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은 아무리 다른 가치관을 지녔더라도 앞으로 말할 아주 기본적인 두 가지 원칙은 공유한다고 생각한다……첫 번째 원칙인 '본질적 가치의 원칙'은 모든 인간의 삶은 특별한 객관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삶은 잠재성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일단 인간의 삶이 시작되면 그것이 어떻게 전개되는지가 중요하다……이것은 단순히 주관적 가치가 아니라 객관적 가치의 문제다. 곧 인간의 삶의 성공과 실패는 당사자에게만 중요한 것이거나 오로지 그 사람이 성공을 원하기 때문에 중요한 것도 아니다. 모든 인간의 삶의 성공과 실패는 그 자체로 중요하며, 누구나 바라거나 아쉬워할 이유가 있는 어떠한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인 '개인적 책임의 원칙'은 누구나 자기 삶을 성공적으로 실현할 특별한 책임, 어떤 종류의 삶이 자신에게 성공적인 삶인지에 대한 판단을 포함하는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이런 개인적 가치를 지시하거나 동의 없이 강요할 권리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 (어떤 가르침을 따르던 간에) 판단을 맡기는 것 자체는 자발적인 결정이어야 한다. 자기 삶의 독립적 책임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에 대해 본인 스스로가 결정한 깊이 있는 판단을 따라야 한다는 말이다.(도널드 드워킨의 《민주주의는 가능한가》에서 인용)

 

 

 

자유주의 정치사상가이자 법철학자로 존 롤스와 쌍벽을 이루는 도널드 드워킨이 《정의론》과 《자유주의적 평등》에서 정립한 이 두 개의 원칙은 '존엄의 원칙 혹은 조건'이라고 한다. 이 두 개의 원칙들은 '개개의 인간에게 가치를 부여하고 책임을 부과한다는 면에서 개인주의적'이지만 '자신이 속한 공동체나 전통의 가치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공통 기반으로 적절'해 보인다. 일종의 신뢰가 개인들 사이에 구축되는 것이다.

 

 

'평등의 이상'을 추상화한 첫 번째 원칙과 '자유의 이상'을 추상화한 두 번째 원칙의 조화는 '평등과 자유는 서로 경쟁하는 가치라서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것을 희생해야 한다'는 기존의 통념을 거부한다. 대다수 정치철학자는 '보수는 정치에 평등을, 경제에 자유를 적용한 데에 비해, 진보는 정치에 자유를, 경제에 평등을 적용'하는 바람에 극단적 양극화로 치달을 수밖에 없었다는 마이클 센델의 주장(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인용)에 동의한다(어느 진영이 올바른 적용을 했는지는 별도의 문제. 극단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기준으로 하면 당근 진보가 옳지만^^).

 

 

이처럼 민주주의의 두 축인 자유와 평등이 서로 충돌하는 가치라면 민주주의를 작동불능의 지경까지 떨어뜨린 현재의 상황이 필연적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두 진영의 이런 차이가 정치·경제·사회를 넘어 낙태·동성애·성평등·인종차별 등으로 대표되는 문화전쟁으로까지 확전 양상을 띠게 된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두 진영이 민주주의와 헌법의 틀 안에서 벌어야 하는 정치적 논쟁과 권력 투쟁이 상대를 죽여야 끝나는 전쟁의 차원까지 치달은 것도 이해(수용이 아니다!)할 수 있다.   

 

 

드워킨은 이런 통념에서 벗어나 양 진영이 수용할 수 있는 공통의 합의점(신뢰의 구축)에 동의하면 작동불능의 민주주의를 원래의 자리로 되돌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너른 합의만 있다면 심각한 정치적 논쟁이 없더라도 민주주의는 건강할 수 있고, 합의가 없더라도 논쟁 문화가 있다면 건강할 수 있는데, 극단적인 분열만 있고 진정한 논쟁이 없다'면 정치적 다수가 되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하는 무법천지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바로 이것, '권력을 잡아 다수의 횡포를 부리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하는 것'이 전 세계에서 표퓰리스트 정치인과 정당의 득세로 이어졌다. (신자유주의 통치술의 결과이기도 한) 정치의 극단적 양극화가 양산한 온갖 병리현상들에 치명적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좌절과 절망, 분노, 피해의식 등에 영합하는 차별과 혐오, 증오와 분열, 갈등과 폭력, 심지어는 물리적 복수를 부추기는 발언들을 쏟아낸 트럼프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근대민주주의의 원조국이자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에 오를 수 있었다. 

