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중국을 상대로 슈퍼 301조를 발동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미국이 상대국에게 강요해온 자유무역과 다자간 무역에 반하는 슈퍼 301조는, 미국 연방정부가 우주적 규모로 늘어난 무역적자를 줄이고자 할 때 발동하는 것으로, 대상국의 제품에 제멋대로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악법 중 악법입니다. 대미수출 흑자액이 큰 나라일수록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슈퍼 301조인데, 이것이 발동되면 정상적인 거래로 거둔 흑자액의 대부분을 토해내야 합니다. 한국기업에게도 수시로 때리는 덤핑관세의 끝판왕이라고 보면 됩니다.  





전형적인 깡패법인 슈퍼 301조 발동의 으름장에 중국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중국의 대미흑자액은 그들의 달러보유액(1.2조 달러 정도)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는데,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트럼프가 이것을 바로잡겠다고 나선 것은 충분히 예상됐던 것입니다. 트럼프가 정계에 뛰어들기 위해 집필한 《강한 미국을 꿈꾸다》를 보면 미국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가는 국가들을 상대로 한 슈퍼 301조의 발동을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문제의식은 신용불량국가로 전락한 미국의 표상만 본 것일 뿐, 표상 밑에 자리한 본질적인 문제에는 접근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미국과 중국만이 아니라 세계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전 세계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킨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에서 세계경제가 겨우 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현재, 정신나간 트럼프가 중국을 상대로 슈퍼 301조를 발동하면 하나의 시장으로 연결된 세계경제는 극도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 수 있습니다. 



1929년보다 더 심각한 경제대침체를 겪었던 세계경제가 미미한 회복세에 접어들 수 있었던 것은 경착륙 조짐이 보였던 중국경제가 예상외로 잘 버텨주었기 때문인데, 슈퍼 301조가 발동되면 중국경제의 경착륙이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이것을 막아야 하는 중국으로써는 더 이상의 차이메리카(미국과 중국의 이익이 일치하는 것)를 유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미국의 몰락을 막기 위해 엄청난 손해를 각오하며 보유하고 있는 달러와 채권을 풀 것이며, 미국에 재투자한 자본도 빼낼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위안화의 환율이 요동칠 것이기 때문에 중국의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와 독일 같은 나라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은 또한 수출 감소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입을 줄일 것이며, 이에 따라 중국에 원료나 중간재를 파는 나라들의 피해도 급속도로 늘어납니다.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품목들도 타격을 입기 때문에 피해의 규모는 눈덩이처럼 늘어납니다. 중국마저 보호무역으로 돌아서면 세계경제는 버틸 수 없습니다. 





중국의 맞대응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미국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늘어납니다. 상위 1%가 이익을 독점하기 위해 월가의 금융산업, 아이디어 위주의 정보통신산업, 테러와의 전쟁으로 먹고사는 군산복합체와 감시·영상산업, 소프트 파워의 대명사인 헐리우드 영화와 미드 같은 문화산업, 지적재산권으로 먹고사는 제약업 등에 집중하느라 하위 99%의 소득원인 전통의 제조업을 일본과 한국, 대만, 중국 등으로 옮긴 까닭에 중국의 값싼 수입품을 대체할 방법이 없습니다. 대중국 무역적자도 상당히 부풀려진 것이어서 미국의 타격이 더욱 클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가 슈퍼 301조를 발동하면, 중국의 경제가 경착륙하기 전에 미국의 빈민층과 중하위층을 상대로 먹고사는 초대형 유통산업을 비롯해 수없이 많은 수출입업체들이 폭망을 피할 수 없어 미국경제가 내부로부터 붕괴하는 역효과가 발생합니다. 미국인들이 쓰는 생필품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수입한 것들이어서 트럼프의 지지층인 저임금·저학력 백인들이 직격탄을 피할 수 없습니다. 흑인과 히스패닉계의 불만도 극에 달할 것이어서 미국은 극도의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주이자 멕시코와 아시아계가 장악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주 같은 곳들은 독립을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비리그 출신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미국의 지배층은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신들이 살고있는 미국까지 신용불량국가로 전락시킨 주범이자, 세계경제를 파탄지경으로 내몬 악마 중의 악마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미국의 유권자들이 트럼프와 샌더스에 열광했던 것도 상위 1%의 탐욕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샌더스를 떨어뜨리기 위해 힐러리와 동맹을 맺은 대형언론들의 책임도 크며,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도 공화당과 하등 다를 것이 없습니다.



임기 내내 월가의 이익을 대변하는데 전력을 다한 오바마의 책임도 대단히 무시할 수 없습니다. 미국 지배층의 탐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들이 오바마 임기 동안 모조리 되살아났고, 단 한 명도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미국을 신용불량국가로 만든 탐욕의 체제는 트럼프 정부에게 그대로 전해진 것이지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이런 면에서 보면 일정 수준의 정당성이 있지만, 그 방법이 너무나 극단적이라는 면에서 모두가 죽는 최악의 선택입니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기업들의 U턴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법인세를 대폭 내렸다고 쉽게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중국의 인건비 상승을 견딜 수 있는 기업들을 제외하면 미국의 기업들 일부가 미국으로 U턴한 경우는 있지만 이들 기업들의 특징은 생산의 대부분을 자동화한 제조업이거나, 중국이란 시장에서 더 이상의 메리트를 찾을 수 없는 기업들이라 트럼프 정부가 슈퍼 301조를 발동한다 해도 특별히 이익이 될 것은 없습니다.      



