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파동이면서 입자이다. 빛은 태양처럼 강력한 중력을 가진 행성의 주변을 지날 때 휘는 것도 입자적 성질 때문이다(상대성이론은 이런 관찰을 통해 증명됐다). 이런 입자적 성질과 가시광선 영역대의 파동 때문에 이것이 외부조건에 의해 교란을 받으면 색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카멜레온은 얼마나 위대한가!).





이것을 빌어먹을(영어로 fucking이라 한다) 빛의 간섭이라고 한다.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기본적으로 적‧녹‧청으로 이루어진 빛의 입자들은 파장의 크기에 따라 겹쳐지며 색깔이 변한다. 인간의 눈과 CCTV의 렌즈도 이런 식으로 색깔을 인지하고 반영해 짝퉁 재연을 걸러낸다. 흰색은 세 개의 색이 중첩되는 부분에서 일어난다.



헌데 유병언처럼 자살한 것으로 확정된 국정원 직원의 마티즈 번호판은 얄궂게도 녹색과 흰색으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경찰의 해명처럼 빛의 간섭이 일어난다고 해도 녹색은 녹색으로 나오고 흰색은 흰색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그 증거가 번호판 전체가 하얗게 나오지 않고 검은색 부분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경찰의 재연처럼, CCTV 꼴리는 대로 선택적 빛의 간섭이 일어날 수 없다. CCTV의 렌즈도 적‧녹‧청에 기반해 모든 색을 인식하기 때문에 초록색만 하얗게 변할 수 없다. 또한 범퍼 부착물은 검은색이어서 빛의 간섭도 받지 않는다. 검은색은 의도적인 조작이 없는 한 무조건 검은색(빛을 반사하지 않기 때문)으로 나타난다.





CCTV가 국정원을 두려워하는 경찰의 압력을 받지 않은 한, 달리고 있는 마티즈 영상을 보면 검은색이었던 부분은 모두 검은색으로 나타났지 검은색 범퍼 부착물처럼 아예 사라지지 않았다. 앞의 글에서 주장했듯이 전방 조명등 윤곽의 검은색과 바퀴의 검은색 등이 분명하게 잡힌 것과 비교할 때 빛의 간섭이 범퍼 부착물에서만 일어나 투명해지지 않는다.



유독 마티즈 번호판에 강한 조명(이건 어디서 왔지? 혹시 누구의 레이저?)이 집중돼 하얗게 보였다고 해도, 번호판 고정 볼트처럼 검은 부분은 여전히 검게 인식됐다는 것은 빛의 간섭이나 조명의 양, 미세먼지 농도, 빛의 반사각도, 마티즈의 속도를 모두 고려한다 해도 경찰의 재연결과가 나올 수 없다. 경찰의 해명은 과학적으로 볼 때 대단히 사이비스럽기만 하다.



게다가 연일 실시간검색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는 마티즈의 속도를 알 수 없지만 ‘6시 18분쯤 화산2리 버스정류장 앞으로 이동하는 영상’에서는 번호판, 부착물, 안테나가 분명하게 인식됐으니 이런 환장할 노릇이 어디 있겠는가. 둘 간의 차이를 렌즈의 화질이 떨어져 발생한 일이라고 한다면 CCTV 제작업체만 억울할 노릇이다(감사원은 경찰의 CCTV 구입예산의 집행내역을 감사하라!!).





아무리 화소가 떨어진다고 해도 Bayer Mosaic Pattern이 작동하는 한 경찰의 기기묘묘한 해명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없다. 의혹을 푸는 유일한 방법은 경찰이 확보하고 있는 마티즈 관련 모든 영상을 공개하면 된다. 빛과 조명, 속도와 렌즈가 합작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경찰이 하고 있는 것인지 간단하게 확인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렇게도 자랑했던 정부3.0에 관계영상을 모두 다 올리면 정부의 투명성도 올라가고 국민의 불신과 의혹도 해소될 수 있으니 일석이조도 이런 일석이조가 없으리라. 새정치민주연합에는 국정원 직원의 로그기록을 보내주는 것까지 이루어지면 박근혜 정부의 투명성 정도는 가히 천하제일에 이르리라(그래도 7시간의 미스터리는 밝혀지지 않겠지만). 



