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너무나 가벼운 처신이라는 말밖에는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은 안철수의 당대표 출마선언을 지켜보며, 어떻게 이런 후안무치한 변신이 가능한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치는 생물'이라며 아침에 한 말을 저녁이면 뒤집기를 밥먹듯이 하는 박지원한테 정치를 배워서인지, 아니면 이름이 철수를 하지 않는다는 뜻의 '안' 철수여서 그런 것인지 결연한 표정으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는 모습에서, 적반하장으로 되돌아온 김학철의 광기 어린 표정이 오버랩됐습니다. 





안철수는 부가 곧 권력이 되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성공이 탁월한 경력으로 칭송되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더 가지고 더 올라가려는 자들의 권력의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이라는 점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깊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고, 원점에서 저의 정치 인생을 돌아보며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는 말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당대표에 출마할 수밖에 없었던 모양입니다. 안랩처럼 국민의당을 자신이 만들었다고 하니 더욱 그러했겠지요.  



법적으로든, 현실 상의 이유에서든 특권에 가까운 권력을 쥐게 되는 정치인들은 국민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측은지심을 가져야 함에도, 김학철이 겹쳐지는 안철수는 국민과 사회적 약자를 향해야 하는 측은지심이 자신에게 향하는 그런 류의 정치인인 것 같습니다. 성공한 CEO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명박과 안철수 사이에는 기업의 규모라는 차이밖에 없음에 주목하고, 연이은 실패로 인해 더 이상 물러날 때가 없다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안철수의 조급함이 얼마나 컸는지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바닥에서 시작해 시민들과 함께 바람을 형성하면서, 지역주의 타파와 민주주의 확대라는 정치(문화)적 현상으로써의 노풍을 만들어낸 노무현에 비하면, 현실정치 밖에서나 통할 수 있는 '새정치에 대한 열망(안철수 현상)'의 수혜자이자 불량품인 안철수로서는 어떻게든 본전은 되찾아야 하는 절박함이 정치적 무리수를 남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원점에서 정치인으로 살아온 지난 5년을 뿌리까지 다시 돌아보는 반성과 성찰의 시간'이 터무니없이 짧았던 것도 이 때문인 것 같고요. 



얼마 전에 있었던 대국민사과를 다시 보면 '국민들이 3당 체제를 만들어주었음에도 제대로 된 검증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에 제보조작 사건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나오는데, 안철수가 이것을 당대표 출마의 변으로 사용한 것에서 이명박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정치공학적 얄팍함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지원이 "제가 제보조작 사건에 개입되길 바랬던 분들께 실망시켜 죄송합니다"라며 검찰수사를 제멋대로 해석한 천박하기 그지없는 글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치적 도의란 애초부터 없었던 것 같고요.





검찰의 기소를 간신히 면한 이용주가 '문준용 의혹'을 다시 재점화하고, 검찰수사로 '모든 것이 일단락됐다'며 이언주가 망언 퍼레이드를 재가동한 것까지 더하면 국민의당이 일베를 지향하는 자유한국당과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반 국민에게는 너무나 자명하고 당연한 것이 국회의원이나 대선후보로 올라가면 너무나 난해하고 특별한 것이 되는지, 직위를 통해 권력만 취하고 책임은 방기하는 자들에게는 이상하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넘칠 만큼 가진 자들이 더 가지려 안달하는 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미 가진 것을 뺏길 것 같다는 초조함 때문이라고 하는데, 대국민사과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가 바로 그러한 것 같습니다. 그에게는 죽을 때까지 지켜야 하는 안랩의 주식이 많이 남아있고, 자신의 출마로 국민의당이 두 쪽이 난다 해도 대표에 당선되면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과의 반문연대 등을 통해 정치적 부활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인은 '떠날 때를 아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했는데 이미 추해질대로 추해진 정치인 안철수로서는 아름다운 퇴장따위는 안중에도 없겠지요. 대다수 국민들은 '문통을 보는 것만으로도 복지가 된다'고 하는데,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는 안철수에게서는 무엇이 보일까요? 더없이 비극적이었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마지막까지 책임을 지려했던 노통의 퇴장이 작금의 문재인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안철수는 깨닫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어쩌면 그런 친구가 한 명도 없는지 모르겠고요. 안철수의 당대표 출마에 찬성하는 현역의원이 막장 이언주밖에 없다는 풍문이 이상해 보이지 않는 것도 무리는 아닐 듯싶습니다. 후보 시절의 노무현이 '문재인을 친구로 두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대통령감'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면, 악착같이 정치적 책임을 피함으로써 구질구질하게 정치생명을 이어가는 안철수에게서 '안철수 현상'으로 대표되는 새정치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다시는 찾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안철수는 살아있으되 죽어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7.08.04 06:17 신고