현대기아차, LG화학, 삼성SDI 등을 제외하면 한국기업들의 상당수도 베트남과 인도 등으로 공장을 이전했지만, 단기간 내에 중국이란 시장을 대체할 방법이 없는 대한민국의 피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인 우리의 피해를 줄이려면 수출다변화와 내수경제의 확대가 필수적인데, 이것이 단시일 내에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어서 문통의 걱정이 태산일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의 도발이라도 없다면 미중의 무역전쟁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텐데, 그것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사드의 임시 배치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와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북한과의 대화가 하루라도 빨리 진행돼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북한 변수를 최소화하는 작업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7.08.16 07:40 신고

    완전 깡패입니다.
    원래 그런 나라지만 더 부끄러운 미국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7.08.16 15:11 신고

      트럼프가 미국을 유일제국에서 그저그런 나라로 만들고 있습니다.
      트럼프 재임 기간 중에 미국이 갈라지면 좋겠습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7.08.16 08:08 신고

    중국,인도간의 국경 분쟁도 변수입니다

    • 늙은도령 2017.08.16 15:12 신고

      그것도 미국이 부추기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정부는 정말 만악의 근원입니다.

  3. 덕산 2017.08.16 08:26

    무역 보복 전쟁이 어디까지 번질 지 알 수가 없네요. 중국 당대회때까지 시진핑이 어떻게 해결할 지...
    북핵 문제로 이리저리 어려운 상황에서 더 큰 악재가 터지지 않았나 심히 걱정되네요.

    • 늙은도령 2017.08.16 15:13 신고

      중국도 몇몇 성 단위는 주석의 힘이 제대로 미치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중국도 분열의 가능성이 높은데, 시진핑이 이것을 막으려면 미국의 보복에 강하게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미국이 자체의 문제 때문에 슈퍼 301조를 발동하기 힘들 것입니다.

  4. 2017.09.26 01:09

    비밀댓글입니다

  5. 희야 2017.09.26 02:01

    중국은 지금 달라의 비중을 벌써 줄여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도 자국 자산감축에 드러갔구요 !
    301조 이건 우리나라와 중국을 함께 진행할 확율이 큽니다 원산지 즉 중국 제품이 한국에서 한국인들이 원산지를 속여서 중국으로 판매를 해나가기 때문입니다

  6. 주술사 2018.01.27 21:10

    남북은 평화로 가야 되고
    미국과 중국은 이간계로 분해 시켜야
    우리가 주도권을 잡을수있다

    • 늙은도령 2018.01.27 22:00 신고

      그럴 수 있으면 좋은데,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일단 북한과의 경제협력부터 넓혀야 합니다.



상당한 양의 발언이 편집돼 방송을 타지 못하는 썰전에서 유시민이 단언하듯 말했던 것처럼, 미국은 절대로 중국과 북한과의 실물거래를 막을 수 없다. 보수 성향의 경제사가인 니얼 퍼거슨이 '차이메리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듯이, 미국의 경제는 중국의 경제에 절대적으로 예속돼 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중국의 저임금노동자(지금은 많이 올랐지만)가 제공하는 품질을 대체할 수 없으며, 부자나라의 가난한 국민인 미국인들의 소비성향을 만족시키고 값싼 생필품을 제공할 수 없다(고든 레어드의 《가격파괴의 저주》를 참조).  





중국이 미국의 국채를 가장 많이 가진 것(중앙정부만 놓고 볼 때 2조 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다. 통계가 불가능한 지방정부와 기업, 개인까지 포함하면 4~5조 달러도 넘을 수 있다. 미국의 무제한 양적완화 총액이 14조달러를 넘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 올라갈 수도 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도 영향을 줄 정도)도 무시할 수 없다. 오바마와 미국 양원의 대북제재안은 트럼프와 샌더스의 돌풍이 백악관을 뒤흔들 정도에 따라 선택의 폭을 넓혀둔 것에 불과하다. 

 


오바마가 재량권을 발휘해 중국과 북한의 실물거래에 제재를 가하면 유럽국가들의 반발도 현실화된다. 초장기 경제대침체에 빠져있는 유럽국가들의 최대시장인 중국이 미국의 제재 때문에 악영향을 받으면(유럽의 절대맹주에 오른 독일의 피해가 가장 클 것) 미국의 제재에 반기를 들 수밖에 없다. 그밖의 선진국 중에서 일본과 한국의 피해도 가늠하기 힘들어 미국의 제재는 허공을 향해 질러대는 공갈·협박에 다름 아니다.  



이것만이 아니다. 중국은 미국보다 후발국(개발도상국이란 단어는 해당국가들이 발전할 것이란 허상을 심어주기 위해 고안된 정치적 단어)의 경제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오바마도 퇴임 이후의 삶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에 대한 고강도제재 때문에 중국경제가 타격을 받으면 아들 부시 정부 때의 반미정서가 전 세계로 퍼져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중국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사용되는 5월1일 이후의 전 세계적 반격에 우주적 차원의 신용불량국가인 미국이 버텨낼 재간이란 없다. 미국의 제재가 중국경제를 흔들 경우, 중국정부가 전 세계 기업들을 상대로 위안화 결재비율을 대폭 높이는 것 하나만으로 미국경제를 파탄지경으로 내몰 수 있다. 중국의 수출기업과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화 자산을 유로화 등으로 바꾸는 것까지 더해지면, 그것으로 GAME OVER다! 