 

 

게다가 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기애가 극단에 이른 사람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주인공이어야 하는 트럼프와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은 하늘에서 별따기 보다 어렵다. 그 프로젝트가 인류사의 거대한 전환에 해당할 정도로 중대하고, 아직까지 누구도 성공하지 못해서 돌다리를 두드려 보고도 또다시 두드려 보아도 모자랄 만큼 민감하고, 아주 작은 오해로도 중단될 수 있는 신뢰 구축과 상호합의의 과정이라면 성공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할 수 있다. 그와 신뢰관계를 구축한다는 것은 정치의 신이라도 해내기 어려운 일이다.

 

 

푸틴과 두테르테처럼 트럼프와 특별한 이익을 공유하는 지도자들도 언제든지 관계가 깨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떨치기 힘들다.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워 상대적 약자들에게 억지 희생을 강요하고 떠넘기는 트럼프를 상대로 세계의 거의 모든 지도자들이 미국 대통령 직위에 대한 예의를 표하면서도 트럼프라는 개인에게는 적대감을 표출하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국익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외교 영역에서 그와의 신뢰관계를 구축하다는 것은 정신 나간 짓이라고 할 수 있다.

 

 

 

 

헌데, 전 세계에서 오직 한 사람,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만이 그와의 신뢰관계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그것도 주변의 강국들의 이익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남북 공동 번영의 프로세스를 트럼프와 함께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다. 한국의 기레기들과 수구 진영의 집요하고 악랄한 흔들기와 가짜뉴스의 범람에다, 트럼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유수 언론들의 부정적 접근과 오보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와의 신뢰관계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상대와의 협상에서 국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마키아벨리적 국제정치와 외교무대라는 특성과 본질까지 고려할 때 두 지도자의 신뢰관계는 유례를 찾기 힘든 '신화의 창조'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진정성과 투명성, 공정성, 원칙에 기반한 유연성 등을 바탕으로 하는 문프의 리더십이 의심과 질투, 돌변과 뒤통수치기의 아이콘인 트럼프와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트럼프에 못지않은 의심과 질투, 변덕의 아이콘이자 누구도 믿지 않는 김정은과의 신뢰관계도 유지하면서. 

 

 

두 사람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문프의 진정성에 마음을 연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다른 나라의 지도자들처럼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해서 특별히 믿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으리라. 그런 선입견을 갖은 채 문프를 만났을 것이고, 통화하고 조정하고 협상하며 다시 만났을 것이다. 그런 과정의 모든 순간과 단계마다 일관된 진정성과 투명성,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유연함에 감복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의 마음을 열지 못했으리라.

 

 

더욱 더 놀라운 것은 트럼프와 김정은을 싫어하고 믿지 못하는 각국의 지도자와 유력 정치인은 물론, 교황과 UN사무총장, FIFA 회장, IOC 위원장 같은 종교와 국제기구의 지도자들로부터도 존경과 지지를 받는 것은 경의롭기까지 하다. 문재인 대통령을 맹렬하게 비난하고 흔드는 사람과 집단은 그가 실패해야 정권을 잡을 수 있는 대한민국의 보수 진영과 태극기부대, 구좌파, 양대노총, 일베, 손가혁, 급진적 페미니스트밖에 없다. 예수가 "선지자는 고향에서 존경받지 못한다" 했는데 문프가 바로 그러하다.

 

 

누구에게도 완전함을 요구할 수 없는 것이라면, 문프 같은 지도자는 민주주의 역사를 통틀어 유례를 찾기 힘들다. 전 세계 학자와 지식인들이 촛불혁명(이대생의 위대한 투쟁 포함, 그러나 이들은 환의의 노래를 부르기는커녕 악질적인 기레기들과 기득권의 연합공격에 두둘겨 맞고 조리돌림을 당해 지옥과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촛불혁명의 발판을 마련해준 이들에게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을 칭송하는 것처럼 신뢰의 리더십을 구축한 문프에 대한 존경과 지지 표명이 줄을 잇고 있다.

 

 

문프는 대한민국이 처음으로 보유하게 된 국제적으로 존경받는 리더다. 다시 말해 외교무대에서 국익을 극대화하면서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인류사적 전환을 이끌어내고 있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뜻이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초국적기업, 김연아와 손흥민 같은 스포츠 스타, 비틀즈와 롤링스톤즈, 퀸의 역사를 재현하고 있는 BTS와 전 세계를 즐겁게 만든 싸이 같은 한류 스타를 제외하면 문프처럼 널리 알려진 정치지도자는 없었다.