    막말만 안한다 뿐이지 자한당이 하는 행태나 다를바 없습니다
    새정치를 하는게 아니라 완전 기성정치의 표본입니다


오늘의 썰전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임했던 유시민 작가가, 핵심적인 친노라고 해도 언급하는데 상당한 부담을 가졌던 논평을 조심스럽게 내놓았습니다. 유시민 작가는 노무현의 비극적인 죽음에 대해 '의도하지 않았던 오류에 대해서 그런 방식으로 책임을 진 것'이라는 일각(특히 외국에서)의 논평을 인용해 노무현의 마지막 선택에 담겨있었던 정치적 의미를 풀어냈습니다.  





유시민의 논평은 국가지도자로써 그것이 '의도하지 않았던 오류'라고 해도 무한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정치적 책임의 막중함을 얘기한 것이지만, '자신의 실패는 진보의 실패가 아니'라며 '(지지자들에게) 자신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던 노무현의 호소가 받아들여졌다면 비극적인 죽음을 선택하는 것까지는 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참여정부의 '의도하지 않았던 오류'를 노무현에게 모두 다 뒤집어씌운 당시의 광기가 얼마나 잔혹했는지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이명박 정부(특히 정치검찰)와 조중동을 필두로 한 기성언론들이 대통령에서 시민으로 돌아온 노무현에게는 단 한 평의 공간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기득권의 광기가 모든 퇴로를 막았으며, 국민들로 하여금 노무현의 호소를 받아들일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미 쇠고기수입 전면개방 반대 촛불집회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이명박에게도, 그런 이명박에게 정권을 뺏긴 진보진영에게도 정치적 희생양이 필요하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고간 것이지요. 



노무현이라고 마지막 선택까지 내몰리고 싶었겠습니까? '의도하지 않았던 오류'에 대한 자신의 책임에 대해 일체의 부정도 하지 않았다고 해도, 신이 아닌 이상 어쩔 수 없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의도하지 않은 오류'에 대해 '불가역적인 책임'을 묻는 비정상의 광기를 피하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통치행위 전반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면 정상적인 토론을 거쳐 충분한 반론을 제시할 수 있을 텐데, 죽음이 아니면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당시의 광기란 중세의 마녀사냥보다 잔혹하기만 했습니다.



유시민 작가가 물꼬를 튼 노무현의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정치적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노무현의 마지막 선택이 문재인의 운명으로 이어졌고, 수없이 많은 시민들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써 깨어나도록 만들었으며, 이명박근혜 9년의 헬조선을 전복시킬 수 있었던 촛불혁명으로 이어졌다는 '위대하면서 한없이 아픈 책임'에 대해 냉정하고도 합리적인 정치적 평가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아직은 전체 임기의 초반부에 불과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지도자로써의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도 '의도하지 않았던 오류'마저도 뛰어넘을 때, 평생의 친구이자 동반자였던 노무현에게 다시 돌아와 '아, 기분 좋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을 뼛속까지 각인해두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질 것이며, 그 결과가 부패한 기득권과 수구세력의 주장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통의 장례식에서 '내 몸의 반이 빠져나가는 느낌'이라며 통곡을 했던 것도 그의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와 조중동 등에 의해 한없이 부풀려진 '의도하지 않았던 오류'는 정치적 책임을 묻기에는 너무나 작은 부분에 불과함에도 모든 퇴로를 가로막은 채 노무현을 극한대로 몰아붙였던 저들의 광기가 대한민국을 무한퇴행으로 이끌어갈 것을 김 전 대통령은 알았을 것입니다.   



