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에 출연해 자신이 당한 성추행을 폭로하는 서지현 검사를 보며, 이땅의 모든 피해 여성을 위해 용기를 내준 것에 감사한 마음을 표합니다. 여성에게 가해지는 성폭력은 영혼에 가하는 살인이며,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입니다. 인류가 침팬지(인간과 유전적으로 97% 정도가 똑같다)와 같은 영장류에서 지적생명체인 호모 사피엔스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도 여성의 희생과 피해를 담보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안태근(우병우 사단, 이명박 일당에 버금가는 적폐집단)의 짐승보다 못한 짓거리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화론과 뇌과학, 분자생물학 등을 공부하다 보면, 인간이 침팬지와 다른 진화의 과정에 들어선 것은 직립보행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인간은 두 발로 걷게 됨에 따라 두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었고, 도구와 언어의 발명과 함께 지능(뇌의 발전)을 폭발적으로 늘릴 수 있었습니다. 육체적으로는 뛰어나지 않은 인간이 만물의 영장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지능의 발전을 다른 동물과의 차별점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며 그 출발점이 직립보행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여성은 피할 수 없는 희생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직립보행은 여성의 자궁을 10cm 전후로 좁혀버렸고, 30cm에 이르는 태아의 머리 크기는 지독한 산고의 원인이 됐습니다. 네 다리로 움직이는 포유류에 비하면 여성이 겪는 산고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납니다. 태아의 뇌가 충분히 성숙하는 9개월 동안 임신의 고통을 온전히 떠안게 됐으며, 태아에게 좋지 않은 음식과 독소(특히 냄새)를 피하기 이해 임신 초기(1~3개월)의 지독한 입덧에 시달려야 합니다. 임신 후반에는 정반대의 현상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양질의 난자(아버지의 유전자만 전하면 되는 정자와는 달리 난자에는 착상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도맡아야 하기 때문에 영양분이 많아야 하며, 이것은 여성의 건강에 마이너스로 작용한다)를 만들기 위해 수십 년 동안 월경이라는 고통과 불편을 감내해야 합니다. 초경이 빨라지고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여성의 피해는 늘어나며,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도 높아집니다. 월경의 횟수가 많을수록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다른 포유류와는 달리 아이를 돌봐야 하는 기간도 압도적으로 길며, 아이의 건강과 두뇌 발달,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수유 기간 등이 길어졌고, 급격한 신체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와 산후우울증에 시달려야 합니다. 유리천장의 핵심인 경력단절도 이런 근본적인 차원에서 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아이의 출산이 많을수록 골반 변이와 골다공증 등 모성의 이름으로 여성이 짊어져야 할 피해는 늘어납니다. 남성이 여성보다 1.3배 정도 커진 것(진화심리학적으로 살펴보면 여성이 데이트폭력의 희생자가 되는 이유도 알 수 있다)도 남성 중심의 문명으로 이어졌습니다. 





인간이 지능 발전을 진화의 핵심으로 선택하면서 여성이 거부할 수 없는 희생과 피해는 이것 말고도 여러 가지입니다. 호모 사피엔스의 탄생은 여성의 희생과 피해를 전제로 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런 본원적인 차별은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종교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증명된 인간의 본질과 인류의 근원에 관한 문제입니다. 여성이 행복하지 않는 세상은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그들을 향한 성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중죄입니다.   


          

양성평등을 말하기 전에, 여성의 권리를 말하기 전에 이땅의 남성들이, 아니 전 세계의 남성들이 알아야 할 것은 가장 근본적인 차원에서 진행되고 누적돼온 여성(과 어머니)의 희생과 피해를 당연시여기는 것입니다. 모성을 강요하고 부추겨온 이성애적 젠더 구분이 억압의 기제가 되는 것도 이런 성차에 대한 근본주의적 시각 때문입니다.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고 길러지는 것이란 사회문화적 접근이 무력화되는 지점도 여기이고요. 



서지현 검사의 용기에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을 표하며, 미투 운동이 모든 분야와 세대로 퍼져나가기를 희망합니다. 성누리당으로써의 자유한국당과 수많은 꼰대들이 존재하는 한 요원한 일일 수도 있지만,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선언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동안 여성이 행복한 세상과 양성평등의 기틀이 견고해지기를 아울러 희망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8.01.30 07:14 신고

    도령님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깊이 있는 글...
    정독하고 배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늙은도령 2018.01.30 13:41 신고

      남성이 알지 못하는 것들이 많지요.
      그것들 중 일부를 옮겨봤습니다.

  2. 여성 인권 2018.01.30 07:19

    본문과는 관계없지만요.

    여성 대통령이라 자랑하던 박근혜가
    한국에 진정한 여성 인권 발전을 하나라도 이룩했을까요?

    지금 와서 궁금해지네요.
    보수 언론들과 괴뢰 페미니즘 사이트들이 박근혜 = 페미니즘의 발현인 마냥
    설레발 치던 제18대 대선 때가 떠오르네요.

    • 늙은도령 2018.01.30 13:44 신고

      유럽에서는 페미니즘을 인권운동이라 하고 대학교와 시민단체에서 남성이 대표를 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보편적인 가치로 평가되는 것이지요.
      물론 유럽에도 성폭력이 발생하지만 한국에 비하면 천국의 수준입니다.

      박근혜는 여성의 몸을 지녔으되, 정신적으로 남성이었습니다.
      아니 비정상이었지요.
      박근혜의 국정농단과 여성인권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극단적 페미니즘은 어느 나라나 문제이지만, 역차별을 실시해서라도 여성인권을 높여야 합니다.
      그것만이 인류가 지속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3. 김갑탁 2018.01.30 07:39

    지금 시대에 출산율감소 문제가 심각한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살기 힘들어서 뭐 여러가지 이유를 말들합니다
    그런데 그 어려운 시기인 5.60년대에 태어난 저로서는 지금이 그때보다 살기 힘들까 하는 의문이~~
    그시절 농경사회에서 여성들 역할이 요즘 직장여성들보다 여유가 많은 위치였을까?
    여러가지 우둔한 생각을해봅니다~
    고견 부탁드립니다 ~

    • 늙은도령 2018.01.30 13:46 신고

      농경시대의 여성은 평균 10명 안팍의 아이를 낳았습니다.
      임신기간과 수유기간 등을 고려하면 인생의 반을 임신 상태로 보낸 것이지요.
      유발 하라리의 <호모 사피엔스>를 보면 여성들에게 농경시대는 최악이었습니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여성과 비슷합니다.

  4. 공수래공수거 2018.01.30 08:00 신고

    저도 방송을 봤는데 정말 용기있는 결단이 아닐수 없습니다
    이 일로 어떤 불이익이 잇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가 잇어야 됩니다
    국가 최고 권력기관에서 이런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하물며 다른곳은 어떠할지..

    • 늙은도령 2018.01.30 13:48 신고

      그러게요.
      한국이란 나라, 여성인권에 관해서는 대단한 후진국입니다.


대형 참사로 이어진 밀양 세종병원 화재는 단순한 후진국형 사고라고 치부할 수 없는 부분들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뇌과학과 분자생물학, 생명공학, 양자생물학, 신경생리학, 진화심리학 등의 인지혁명을 다룬 책들(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하는 분야)을 보면 평균수명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노화와 가족 해체의 필연적 결과인 치매와 정신질환의 급증으로 사회적 비용이 무한대로 늘어난다는 경고가 수없이 나옵니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2035년 경에는 인류 전체의 인구 중 20억 명 정도가 치매(노화의 결과인 단백질 변형의 결과) 와 정신질환(가족 해체와 무한경쟁 및 양극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스트레스ㅡ노화를 촉진시킨다ㅡ가 핵심 요인이지만, 마약 중독과 똑같은 뇌상태를 보여주는 게임 중독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에 걸린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의 증가에 따른 새로운 질병의 등장까지 고려하면 평균수명 증가와 과학기술의 발전, 경제성장이 행복한 결과로 이어지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디지털 세대들은 어렸을 때부터 각종 게임과 자극적 영상에 노출되는 까닭에 디지털 마약중독 같은 새로운 질병군을 형성할 수 있다고 수없이 많은 뇌과학자와 인지과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경고합니다. 최근에 들어 10~40세대의 주의력결핍장애나 분노조절장애, 조현병, 우을증 환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과학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인간 적응능력의 한계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평균수명이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요양병원과 사설기관들도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경제적 이익에 매몰된 부실병원과 기관들도 부지기수로 늘어났습니다. 부의 불평등과 양극화로 인해, 그것에 기인한 가족의 해체와 욜로의 증가(치매의 증가와 기업만 좋은 일이다!)로, 부자와 재벌을 대변하는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국가와 사회복지가 형편없는 관계로, 의사와 간호사의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조건 때문에, 그밖에도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오늘의 사고는 충분히 예견된 것이기도 했습니다. 