 

 

필자가 문파를 고집하는 이유가 이것 말고 다른 무엇이 더 필요할까? 구축하기는 힘들지만, 일단 구축되면 좀처럼 깨지지 않는 리더십이 신뢰의 리더십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문재인과 노무현의 리더십은 다르다1

  1. 카사바 2018.12.06 19:09

    문프의 진면목을 깨우쳐 주신 선생님의 글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문파가 되기로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이란 생각이 더욱 굳어지네요!
    "두 사람(트럼프와 김정은)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문프의 진정성에 마음을 연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프가 우리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너무 뿌듯합니다. 대통령님, 자랑스럽습니다👍👍

    • 늙은도령 2018.12.07 12:22 신고

      다시 나오기 힘든 대통령입니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이런 식으로 정치와 외교를 해내는 지도자는 없었습니다.


박찬주 대장과 그 부인의 슈퍼울트라 갑질을 접한 문통이 '군대만이 아닌 모든 부처의 갑질에 대해 살펴보고 바로잡으라'고 했습니다. 경제적 불평등과 차별ㅡ사유재산을 최대한 제한하고 민주주의를 최대한 확대함으로써 경제적 불평등과 차별을 제로에 가깝게 줄이는 것이 목표인 사회민주주의와 달리ㅡ을 당연시여기는 것이 자본주의의 본질이라면, 갑질은 그런 본질이 다양한 현실적 요인과 어우러져 민주주의와 인권을 파괴하고 유린하는 반사회적이고 반인륜적인 범죄입니다. 





예수도 "너희는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고, 공자도 "네가 싫은 일은 남에게도 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황금률을 말했던 것도 갑질이라는 반인권적 행태가 얼마나 뿌리깊은 악습인지 말해줍니다. 헌법에 '어떤 사회적 특수계급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는 것도 '모든 인간이 자유롭기 위해서는 부와 직위, 신분, 환경, 능력, 권한 등에 구애받지 않고 평등하게 대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인류의 집단적 성찰에서 나온 것으로 민주주의의 핵심원리입니다. 



아테네의 아고라에서 추첨으로 선출직과 행정직을 선출했던 것도 민주주의의 핵심인 평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추첨은 누구도 차별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상대적인 우위를 악용하는 갑질은 '인간이 짐승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을 넘어, 악질적인 데이트폭력처럼 '짐승 중에 최악'임을 말해주는 증거입니다. 갑질은, 특정 집단 사이에서 비밀스럽게 진행되는 경향이 강한 적폐와는 달리 어떤 곳, 어떤 상황, 어떤 관계에서든 일어나기 때문에 청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특히 이명박근혜 9년처럼,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을 장려하는 정글화된 신자유주의 세상에서는 갑질의 일상화가 피할 수 없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상대를, 친구를, 선후배를, 가족을 누르거나 꺽지 않으면 니가 살 수 없다'는 생각을 강요되고 주입되는 세상에서 갑질의 만연은 당연한 귀결입니다.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과 선의의 경쟁과 협동을 통해 이익을 나누고 공유하는 상생과 공존의 세상과는 정반대에 위치할 수밖에 없습니다. 



갑질은 권위주의의 산물이며, 계급 차별의 핵심이며, 인권 유린의 본질이며, 인격 파탄의 체현입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했지만, 갑질은 더 가졌다는 이유로, 더 윗사람이라는 이유로, 더 강하다는 이유로 상대적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이며 범죄입니다. 인권과 시민권이 강화되는 추세에 역행하는 각종 갑질은 공정한 국가와 사회의 건설이라는 촛불혁명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적폐 중의 적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박찬주 대장과 그 부인의 슈퍼울트라 갑질은 성공에 성공을 거듭할수록, 부와 권력의 상층부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타락에 타락을 거듭하는 헬조선의 진면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연일 폭로에 폭로가 거듭되고 있는 상상을 초월하는 갑질들을 접할 때마다 '국민이 주인인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이 얼마나 힘겹고 어려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박찬주 부부의 갑질은 군대라는 특수성을 감안한다 해도 우리사회에 만연한 갑질들과 본질에서는 다를 것이 없습니다.