전원책이 떠나고 박형준이 합류함으로써 썰전의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오늘의 썰전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박형준의 비판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엄청나게 많지만,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았던 유시민을 분발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오프닝으로 진행된 노무현의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정치적 논평만 계속해서 뇌리를 떠돌아 집중하기 힘들었지만…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7.07.07 08:52 신고

    신념을 가지신분의 끊없는 고뇌
    이 시대의 진정한 철학자셨습니다

  2. 야고보 2017.07.07 09:36

    원전을 꺼버리는 것이 아니라.. 안전..경제성 등을 투명하게 파악하고 재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것에 감사합니다. 원전옆에 부모님을 모시고있는 저로서는.

    • 늙은도령 2017.07.07 19:45 신고

      핵발전은 어차피 대체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핵발전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현재의 기술만 놓고보면 핵발전은 모든 책임과 비용을 후세대에게 떠넘기는 사악한 에너지원입니다.
      우리가 전기소비를 줄이는 운동을 하면서 기업들에게 헐값으로 주어지는 전기를 바로잡으면 핵발전은 저절로 줄어듭니다.

  3. 제시카 2017.07.07 13:11

    난 이 글이 더좋다. 솔직히 어제 썰전은 지루해 판도라 봤음.

    • 늙은도령 2017.07.07 19:46 신고

      박형준이 만만치 않은 자입니다.
      유시민이 전원책처럼 막 다룰 수는 없는 자이지요.
      재미로만 보면 썰전도 큰 격랑을 겪을 수 있습니다.

  4. 한비자 2017.07.08 12:29

    저는 이번 썰전을 보며, 그나마 한숨 놓게 되었습니다.
    어릴적 보던 박형준씨 나름 그럴싸 했었는데, 나이를 좀 먹어보니, 대화의 패턴이 보이던데,
    관점만 미꾸라지 처럼 바꾸지 원하는 결과에 힘을 보태기엔.. 카드돌려막기 수준.. 애잔하다..

    민주주의가 뭔지 모르던 히틀러시대의 독일국민들 낭떨어지로 떠밀던 괴벨스의 짝퉁이랄까?
    꼭 그시절 그런 총칼쥐게된 주둥이 녀석들이 어느날 2017년이란 대한민국 땅에 나타나 떠드는 느낌.
    촛불전후,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 대한 자각은 수준 이상으로 올라선것으로 체감합니다.
    자만은 하지 안되, 선배님들이 너무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박형준씨 얉은 화법이나 말장난으로 덮어버리기엔 싸질러 놓은 죄값들이 너무 많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쉽게 많이 알게되었거든요. 라디오, 종편으로 덮기엔 시대가 바뀌었죠.
    정보가 넘칩니다. 교육수준도 월등하고, 작은 집단에도 장량, 한신, 사마의, 공손앙이 수두룩 합니다.

    '개구리가 움추리는것은 더 멀리 뛰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더 발전할것으로 생각합니다. ^^

    • 늙은도령 2017.07.08 17:27 신고

      박형준이 유시민의 상대는 아닙니다.
      처음이라 유시민이 많이 봐준 것이지요.
      전원책보다는 어려운 상대이지만, 박형준이 자리잡고 시청률이 예전 수준에서 유지되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다룰 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유시민은 토론에 관한 한 최고의 경지에 올랐기 때문에 별로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박형준은 전원책보다 수준이 높고 고집스러우며 기만적 언어 사용에 능하기 때문에 유시민의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우면 그때부터는 달라질 것입니다.
      JTBC도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유시민도 그것을 배려해야지요.