박정희 유신독재 시절부터 이명박근혜 9년까지 줄기차게 이어진 성장만능주의(과대·불평등성장)와 정경관언 유착, 그에 따른 부패와 특권의 만연과 원칙의 파괴는 대한민국을 헬조선으로 추락시켰습니다. 악질적인 친일부역자들과 미국적 신자유주의를 추종하는 자들이 모든 분야에서 지배엘리트로 견고한 기득권을 형성함에 따라 사회민주주의적 요소가 집약된 유럽식 복지는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경제규모는 넘칠 만큼 커졌는데 그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됨에 따라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무슨 짓이라도 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토착화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소득 중심 경제로 전환과 그를 제도화하기 위한 각종 정책들과 법률 제정을 가로막고, 복지·의료·소방 공무원 증원과 시설의 현대화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오늘과 같은 대형참사는 막을 수 없습니다. 불평등과 양극화를 줄이고, 가족과 공동체와 사회의 해체를 최소화하고,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증세에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치매와 정신질환의 습격으로부터 대한민국은 벗어날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치매(뇌과학자들은 40~50대에 머리를 많이 쓰고 대인관계를 늘리는 것이 치매예방에는 최고라고 한다)의 국가책임제는 대단히 중요한 진전이지만, 그것만으로는 가까운 미래에 닥칠 평균수명 연장의 역습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습니다. 사회경제적으로는 인권의 강화와 결과의 평등을 지향하는 진보적 가치를 실현함과 동시에 정치적으로는 가족과 공동체, 원칙, 양심, 기회의 평등을 중시하는 보수의 전통적 가치들(우리나라에는 이런 보수가 없다)도 상당수 수용해야 합니다. 자유주의적으로는 정의와 공정, 시민주권의 강화, 양성평등, 차별금지 등에 힘을 실어주어야 합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보다는 노동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을 다룬 글들에서 수차례 언급했듯이 가까운 미래의 과학기술에 대처하려면 이념전쟁이란 낡은 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좌파는 마르크스의 유령에서 벗어나야 하며, 보수는 자유한국당과 조선일보로 대표되는 수구와 극우적 행태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과도한 민족주의는 긍정적 세계화와 충돌할 것이며, 미국에게 돌이킬 수 없는 과오와 수치를 안겨주고 있는 트럼프처럼 인류 공통의 적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P.S. 지구온난화와 달리 온갖 질병과 직결되어 있는 초미세먼지의 공습은 SUV 같은 대형자동차와 중형자동차가 배출하는 매연과 그에 따른 바퀴의 마모에서 많이 나옵니다. 교통정체는 초미세먼지의 양을 증폭시키고요. 이런 이유들로 해서 대중교통을 활성화하고 자전거와 도보 출근을 늘리는 방법은 아무리 많은 돈이 들어도 지속돼야 할 정책입니다. 박원순 시장을 칭찬하고 도와줘도 모자랄 판에 그를 비판하는 것은 공멸로 가자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국회에서 수없이 막힌, 도심 진입 차량에 대한 과세 추진도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이고요. 인류는 편리와 편의, 현재의 즐거움을 위해 너무 많은 미래가치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발상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1. *저녁노을* 2018.01.27 05:24 신고

    정말 안타깝기만 합니다ㅜ.ㅜ

    • 늙은도령 2018.01.27 06:27 신고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성장만능주의가 불러온 참사이지요.

  2. Visitor 9787 2018.01.27 06:45

    정말 분석을 깊게 하시는 군요.

    TV의 전문가들은 그저 안전 기준만 논하고 끝나고
    사회적, 시대적 통찰은 없는데.

    이 글은 그런 부류의 글과는 질적으로 다르네요.
    훌륭합니다. 덕분에 배워갑니다.

    • 늙은도령 2018.01.27 14:20 신고

      항상 표피적인 면만 보면 땜질 처방만 이루어집니다.
      선진국처럼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대처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런 참사를 막을 수 있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습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8.01.27 08:58 신고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누워서 여생을 보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텐데 대책을 세워나가야 합니다
    자한당들은 정쟁에만 몰두하고 안중에도 없어 보입니다

    • 늙은도령 2018.01.27 14:21 신고

      네, 갈수록 치매환자는 늘어나고 노화로 가족의 품에서 떠나는 노인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걱정입니다.

  4. 참교육 2018.01.27 18:25 신고

    여러가지 차원에서 이런 형상을 해석할 수 있겠지요. 저는 좀 다른 차원에서 접급했으면 싶은데요.
    사회과학적인 차원에서 자본의 욕망이 만든 결과가 화제를 비롯한 인류의 재앙을 불러오고 있다는...
    치매의 경우도 먹거리가 자본에 점령당하고 물과 공기 그리고 땅까지 오염시켜 결국 자연의 한 구성원인 인간이 병들고 그런 차원에서 치매환자들이 증가하는...

    • 늙은도령 2018.01.27 21:59 신고

      네, 과대 불평등 성장과 돈이 되면 무슨 짓이든 하는 천민자본주의가 만든 화재가 밀양 화재입니다.
      유럽이나 일본 같으면 있을 수 없는 화재이지요.
      기본적인 차원에서 점검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똑같은 화재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이번 글은 영국에서 '복지정책학'을 공부하고 있는 조카를 위한 글이다. 너무나 자상하고 능력있고 현명한 부모 밑에서 자란 것이 엄청난 행운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조카가, 그럼에도 미래에 대한 불안을 떨치지 못하는 조카가 지독할 정도로 가부장적이고 남성중심적인 신자유주의 세상에서 여성으로서 부딪쳐야 하는 차별들에 노출되며 페미니즘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공부 중인 조카까지, 여성으로서 겪어야 할 차별들이 그들의 삶에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정치철학으로서의 정의론에 심취해 있는 총각 삼촌의 의무이기도 하다.





페미니즘의 종류는 너무나 많아 십여 권의 관련 서적을 읽은 필자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이지만, 평생을 소아마비로 살고 있는 필자의 경험은 수많은 여성들이 느끼는 각종 차별들과 그리 멀리 떨어져있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평등하게 취급받아야 한다는 이상을 추구하는 평등주의적 전제를 공유하는 현대 정치이론은 여성이 가족에 유폐되고, 가정 내에서 '법적으로 그리고 관습적으로 여성이 그들의 남편에게 종속'돼 있다는 '자연적 근거'를 수용해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판과 대응으로서의 페미니즘은 다양하게 표출될 수밖에 없었다. 



현대에 들어서는 대부분의 이론가들이 여성을 남성처럼 자기결정권과 정의감이 있는 '자유롭고 평등한 존재'로 보면서 취업과 승진에 있어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도록 법률 및 제도를 도입하는데 동의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성차별ㅡ이득이나 지위를 얻기 위해 임의적이고 불합리며 부정의하게 성별을 적용하는 것ㅡ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수행해야 할 일과 성별 사이에는 아무런 합리적인 연관성이 없음에도 여성 고용을 거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피부색 불문(color-blind) 사회'를 추구하는 인종차별법의 모델이 '성별 불문(sex-blind) 사회'를 추구하는 성차별법인데, 그것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수많은 페미니즘 이론가들과 시민운동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인 면에서만 성공을 거두는데 그쳤다. 그 이유는 기존의 사회가 성인남성을 기준으로 제도화됐기 때문에 완전히 피부색을 고려하지 않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평등 구현은 그리 어렵지 않게 생각해낼 수 있지만, 성별을 완전히 고려하지 않는 성 중립적 사회를 구현하는 것은 제도를 성평등적으로 재구축하지 않는 한 실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가지 예를 생각해 보자. 첫째는 소방관, 경찰과 군대 같은 직종에 취업하기 위한 최소한의 신장과 체중 제한과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규칙은 공식적으로는 성 중립적이지만, 남성이 평균적으로 여성보다 더 신장이 크고 체중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그 직종에서 여성의 지원을 걸러내는 작용을 하게 된다. 전형적으로 이러한 규칙의 적용은 그와 같은 직종에서 상용되는 기구들을 사용하기 위해선 일정한 신장과 힘이 요구된다는 근거에서 정당화된다. 그러므로 그것은 그 직종에서 타당한 필요조건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도구들이 왜 키가 165cm가 아니라 175cm인 사람들에게 맞게 만들어졌는지를 질문해야 한다. 물론 그것은 그러한 도구를 만드는 사람들이 그 도구들을 남성들이 사용할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이고, 따라서 그들은 그 도구들을 평균적 남성의 신장과 신체에 맞도록 만들었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것은 필연적이지 않다. 동일한 도구들을 보다 작고 체중이 덜 나가는 사람들이 사용하기 적합하도록 만드는 것은 명백히 가능하다.


여기서의 문제는 낡은 편견 혹은 쇼비니즘이 아니다. 이러한 신장과 체중 제한을 사용하는 고용주는 지원자들의 성별에 대해 전혀 관심을 갖지 않을 뿐이다. 그는 단지 그러한 직종의 자격제한을 만족하는 사람들을 원할 뿐이다. 오히려 문제는 그러한 직업들의 제한 조건이 애초에 남성에 의해 계획되었다는 데 있고, 그러한 결정에는 남성이 그 직업에 적합하다는 전제가 있었다는 점이다. 보다 심각한 예는 대부분의 직장이 '성 중립적'이지만 취학 이전 아동을 돌보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일에 대한 적임자를 요구한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여성의 육아를 기대하고 있다고 할 때, 그러한 직장에서 여성과 경쟁하는 남성은 더욱 유리할 것이다. 이것은 여성 지원자가 차별받기 때문이 아니다. 고용주는 지원자들의 성별에 대해 그다지 관심을 두고 있지 않거나 사실은 더 많은 여성을 고용하기를 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많은 여성이 육아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직업을 얻을 자격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고용주가 지원자의 성별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성 중립성은 충족되지만, 그 직업이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부인이 있는 남성들고 채워질 것이라는 가정 아래 정의되기 때문에 성적 평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차별 중심 접근방식은 누가 직업을 가질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성별을 고려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성별을 고려하는 바로 그날이 그 직종의 종사자가 육아의 책임을 갖지 않기를 기대하는 구조를 갖는 날'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윌 킴리카의 《현대 정치철학의 이해》에서 인용).