갑질이 쌓이면 적폐가 되고, 그것이 극단에 이르면 세월호참사와 가습기살균제 참극 같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비극들이 일어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들과 면담한 것도, 적폐청산을 100대국정과제의 첫 번째로 위치시킨 것도 적폐가 된 갑질들이 수백 수천 명의 국민 목숨을 앗아가는 최악의 상황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문통이 박찬주 부부의 슈퍼울트라 갑질을 보고받은 후에 '모든 부처의 갑질을 살펴보고 바로잡으라'고 지시한 것도 이런 위기의식의 발로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절대다수의 국민들은 정부의 고위관료는 물론 말단의 공무원까지 만연돼 있는 권위적 행태를 경험해본 적이 있습니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복지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의 갑질은 일상이 된 것처럼 수없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곤 합니다. 민주정부 10년 동안 상당히 줄어들었던 이런 권위적 행태는 이명박근혜 9년 동안 적폐에 준하는 갑질들로 되살아났습니다. 세금으로 먹고사는 그들의 갑질이 복지부동과 무사안일에 이르러서는 나라마저 좀먹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국가만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며, OECD가입국 중에서 공무원 비율이 매우 낮고, 위험수위를 넘은 청년실업을 줄이기 위해 공무원 증원이 절실함에도 이에 대한 반발이 심심치 않게 표출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문통이, 정부의 권력기관 중 유일하게 과거사에 반성하지 않았던 검찰이 처음으로 대국민사과에 나선 날에, 정부 각 부처의 갑질을 근절시키는 작업에 들어가라고 지시한 것은 시의적절한 것이었습니다





공무원은 국민의 안녕을 위해 존재하는 직종입니다. 그것 때문에 국민의 세금으로 일하고 월급을 받으며 신분을 보장받는 것입니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갑질을 줄이고 없애는 작업은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한 모두의 과제이지만, 정부 각 부처에 만연해 있는 공무원들과 군인의 갑질을 줄이고 없애는 작업은 대통령과 정부가 책임지고 없애야 할 과제입니다. 하루만 자고 일어나면 문통이 할 일이 늘어나는 형국이지만 어쩌겠습니까, 촛불혁명의 대통령이니 그것도 운명인가 봅니다. 



정부 각 부처의 갑질 근절은 노무현의 꿈이었고, 실천이었으며 언제나 노무현이라는 거울을 마주하고 있는 문통이 이루어야 할 시대정신이며, 안희정과 박원순, 이재명, 조국, 김경수, 임종석, 정청래, 표창원, 강경화, 손혜원 등으로 이어져야 할 국정철학이자 민주개혁세력에게 주어진 숙제입니다. 시민의 상당수는 촛불혁명으로 깨어났지만, 아직 구태에 젖어있는 자들이 정부이 각 부처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민주개혁세력의 장기집권의 필요성을 말해줍니다.  



해서 '국민이 주인인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해 다시 한 번 외쳐봅니다, 이니 하고 싶은 거 다해!!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7.08.09 08:28 신고

    임명직에 대해 5배수,10배수로 후보군을 정해 놓고 추첨하는것도
    좋은 방법이 될수 있겠네요 ㅎㅎ

    • 늙은도령 2017.08.09 14:53 신고

      아고라에서는 그렇게 했습니다.
      그리고 잘 운영되었지요.
      물론 그때에는 아고라에 참여할 수 있는 시민들이 경제적 여유가 있어 정치에만 올인할 수 있는 백인남성으로 한정됐지만...
      시민들의 공부가 늘어나면 지금도 못할 것이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이제는 편안하십니까? 이곳에서는 당신을 죽음으로 내몬 쓰레기 같은 언론들과 정치인들의 광기가 그날처럼 몰아치고 있습니다. 당신이 특권과 반칙이 넘쳐나는 세상을 사람사는 곳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던 정치는 사라졌고, 당신이 평생을 거쳐 저항했던 독재권력의 망령만 가득합니다. 침묵하는 다수는 각자의 삶에 지쳐 미래가 현재와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절망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당신의 격정적인 삶을 담은 《성공과 좌절》을, 오늘은 선택도 할 수 없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는 《문재인의 운명》을 다시 펼쳐보았습니다. 그곳에는 분명 희망과 정의가 있는데, 당신이 이루고자 했던 보통사람들의 세상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과 연대는 무력해진 상태입니다. 특권화된 기득권들은 부와 권력을 세습하는 단계에 이르렀고, 헬조선과 흙수저라는 신조어가 세상을 떠돌고 있습니다. 

 

 

평등에 기반하지 않은 자유란 허상에 불과함에도 강자의 이념이자 체제인 자유민주주의가 인류가 선택하고 발전시켜온 민주주의인양 호도되고 있습니다. 독재권력의 앞잡이 노릇을 했던 국정원은 중앙정보부 시절로 돌아갔고, 독재자의 딸은 대놓고 시간을 과거로 되돌리고 있습니다. 국민은 불법과 반칙, 불의와 특권에 익숙해져 평등의 가치를 언급하는 것조차 꺼리고 있습니다. 