최악의 경우는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트럼프가 백악관을 접수한다 해도 연방정부와 미국경제 전체의 대차대조표를 받아들면 그가 할 수 있는 조처란 한국정부에 주한미군분담금 비율을 100%로 올리는 것, 매년 20~30조원의 무기 구입을 강요하는 것, 한국기업에 대한 덤핑관세를 마구 때리는 것 등이어서 북한보다 한국이 먼저 무너질 수도 있다.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대한민국의 경제규모가 세계 8위권까지 올라섰음에도 미국에 예속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것은 미국과 일본에 기생해 권력을 연장하려는 친일수구세력과 지배엘리트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유학파, 조중동 중심의 쓰레기 언론들의 사실왜곡과 대국민사기질 때문이다. 진실은 한국경제의 중국 편중이 거의 예속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며, 중국의 간단한 조치만으로 한국경제는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작금의 상황은 박근혜와 환관들, 새누리당과 미국유학파, 특권화된 기득권과 쓰레기언론들이 한국경제와 국민을 볼모로 위험천만한 정치도박을 벌이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미국의 북한제재가 강력해지면 해질수록 중국경제가 타격을 받는 것만큼, 그 후폭풍은 며칠의 시차도 두지 않은 채 IMF 구제금융은 비교도 할 수 없는 거대한 쓰나미로 한국경제를 쓸어버릴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과 로켓 발사를 빌미로 오바마 정부를 자극하는데 성공한 현 집권세력의 정치도박 덕분에 고사 직전의 일본 대기업과 강소기업들이 한국기업들을 대체할 것이며… 그 다음에 벌어질 일들은 차마 글로 옮기지 못하겠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4월13일의 총선에서 야권의 선거연합에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해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주는 것 이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현실론이다. 





아무리 높은 이상이라도 정치적 힘으로 조직되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 한 공허한 헛소리에 불과하다, 자신의 참호 속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비열한 갑질이나 행사하고 있는 강단의 지식인들처럼. 최후의 시간을 미뤄서 역전의 기회를모색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분노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필사적인 필리버스터가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6.02.26 08:32 신고

    미.중의 대북체제 협상이 이루어지면서 한국의 외교가 또 한번
    망신살을 뻗치려 하고 있습니다
    정신차려야 합니다..세계의 왕타,노리개가 될판입니다

    • 늙은도령 2016.02.26 17:47 신고

      박근혜와 새누리당, 친새누리매체 때문에 나라가 개판이 됐습니다.
      미치겠네요.

  2. 耽讀 2016.02.26 08:45 신고

    오늘 언론들은 안보리가 김정은 정권 목줄을 죈 제재안을 채택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중국이 드디어 동참했다고 난리입니다.
    정말 한심합니다. 앵무새가 되어버린 언론입니다. 오히려 피해는 우리가 입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경제는 망가지고 있는데 미국 군수업체 배풀리는 돈은 엄청 들어갈 것입니다.

  3. BOW 2016.02.26 11:12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1&aid=0008214051&sid1=001&spi_ref=m_news_twitter
    이글 부탁합니다.

    • BOW 2016.02.26 11:17

      왠지 예감이 않좋습니다.(이거에 대한 글올렸으면 합니다.)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100&key=20160226.99002105607
      http://www.nocutnews.co.kr/news/4553399

    • catlover8 2016.02.26 12:19

      기사 봤습니다. 이종걸 원내대표, 저는 이 사람이 오래전부터 정말 신뢰가 가질 않았습니다. 은수미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끝내고 눈물을 흘리며 동료 의원들과 포옹하는 자리에 그도 있었습니다. 그가 진심으로 감동을 받았다면, 어찌 이리도 합의를 하겠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는지..

      웬지 이 사람은 장기적으로 더민주에 독소조항 같은 사람이 될 것 같습니다.

    • 늙은도령 2016.02.26 17:49 신고

      새누당의 전략 때문입니다.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선거구획정을 최대한 미룬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글로 올릴게요.



미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동결했다. 미국식 통화정책의 마지노선인 물가상승률이 2%를 넘지 않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은 다른 국가에게 냉혹한 신자유주의를 강요해 경제위기를 조장하면서도 자신들은 케인즈 정책을 펼쳐 경제위기를 극복해왔는데, 이번에는 중국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의 반발에 한 발 물러선 것처럼 보인다. 정말 그럴까?





미 연준은 부자들을 갑부로 만들기 위해 금리를 20%대까지 올린 1970년대의 ‘볼커쇼크’를 거쳐, 레이건의 집권과 함께 단행된 천지개벽의 감세(소득세를 78%에서 28%로 내렸다), 워싱턴컨센서스로 이어지며 뉴딜과 케인즈의 잔재를 미국에서 걷어냈다. 이때부터 미국의 갑부들은 국내외로부터 돈을 긁어모았고, 연준은 이들의 돈놀이를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내렸다.



미국에서도 하위 99%의 부가 상위 1%의 수중으로 이전되기 시작했고, 높은 금리로 전 세계의 돈을 빨아들여 천문학적인 실탄을 마련했다. 이것도 부족했는지 ‘오일쇼크’를 주도했던 사우디를 협박해 수백 조(1980년의 경우)에 달하는 석유대금까지 굴리게 된 월가가 전 세계를 상대로 본격적인 돈놀이에 돌입했다.