이처럼 두 가지 예만 들어도, 현대사회의 거의 모든 제도와 직종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남성 위주로 구축돼왔는지 알 수 있다. 남성노동자에 맞춘 자본주의도 그런 전제하에 출발했고, 그것이 극단화한 신자유주의 세상은 출산과 양육을 담당하는 존재로 규정된 여성에게는 최악의 세상이라 할 수 있다. 평균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여성의 가임기간이 늘어나는 것도 여성으로서는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차별금지법이 통과된다 한들 유리천장과 결혼 기피, 만혼, 저출산의 악순환은 필연이라 할 수 있다.  



인류의 진화가 직립보행으로 귀결되면서 여성의 자궁과 궁도가 좁아졌고, 그에 따라 출산의 고통이 극대화됐기 때문에 여성의 불리함이 얼마나 근원적이며 오래됐는지 말해주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까지 더하면, 여성차별이 얼마나 근원적이고 뿌리 깊은지 알 수 있다. 이런 면에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재인의 약속은 아직은 구현되지 않았고, 영원히 구현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성차별의 근원을 정확히 꿰뚫은 발언이라 할 수 있다.



선진복지국가인 독일에서 체험했고, 복지국가의 발상지인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조카와 웹툰작가나 동화 일러스트가 되기 위해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는 조카가 귀국했을 때 여성에 대한 근원적인 차별이 줄어든 세상이기를 바란다. 조카들이 귀국했을 때 더 많은 페미니스트가 활약하는 대한민국을 기대해본다. 일하는 여성들에게 기대되고 있는, 아니 제도적으로 강요되고 있는 '두 번째 교대' 또는 '이중 노동'의 차별이 전업주부의 무임금노동을 정당화하고, 여성을 비정규직과 파트파임으로 내모는 불평등의 근거로 이용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7.03.14 20:30 신고

    평등사회는 꿈입니다. 아니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잔본주의에는 성을 상품화해야 돈이 되기 때문이지요. 외모지상주의 ... 얼마나 자본이 눈독 들이는 상품입니가?

    • 늙은도령 2017.03.15 00:41 신고

      그것 뿐이겠습니까?
      여성을 성상품화하는 것은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도 나오지요.
      페미니즘을 공부하다 보면 여성이 당하는 차별의 근원성은 모든 정치이론에서 천대를 받아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자유주의는 여성과 사회적 약자들의 희생을 담보로 자라나는 최악의 흡혈귀입니다.
      규제의 필요성이 여기에서 나오고 보편적복지의 필요성도 여기에서 나옵니다.
      정말로 교육의 질과 방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정치철학적으로 교육이 어떻게 규정됐는지는 며칠 내로 글로 올리겠습니다.

  2. merryjanet 2017.03.15 10:29

    페미니스트란 세상의 모든 불평등을 없애고자하는 사람들인데요.
    남녀평등을 중요시 여기지만 남자의 위치를 끌어내려서 만드는 하향평등은 명백히 반대한다는 점을 확실히 합니다.
    예를들면 남녀의 임금 차별 철폐가 중요한 안건의 하나인데, 쉽게 말해 여성의 임금을 남성의 그것과 동급으로 올리자는
    목표이지만...
    최근 세계화 흐름으로 남자들의 임금이 내려와서 임금차이가 줄어든것을 평등이라고 주장하면 안된다는거죠.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고 정규직의 수를 쉽게 자를수 있게 법을 고치겠다고 한 사람들이 누군지 아시지요?
    그런식으로 평등의 물타기를 하는 무리가 고의로 편가르기를 이용하는것 아닌가 생각도 합니다.
    당하지 않으려면 사람들이 먼저 올바른 평등의 의미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7.03.15 15:49 신고

      상향평준화는 당연한 얘기라서 불평등을 바로잡는 것과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요.
      비정규직법은 그것을 법제화함으로서 공식화하고, 불평등을 바로잡기 위해 진행됐으나 국회에서 누더기로 변했습니다.
      노통이 비정규직을 위해 추진한 일이 국회를 거치면서 개판이 됐죠.
      그러나 이명박근혜9년의 경험이 대한민국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전화위복이 됐듯이, 비정규직을 법적인 영역으로 끌어올리지 않았다면 그들의 문제가 사회의제화되는 것도 매우 늦었을 것입니다.
      재벌개혁의 문제도 그렇고 많은 것들이 법제화를 통화 공론화를 거쳤기 때문입니다.
      또한 경제학을 공부하다 보면 비정규직은 피할 수 없는 시대흐름이었습니다.
      국회가 노통의 초안을 그대로 통과시켰거나, 그 다음의 정권이 법의 취지를 살렸으면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불평등을 완화하는 법과 제도는 만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법과 제도도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들이 개판이면 아사리판이됩니다.
      이명박근혜 9년이 증명하지 않습니까?



이제 인공지능(과 특이점)에 대한 공부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읽어야 할 책들은 계속해서 생기겠지만 지금까지 공부한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결론에 이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기존의 지식과 연동시켜 통합된 성찰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각 분야의 기술들도 충분히 숙지했습니다. 노빅과 이니시모프 등의 전문서적까지 읽었기에 획기적인 이론이 나오지 않은 이상 지금까지의 공부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거의 공상과학소설에 가까운 레이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를 맨 처음 읽는 바람에 극도의 혼란에 빠져들었지만, 그래서 그의 탁월한 짜집기에서 벗어나는데 한참 걸렸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지식과 성찰들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제 자신만 놓고 보면 (질과 양 모두에서) 분명한 발전인데, 그것을 미래세대에 적용하면 더없는 절망이어서 글로 풀어내는 것이 잔인한 짓이 아닌지 두렵기만 합니다. 



특히 이명박근혜 8년 7개월 동안의 대한민국을 기준으로 하면, 1020세대에게 탈조선만이 그나마 나은 답이라는 말을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나이가 한살이라도 어릴 때 이땅을 떠나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인공지능과 특이점 이후의 세상이 어떻게 될지 예측가능하기 때문에, 욕망의 투표에 익숙해져 천하의 사기꾼과 독재자의 딸을 대통령으로 뽑은 4050세대 이상은 신경쓰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이땅을 벗어나라고 말하는 것이 최선일지도 모릅니다. 



기술 발전을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는 그들에 휘둘린 채 국민의 삶을 외면하는 것이 점점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앞으로의 세상은 지금의 불평등과 차별은 아주 소소한 것에 불과합니다. 낮은 수준의 인공지능과 특이점 혁명이라도 모든 노동과 서비스의 자동화(인공지능과 로봇·나노공학의 발전에 따라 결정될 것)로 집결되기 때문에 극소수에게 인류 전체의 부가 집중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인류 차원의 합의(기본소득을 넘어서는 부의 강제적 재분배)가 없다면 나이가 어릴수록 노예보다 못한 삶을 피할 수 없습니다. 



물론 비정규직과 알바 외에는 선택할 것이 없는 지금의 삶도 사실상의 노예 상태이지만, 모든 분야에서 자동화가 일상화되는 30~40년 후에는 지금의 기계보다 못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처럼 분배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도 없이 돈만 된다면 대통령이 맨앞에 서고 특권층이 호응하고 언론이 호들갑을 떨며 국민을 사지로 내모는 나라에서 이런 경향이 더욱 뚜렷할 것이기에 미래세대(나이가 어릴수록 더욱 불리하다)에게는 최악 중의 최악의 세상이 도래할 것입니다. 





인공지능과 특이점 혁명은 모든 경우에 인류의 멸종으로 귀결된다는 닉 보스트롬의 《슈퍼 인텔리전스》까지는 아닐지라도 취업 자체가 불가능해진 10대에게는 지금의 20대도 부럽게 다가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수많은 책에서 언급된 자동화의 속도는 무서울 정도여서 기계와 인간의 공존을 논하는 것이 사치일 따름입니다. 국가와 기업(자본), 개개인이 최고의 효율(이익)과 편리를 추구하기 때문에 기하급수적으로 이루어지는 기술 발전과 자동화를 늦출 방법도 없습니다.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이 허용되는 한에서는 미래세대에게 어떤 선택지도 없습니다. 지금의 40대 이상은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즉 그 이전에 죽을 것이기에 최악의 세상을 막기 위한 사회적 합의에 나설 가능성도 거의 없습니다. 그들로서는 상상도 못할 세상의 출현이기에 합의를 위한 이해(기득권의 포기가 핵심)를 바란다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은 사후의 삶을 강조하거나 영적 각성을 촉구하겠지만 그러기에는 기술 발전과 자동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피부로 와닿기에는 인식의 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필자의 이런 주장이 틀린 것이 아님을 입증하기 위해 무인자동차가 불러올 파장만 놓고 봐도 분명해집니다. 인공지능을 다룬 거의 모든 책에서 언급되는 무인자동차는 그것이 가져올 미래의 가치보다 당장의 피해가 파국적인데도 이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토론조차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의 수준에 따라 보급 속도가 느려질수도 빨라질수도 있지만, 무인자동차가 유인자동차를 퇴출(레이싱처럼 특정 지역에서만 유인자동차가 허용될 것)시키는 시기는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석유업체와 자동차업체에 의해 수십 년 미뤄질 수 있지만, 영원히 미룰 수는 없습니다. 