 

 

한국천주교의 상징인 명동성당에 이어 한국불교의 상징인 조계종마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려 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세월호에는 9명의 유실자가 수장돼 있고, 민주주의의 버팀목이자 헌법의 권리인 집회의 자유마저 경찰의 허가가 없으면 불법이라고 낙인이 찍힙니다. 야만공권력은 70의 노인을 사경으로 내몰고도 더 야만적인 탄압을 공언하고,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은 폭력적인 공권력 사용이 불러온 비극에 사과는커녕 공안정국 조성에 여념이 없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사람들 중 반 이상이 독재자의 딸 밑으로 기어들어갔고, 남아있는 자들은 문재인 대표와 친노를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됐습니다. 심지어 이들은 노무현 정신을 들어서 문 대표와 친노를 공격합니다.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습니다. 언론의 자유는 허울 뿐이고, 표현의 자유마저 상시적 검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독재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지만, 사회적 약자는 집회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이제 문재인 대표가 무너지면 노무현에서 문재인으로 이어진 성공과 좌절, 운명도 현실정치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그날의 당신처럼 너무나 힘들어하는 문재인 대표를 보고 있자면, 차라리 현실정치에서 나오라고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어쩌면 앞으로의 며칠이 '노무현 정신과 가치'로 대변되는 것들이 영원히 퇴장하는 시기가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이승을 떠난지 단 6년만에 대한민국의 정치와 사회는 70년대로 돌아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편안하십니까?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무한퇴행하는 대한민국을 지켜보시며 얼마나 참담해할지 모르지 않지만, 그래도 이 을씨년스러운 저녁에 당신의 안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신을 지키지 못한 것처럼, 문재인 대표도 지키지 못할 것 같아서.

 

 

 

 

P.S. 어떤 지도자도 모두를 안고 갈 수는 없다. 분열이 언제나 패배로 이어진다는 증거도 없다. 내년 총선에서 완패한다고 야권이 회생불능이 되는 것도 아니다.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면 그 책임에 올인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다. 때로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가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장에 나가 아군을 흔드는 자들보다 무서운 존재란 없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비가오면 2015.12.10 19:52

    님의 글에 공감합니다 ㅠㅠ

  2. 耽讀 2015.12.11 08:36 신고

    전 현 정국이 이승만-박정희-전두환때만큼 암울하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방송3사+종편 심지어 진보언론마저 민주개혁세력을 난도질하지만, 세 독재자 정권도 무너졌습니다. 이승만은 부정선거로 시민혁명으로, 박정희는 측근과 측근들 내부투쟁과 시민들 분노, 전두환은 시민혁명으로 무너졌습니다. 전두환은 권력은 내려놓지 않았지만.
    지난 번 댓글에도 썼지만, 전 박근혜정권이 시민혁명보다는 내부에서 곪을 때로 곪아 스스로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헛발질을 통해 발화할 수도 있습니다. 조금 엉뚱한 예지만, 상업을 가르쳤던 국정집필진이 동료교사들에게 문자를 보낸 것처럼 말입니다. 어둠이 짙으면 짙을 수록 한줄기 빛이 그 어둠을 끝장냅니다.

    • 늙은도령 2015.12.11 13:55 신고

      문재인이 이 상황을 돌파해내면 분위기가 반전할 것입니다.
      하루빨리 당을 정리해야 합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5.12.11 09:01 신고

    어제 나를 분노케 한것들
    1. 소요죄를 검토?-미친것들이다
    2. 야근과 회식을 줄여? - 육아도 안해본 사람이
    3. 상업 교사가 역사교과서를 집필해- 개가 웃을 일

    • 늙은도령 2015.12.11 13:56 신고

      지랄을 하는 것이지요.
      정말 개판입니다.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4. 바람 언덕 2015.12.11 11:33 신고

    그저 먹먹할 뿐....

  5. base 2015.12.11 18:58

    문재인대표의 현실 정치 삶이 그리 길지가 않죠? 올해 그의 정치 행보를 지켜보며 실망과 희망이 맞물려가는 한해를 지켜보며 문대표가 지금의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본인의 정체성의 한계를 벗어나서 김대중과 노무현 이 두분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늙은도령 2015.12.11 19:52 신고

      지금의 문재인은 잘하고 있습니다.
      제발 더 이상 흔들리지 말기만 바랍니다.
      이제는 뚝심으로 가야 합니다.
      지지자들을 믿고 강하게 나가야 합니다.
      유연해져야 할 때는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6. mihowon 2018.05.07 15:16 신고

    5월이네요.
    잊을까봐 제 폰 번호도 서거일로 바꿨었는데 가끔 가는 봉하마을도 이상하게 5월에는 안가집니다.
    올해는 어떻게 할까 좀 고민 중이네요.
    늙은 도령님 글 보고 많이 배웁니다.