밀턴 프리드먼과 그의 제자들인 시카고보이즈와 제프리 삭스와 립턴으로 대표되는 버클리마피아를 앞세운 미 연준과 재무부, 월가, IMF의 연합은 남미와 동유럽, 러시아, 중국을 털고(천안문 사태의 이면은 중국에 신자유주가 상륙한 것이고, 그 시작은 등소평이 경제교사로 프리드먼을 초청한 것이었다), 태국에서 한국으로 이어진 1997~8년의 외환위기를 일으키며 태양계 차원의 돈을 긁어모았다(이때 스웨덴처럼 유럽의 선진복지국가들도 털렸다).





이런 과정에서 슈퍼리치와 월가(와 군산복합체)의 부를 무한대로 늘려준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지구적 차원의 착취구조를 완성했다. 전 세계적으로 슈퍼클래스를 구축한 0.1~1%의 수중으로 하위 99%의 돈이 이전됐고, 중국은 미국의 채권을 사주는 대가로 세계의 공장을 자처할 수 있었다(노동의 종말, 고용없는 성장, 차이메리카는 이렇게 구축됐다).



태양계를 사고도 남을 돈이 슈퍼리치의 수중으로 흘러들어갔고, 이 돈이 20세기 말과 21세기 초의 벤처거품의 조성과 붕괴를 일으켰다. 그 다음에는 부동산 광풍을 비롯한 파생상품의 우주적 차원의 남발로 2008년의 신용(금융) 대붕괴로 전 세계를 끝을 알 수 없는 경제대불황으로 몰고 갔다.



이상이 전 세계는 물론 미국마저 몰락의 길로 내몬 신자유주의 40년의 가장 압축적인 묘사다. 문제는 이다음에 오바마가 정부가 행한 조치다. 월가의 돈으로 대통령에 오른 오마바 정부는 경제대불황의 주범들에 대한 우주적 차원의 사면복권(구제금융과 무제한 양적완화를 위한 기준금리 인하)이 바로 그것이다.



이 세 개의 조치로 인해 금융업체들은 손실처리를 넘어 역사상 최고의 전성시대를 구가하게 됐고, 탐욕의 잔치를 벌였던 슈퍼리치들은 2008년 이전보다 더욱 부유해졌다. 전 세계 부의 30%가 상위 0.1%의 수중으로 넘어갔고, 상위 1%에 수중에 50%, 상위 10%의 수중에 90%가 넘어갔다.



그 대신 전 세계 하위 90%는 적선인양 남겨둔 10%의 부를 가지고 피 터지는 무한경쟁을 해야 하는 적자생존의 지옥으로 내몰렸다(신자유주의가 가장 잘 작동하는 조건). 실물경제는 완전히 무너져 역사상 최장기의 대불황 속으로 빠져들었고, 유럽의 경제위기와 중국의 경착륙, 신흥국들의 저성장과 금융불안은 전 세계적 차원의 환율전쟁을 촉발시켰다.





전 세계적으로 돈이 넘쳐난다. 실물경제(테러와의 전쟁으로 대박을 터뜨린 군산복합체와 감시‧영상‧용역산업처럼 재난과 위기를 조장하고 재건을 담당하는 산업은 대호황)와 하위 90%와는 상관없이 금융과 슈퍼리치의 수중에서만 도는 돈이 넘쳐난다.



헌데 정말로 교묘한 것이 실물경제의 몰락은 저유가 체제를 구축했고, 사실상의 제로금리와 마이너스금리는 하위 90%에게 저축보다는 소비를 늘리도록 만들었음에도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막아주는 효자노릇을 하게 됐다. 미국경제가 조금 살아났지만 그것은 하위 90%의 혁명을 막는 정도에 불과하다.



선진국처럼 내수시장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각국 정부가 경제침체와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국민혈세로 확대재정정책을 펼칠 수 있는 것도, 이 돈들이 슈퍼리치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을 알면서도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것도, 하위 90%의 임금인상에 나서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박근혜 정부처럼 임금을 깎는 것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의 상태는 상위 1%에 의한, 상위 1%를 위한, 상위 1%의 신자유주의가 가장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들에게는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전 세계경제가 동시에 망하지 않는 한, 상위 1%도 피해갈 수 없는 대몰락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전복적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한 현재의 상태를 바꿀 이유가 없다.





다시 말해 미 연준이 당장은 기준금리를 인상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최소한 올해 안에만 올려도 충분하다는 뜻이다. 10월도 있고, 12월도 있으니 중국과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와 대척점에 설 이유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각국 정부가 금리 인상의 파장에 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먹을 것도 더 많아진다.  



게다가 각국에는 국민 전체의 것인 공공재들이 넘쳐난다. 민영화를 시키면 수백 년은 먹고 살 수 있는 국영기업과 공기업, 공공서비스(국민연금, 사회복지, 건강보험, 교육제도 등)가 넘쳐나고, 정부 자체를 민영화하면 하위 90%의 소비와 세금만으로도 영원한 부의 제국을 구축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를 상위 0,1%의 슈퍼리치와 상위 1%의 슈퍼클래스들이 하위 99%에 대한 역(逆)계급혁명이라고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세상을 모두에게 돌려주었던 위대한 대혁명의 전통이 완전히 뒤집혀 상위 1%의 수중으로 넘어갔고, 미 연준-미 재무부-월가-IMF가 추동하고, 미 국방부와 군산복합체가 강제하고, 각국 정부가 협조하는 글로벌 노예제도가 전 세계적으로 구축됐다.