이럴 경우 2~3개의 인공지능 플랫폼업체와 1~2개의 완성차업체, 소수의 부품업체를 제외하면 모든 자동차업체가 사라집니다. 즉 자동차업계에서 수천만 명이 실직하고, 가족과 연관 산업(택시·버스·대리기사 포함)까지 더하면 수억 명의 삶이 위협받게 됩니다. 이에 비해 새로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 것입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이런 현상이 모든 업종에서 예외없이 일어납니다. 수십억 명이 일자리를 잃고 극단적인 빈곤층으로 내몰리게 됩니다. 





인공지능은 모든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발전들을 하나로 합칠 수 있기 때문에 그 파급력은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것들이 아닙니다. 뇌에 대한 분석과 이해와 재현, 즉 모델링 작업이 특이점을 넘고 나노기술이 인간에 근접한 로봇(사이보그 포함)을 양산할 수 있는 시점에 이르면, 여기에 정치권이 침묵하고 언론이 아무런 문제 제기도 하지 않으면 그 다음이란 없습니다. 인간은 기계의 노예로 전락하거나 그들의 반려동물 정도로 전락합니다.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지구온난화, 초고령사회, 대형 원전 사고, 초미세먼지, 각종 전염병 등은 고려하지도 않았습니다. 더욱 지랄 맞은 것은 평균수명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40대 이상은 만물의 영장으로서 자존감이라도 누릴 수 있지만, 나이가 어릴수록 이것마저 누릴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듭니다. 인류 모두가 공멸하면 최악의 공평이라도 적용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아니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무엇이라도 시작해야 합니다. 당장의 정의를 실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오래도록 의미있게 만드는 일이 더욱 중요합니다.



일부에서는 인공지능과 로봇에게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행위를 강제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지만, 이는 낙관론에 기반한 뜬구름 잡는 얘기(웬델 월러치와 콜린 알렌의 《왜 로봇의 도덕인가》를 참조)에 가까워서 상당히 바람직하지만 목적한 바를 이룰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인공지능이 의식과 자유의지 등을 가질 정도까지 발전할지 확신할 수 없지만, 약한 인공지능 수준의 자동화만으로도 최악의 디스토피아가 도래할 것은 분명합니다. 최고의 효율과 이익, 편리만을 추구하는 이상 인류의 미래는 정해져 있습니다. 



빌 게이츠의 말처럼, 인류가 인공지능을 제어할 어떤 답을 찾아내지 못하면 인류의 멸종은 필연이며, 최소한 지금의 헬조선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곳곳에서 붕괴 가능성이 고개를 쳐들고 있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사드 배치 결정을 기습적으로 내린 박근혜 정부의 정치적 도박 때문에 미중의 전쟁터로 빠져들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더하면 어느 정도 비슷할 것입니다. 박근혜 탄핵까지 포함해 헬조선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6.07.08 08:23 신고

    점점 영화속의 일,상상의 일들이 현실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간 100년에 걸쳐 발전해 왔던 일들이 10년 아니 1년만에 이루어집니다

    이 변화의 시대에서 철학적 성찰만이 파멸과 정신의 타락에서
    구할수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드는군요

    • 늙은도령 2016.07.08 15:22 신고

      인공지능과 자동화는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인공지능의 끝은 암담한데, 특이점을 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막연한 희망을 빼면 걱정이 앞섭니다.
      인간은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는데, 보다 많은 이익과 편리를 추구하는 것 때문에 멸종에 이르렀습니다.

  2. 맹그로브 2016.07.08 09:34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서비스와 노동의 차이점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서비스에 댓가나 경제적인 가치를 부여한다면 그순간 서비스는 노동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serve의 단어에는 봉사하다라는 해석이 존재하는 데, 봉사라는 것이 말그대로 공익적인 측면이 강하지 않나 생각이 드는 군요. 여기에 돈을 붙여 놓으면 사람이 죽더라도 돈 없으면 봉사도 안하겠다는 무시무시한 뜻으로 탈바꿈 됩니다.
    인간은 누구나 공짜를 좋아 합니다. 좀더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결국 serve에 돈을 붙여서는 안되지 않나 싶군요. 저의 짧은 단상입니다.. ^^

    • 늙은도령 2016.07.08 15:26 신고

      네,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고 승자독식이 허용되는 현 체제가 문제입니다.
      이것을 무너뜨려야 인간이 기계의 노예로 전락하는 것을 최대한 늦추거나 대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기술주의자들의 공통점은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면 지능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리처드 도킨스가 대표적인 학자였는데 이제는 특이점주의자들이 이런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철학적으로 들어가면 너무 길어지지만 조금씩 글로 남겨 책으로 출판할 생각입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인공지능과 특이점 혁명 논쟁은 본질에서 벗어나 있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논리를 펴볼 생각입니다.

  3. 하하하 2016.07.08 19:00

    걱정마세요.
    우리에겐 사라 코너가 있습니다.
    그녀의 아들 존 코너가 로봇에게 대항하는 방법을 알려줄겁니다. 껄껄껄!

    • 늙은도령 2016.07.08 20:45 신고

      ㅋㅋㅋ
      그렇게 단순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은 없지만 인간이 노예의 신분으로 떨어집니다.
      소리 소문도 없이, 인공지능을 독점할 극소수의 특권층에 의해.....

      솔직히 전복적 혁명이 없으면 이런 시기를 늦출 방법도 없습니다.
      박근혜 같은 지도자가 또 나오면 더 빨리 망할 것이고요.



저에게는 '특이점'이라는 개념이 지닌 충격이 너무나 커서 몇 개월 째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뇌 역분석 등에서 헤매고 있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강남역 살인사건'과 그에 대해 수많은 여성들이 공유하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조현병 환자에 의한 개별사건으로 축소시키는 한국 정부와 사회의 비정상적이고 비열한 행태에 극도로 분노하고 절망했었습니다. 여기에 '구의역 참사'까지 더하면 이땅의 체제가 얼마나 폭력적이고 억압적이며 반인륜적인지 알 수 있음에도 이에 대한 토론이 원천봉쇄되는 것에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인류의 반이 여성임에도, 그들(특히 대한민국의 미래인 1020세대)이 공유하는 참담함과 문제의식을 철저하게 외면하는 주류사회의 행태는 상대적 약자를 향한 극단의 혐오를 불러일으킴에도 이에 대해 침묵하고 특권의 원천인 현재의 체제(극단적 신자유주의)를 지키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하는 것에 전복적 혁명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공존과 상생의 지혜, 상대에 대한 배려, 인간에 대한 예의, 보편적인 양심과 정의 등이 모조리 사라진 대한민국을 헬조선이란 단어가 아니면 다른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여성이 대통령인 2016년의 대한민국에서는 데이트폭력이 늘어나고, 일베 현상으로 대변되는 폭력적인 여성혐오 현상이 사회 전반으로 퍼져가고 있습니다. 불공정한 경쟁에서 밀려난 사회적 약자들을 잉여를 넘어 쓰레기로 치부하는 반인륜적 행태가 만연함에도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의 시장경제(사적 독점)만 외쳐되는 특권층의 행태를 보고 있자면, 대한민국의 또 다른 이름이 헬조선인 것은 이보다 정확한 표현이 없을 듯합니다.     



승자독식을 허용하는 무한경쟁은 경기장에 참여하지도 못한 사람들만이 아니라, 경쟁에서 패한 자들까지 상대적 약자를 찾아 그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아예 경쟁에서 배제된 자거나 경쟁의 패자로써 승자의 동질감에 묻어가려면(평균수명이 늘어났음에도 패자부활전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악착같이 승자와 동일시하려 한다) 상대적 약자에게 가혹해지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승자의 체제와 맞설 용기가 없기 때문에 패배에서 오는 분노를 해소시킬 대상으로서의 희생양이 필요한 것입니다. 



'강남역 살인사건'이나 테이트폭력처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노골적인 혐오범죄와 언어 폭력 등이 급증한 것에서 이런 희생양 찾기는 남녀 간의 극단적 대립과 신뢰의 붕괴로 이어집니다. 몇 걸음만 더 들어가면 지독할 정도로 가부장적이며 남성우월적인 체제인 신자유주의의 득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설사 그것이 폭력과 범죄에 해당할지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라는 신자유주의의 모토는 강자(승자)만이 살아남는 세상을 당연한 것으로 만듭니다.





컴퓨터(인공지능 알고리즘)로 집약되는 각종 기술의 기하급수적인 발전은 극소수의 인간만 필요할 뿐이어서 극단의 불평등(1대 99사회는 장난에 불과할 정도)을 초래할 것이고, 갈수록 늘어나는 99.99…9%의 패자와 탈락자들은 더 많은 희생양을 찾아 폭력과 범죄를 남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술 발전이 인류를 구할 것이라는 달콤한 꿈은 정반대의 결과만 양산해왔고, 인간의 일을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와 로봇(나노봇)이 대체하는 지점에 이르면 인류 멸종을 피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는 것도 불가능할지 모릅니다. 



인간중심적 사고가 아니더라도, 특이점을 넘은 기술 발전에 따라 인류의 각성과 성찰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하지만 지금까지의 인류는 정반대로 행동했기 때문에 낙관론자나 긍정론자의 논리에 고개를 끄떡일 어떤 경험적 증거도 찾을 수 없습니다. 1020세대에게는 일상이 된 '팬픽(2차 창작)' 신드롬처럼, 최근에 들어 동성애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것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기술의 역습과 무한경쟁을 장려하는 신자유주의가 시너지효과를 이룬 결과 중 하나입니다.