증거인멸에 혈안이 된 국정원이 문제의 마티즈를 폐차했기 때문에 경찰의 재연영상을 객관적으로 다시 재연할 필요가 있다. 문득 이런 광고카피가 떠오른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다. 침대는 과학이다." 허면 서로 다른 CCTV 영상은 무엇이 가구이고 무엇이 과학일까? 과학적으로 볼 때 녹색 번호판이 하얗게 찍힌 것보다 검은색 범퍼 부착물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 의심스럽지 않을까?  



쓸데없이 친절한 주) 왜 하필 적녹청인지 이해하려면 기본입자(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로 양성자, 중성자, 전자 등이 이에 속한다)를 이루는 6종류의 쿼크가 적색과 녹색과 청색을 띠기 때문입니다. 즉 모든 색채는 적녹청의 세 가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디지털TV에서 색을 구현하는 것도 기본적으로 이 세 가지 색의 조합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주) 우리가 속지 말아야 할 것은 마티즈 번호판이 국정원 해킹 및 사찰의혹의 핵심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의혹을 풀기 위한 핵심은 국정원 중앙서버나 자살한 직원의 컴퓨터 로그기록를 파괴하지 않았다면 거기에 진실이 있습니다. 마티즈 영상이 사실으로 판명됐다고 해서 국정원 해킹 및 사살 의혹이 줄어드는 것이 아닙니다. 절대 속지 마십시오, 집권세력의 프레임 설정에.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5.07.23 18:32 신고

    거짓말도 머리가 좋아야 공감을 얻을 수 있는데 걱정원은 그런 머리조차 없습니다.
    역사에 남길 거짓말을 생산 중입니다.

    • 늙은도령 2015.07.23 18:56 신고

      도저히 속일 수 없는 것들을 가지고 속이려 하다 보니 온갖 무리수들이 나오는 것이지요.
      정권을 탈환해야 할 이유가 너무 많습니다.

  2. 하늘이 2015.07.23 23:37

    눈가리고 아웅도 이런 아웅이 없습니다.
    정권은 반드시 탈환해야죠!

    • 늙은도령 2015.07.23 23:40 신고

      그래야 하는데 요즘 새정치민주연합이 하는 것을 보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진정한 진보정당이 있어야 하고, 청년들이 움직여야 합니다.
      세대가 변하면 사회는 변하는데 지금 청년들은 체제에 너무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것이 키워드입니다.

  3. base 2015.07.24 00:27

    일부 국민들이 먼저 멍석을 깔아 놓는데 이끌어 주는 지도층이 아직은 보이지 않는것 같네요..

    • 늙은도령 2015.07.24 00:32 신고

      안철수에게 힘을 실어줘야지요.
      대신 문재인은 노동시장 개악을 막는데 집중했으면 합니다.
      이런 식으로 나가면 젊은층도 움직일 수 있고, 양대노총도 포용할 수 있습니다.
      전교조가 부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요.
      UN 산하의 국제노동기구(ILO)가 전교조 문제를 집중토의해 박근혜 정부와 유엔에 보고하고, 전 세계 교원노조와도 연대하겠다니 전교조가 힘을 내기를 바랍니다.
      이런 상황에서 셀프 디스를 통해 카리스마 부족을 인정했던 문재인이 실천을 통해 진정한 지도자의 위치에 올라서기를 바랍니다.

  4. 공수래공수거 2015.07.24 08:49 신고

    경찰의 해명은 오히려 의혹,불신만 부추깁니다
    정말 콩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지 못할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간첩 조작사건처럼 밝혀 내야 합니다

    • 늙은도령 2015.07.24 15:38 신고

      마티즈 폐차시킨 것에서 보듯 이번 사건을 풀어갈 가능성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이건, 그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본질이건 간에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학문이 있다. 그것은 모든 학문의 기초라고 하는 물리학이다. 우주와 삼라만상의 생성과 소멸을 탐구하는 물리학은 정치·경제·사회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근본적인 도움을 준다.



특히 현대의 민주주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현대물리학의 거의 전부라 할 수 있는 양자역학을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 자유와 평등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이루어진 민주주의의 원리를 이해하려면 현대물리학의 핵심인 양자역학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양자역학을 이루는 원리는 불확정성의 원리와 베타원리가 대표적인데, 둘 다 민주주의를 이해하는데 필요하다. 이 두 개의 원리를 자세히 설명하려면 상당한 지면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불확정성의 원리가 민주주의 이해에 얼마나 중요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하이젠베르크가 정립한 불확정성의 원리는 입자가 위치와 운동량이라는 서로 다른 성질로 측정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입자가 특정할 수 있는 위치로 측정될 때는 질량을 지닌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같은 입자들은 언제나 동일한 질량을 가진다, 평등의 개념처럼.