  7. 늙은도령 2018.05.07 15:18 신고

    저도 가보고 싶은데 그곳까지 운전할 자신이 없어서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건강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편했다. 자신의 아버지를 신처럼 떠받드는 박근혜가 자신의 정체성과 시대인식이 70년대식 독재와 발전국가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지탄을 받고 있는 역사 전쟁, KF-X사업에서 보여준 총체적 무능과 거짓말, 내년 중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날 경제파탄 등은 헬조선의 근원인 박정희의 망령까지 더해 박근혜를 되돌릴 수 없는 길로 몰고 갈 것이다.





박근혜가 주장하는 ‘올바른 역사’란 산업화의 열매를 독차지한 극소수의 승자와 강자에게만 적용되는 특권층의 역사를 말한다. 자본과 권력, 언론을 독차지했고, 세습자본주의까지 공고히 한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대한민국은 천국에 다름없다. 권리만 있고 책임이 없는 그들에게 대한민국의 역사는 지독할 정도로 올바르다.



일본 군국주의에 대한 미국의 오판과 북한의 등장 및 한국전쟁 덕분에 무소불위의 특권층을 형성할 수 있었던 이들은 IMF 외환위기와 민주정부 10년의 업적만 드러낼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극우와 세습자본주의의 헬조선을 만드는데 성공했는데 민주정부 10년 동안 이 모든 것에 흠집이 생기고 말았다.



한국의 현대사는 정확히 70년에 이른다. 그중 60년을 현재의 특권층이 지배해왔고, 역사는 그들을 미화하고 민주주의와 진실을 왜곡하는 일방적 서술이었다. 차별 없는 자유는 만인이 평등하다는 개념에서 나옴에도 강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자유(방임)만을 강조하는 것도 특권층을 형성한 이들의 힘이 절대적으로 우월하기 때문이다.



박근혜가 말하는 ‘올바른 역사’란 이런 것이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을 넘어 5.16군사쿠데타를 구국의 결단이라고 확신하는 박근혜에게 민주주의란 얼마든지 제한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다. 경제위기가 심화될수록 이런 확신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는 경제위기의 책임이 자신의 실정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오류의, 그래서 책임에서 자유로운 그녀는 조세 개혁을 통해 재분배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극복할 수 없는 현재의 경제위기를 야당의 발목잡기와 좌파집단, 나약한 보수집단, 배부른 청년들의 투정, 반기업정서에 있다고 주장한다.





박근혜의 눈에 아버지의 통치가 아른거릴 수밖에 없다. 잔혹한 독재를 해서라도, 즉 정부가 만든 실습용 역사교과서의 표현을 빌리자면 ‘민주주의와 자유를 제한’해서라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박정희식 사고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 필요하다면 역사 다음에는 교육 내용 전체를 유신시대로 되돌리는 일도 강행될 수 있다. 



박근혜가 주도하는 역사전쟁은 민주정부 10년을 겨냥할 것이고, 경제위기를 부각할 것이며, 종북·좌파몰이를 동원할 것이고, 무엇보다도 성장 만능의 산업화를 부각시킬 것이다. 독재의 필요성, 즉 민주주의에 제한을 가하려면 한국의 현대사가 독재 정부가 주도한 산업화 덕분에 성공한 역사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승만을 국부로 되살리는 것은 부차적인 요소며, 국민을 속이기 위한 일종의 떡밥이다. 박정희의 부활과 재조명은 경제위기 탈출을 위한 산업화의 명목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박근혜가 주도하는 역사 전쟁의 핵심은 정권재창출에 있으며, 대한민국에서만큼은 신자유주의적 독재(우파 전체주의)가 지속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거의 모든 정당성은 역사에서 나온다. 권력이 역사를 조작하고 자신의 입맛대로 왜곡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지 오웰은 《1984》에서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며,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고 말했는데, 박근혜가 주도하고 있는 역사 전쟁을 이보다 더 압축적으로 표현할 방법이란 없다. 