미 금리 동결과 헬조선이 상관없는 것도 이 때문이며, 더한 지옥이 조금 미뤄졌을 뿐이며, 최상으로 쳐도 지금과 같은 지옥이 계속된다는 것만 말해줄 뿐이다. 명심하라, 당신이 하위 90%에 속한다면 신자유주의 체제(글로벌 노예제도)를 거둬내지 않는 한 어느 나라로 이민을 간다 해도 그곳이 바로 헬조선이라는 사실을.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耽讀 2015.09.18 12:16 신고

    박그네정권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경제 파국은 막을 것입니다.
    다음 정권에 핵폭탄을 물려줄 것입니다. 그리고 이명박처럼 아무 책임 안집니다. 정말 나쁜정권입니다.

    • 늙은도령 2015.09.18 13:16 신고

      문제는 국민들이 어떻게 이 난관을 넘기느냐 입니다.
      정말 걱정입니다.
      언론은 이런 실상을 얘기하지 않으니....

  2. 우니에몽 2015.09.18 15:36 신고

    뀨 저왔씁니당!!

  3. 바람 언덕 2015.09.19 10:32 신고

    언젠가는 터질일...
    빨랑 올리고 터져버리던지...
    매도 빨리 맞는 게 낳다고 했는데...
    요즘은 정말 욕지거리 밖에는 안나옵니다.

    ^^;;;

    • 늙은도령 2015.09.19 17:22 신고

      네, 최악의 상황에 이르고 있습니다.
      혁명에 준하는 변화가 있겠지요.
      이런 상태로는 더는 불가능하니까.....

  4. 공수래공수거 2015.09.19 11:15 신고

    재벌들의 금고에도 돈이 철철 넘쳐 나고 있습니다
    제 주머니는 언제나 먼지만 훌훌....

  5. base 2015.09.19 12:36

    위 내용에서 미 갑부들은 국내외에서 돈을 긁어 모았고 연준은 이를위해 금리를 내려주었다는 의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늙은도령 2015.09.19 15:37 신고

      원래 연준은 미국의 공식적인 정부기구가 아닙니다.
      원래 민간기구입니다.
      미국 각주의 중앙은행과 다른 은행들의 대표기구입니다.
      볼커부터 옐런까지 모조리 유대인이 의장을 했고요.

      프리드먼의 신자유주의는 완전고용을 위해 금리가 어느 정도 높아도 됩니다.
      저축과 고율의 조세로 경제를 성장시켜 임금을 올려주면 되니까요.
      물론 안정적인 물가상승을 관리하면서요.

      헌데 이런 상황에서는 부자들이 재산을 늘릴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볼커 의장 때 금리를 21%까지 올렸습니다.
      레이건은 세율을 78%에서 28%까지 내렸고요.
      미국의 중산층은 돈을 벌어 집을 살 때 대출을 낍니다.
      헌데 금리가 올랐으니 여러 중산층이 무너지고, 거대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며 케인즈 체제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것을 볼커쇼크라 하는데 이때 부자들이 이자 덕분에 큰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그런 다음에 금리를 내렸습니다.
      파산하거나 가난해진 중산층들이 대출을 늘렸고, 이 돈은 부자들의 돈에서 나왔으니 국내에서 돈놀이를 할 수 있게 됐고요.
      그렇게 금리가 내려가면 대출이 늘어납니다.
      정부의 각종 복지제도도 없앴기 때문에 더욱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부자들의 금고는 늘어났습니다.

      그 다음은 외국에 금융위기를 일으켜 IMF 구제금융을 받게 하고 이자를 대폭 올립니다.
      대출받은 사람들은 망하고, 그들은 어마어마한 이자를 챙기고, 값싼 가격에 주요 기업들을 인수하고, 다시 되팔아 목돈을 챙기고, 그 다음부터는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로 돈을 또 벌고....

      이런 식이지요.
      신자유주의는 그렇게 국내외에서 상위 1%가 하위 90%의 돈을 긁어갑니다.
      정부가 할 일을 줄이는 것도 이 때문이고, 규제를 푸는 것도, 자유로운 자본 이동을 하도록 만드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가 더 있는데 그것은 지적공동체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 base 2015.09.19 16:05

      원문에서 중간과정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이해가 힘들었습니다. 답변에 감사드리고 그날 뵙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5.09.19 17:20 신고

      네, 그때 뵙겠습니다.

  6. 불루이글 2015.09.19 18:01 신고

    0.1%슈퍼리치들 이 전세계 부의 30% 더 늘려서 상위10%가 90%의 부를 차지하고 나머지 10%로 90%의 하위층들이 피터지게 싸워 가며 싸우고 있다는 말씀 이군요

    정말 놀라운 이야기가 아닐수 없네요

    빈민들끼리 피터지게 싸우는 현상이

    바로 우리 나라 처럼 목소리를 낼수 없도록 귀족노조로 낙인을 찍어 노노 갈등과 국민 불신을 조장하고 그기에 놀아난 저능한 국민들 때문에 노예들 끼리 피터지게 다투는 형국과 다를바가 없는것 같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 드립니다.

