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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