독재의 DNA를 물려받은 박근혜가 의도하는 것은 대한민국 현대사가 정말로 성공한 역사인지 따지려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와 자신의 입맛대로 역사를 바꾸려는 것이고, 그것만이 미래를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역사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무엇이라도 끌어들일 것이며, 여론이 불리할수록 종북과 좌파몰이의 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는 지금 자기 무덤을 파고 있다, 자신의 아버지처럼. 바로 잡아야 할 것은 역사가 아니라 자신만 옳다는 독재군주의 영역에 들어선 대통령이다. 역사교과서와 위안부협상 다음에는 노동개악과 의료영리화와 철도민영화 등을 밀어붙일 독재자의 딸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송승훈 2015.10.28 21:43

    내용이 군더더기없고 선명하네요...
    쾌유하세요~

  2. 불루이글 2015.10.29 00:09 신고

    도령님 오랜만에 뵈니 너무 반갑네요
    아직도 완쾌 되진 않으신가 봅니다.
    도령님같은 분들의 역활이 절실히 요구되는 비상시국입니다.
    오랜만에 또 이렇게 훌륭한 글을 접하게 되니 고마울 따름 입니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 이니만큼
    건강이 허락하는 선에서 또 좋은글 기대 하고 있겠습니다.
    감사 합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5.10.29 08:14 신고

    글보다 완전 쾌유가 먼저이십니다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시는것 같아 다행입니다

    역사는 집권 5년을 가혹하게 평가할것입니다
    그걸 깨닫기를...

  4. 힘냅시다. 2015.10.29 08:37 신고

    맞습니다. 근데 임기내에 바꾸는것 어렵지요
    건강이 아직 좋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저도 매일 병원다니는 처지라, 동변상련을 느낍니다.
    몸조리 잘하시고, 쾌유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5. 주휘진 2015.10.29 17:25

    애독자입니다
    정말궁금해서 말인데요
    내년 중후반기부터 경재파탄이 본격적으로 들아난다...라고 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들어난다는 말씀이신지
    궁금합니다
    글 항상 잘읽고 있습니다
    몸조리잘하십시요

  6. 훈잉 2015.10.29 19:04 신고

    오랜만에 글올리셧네요
    정말 좋은글들올리셔서 기다렸는대요.
    몸 관리 잘하시길 바랍니다.
    항상 옳은 글 만 써주셔서 감사해요

  7. 하늘이 2015.10.30 12:09

    오랫만에 귀한글 올려 주셨네요!

    건강 잘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박근혜는 아버지를 위해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에 아버지의
    역사만 자기가 원하는대로 돌려 놓으면 된다는 사고만 있을뿐
    둘로 갈라지는 대한 민국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지도자를 잘못 선택한 국민이 겪는 댓가 치곤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입니다.

    중심을 잡고 휘둘리지 않아야하는데 어리석은 국민들이 자꾸 끌려 간다는게 문제입니다.

    두눈 부릅뜨고 깨어있도록 하겠습니다.

  8. 2015.10.31 00:11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5.11.01 20:49 신고

      네, 감사합니다.
      간암을 잡은 이후로는 이처럼 오랫동안 아픈 적이 없었는데 운동 부족이었음을 절감했습니다.
      요즘은 운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9. 참교육 2015.10.31 07:18 신고

    맞습니다.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습니다. 역사는 변화발전한다는 진리를 믿습니다.

  10. PS4 2015.11.02 19:48

    선생님글은 명료하고 가슴에 와 닿는 내용이 많아 애독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글이 안올라오기에 무슨일인가 했는데 건강 조심하세요..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그 밖의 견해,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 재산, 출생, 기타의 지위 등에 따른 어떠한 종류의 구별도 없이, 이 선언에 제시된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고, 어떠한 차별도 없이 법의 평등한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모든 사람은 이 선언을 위반하는 어떠한 차별에 대하여도, 또한 어떠한 차별의 선동에 대하여도 평등한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세계인권선언 중에서). 





여러 글에서 밝혔듯이 필자는 백일이 조금 지난 후에 소아마비 바이러스에 감염돼 평생을 지체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온몸에 퍼졌던 바이러스는 오른다리를 불편하게 만들고 수명을 다했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불편함의 정도가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체중이 별로 나가지 않던 젊은 시절에는 다리를 절고, 계단을 올라가기 힘든 것과 눈이 오면 쥐약이라는 것 빼고는 별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살았다. 또래의 비장애인과의 경쟁에서도 뒤쳐진 적이 없었고, 장애인 같지 않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지겨울 정도였다.



하지만 장애는 장애인 것이다. 적어도 필자에게는 장애를 극복한다는 것이 다리를 절지 않고 걸어보는 것과 같다. 비장애인과의 싸움이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타인의 시선이나 어쩔 수 없는 편견에서 자유롭다는 것과도 다르다.