    • 늙은도령 2015.09.19 18:43 신고

      네, 정말로 이렇게까지 심각한 부의 불평등이 심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 상태로 가면 최악의 시기에 이를 수밖에 없습니다.

  7. 브이포벤데타 2015.09.20 00:04

    ...어디를 가더라도 헬조선이란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그래도 그나마 나은 곳이 있지 않을까요? 북유럽 국가나 스위스라던가 ^^ ...요새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이민 이란 단어가 절로 떠오를 수도 있겠습니다. 좋은 글들 감사합니다.

  8. 덕산 2015.09.20 08:04

    우리 자녀들을 이땅에서 어떻게 키워야 될지 많은 고민을 하면 살고 있습니다.

  9. 소피스트 지니 2015.10.04 23:10 신고

    정말 억울한 일입니다. 야근에 지친 몸뚱아리 하나밖에 없는 우리를 또 털어먹는 족속들에게 주먹이라고 한번 날려봤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10. 타임슬리퍼 2015.11.03 22:56

    안녕하세요! 미국 금리 동결 관련해서 검색해 보다 이 사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전에도 아고라에서 늙은도령님이 올려주시는글 잘 봐오다가 이렇게 개별 사이트가 있는걸 알고서 내용 살펴보다가 궁금중에 글을 남깁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11/02/0200000000AKR20151102209500071.HTML?input=1179m

    위의 사이트 내용 대로라면 미국 부채가 오바마 임기내 2배 가까이 상승해서 지금 2경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려버리면 부채가 더욱 증가되고 결국 미국이 더 힘들어 지는것 아닐까요?

    미국이 금리를 올릴수는 있을까요?

    무식한 질문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몰라서 그럽니다.

    이점에 대해서 제가 어떤점을 간과하고 있는지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낙관적인 전망을 기준으로 할 때, 남북합의문에 들어갈 최종 문구를 조율하느라 남북고위급회담이 길어지는 것 같다. 양측(특히 한국)은 각각의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이번 회담이 길어진 이유와 그에 합당한 명분, 실효성 있는 전망을 합의문에 담아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양국의 강경파 때문에 너무 나가버렸으니 제자리로 되돌리는 것이 어찌 쉬울 텐가?





그렇다면 남북고위급회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오바마와 시진핑의 입장에서 이번 사태를 보면 어떨까? 남은 임기 면에서 볼 때 둘의 차이는 뚜렷하지만, 니얼 퍼거슨이 ‘차이메리카’라는 신조어를 만든 것처럼 미국과 중국의 정부는 정치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어느 한쪽에 일방적인 유리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을 논거의 기반으로 해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오바마를 중심으로 이번 사태를 살펴보자. 오바마는 ‘백인가면을 쓴 흑인정치인’이라는 혹평을 들을 만큼 미 주류백인의 범위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내치에서는 오바마가 공화당 출신이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였다. 외치, 즉 외교와 군사정책에서는 미 주류에게서마저 최악의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2번째 임기가 중반을 넘어서며, 오바마는 내치와 외치 모두에서 좋은 점수를 따고 있다. 경제의 끝없는 몰락을 막는데 성공했고(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외치에서도 쿠바와 이란과의 관계 개선에 .성공함으로써 지지율도 올라가고, 민주당이 배출한 대통령 중에 성공했다는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트럼프 돌풍은 이 모든 것이 상당수 미국인들에게 허상일 수도 있고 지금까지의 노력이 말짱도루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지만, 최소한 전체 미국의 여론은 오바마의 최근 행보에 좋은 점수를 주고 있다. 중국 발 경제위기가 미국의 발목을 잡지 않는다면 오바마는 또 다른 변수의 등장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제 남은 것은 중국의 독주를 막기 위한 대중봉쇄(동북아시아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와 북한 핵위협 해결이다. 이 두 가지는 하나로 연결된 것이어서 미국 외교와 군사정책의 최대 난제다. 미국의 입장에서 최상은 북한의 핵위협을 종식시키면서 한미일 공조체제를 굳건히 하는 것이다. 



재정절벽에 처할 만큼 국가부채가 우주적 차원에 이르렀기 때문에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바라지 않는다. 거기에 투입할 돈이 없기 때문이며, 겨우 회생의 기미가 보이는 경제마저 또다시 추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입장에서 가장 적은 비용으로 핵위협을 관리할 수 있다면, 남북이 적정선에서 합의와 대치를 유지하는 것이 최상이다. 



연평도 포격의 대응도 한국 정부에게 일임했던 미국이 DMZ 지뢰폭발에서 확성기 대응과 로켓포 사건까지 연합사령부가 직접 나서 상황관리를 주도하고 있는 것도 극한 대결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고 싶은 김정은이나, 조기레임덕을 막기 위한 박근혜나 소수 강경파에게 휘둘리는 것이 미덥지 못할 수밖에 없다.  



세일가스 채굴기술의 발달로 중동 중심의 전략적 중요성이 많이 낮아진 상황에서(유가가 너무 하락돼 미국도 부담이 되고 있다), 남북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을 막지 못하면 오바마로서는 공들여 쌓은 탑이 일시에 무너져 내리는 최악의 수가 된다.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전략적 자산의 동원과 배치에 신중을 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진핑의 입장에서는 오바마보다 남북의 극한대치가 수십 수백 배 부담스럽다. 임기가 7년 이상 남은 시진핑은 고도성장을 이어온 중국경제가 경착륙을 피할 수 없고, 대국굴기의 첫 번째 단추인 전승절 행사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한의 극한대치란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시진핑이 김정은 정권에 대한 영향력이 더욱 낮아지는 것을 감수하고도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구축해 심혈을 기울인 것도 한미일의 대중국 봉쇄에 맞서기 위함도 있다. 남북경색이 심해지고 길어질 경우 미국과의 정면충돌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중국의 내부사정이 결코 만만치 않다.