성완종이 참여정부 시절 두 번의 사면을 받았다는 사실을 근거로, 검찰 수사가 박근혜의 대선자금까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새누리당의 물타기에 문재인과 참여정부 관계자들의 초기 대응이 미숙했다는 금태섭의 주장에는 동의한다. 그들의 대응은 분명 의혹을 키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이것도 문재인이 몰랐을 수도 있다. 성완종의 이름이 이명박과 노무현의 만남 이후 갑자기 결정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금태섭이 제시한 ‘정답(대단히 오만방자한 단어다)’에는 선뜻 동의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문제가 되는 사면은 이명박의 인수위가 구성된 다음에 이루어진 것으로 금태섭의 주장처럼 노무현이 ‘고도의 정치적 파단’을 거쳤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면 노무현 대통령이 이명박 측근들의 부탁이 이명박의 뜻이라고 생각해 성완종을 사면대상에 포함시켜준 것일 수도 있다. 노무현은 후임 정부가 국가를 통치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자료들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하지 않고 이명박 정부에게 물려주었던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추론할 수 있는 내용이다.  



무엇이 진실이건 간에 금태섭이 스스로 ‘정답’이라고 한 내용의 핵심은 ‘노무현 대통령이 고도의 정치적 판단에 의해 사면권을 행사했고, 의혹을 가질 만한 자료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불법자금을 받은 것과 비교하는 것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문재인 등이 새누리당의 물귀신 작전을 단칼에 잘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할까? 국정원과 군의 불법적인 대선개입이 밝혀졌는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고, 정문헌이 의원생명과 전혀 관계가 없는 천만 원의 벌금만 받았을 뿐, 김무성과 서상기는 무혐의처리됐다. 김용판은 무죄가 확정됐고, 권영세에 대한 검찰 수사는 있었는지 기억조자 없다.



또한 노무현이 성완종을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사면명단에 올렸을 때는 그가 식물대통령이나 다름없던 시절이었다. 무리하게 성완종을 사면명단에 올릴 이유가 없다. 문재인이 ‘법무부’를 얘기한 것은 적절하지 못했고, 당시의 법무부장관도 이를 부인했지만 그 다음에 나온 얘기부터는 사실일 수 있음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식물대통령이었던 노무현이 3일 전에 최종 결재한 사면명단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성완종 한 명을 추가했다면 거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터(이명박이나 이명박 측근이 부탁했을 수도 있다), 이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현 집권세력의 입장에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물타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들의 의혹 제기를 단칼에 자를 수 있다는 생각이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다.





성완종 사건은 현 집권세력의 부패 DNA가 어떤 방법을 취해도 사라질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인데, 그럼에도 박근혜를 지지하고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40%에 가깝다. 이런 요지부동의 지지층이 있고, 족벌신문과 정권의 시녀노릇으로 먹고 사는 언론들이 즐비한데 금태섭이 제시한 ‘정답’으로 모든 것이 끝났을 수 있을까?



노무현이 재가를 했으니 당연히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성완종이 사면‧복권된 이후에 벌인 범죄에 대해서까지 노무현에게 정치적 책임을 소급적용하는 논리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면할 때 성완종이 미래에 할 일을 예측하란 말인가? 만일 이런 논리가 적용된다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모든 일에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진 한국의 정치지형도를 감안할 때 성완종의 사면‧복권에 대한 새누리당의 의혹제기는 신이 아닌 이상 피해갈 수 없다. 문재인의 초기대응이 미숙했음은 그가 책임져야 할 것이지, 노무현에게 돌릴 일도 아니다. 그가 새정연까지 끌고 들어와 노무현을 극복하라는 주장에서는 실소까지 나온다.