여성을 존중하지 않으며, 상대적 약자에게 폭력을 서슴지 않는 짐승만도 못한 남성과 사귈 바에야 위험부담이 거의 없는 동성들과 서로를 이해하며 즐겁게 사는 것이 훨씬 더 매력적인 대안이 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탈출구 중 하나입니다. N포세대라는 말처럼 포기하는 것을 수없이 늘리기보다는 그들 나름의 생존법에 적응하는 것이 동성애의 확장(또는 열린 접근)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경력 단절과 육아 등도 중요한 상수로 작용합니다. 



멋지고 예쁜 남성과 아름다우면서도 독립적인 여성은 아이돌과 스포츠 선수들에게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으니 현실의 남자에게 매달릴 이유도 없습니다. 1020세대의 남자들도 할 말이 있겠지만, 승자의 체제에 맞서지 않은 채 상대적 약자(여성, 장애인, 노약자 등)를 향해 폭력을 자행하는 한, 어떤 변명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습니다. 상대적 약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가장 파렴치한 범죄이자 자신이 짐승에 불과함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더구나 대한민국이 최악인 것은 이처럼 국가나 체제, 사회가 몰락하는 말기적 징후들을 부추기는 자들이 대통령을 비롯해 이땅의 주류지배층이라는 점에서 절망적입니다. 자신이 여성이면서도 남성들에 의한 여성 혐오와 폭력이 일상화되는 것에 철저하게 침묵하고 외면하는 박근혜의 행태는 성범죄에 대한 경찰의 수사부터 법원의 터무니없이 형편없는 솜사탕 처벌, 지상파3사의 막장드라마, 종편의 폭력방송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타락을 부추기는 결과만 강화시킵니다. 





인류의 반이 여성입니다. '강남역 살인사건'의 핵심은 수없이 많은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표출했던 피해의식과 자발적 추모와 집단적 분노입니다. 남녀평등이나 인권 증진, 취업율 등과 상관없이 국민의 반인 여성들 중 상당수가, 특히 한국의 미래인 1020세대일수록 '강남역 살인사건'에서 여성혐오와 여성 상대 폭력과 범죄를 보았다면, 그것에 관해 국가 차원의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 많은 여성들이 그런 의식을 공유하게 됐는지, 그것에 대한 근본적인 차원의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고 조현병 환자에 의한 우발적 살인으로 결론 지어버린 것은 대다수 여성에게 대한민국은 국가로서의 자격을 잃어버린 전쟁터이자 지옥에 불과합니다. 강남역에서 죽은 여성은 내 어머니며, 누이며, 동생이며, 아내이며, 연인이며, 친구이자 동시대의 시공간을 공유하는 동반자입니다.



세월호참사나 강남역 살인사건처럼 모든 사건과 참사를 줄일 수 있겠지만, 미연에 방지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참사와 사건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하고 대비책을 세워서 충분하게 변화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하물며 참사와 사건의 피해자가 청소년이고 여성이라면 더욱더 그러합니다. 상시적인 위험에 놓출 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란 없습니다. 



대한민국이 헬조선이라면, 이땅의 여성들에게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명박근혜 8년 6개월 동안 대한민국은 그 이상일 수 없을 정도로 타락했고, 망가졌습니다. 이명박근혜와 새누리당에 표를 주신 분들, 현재의 대한민국에 만족하십니까? 당신들이 원하는 세상이 남성중심적 폭력과 차별, 혐오가 난무하는 세상이라면 대단히 만족스러울 것입니다, 극우주의자나 종편, 국정원, 정치검찰, 어버이연합, 일베충들처럼.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耽讀 2016.06.23 07:49 신고

    여성만 아니라 많은 남성들도 비슷한 위치입니다. 구의역 김군도 그 중 하나입니다.
    주류기득권들은 자신들 세계에 들어오지 못하는 이들은 해충에 불과하죠.
    물론 남성들은 여성들보다 조금 낫겠지만.

    • 늙은도령 2016.06.23 14:59 신고

      외국에서 박근혜 정부의 한국이 얼마나 많은 욕을 먹고 있는지 안다면 분통이 터질 것입니다.
      최근에 들어 대한민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이 최악입니다.
      이런 형편없는 나라가 된 것은 여전히 박정희 신화에 갇혀 박근혜와 새누리당에 표를 주는 분들의 책임입니다.
      물론 언론이 가장 나쁜 놈들이지만 현재의 대한민국은 국가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입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6.06.23 08:01 신고

    이명박근혜에게 표를 준 사람들은 지금이 예전보다 살기
    좋아졋다고 믿고 있을것입니다
    가진자들이 많대부분이며 또 예전 헐벗고 굶주림을 겪어봤던 세대들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눈쌀이 지푸려지고 토가 나올정도로 극단적인 미치광이 (일베충)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약자들을 무시하는 그들의 시선이 고와지지 않는 이상 영원한 평행선을
    달릴것입니다..
    결론은 약자들의 힘을 보여주는수 밖에 없습니다..선거로

    • 늙은도령 2016.06.23 15:02 신고

      제발 정신차리고 세상을 제대로 봤으면 합니다.
      향후 이루어질 인공지능과 로봇들의 침공이 궤도에 오르면 거의 모든 일자리가 사라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감정이니, 남녀차별이니, 산업화의 기적이니 하는 것은 나머지 국민마저 지옥으로 떨어뜨리는 행위입니다.
      자신만 죽으면 이해하겠지만 남들까지 함께 죽자고 하니 답답할 노릇이지요.

    • 우주미아 2016.06.24 13:18

      전기 신자유주의(남성우월주의)의 종착점을 가장 잘 드러낸 영화가 아마도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지금은 음의 시대로 접어든 상황이고 그와 더불어 개봉된 영화이기도... 이 작품만큼 전기 신자유주의를 잘 풍자한 영화가 없을 정도입니다

    • 늙은도령 2016.06.24 17:59 신고

      여성적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신자유주의적 폐해에서 벗어날 때만이 인류는 그나마 희망적 단서를 조금이나마 늘릴 수 있습니다.

  3. 쌈둥아빠 2016.06.23 09:36

    소중한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4. 솔의눈 2016.06.23 12:01

    강남역 추모를 주도한 단체 '메갈리아' 를 한번만 검색해보고 글을 쓰시지요

    • 늙은도령 2016.06.23 15:08 신고

      저는 그런 극단적인 사이트는 관심없습니다.
      이번 글은 수많은 1020세대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고, 신자유주의부터 시작해 대한민국의 현 상황까지 모든 것을 고려해 쓴 글입니다.
      당신이나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고 댓글을 다시지요.
      자본주의의 최악의 버전인 신자유주의는 극단적인 권위주의적 남성우월심리를 강화시키는 체제로 첫 번째 피해자는 여성입니다.
      무한경쟁을 넘어 승자독식의 집중화까지 이루어지는 현상은 인간을 공존과 상생의 존재가 아닌 상대적 약자를 죽음까지 내몰고 갑니다.
      한국은 그런 신자유주의가 최악의 단계까지 이른 나라이고요.
      외국에서는 한국의 멸망까지 얘기할 정도입니다.
      그만큼 한국은 극단적인 국가됐습니다.
      지금은 여성이 피해대상이지만 곧 대부분의 남자들도 신자유주의의 피해자가 될 것입니다.
      제발 세상을 바로 보세요.

  5. 견마질박정희 2016.09.09 20:02

    헬조선을 극복하려년 친일 친일 동조자들을 사형이상 중형을 내려 피의혁명을 하지않는 이상 답은 없습니다.



텔레비전은 문제의 본질보다 인물에, 장소의 공동체보다는 관심의 공동체에 더 높은 위치를 부여한다.


                                                                       ㅡ 로버트 퍼트남의 《나 홀로 볼링》에서 인용




텔레비전의 폭발적 증가는 어떤 매체보다 빨랐고 대규모로 이루어졌으며, 그래서 시청자의 삶의 형태와 인생주기에 천지개벽의 변화를 불러왔다. 대외활동 때문에 TV를 가능하면 적게 보는 고학력자나 일부 계층을 빼면 모든 계층, 인종, 성별, 나이와 상관없이 TV에 종속된 삶과 인식이 급격하게 늘었다.






최근에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TV시청이 줄어들고 있지만, 핵심 콘텐츠의 대부분이 방송이거나 그것에서 파생된 것들이라, TV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TV를 습관처럼 켜놓는 사람들이 많고, 이웃과 단절된 아파트가 많은 한국의 경우에는 TV시청이 더욱 많을 수밖에 없다(아파트 문제룰 정확히 이해하려면 바우만의 《유동하는 공포》와 《쓰레기가 되는 삶》을 참조하면 좋다).



TV가 시청자와 문화에 미치는 부정적인 면을 날카롭게 지적한 닐 포스트만이 《죽도록 즐기기》에서도 나오듯이, TV는 모든 것을 오락화하고 카메라의 각도는 숨긴 채 시청자들을 “문제의 본질보다 인물에” 집중하도록 만들고, “장소의 공동체보다는 관심의 공동체에” 빠져들게 만들어 현실을 왜곡한다.