헌데 입자는 질량적 성질인 위치와 동시에 운동량을 지니고 있다. 운동량은 에너지가 없으면 만들어지지 않는다. 즉, 입자가 운동량으로 측정될 때는 에너지가 만들어내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파동으로 이해된다, 자유의 개념처럼.





입자는 이렇게 특정한 위치를 가질 수 있는 질량적인 성질과 특정한 위치에 머물러 있지 않으려는 운동량인 에너지적인 성질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렇다 보니 특정한 위치로서 입자를 측정하려 하면 운동량에 문제가 생기고, 운동량으로 측정하려면 위치에 문제가 생긴다.



결국 만물을 이루는 입자는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확정할 수 없는 불확정한 존재로만 측정이 가능하다. 이것이 불확정성의 원리다. 위치를 고정하려 하면 운동량에 문제가 생기고, 운동량을 고정하려 하면 위치에 문제가 생긴다. 둘 중에 하나라도 고정하면 입자는 존재할 수 없다.



입자가 지니는 이런 두 가지 성질 때문에 위치와 운동량은 지속적인 측정을 통해 확률로 제시될 수밖에 없다. 입자에 인위적인 변화(정치)를 주려면 측정의 횟수를 통해 편차를 최대한 줄인 다음에 질량적 성질을 지닌 위치에 에너지를 가해야 한다.





민주주의가 바로 그러하다. 질량적 성질인 평등과 에너지적 성질인 자유를 동시에 지니고 있어야 민주주의는 존재할 수 있다. 평등에 치우지면 자유가 침해받고, 자유에 치중하면 평등이 침해받는다. 둘은 하나이면서도 서로 성질이 다른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 중에서 자유를 강조한 것이다. 자유의 확대는 평등의 축소를 말한다. 신자유주의는 이것을 극단까지 밀어붙인 것이다. 온갖 불평등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평등이 커질수록 민주주의는 축소되고 과두정치나 금권정치로 넘어간다.



불평등이 우주와 자연의 법칙이자 원리라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모든 존재의 근본인 입자의 차원에서도 자유(운동량)와 평등(위치)은 분리할 수 없는 서로 다른 성질이다. 어느 하나가 강조되면 입자 자체가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민주주의도 무너진다.





다윈과 월리스의 진화론을 봐도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이 핵심 원리가 아니다.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 원리다. 생태계의 균형은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을 허용하지 않는다. 인류가 민주주의를 지배적 원리로 받아들였다면, 자유와 평등을 분리해서 보면 안 된다.



공존이 불가능할 정도로 불평등을 인정하면, 민주주의는 고사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불평등의 체제인 과두정치나 금권정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불평등에 맞서 싸워야 한다. 불평등은 자유마저 죽이기 때문이다(마찬가지로 등급을 매겨 신용을 창출하는 빚의 경제학이 불평등을 확대하기 때문에 민주주의와 상극이란 사실을 이해하는 것도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1. 중용투자자 2014.10.08 07:57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법대로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자본을 바탕으로 법위에 군림하려고 드는 소수의 사람들 때문에 자유와 평등이 난도질 당하는 듯합니다.

    • 늙은도령 2014.10.08 17:41 신고

      지금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습니다.
      박근혜는 국정은 운영할 능력이 없습니다.
      여기 저기서 개판인 것이 자주 목격됩니다.

  2. 참교육 2014.10.08 10:33 신고

    저는 많이 어렵습니다.
    사회과학을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자연과학을 공부해야한다는 얘기가 왜 나왔는지 알만합니다.

    • 늙은도령 2014.10.08 17:44 신고

      쉽게 설명하려고 했는데 어려웠나 보네요.
      원래 헤겔, 마르크스, 다윈 같은 사람도 뉴턴역학에서 이론이 출발점을 삼았습니다.
      물론 프랑스대혁명도 영향을 주었지만....

      우리가 어떤 사상이나 이념이 그냥 정치 사회학적으로 생기는 줄 아는데 사실은 과학적 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는 양자역학이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4.10.08 10:54 신고

    저에게도 어려운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도령님의 해박한 지식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합니다

    • 늙은도령 2014.10.08 17:45 신고

      허허허...
      더 쉽게 쓰면 양자역학적으로 틀린 것이 돼 이 정도 수준에서 맞춘 것인데 어려웠나 봅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우리가 사상이나 이념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궤변들이 가능한 것이고요.