새정연이 노무현을 극복하는 방법은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면 안 된다. 금태섭 자신이 글에서도 밝혔듯이 사면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고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들어간 행위라면 새누리당의 적반하장을 정면돌파해서 꺾어버리는 방식으로 가야지, 정치적 책임을 노무현에게 돌리는 방식은 초딩보다 못한 판단이다.



금태섭이 제시한 ‘정답’이란 검사 출신에게나 가능한 여러 가지 대처방법 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그것도 법률가 특유의 한계가 물씬한 그런 수준이다. 금태섭이 ‘정답’이라고 내놓은 방법이 먹힐 수 있다면 대한민국이 이처럼 개판으로 흘러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금태섭의 주장대로라면 검찰이 제대로 수사해 중형을 구형했어야 하고, 그것 때문에 수없이 많은 특권층 범죄들이 일어나지도 않았어야 했다.



제발 정치적 문제와 그에 따른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정치에 대한 이해부터 하고 판단하라. 금태섭의 글을 통째로 올리면서 아무런 부언 설명도 하지 않은 언론들도 한심하기 그지없지만, 뭐 대단한 글도 아니면서 ‘정답’이라고 스스로 칭하는 금태섭의 수준도 한심하기 그지없다.





정말 대한민국 엘리트 세계에는 철면피와 닭대가리들로 넘쳐난다. 비정상의 극치요, 참담한 비극이라 할 수밖에 없다. 이들을 모조리 쓸어버릴 수도 없는 일, 노무현 대통령이 스스로 생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직도 소름끼치게 억울하고 가슴 아플 뿐이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하자. 역대 대통령 중에 과대포장된 평가를 받는 대통령은 과한 만큼 덜어내야 하지만, 과소포장된 평가를 받는 대통령은 부족한 만큼 더해야 한다. 그래야 공평하지 않은가?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달빛천사7 2015.04.26 09:32 신고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여

  2. 머무는바람 2015.04.26 13:05 신고

    주말 잘 쉬세요 ^^

  3. 耽讀 2015.04.26 15:29 신고

    금태섭 주장이 정답은 아니지만, 문재인과 새정치가 새겨야 할 내용은 있습니다.
    '통치행위'다. 하지만 비리는 전혀 관계 없다고. 문재인 대표가 '법무부' 관련 시킨 것은 분명 실책이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4.26 15:53 신고

      실책은 맞습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성완종을 넣었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금태섭의 주장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으나 그렇다고 그의 주장대로라면 모든 정치행위는 정지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새누리당이 지금은 무슨 짓이라고 할 판인데 절대 그렇게 간단히 해결되지 않습니다.
      금태섭의 글은 노무현에게 책임을 떠넘기라는 것인데 사실관계가 그렇지 않다면 문재인으로서 받을 수 있는 그런 카드가 아닙니다.
      오히려 특검으로 가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문재인과 노무현에게는 좋고 이명박에게는 나쁠 것입니다.

  4. 하늘이 2015.04.26 22:21

    성완종이 목숨까지 버리면서 폭로한 진실을 새누리와 얼론,검찰은 역시나 물타기 하고 있고 문제의 본질은 어디로 가고 배가 산으로 가고 있으니~
    이놈의 정권 한번 제대로 뒤엎어야 하는데 사람이 죽어도 두려워하지 않는 저들의 뻔뻔함의 극치 ~

    • 늙은도령 2015.04.26 23:12 신고

      그러게 말입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음모론이 나올 판입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이지만 시간이 되면 글로 올려보겠습니다.

  5. 공수래공수거 2015.04.27 08:49 신고

    대통령 귀국에 맞춰 물꼬가 틀어지고 있습니다
    며칠뒤 보선 결과에 따라 또 한번 흐름이 요동치겠네요

    • 늙은도령 2015.04.27 16:27 신고

      성완종 사건에서 대통령만 빠져나왔어요.
      방송들은 문재인만 공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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