이런 방식으로 시청자의 인식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고, TV에서 보여주는 대로 믿게 되고, 세상을 이해하는 시각이 종속되기 마련이다. 전달의 방식이 선정적이고 반복적이며 폭력적일 때는 인식의 세뇌와 시각의 왜곡이 돌이킬 수 없는 지점까지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리모콘만 누르면 다른 채널이 나옴에도 고정시청자가 됐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특히 극우 편향적 TV조선과 채널A, MBN 등의 종편이 등장한 이래 이런 경향이 더욱 강해졌고, 60대 이상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정원 댓글사건, 세월호참사, 메르스대란, 국정원 사찰논란, DMZ 지뢰폭발, 역사교과서 국정화, 위안부협상, 미군의 탄저균 실험 등도 이들을 거치면 문제의 본질이 사라지고 선정적으로 소비된 후, 종북 타령과 친노 비판을 거쳐 박근혜에 대한 동정과 무조건적인 충성으로 이어진다.



이런 공식은 박정희 시대의 향수를 끌어내고, 현란하고 빠르며 생소하고 마뜩찮은 21세기 방송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70대 이상의 노인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정보나 뉴스 전달의 방식도 문제의 본질보다 인물을 강조해서 재미있고, 계속해서 되풀이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쉬운 정치라는 관심의 공동체를 제공해준다(세뇌의 전형적인 과정)



진보정당의 문제는 전체의 문제인양 극대화하고, 보수정당의 문제는 개인적 일탈인양 최소화한다.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북한의 동향을 앞뒤로 배치해 편향된 인식을 유도하고, 잘못된 내용이나 가공된 보도를 내보내 사실과 진실의 문제를 개인적 선호의 문제로 바꿔놓는다. 이렇게 해서 60대 이상에게는 정치가 실현해야 할 사회적 정의라는 것이 옳고 그름이 아닌 좋고 나쁨의 문제가 된다.  





세상의 중심에서 작은 방으로 삶의 공간이 줄어든 노인들에게 종편은 세상의 중심으로 돌아가는 에너지를 제공했고,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것이 쌓여서 그때그때의 표면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여론 환경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고, 작은 조작에도 60대 이상의 여론이 극단적으로 들끓었다. 박근혜의 콘크리트지지층은 이런 과정에서 견고해지고 가족과의 불화도 마다하지 않는다.



TV에서 그들의 경험과 잊혀진 시절의 얘기가 흘러나오고,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세상의 변화가 걸러진 채, 그들만의 관심의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마당이 제공됨에 따라 그들의 정치적 삶은 회춘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렇게 여론이 형성됐고, 정치적 힘으로 표출됐고, 시대를 되돌리기 시작했고, 역사교과서의 국정화와 집회의 폭력적 진압, 위안부협상도 밀어붙일 수 있었다. 



60대 이상의 종편 의존도는 더욱 커졌고, 정치에 관심이 많은 우파 성향의 50대 이하에게로 퍼져나갔다. 1% 전후의 시청률에 허덕이던 종편에게 확고한 시청대가 형성됐고, 시청률이 높아짐에 따라 종편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고, 형편없었던 광고수주가 늘어났고,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게 된다. 종편의 사실왜곡과 선동정치는 나치의 괴벨스를 떠올릴 만큼 극단으로 치닫는다. 





이에 따라 지상파3사의 시청률이 떨어졌고, 광고수주액이 줄어들었고, 최근에는 편성과 보도(특히 MBC)에도 영향을 미치는 지경에 이르렀다. 조중동을 구독하는 비율이 높은 각종 음식점들이 종편을 트는 비율이 높아졌고, 이런 경향은 영남을 거쳐 충청과 수도권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런 과정에서 호남의 정서도 흔들리기 시작하고,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구별하기 힘든 세상이 창출된다.  



60대 이상에 초점을 맞춘 극단적인 전략 때문에, 하루 종일 종편을 틀어놓는 시청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케이블방송의 약진까지 더하면, 대한민국의 방송생태계와 여론환경은 극도로 왜곡되고 우측으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 평균수명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종편의 약진은 한국의 정치를 고령화하고 기득권화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실체도 없는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믿을 수 없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문재인이 악전고투를 해야 하고 인물 영입이 생각보다 더딘 것도 이런 방송생태계가 불러온 결과다. 박근혜 3년이 이명박의 8년으로 대체해도 별로 이상할 것이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P.S. TV조선과 채널A, MBN은 나열한 순서대로 1950년대 메카시즘 광풍이 몰아쳤던 미국의 방송계와 최근의 폭스TV를 롤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MBC의 종편화와 KBS의 정권방송화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이들은 극우 성향의 시청자만 잡아도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정권이 바뀌어도 우파에 대한 욕구는 충분하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에 지극히 편파적이고, 선정적이며, 신자유주의적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8.14 08:34 신고

    따지고 보니 저도 매일 TV를 보며 사는군요
    종편은 JTBC외에는 보지를 않습니다

    TV도 골라서 보면 나름 훌륭한 정보 습득을 할수 있는데
    그 골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 늙은도령 2015.08.14 17:04 신고

      TV를 잘 이용하고 유용하게 쓰면 되는데 그렇지 못한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노인들은 종편의 노예로 변질되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2. 참교육 2015.08.14 09:04 신고

    건강문제를 주제로 달니까 식당이나 공공기장소에서 켜 놓더군요.
    종편의 병폐 우리사회의 암덩어리입니다.

    • 늙은도령 2015.08.14 17:05 신고

      네, 어떻게든 폐방시켜야 하는데 그럴 힘이 없으니...
      노인들이 정치에 적극적이라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3. 바람 언덕 2015.08.14 09:57 신고

    왜 이명박과 새누리당이 최시중을 앞세워 종편을 만들었는지
    그 이유가 극명히 드러나는 요즈음입니다.
    이번에 한국 갔을 때 놀랐는데, 어른들은 아예 TV 조선을 달고 사시더군요.
    그러니 세상이 바뀌지 않는 것이겠죠. 이번에 저는 조선 보면 연을 끊겠다고 단단히 단도리를 하고 왔습니다만...
    정말 문제가 심각합니다...

    • 늙은도령 2015.08.14 17:06 신고

      네, 정말 심각합니다.
      정치에 목소리를 내지 않던 노인들이 이제는 큰 소리를 냅니다.
      이분들에게 정치는 과거를 회상시키고 살아있다는 증거처럼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를 종편이 조정하고 있고요.
      고정시청자가 늘고 있습니다.

  4. 아이스킹 2015.08.14 13:04

    즐길만한 취미도 갖지 못하고 늙어 버린 노인들이 남는 시간에 할 일이란 티비 보기 밖에 없습니다. 어찌 보면 노인들도 불쌍하죠. 평생을 일했지만 결국 종편이나 보면서 삶을 즐겨야 하는 것들이 말이죠

    • 늙은도령 2015.08.14 17:08 신고

      그래서 악순환에 빠져버립니다.
      답답한 노릇이지요.
      노인들도 정반대의 선택을 해야 말년이 행복한데, 인간이란 자존심이 있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 행복해집니다.
      종편이 노린 것이 바로 그것이고요.


 

 

양자역학과 나노과학, 유전공학은 초미세먼지와 조우하며 새로운 형태의 전염병과 신종질환을 양산할 위험성을 동반시키고 있다. 지그문트 바우만의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에서 인용된, 마샤 에인절의 《뉴욕 북 리류》의 2009년 1월 15일자 기사는 갑자기 ‘위험해진 세상’에 대한 한 가지 단서를 제공해준다.

 

 

최근 몇 년 동안 제약회사들은 시장을 더 확장할 수 있는 보다 새롭고 극히 효율적인 방법을 완성시켰다.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들을 홍보하는 대신에, 오히려 자신들의 약들에 적절하게 들어맞는 질병들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전략은) 미국인들에게는 오로지 단 두 가지 종류의 사람들만이 있다는 사실을 납득시키는 일이다. 약물 치료를 필요로 하는 의학적인 상태를 지닌 사람들과 반면에 바로 자신도 약물을 필요로 하는 상태라는 사실을 아직 알지 못하는 사람들 말이다.

 

 

이쯤을 전후로 해서 의료계와 제약 산업은 새로운 수요 창출을 극대화해 이윤을 추구하는 마케팅 전략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의사의 묵인 하에 제약회사들은 자신들의 우월한 권력을 활용해,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건강에 대한 관심사가 커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금보다 건강하게 살려면 자신들의 약들을 먹고, 균형 잡힌 몸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피트니스에 매달리며, 조금만 몸이 이상해도 병원을 찾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는 인식을 심는데 성공했다.