  4. 바람 언덕 2014.10.08 11:33 신고

    양자역학 이론에서 민주주의를 뽑아낼 수 있다니...
    정말 도령님...
    졌습니다, 졌어요...

    쵝오...

    • 늙은도령 2014.10.08 17:47 신고

      원래 헤겔, 마르크스, 다윈 등도 뉴턴역학에서 사상적 기본원리를 끌어왔습니다.
      예전에는 자연과학자가 정치철학과 사상가 역할도 했습니다.
      우리가 과학적 근거를 정확히 이해하면 궤변을 늘어놓는 수구세력들을 무력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 요즘 기본적인 내용들을 글로 올리고 있습니다.

  5. 태봉 2014.10.10 12:17

    이런 물리학 이론을 통해서 정치철학에 접근하는 원리를 보고 많이 배워요 감사합니다^^

    • 늙은도령 2014.10.10 18:14 신고

      사실 근대이성과 정치 및 사회학 등은 모두 다 뉴턴역학에 절대적 영향을 받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양자역학을 통해 배우는 것도 상당합니다.

  6. 소피스트 지니 2014.10.19 10:18 신고

    좋은 글입니다.
    평소에 양자역학을 좋아라하는 저에게 참 즐거운 글이네요.
    자유와 평등을 불확정성의 원리로 설명하신 부분은 신선하네요.



양성자가 충돌할 때 10의 25승 분의 1초 정도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힉스입자’가 우주를 이루고 있는 최후의 입자다. 우주의 모든 것을 창조한 입자들을 모아놓은 파인만의 표준모형의 마지막 빈자리가 이로써 채워진 것이다. ‘힉스입자’가 조물주의 원료인 ‘신의 입자’로 불리는 이유는 힉스입자가 다른 기본입자에게 질량을 부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이런 역할 때문에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신의 입자라고 불린다

 

 

 

 

전자의 질량이 거의 제로(몇 십억의 분의 1g도 안 된다)인 것에 비하면, '힉스입자'는 질량이 제로이면서도 물질의 성격을 띠는 유일한 기본입자다. 마치 입자(질량)와 파동(에너지)의 성격을 동시에 띠고 있는 빛과 어떤 면에서는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기본입자는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 반물질, 암흑물질(우주의 23%를 차지)을 이루는 가장 적은 단위의 물질을 말한다(우리가 보는 우주는 전체 우주의 4%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원자보다 작은 입자들이 계속해서 발견됨에 따라 가상입자라는 것이 생겼는데, 이는 기본입자 중에서 아직 존재의 유무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양자역학인 계산이 성립하려면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기본입자를 말한다. 즉, 각각의 입자들이 반응해서 일어나는 현상이 무수히 많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이런저런 성질을 지닌 가상의 입자가 있어야 설명이 가능한 현상들이 있다. 현대물리학이 아직 밝혀내지 못한 곳에 가상입자가 자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허면 질량이 제로인 힉스입자가 빅뱅의 과정(수십조 분의 1보다 짧다)에 만들어진 기본입자들에 어떻게 질량을 부여할 수 있을까? 힉스입자들이 모여 새로운 기본입자를 만들었다면, 0에다 0을 더하는 것이기 때문에 질량이 있는 입자들이 탄생할 수 없다. 실제로 태초의 탄생한 기본입자들은 질량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 현대물리학의 주장이다. 그렇지 않으면 특이점이라는 곳에 현재의 우주가 들어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래서 나온 것이 힉스장이다. 아인슈타인이 양자역학의 서막을 열었지만 우주의 질서정연함을 부정하는 자신의 발견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도 '필드(장)'라는 개념에서 나온다. 자석 주변에 금속가루를 뿌리면 일정한 형태의 모양으로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자석에서 나와 금속가루에 영향을 미치는 자기장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은 우주가 이런 거대한 장에 의해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져 있다고 믿었다. 

 

 

마찬가지로 힉스장(게이지장의 역으로 볼 수도 있다)도 힉스입자가 다른 기본입자들과 서로 부딪치고 교차하고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물리적 반응(쿼크와 글루온 사이의 강한 상호 작용도 이렇게 탄생했다)을 일으키도록 만든다. 이런 과정에서 질량이 없는 기본입자들에 또 다른 입자들을 만들 수 있는 질량이 주어진다. 그 결과 원자를 이루는 양성자, 중성자, 전자가 탄생했다. 이런 원자들이 모여 분자를 이루면 비로소 물질으로서의 성질을 지니는 원소(주기율표에 등록된 것)들이 탄생한다. 