하지만 남북고위급회담이 결렬돼 전면전이 발발하면 북한에 군대를 파견할 수밖에 없다. 북한 주민들의 대규모 월경을 막는 것만으로 그칠 수 없는 것은 북한이 가지고 있는 대미 지렛대 역할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시진핑의 입장은 중단기적인 입장에서 보면 오바마와 다를 것이 없다. 





김정은도 이런 현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물러설 수 없고, 박근혜도 이런 현실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종편이 연일 ‘전쟁 불사’를 울부짖는 것도 이런 정치경제적 역학관계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볼 때 미국과 중국이 한국의 손을 들어 주고 있는 형국인데, 이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벼랑 끝 전술을 포기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



박근혜도 이에 질세라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회담결과의 가이드라인을 또 한 번 천명했다. 서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극단의 상황까지 감수하겠다며 최고조의 압박을 가하는 것은 늘 있는 일이고, 남북한의 입장이 강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장고 끝에 나올 수 있는 것은 최소한의 합의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오바마도 시진핑도 김정은과 박근혜의 무한대치를 수수방관만 할 수 없는 것이 그들이 처한 현실이다. 남북한이 일정 수준 이상의 합의를 내놓기까지 마냥 기다릴 외국계 자본도 없다. 세계경제의 9월 위기설은 지나친 감이 있다 해도, 두 지도자는 남북의 극한대치로 세계증시가 요동치는 것을 그냥 두고 바라만 볼 여유란 없다. 던져진 주사위라도 주워들어야 한다. 



냉철한 이성과 합리적 사고가 사라진 곳에 무엇이 남는지는 누구나 안다. 남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경색국면이 오래가면 정치경제적 피해는 눈사태처럼 늘어난다. 남북한이 전쟁 직전에 이르기까지 7년7개월이 걸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는데,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있으려면 이제 2년5개월 밖에 (또는 2년5개월이나) 남았다. 



엿 같지만, 우리가 유감 표명에도 감지덕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북의 극한대치가 일단락됐지만 그 과정에서 일어났던 일들에 대한 반성적 고찰과 냉정한 조사가 있어야 하며,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의 승리를 위해 '유감 표명'을 받아낸 것이 무슨 원칙의 소산이며 대단한 것인지 떠벌리는 것은 막아야 한다. 독재 권력과의 싸움은 이제부터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8.25 08:09 신고

    이번 합의가 중국의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압박이
    일부분 작용했을지도 모릅니다
    얼마 안 남은 잔치에 옆집에서 싸움나면 안될테니

    • 늙은도령 2015.08.25 17:14 신고

      중국의 압력이 가장 컸을 것입니다.
      유감 표명은 그래서 나온 것 같습니다.
      헌데 유감이라는 것은 자신들이 지뢰도발을 하지 않았다는 뜻도 됩니다.



도대체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특히 외교부)는 대미와 대중 외교를 어떻게 했기에 사드미사일을 놓고 두 나라가 대놓고 내정간섭을 한단 말입니까? 오바마와 시진핑을 수차례 만나면서 패션쇼를 한 것 말고, 대체 무슨 외교를 벌였기에 두 나라가 대한민국의 주권을 이렇게도 허접하게 본단 말입니까?





두 최대 강국 사이에서 실리를 챙기는 균형외교요? 그 결과가 이것입니까? 국가의 주권조차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균형외교의 실리란 말입니까? 아무리 작은 나라도 스스로의 주권을 지킬 의지가 확고하면 어떤 나라도 내정간섭을 할 수 없는 것이 21세기의 국제관계입니다.



조중동의 보도와 종편(JTBC 제외)에 고정 출현하는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한 북한의 도발에도 미국이 직접적인 공격 한 번 못하고 중국이 대놓고 압박하지 못하는 것이 21세기의 국제관계입니다. 온갖 전쟁범죄로 얼룩진 시리아 내전에도 강대국이 개입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박정희 유신독재와 전두환의 군부독재 이후로 미국이 이렇게까지 대놓고 내정간섭을 한 적이 있습니까? 민주정부 10년 동안 중국이 외교관을 파견해 감 내놔라 배 내놔라 한 적이 있었습니까? 뼛속까지 친미였던 이명박 정부 때도 (알아서 기었던 면도 있지만) 이런 식으로 대놓고 내정간섭을 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 나라의 주권과 독립성은 최고지도자의 의지와 지혜 및 권위, 외교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 관료들의 주도면밀한 노력과 헌신 속에서만 지켜집니다. 지도자와 정부 관료들이 그렇게 국가의 주권과 실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지혜롭게 대처하면, 그런 신뢰가 공고해지면 국민이 초강대국도 무시할 수 없는 지지

힘을 실어줍니다.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 공식적인 행사에서 자국어를 쓰는 것도 주권과 관련된 사항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개인의 외국어실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외국정상과 정부 관료를 만났을 때 자국의 주권과 실리를 위해서라면 지옥에라도 뛰어들 수 있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드미사일 도입은 미국의 대중국 봉쇄와 필연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미국을 무서운 속도로 따라잡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군사‧외교 전략입니다. 니얼 퍼거슨이 《금융의 지배》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이익이 하나처럼 연결돼 있다고 해서 ‘차이메리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지만, 그것은 현실을 모르는 낭만적 표현에 불과합니다.