 

 

                       

                                                    개인부담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미국이다

 

 

약의 효능이 질병의 호전에 대해 약속할 필요는 없으며, 의료행위를 받는 사람들이 정말로 심각한 상태인지, 아니면 그저 여러 가지 통증 중 하나에 불과한지에 대해서는 전혀 따지지 않는다. 하나의 약이 효과를 보이지 못하면 다른 약을 먹으면 되고, 깨알 같은 전문용어로 써 있는 부작용들이 일어나면, 그것을 줄이는 다른 약을 먹거나 가격 대비 효과가 형편없는 의료행위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참는 데 익숙한 고통도 최근에는 질병으로 재정립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의료시장의 규모는 급속도로 커진다. 여기에 자본주의의 악마이자 모든 경제학 이론을 파괴하는 의약품 광고(거의 모든 광고가 그러하다)가 끼어든다. 이들은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나아질 것들을 질병으로 규정한 후 자사의 약을 복용하면 지금 당장 통증과 아픔이 끝날 것이라 유혹한다. 각종 피임약 광고는 섹스의 범람을 불러 관련산업의 매출을 올림과 동시에 의도치 않은 임신의 규모를 계속해서 늘렸고 늘리고 있다, 경제 악화로 복지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사후 피임약은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호르몬 등이 교란되는 부작용까지 생각하면 여성의 육체를 조금씩 망가뜨린다. 의도치 않은 임신의 상당 부분이 10대에 몰려 있어 낙태시술이 지속적으로 올라간다. 마찬가지로 미혼모도 늘어나 사회적 비용의 지출이 꾸준히 확대된다. 이런 과정에서 새로운 병들이 추가된다. 기존에 있던 병들이 이름을 바꿔 방송을 타면, 환자는 새로운 병명을 받아들이고 병원을 찾으며 똑같은 효능을 가진 신약이 불티나게 팔린다.    

 

 

                             

갈수록 의료비지출은 늘어날 것이다ㅡSBS <최후의 권력>에서 인용

 

 

최근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는 ‘위식도 역류(필자의 어머니의 지병인 역류성 식도염)’는 예전에는 속쓰림이었으며, 온갖 형태로 나타나는 생리통과 그 징후가 너무나도 특이해 이해하기도 어려운 자신감 상실 같은 것들마저 불길하게 들리는 병명으로 재정립돼, 긴급하게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병처럼’ 변경됐다. 임파선 과잉수술에 대한 논란도 이것과 동일한 것으로 의료민영화의 새로운 젖줄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작명을 기다라고 있는 오래된 병들이 줄을 서있다.   

 

 

최근에 들어서는 ‘사회불안장애’나 필자가 겪었으나 이제는 99% 극복한 ‘공황장애’가 만연되고, 삶의 질 악화에 따른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따른 ‘만성적인 수면장애’와 ‘누구나 걸리는 우울증’ 등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면, 제약업계는 준비를 끝낸 ‘불안-홍보 캠패인’을 지속적이고 대규모로 진행한다. 특히 끝이 보이지 않는 장기적인 경제침체를 탈출하기 위해서 전 세계적으로 ‘의료민영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어, 이런 추세를 막는 것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이 지점에서 의사와 약사의 이익 배분이 등장하고 초국적 제약회사와 첨단의료기기 제작업체와 전 세계적 판매상, 의료관광과 거기에서 발생한 관광수입 분배를 매개로 관광업계와 항공업계, 보험업계와 거대 금융자본들이 이들(의사와 약사, 또는 대형병원 등)과 손잡고 각국 정부에 어마어마한 로비를 벌인다. 법을 제정하거나 규제를 풀 수 있는 정치인에게 후원금이 몰려들고, 각종 향응과 비공식적인 특혜가 주어진다. 재정이 열악한 지방정부는 이들의 로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특히 초고령사회와 초위험사회의 도래는 의료민영화만큼 돈이 되는 사업도 없다. 이 문제에 대한 이익집단과 국민 간의 전쟁은 갈수록 이익집단 쪽으로 기울고 있다. 거의 모든 의료대란이 상당 부분 짜고 치는 고스톱 형태로 진행되는 것처럼. 과잉진료가 넘쳐나는 미국의 경우 의사가 파업을 하면 치료 중에 죽은 환자의 수가 급감했다는 역설적인 통계로 밝혀졌다. 그 이유에 대해 로렌스 호로비츠 박사의 《의학적 운명의 자율 관리》에서 도움을 받아보자.

 

 

제왕절개수술 본연의 목적은 위험에 처한 아기의 목숨을 구해 내는 것이며, 이 목적은 성취되었다. 그러나 제왕절개수술은 외과수술 과정의 하나로, 임의적 선택의 하나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심각하고 불필요한 위험을 수반하게 된다. 제왕절개수술을 받는 여성들의 사망률은 자연분만의 경우보다 두 배에서 네 배에 이른다.

 

 

이번에는 닐 포스트만의 《테크노폴리》에서 도움을 받아보자. 엑스레이, CT를 마구 찍어대는 한국의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내용이라서 더욱 중요하다. 갑상선암을 두고 벌어지는 과잉진료와 수슬에 대한 의학계의 논쟁도 동일한 내용이다. 의사가 말하지 않는 것들이 여기에서 주로 나온다. 현대의 의사들에게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란 예수님·공자님 가라사대 만큼 고리타분한 것에 불과하다. 보다 많은 환자에게 보다 많은 영리행위만이 최고의 목적이다.  

 

 

년 약 7만8천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내과용이나 치과용으로 찍은 엑스레이 때문에 암에 걸린다. 한 세대에만 234만 명 이상이 암에 걸렸다는 추산이 나온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왔다가 죽음의 질병을 얻게 된다. 의료시장의 규모는 그만큼 늘어난다. 이런 현상은 영리만 추구하는 병원과 제약업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불량의학》과 《의사들이 말해주지 않는 것》, 《의학과 문화》, 《의학과 기술의 지배》 등의 책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문진의 시간은 엄청나게 줄었고, 그 사이에 각종 의료기기를 동원한 수치와 보다 많은 투약, 보다 자주 이루어지는 수술 등이 자리하게 됨으로써 환자의 건강은 의료기술이 발전할수록 의료비 지출이 폭증하고, 그와 정반대로 각종 신규 질병에 위협받는다.

 

      

           

                                선진국 중 최악의 의료후진국인 미국ㅡwww.equalitytrust.org.uk 에서 인용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의료비를 지출하면서도, 그 반도 지불하지 않으면서도 건강에 관한 모든 면에서 높은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는 일본(2012년 이전)에 비해 미국의 건강 관련 각종 수치는 선진국이라고 전혀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경우 개인파산자의 대부분이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한 사람들이라는 사실도 의료민영화가 초래할 미래의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전 국민을 상대로 한 건강보험이 실시되지 않으면, 부와 위험의 불평등이 중첩되는 새로운 사회적 계급들의 삶은 19세기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의료에 관련된 여러 가지 연구와 통계를 이용한 닐 포스트만의 《테크노폴리》의 도움을 또다시 받아보면, 의료행위와 의학기술에 내포된 경제논리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것이 곧 건강보험에 관한 한 세계 최상위에 속하는 대한민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들의 미래가 될 가능성이 높은 천박한 미국의 실상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미국의 의사들은 영국의 의사들보다 1인당 평균 6배나 많은 심장질환과 이식수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의사들이 진찰을 위해서 행하는 검사의 횟수는 프랑스, 독일, 혹은 영국보다 많다. 미국의 여성들은 유럽의 여성보다 2배에서 3배나 많은 자궁적출수술을 받고 있으며, 미국에서 이 수술을 받는 사람의 60퍼센트가 44세 이하이다. 미국의 의사들은 유럽의 어느 나라보다 많은 전립선수술을 한다. 미국은 제왕절개수술에서도 업계의 선두에 서 있어, 다른 나라들보다 50에서 200퍼센트 이상 많은 시술이 이루어진다. 미국 의사들은 수술을 피하고 약물치료를 선택하는 경우에도 다른 나라의 의사보다 훨씬 많은 양의 약을 사용한다. 그들은 영국 의사들보다 항생제를 2배 이상 많이 처방한다. 유럽의 의사들은 세균에 의한 감염이 분명하고 상태가 심각한 경우에만 항생제를 사용하는 데 반해, 미국 의사들은 세균감염으로 보이면 별 고민 없이 항생제를 투여한다. 미국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훨씬 많은 양의 엑스레이 사진을 찍도록 한다. 어떤 방사선 학자는 엑스레이의 사용 정도를 조사하는 중, 5장이면 충분했을 환장에게 50장에서 100장까지 엑스레이를 찍은 사례들을 발견하였다. 다른 조사에 따르면, 임상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엑스레이를 전혀 찍을 필요가 없거나 연기해도 좋은 환자가 2/3에 달했다고 한다.

 

 

기술발전과 의료행위를 철저히 경제적 논리에 의거하는 미국의 현상을 보면서 우리는 현대성의 폭력적 행태(신자유주의 합리성에 따른 맥도날드화로 표현할 수도 있다)가 사회의 모든 곳에 침투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의료민영화의 논리도 결국 이윤추구 행위의 정당화와 극대화에 있다. 의료민영화가 진행된 태국의 경우에는 국민의 건강보험체제가 무너져, 극빈자를 국가가 돌봐주는 미국과는 달리 극빈층의 사망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해 길거리에서 죽어가기 일쑤다. 

 

 

의료민영화는 미래의 마지막 먹거리가 수명은 늘어나지만 갈수록 약해지는 육체와 불안전한 정신과 스트레스에 쩌들어 있는 신경 등이라는 것이 분명해지면서, 더욱 맹렬하게 국민국가의 건강보험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어쩌면 인류는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 장수하는 유일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신자유주의 합리성이 지나간 자리에는 수없이 많은 주검들이 널브러져 있었으니,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원희룡은 당장 의료민영화라는 지옥의 문을 닫아라! 

 

 

  1. 2014.07.25 10:36

    비밀댓글입니다

  2. 참교육 2014.07.26 05:51

    유병언을 가지고 소설을 쓰고 있는 동안 실질적인 의료님영화조치인 영리법인을 행정조치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더군요.
    사악한 집단입니다. 박근혜로 인해 전국민이 불행해집니다. 비극입니다.