 


원자를 이루는 양성자와 중성자, 전자 등은 여섯 가지 성질을 지닌 쿼크와 보손(기본적인 물리적 힘을 전달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원자 구성입자의 한 분류에 속하는 입자군으로 중력자(重力子), 광자(光子), 글루온(gluon), 중간벡터보손 또는 약자(弱子:W와 Z 입자 등이 있다) 같은 기본입자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중에서 중력자와 광자, 글루온 등은 기본입자의 움직임(에너지 덩어리인 광자의 분출에 의해 일어난다)과 결합을 유지하는 힘(양성자와 중성자를 묶어두는 힘을 말하는데 우주에 가장 강력한 힘으로 강한 핵력이라 하며, 이름은 글루온이다)을 지닐 뿐 질량은 없다.

 

 

이런 힉스장(이것은 또 어떻게 생겼을까? 에너지 준위와는 무엇이 다를까?)의 역할 때문에 힉스입자가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며, 신의 입자라고 불리는 이유이다. CERN이 지하에 설치한 대형 검출기의 기본입자 충돌실험(심층 비탄성 산란이 일어난다)을 통해 힉스입자의 존재를 입증했기 때문에 고령의 힉스 교수가 노벨물리학상 수상할 수 있었다. 참고로 노벨상은 죽은 사람에게는 주어지지 않는다. 

 

 

 

 

힉스입자의 존재가 밝혀졌다고 해서 신의 창조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윈의 진화론도 오류들이 밝혀지고 있는 마당에 신의 창조론도 과학적 발견에서 홀로 고고하게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한국의 대형교회와 구원파들이 보여주듯이 신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8월에 한국을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20~21세기를 통틀어서 최고의 교황이다)도 중세시대에 비하면 그 영향력이 형편없이 줄어들었다.

 

 

이론물리학은 대단히 철학적이어서 수학공식을 몰라도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다. 특히 파인만이 정립한 표준모형(중성미자, 중력, 중력파, 암흑물질 등은 설명하지 못하지만)에 대한 이해만 확실하면 누구든지 이론물리학의 준전문가가 될 수 있다. 각각의 장, 즉 에너지 준위에 사용되는 스핀(양자역학적 물리량으로 전자와 광자의 값을 나타낸다) 같은 개념도 몇 번만 읽고 상상해보면 이해할 수 있다. 뉴턴역학과 상대성이론도 이론물리학적으로 접근하면 그리 어려운 개념도 아니다. 

 

 

필자가 추천하는 다음의 책들 정도면 이론물리학을 강의(비전문가를 상대로 한 낮은 수준의 강의)해도 될 만큼 충분한 지식을 가질 수 있다(그 이상을 원하면 《파인만의 물리학강의》 시리즈를 탐독하면 되는데 만만치 않다). 어려울 것이라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막상 도전하고 보면 '겨우 이 정도였어'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날 테니. 단, 힉스 입자의 발견에 따른 노벨물리학상이 힉스 교수에 주어지는 것에는 약간의 문제가 있다. 이번에 발견된 힉스입자는 대칭성이 깨지는 메커니즘을 발견한 것이지, 엄밀히 말하면 힉스 교수가 말한 힉스입자(힉스보존이 맞는 개념이다)는 아니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로 올릴 생각이지만, 조금 시간이 걸릴 듯하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태봉 2014.07.21 12:50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책들 모두 읽을 시간이 있을까나요?^^
    노력해 봐야겠네요 그리고 전 블로그 하지 않아요 할만한 실력도 없고..^^

  2. 소피스트 지니 2014.08.25 08:52 신고

    좋은 글이네요. 평소 입자물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오랜만에 웹문서에서 좋은 글을 본 것 같습니다.

    • 늙은도령 2014.08.25 15:21 신고

      입자물리학은 재미있는 분야입니다.
      특히 철학적 사고를 키워줍니다.
      과학과 철학이 함께 가야 하는데 요즘은 그게 안 됩니다.
      돈이 중간에 끼면서....

  3. 소피스트 지니 2014.08.25 15:32 신고

    맞습니다. 양자물리학으로 넘어오면서 과학과 철학의 경계가 모호해지게 됩니다.
    일반적인 사고로는 이해할 수준을 넘어서게 되지요.
    그래서 재밌습니다. 난해하지만.
    저도 한 10년 가까이 접한 분야이지만 그 놈의 돈이 우선이라.. ㅎㅎ
    철학적 사유를 힘들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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