21세기의 부는 아시아에 있기 때문에 미국이 중동과 유럽 중시전략에서 동북아로 눈을 돌린 것이며, 그 핵심에 한미일의 군사력을 동원한 대중국 봉쇄가 있습니다. 세일가스 채굴기술의 발달로 영향을 미쳤지만, 오로지 현재와 미래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국제관계는 주도면밀한 계산과 거래 및 협상에서의 주도권이 핵심적 요소입니다.



헌데 사드미사일 도입을 두고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과 미국의 내정간섭은 박근혜 정부의 형편없는 외교로 대한민국이 아예 주도권을 상실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초강대국의 이익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문제에서 전략적 모호성이란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뿐입니다.





양국의 비정상적이고 비이성적인 행태에 종지부를 찍으려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합니다. 국방부가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중국과 미국을 향해 대한민국의 주권을 확실하게 천명하고, 국방 주권을 찾아와야 합니다. 그래야만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잡힌 실리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미국은 군사력과 금융, 대중문화를 빼면 지는 나라입니다. 중국도 5억 명이 절대빈곤 상태고, 어떤 방식으로도 13억5천만 명을 통치할 수 없기 때문에 내적인 문제로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강하게 나가면 초강대국 미국과 중국이라도 이런 식의 막장드라마는 계속할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최고지도자라면 직접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렇게 못한다면 대통령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습니다. 국민에 대해서가 아니라 외국에 대해서 주권과 실리를 주장하지 못하면 어떻게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5.03.18 07:00 신고

    사드는 우리국방을 위한 게 아닙니다.
    미국의 군피아 이익을 위해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휘말리는 정치는 정치도 아닙니다.
    오히려 케스팅보트를 이용할 수 있느 기회까지 놓치고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3.18 17:23 신고

      한심한 노릇이지요.
      미국은 국방비 부담을 이렇게 풀어가면서 일석삼조를 노리는데 이에 놀아나는 대통령과 정부, 국방부까지 절절매는 것을 보면.
      박근혜는 탄핵이나 하야시켜야 합니다.

  2. 耽讀 2015.03.18 08:51 신고

    언론은 박그네가 외교는 잘한다고 딸랑거립니다. 일명 전문가들. 하지만 외교에 빵점이죠. 한심한 정권입니다.

    • 늙은도령 2015.03.18 17:23 신고

      솔직히 지랄염병하는 것이지요.
      돈만 찾아다니는 것은 언론이 아니라 악마입니다.

  3. 뉴론♥ 2015.03.18 09:19 신고

    항상 스끄러운 정치 경제가 언제쯤 조용한 세상이 올런지욤 ㅎㅎ.

    • 늙은도령 2015.03.18 17:25 신고

      조용한 세상은 좋은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언제나 특권층이 이익을 봅니다.

  4. 바람 언덕 2015.03.18 10:53 신고

    개판 개판 이런 개판은 일찌기 보지를 못했네요.
    도대체 뭔 생각이 있는건지...
    구한말의 악몽이 생각납니다.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인가요. 평행이론도 아니고 이 무슨...
    몇대 쥐어 박아야 직성이 풀릴 것 같습니다.

    • 늙은도령 2015.03.18 17:26 신고

      탄핵이나 하야를 시켜야 합니다.
      보수정부 8년차, 나라가 거덜날 지경입니다.

  5. 공수래공수거 2015.03.18 11:16 신고

    "전략적모호성"이라는 말로 언제까지 눈치만 볼란지...

  6. Cong Cherry 2015.03.18 13:38 신고

    휘둘리지 않는 국가였음 하는 바람은 언제쯤 이뤄질까요?

    • 늙은도령 2015.03.18 17:30 신고

      통일이 되면 안 흔들립니다.
      경제적 통일이라도 해야 이런 일이 사라집니다.

  7. 하늘이 2015.03.18 16:27

    대통령이 정체성과 중심이 없으니 휘둘리는것 아닌가요?
    답답합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함께 흔들리면 안되겠지요?

    • 늙은도령 2015.03.18 17:30 신고

      네, 국민이 흔들리지 않으면 미국과 중국도 함부로 못합니다.
      대통령과 정부가 못하면 우리라도 해야죠.

  8. 최홍대 2015.03.18 19:04 신고

    마치 조선이 사대하던 명나라와의 관계를 생각나게 합니다.

    • 늙은도령 2015.03.18 21:04 신고

      국가는 지도자의 용기와 의지, 헌신에 의해 외국에 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됩니다.
      박근혜늩 그럴 능력이 없습니다.
      대통령이 되지 말아야 했던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9. 민주청년 2015.03.23 21:27 신고

    뭐 어느 정부라도 힘들었을 거같에요. 언젠가 올 시점이었으니까요.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잘 해결했으면 좋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5.03.24 03:00 신고

      결국 은행 가입하고 사드 구입할 것입니다.
      이미 정치적 결정은 정해진 상태로 요식행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제정치학에서 이미 결정된 다음에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여론을 조성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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