  3. 의료민영화 찬성 2014.07.26 14:21

    님하 이미 병원은 민영화된지 오래요... 솔직히 병원 중 비영리단체같이 돈 안보고 운영하는 곳 국립이나 시립밖에 없어요. 현실을 인정해야죠. 글고 의료보험만 민영화를 안하면 상관 없죠. 막말로 오바마가 손댈려는게 의료보험이지 의료재단이 아니잖아요. 의료민영화 반대하는게 의사 밥통 지킬려 그러는 거잖아요. 솔직히 병원 원장이 의사가 아니라 물리치료사든 간호사든 조무사든 일반인이든 뭔 상관이에요? 진료보고 치료하는 사람만 의사면 되죠...

    • 한심 2014.07.27 08:40

      미국에 살아 보셨나요?
      이게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시죠?

    • 한심 2014.07.27 08:40

      미국에 살아 보셨나요?
      이게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시죠?

  4. k 2014.07.26 19:01

    저도 관심있어 이분야를 조금 알고 있습니다.비영리법인의 자회사 영리사업허가는 사실상 의료민영화의 첫단추입니다. 반대하는 국민적호응이 없어 아쉽습니다.

  5. Komnenos 2014.07.26 21:48

    의료민영화를 반대하시는분들을 보고 그저 "아 당연히 반대해야 되는일이지" 라고만 생각하며 그냥 지나쳤던 과거가 부끄어워지는 글입니다. 하지만 그걸 원하고 가장 친한 형님들을 설득하고 싶어도 너무나도 힘들더군요 ... 답답한 세상입니다.

  6. 지니 2014.07.27 01:14

    이명박이 대통령된 이후 정말 이건 아니다 싶었는데 2012석연치 않은 대선결과유ㅓ 세월호 사태 이후 정말 기본적인 원리 원칙도 지켜지지 않는 이 사회에 오만정이 다 떨어져 이민 준비중입니다

  7. 하모니 2014.07.27 07:49

    의료공영화의 단점은 아시나요?

  8. 고대립 2014.07.31 13:58

    이 글은 장황하기는 하지만, 논점이 잘 안 보이네요. 제약회사, 의사, 약사, 그리고 정권의 관계, 그리고 시민들의 관계에 대해서 더 고민해 보시는 게 어떠신지요? 이익을 누가 볼 것인가만 살펴보더라도 그 중심에 어디에 있는지, 그 정점에 서있는 제약회사와, 정권과의 관계가 항상 같지는 않을텐데, 여론몰이만으로 정책을 바꿀 수는 없지요. 많이 아쉽습니다. 의료민영화가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지만, 이렇게 단선적인 비판이라면 의료민영화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들, 제 계층, 계급간의 발생과정을 제대로 설명하고 풀어내긴 힘들겠죠.

  9. 의료민영화 찬성 2014.08.28 16:29

    님은 그냥 막연히 의료민영화가 되면 무조건 서민들 의료비 부담이 증가할거라했죠? 전 그말에 반박하는게 병원 재단하고 건강보험재단은 별개라 말했습니다. 근데 늙은 도령님은 무작정 이유도 없이 저보고 공부해오라하며 의료민영화 반대한다고 했어요. 그건 님이 의료계에 무지해서 잘 못 안거라 생각합니다. 의료법에서는 병원 은 무조건 의사면허를 가져야만 병원을 설립할 수 있다하는데 그걸 바꾸는게 민영화에요. 글고 의료비 상승이 일어날수없는게 건강보험재단이 보험료를 내주기때문에 의료비가 상승하질 않는거에요. 보험에서 규정한 치료대로해야 보험이 적용되기때문에 의료비가 상승이 안되는겁니다. 글고 이미 부자들은 vip룸이라고 병원에서 따로 진료받고 다하는데 님은 혼자 시대에 뒤쳐져서 하향평준화를 하려하는군요. 전세계적으로 의료산업을 자유경쟁시키는데도요. 님을 보니 꼭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생각납니다.

    • 늙은도령 2014.08.28 19:27 신고

      이래서 제가 제대로 공부라라는 것입니다.
      의사 면허를 가진 자만이 병원을 설립할 수 있다는 것은 법인병원일 경우 주주의 관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삼성을 이건희가 황제경영을 했는데 지분이 1.8%입니다.
      게다가 등기이사도 아닙니다.
      세상이 그렇게 단순한줄 아십니까?
      세계에서 민영화를 추진한 나라들의 예를 찾아보고 공부하십시오.
      미국과 태국의 예와 대처가 왜 실패했는지, 그 당시의 영국의 법은 어떠했는데 실제로는 어떻게 해서 문제가 됐는지, 그래서 다시 국영화를 할 수박에 없었는지, 이런 것들을 공부하십시오.
      저는 최소한 의료민영화에 관한 책을 여섯 권이나 읽었고, 친구와 선후배 친구들, 의료노조들과 의료민영화에 대해서 현장의 얘기도 들었습니다.
      정부의 법과, 기업이 어떻게 빠져나가는지에 대해서도 공부했고, 저 또한 사업을 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너무나도 잘 압니다.
      그렇게 기본적인 공부를 한 다음에 서로 토론을 해야 얘기가 됩니다.
      님은 그런 것을 전혀 공부하지 않은 채 단편적인 지식을 가지고 말합니다.
      토론이 될 것 같습니까?
      저는 지금도 외국 사이트를 뒤지며 의료민영화와 영리화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의료 관련 사이트들은 널려 있습니다.
      그런 기본적인 공부를 한 다음에 토론하십시다.

      글을 쓰면서 제 주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쓰는 줄 아시는 것도 문제입니다.
      저는 글에 해당 책 제목도 분명히 밝혔습니다.
      또한 의료민영화와 영리화에 대한 논쟁에 대해서도 글에 올렸습니다.

      의료비가 어떻게 상승하느냐고요?
      약값은 정해져 있지만 병원에서 어떤 약을 쓰느냐에 따라 가격이 변합니다.
      의료민영화를 하면 필요없는 검사들이 늘어나고 돈이 되는 수술 등에 집중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비슷한 방식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비가 상승합니다.
      그렇게 의료비가 상승하면 건강보험료가 오르거나, 의료보험으로 보장하는게 줄어듭니다.
      그러면 개인들은 사적 보험을 들여야 의료보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의료비와 사적보험을 들어야 합니다.
      미국에서 매년 개인파산자의 90% 정도가 의료민영화 때문에 나옵니다.
      과잉진료가 넘쳐나고, 의사가 파업하면 오히려 환자사망율이 줍니다.
      의료민영화가 상향평준화라고요?
      공부 좀 하십시오.
      의료민영화해서 상향평준화됐다면 의료비지출로 따져 미국이 일본이 4배인데, 의료서비스의 질은 일본이 미국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즉 8배의 차이가 납니다.

      제가 공부하라고 한 이유는 스스로 노력해서 아는 지식이 진짜이고 님이 제대로 공부하면 저와 토론할 이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몸에 좋은 말은 듣기 거북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발전에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공부하라 햇습니다.
      그런 다음에 현장의 얘기를 들어보고, 그런 다음에 다른 나라의 예도 살펴보고, 정부와 사무장병원, 일반 병원, 대형병원고 중소병원 등의 얘기를 들어보고, 최후로는 의료노조의 얘기와 간호사들의 얘기도 들어봐야 합니다.
      그래야 기본적으로 정부 정책에 대해 확신을 갖고 비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기분에 내켜 쓰는 것이 아니고요.

      자유경쟁이 세상을 발전시켰다는 주장은 어떻게 나오는지요?
      지금의 각종 불평등과 점점 사라지는 정규직 일자리, 늘어나는 빚, 일부 재벌과 금융자본에만 돈이 몰리는 것, 지구온난화, 기상 이변, 대지의 오염, 생태계 파괴, 만성질환의 증가, 대지의 사막화, 원전 폭발 등등 세계적인 전문가와 석학들이 21세기 이내에 인류가 멸망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그것이 무한경쟁을 통해 자유방임 시장경제를 밀어붙인 지난 40년만에 일어난 일들입니다.
      자유경쟁을 하면 무슨 발전이 이루어집니까?
      전 세계의 통계를 모두 활용할 수 있게 된 1990년대 말부터 인류의 발전은 1973~75년을 사이로 멈췄다는 것이, 그리고 평균적으로는 퇴행하기 시작했다는 연구들이 속출되고 있습니다.
      님은 시장논리를 강조하는 1%가 방송과 언론을 통해 세뇌한 것에 넘어가 진실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는 상태입니다.
      지금 1030세대가 왜 이렇게 어렸습니까?
      님의 말대로 발전을 해왔다면요?
      경제규모가 커졌는데 왜 빈곤층이 늘어납니까?
      전 세계 슈퍼리치를 1300명 정도로 보는데 그들의 자산이 지금처럼 독점적인 적은 인류 역사상 한 번도 없었습니다.
      상위 1%가 전체 자산의 반을 차지한 적도 없습니다.
      자유경쟁을 무한대로 했기 때문에 인류가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10. slumber 2017.06.10 19:29

    제약회사와 의사들의 욕심때문에, 시민들만 피해를 보내요. 우리나라도 의료 민영화 이야기가 많았는데, 정권이 바뀌고 나서는 쏙 들어갔내요.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치매 치료에 대해 많이 지원해주겠다고 했는데, 이러한 의료 복지 정책들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더 확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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