장애를 극복한다는 것은 마치 인권 같아서, 내가 조금은 불편하고 조금은 다른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정치적이고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비로소 가능하다.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평등하지만, 장애나 부처럼 인간을 불평등하게 만드는 조건을 바로잡는 것이 함께 할 때만 가능하다. 





필자는 적어도 인간 김진태가 아니라 국회의원 김진태가 인권에 관해 제대로 된 발언을 한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가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에 기대 타인의 인권을 모독하고 유린하는 발언들을 무수히 들었을지언정, 그로부터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존중이 담겨있는 발언은 들어보지도 못했다.



정치가 말이라면, 국회의원 김진태의 발언들은 히틀러의 극우 전체주의와 종이 한 장의 차이도 나지 않는다. 그의 발언들은 일체의 다름도 인정하지 않는 극우 전체주의국가에서나 가능한 것이어서 반인권적이고 반민주적이다. 공안검사 출신 중에서도 최악의 국회의원이 김진태다. 그는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 선동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런 인격 장애의 김진태를, 대인배 행세하다 분노한 주인의 일갈에 납작하게 엎드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인권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문고리 3인방이 아니면 만나기도 힘들다는 푸른 기와집의 세입자와 독대하고 나온 감격에 겨워서인지 극우 전체주의자를 자처하는 김진태를 집권여당의 인권위원장에 임명했다.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자들에게 레이저를 난사하는 대통령과 찌라시 애독자인 여당 대표가 의기투합해 내놓은 첫 번째 작업이 김진태 인권위원장이라면, 황교안의 총리 등극에 이어 현 집권세력의 생얼이 가장 반인권적인 공포정치와 극우 전체주의에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히틀러는 유대인뿐만 아니라 장애인들도 제거하려 했다. 그에게 인권이란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었고, 거추장스러운 것이었으며, 절멸시켜야 하는 것이었다. 억압과 착취 하에서도 세상은 돌아간다고 했지만, 집권여당의 인권위원장이 김진태라면 히틀러와 여러 가지 면에서 닮은 박정희의 유신독재가 바로 문 앞까지 돌아왔다.



현재의 대통령은 틈만 나면 국격을 떨어뜨리고 민생을 망쳐놓더니, 이제는 집권여당의 대표인 김무성마저 같은 길을 가기로 했나 보다. 눈에 가시 같던 유승민을 밀어냈으니 자신의 생얼을 구태여 숨길 필요가 없어졌나 보다. 김진태 인권위원장‧‧‧ 정말 국민의 인권을 욕보이기 위해 가지가지 하는 집권여당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5.07.18 05:20 신고

    눈 씻어야겠습니다.
    저는 김진태를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은지오래 됐습니다.
    폴력범입니다. 저런 인간을 뽑아준 선거구민이 밉습ㅂ=이다. 그리고 김진태뿐만 아니라 새누리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새누리가 망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에는 인권도 민주주의도 없습니다

    • 늙은도령 2015.07.18 21:53 신고

      정말 수구들은 사라져야 합니다.
      정치라는 것이 이들 때문에 최악의 일처럼 되버렸습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5.07.18 07:48 신고

    김진태가 여당 인권위원장이라니 미쳐도 단단히
    미쳤습니다

  3. 2015.07.18 07:49

    비밀댓글입니다

  4. 불루이글 2015.07.21 07:40 신고

    새누리당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당 같습니다.

    정말 이해 불가당 이고 추종자들 역시 이해 되지 않는 무리들 인것 같습니다.

    그런 정당에서 헌법가치를 홀로 지키려 독야 청청 애쓰는 유승민은 빨리 탈당해 새누리를 불식 하는 일에 전력투구 하는 것이 바람직 한 일이라 생각 됩니다.

    좋은 정보 잘 보고 갑니다.

  5. 구름바다 2015.07.22 06:33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꼴을 봐야 하는지 ...

    이명박이 전권을 휘두르던 시간도 허송세월 한 것이 아까운데
    박근혜까지 나서서 이 꼴을 보이니...

    그래도 이런 나라를 사랑해야 하는 서민들의 삶이 갈 수록 험난하군요.

    계속 좋은 글 부탁합니다.

    • 늙은도령 2015.07.22 15:51 신고

      이제는 극우적 발언을 막해도 되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보수화를 넘어 극우화되가고 있는 것입니다.

  6. rkqqk 2016.10.30 01:59

    똥뭍은개가 재뭍은개를 나무라는 꼴이다.

  7. 송지영 2016.11.30 09:09

    그 * 통 속에는 뭐가 들어있을까? 정말 궁금해.
    민물이 들어있다해도 이 정도는 아닐테지
    구정물인가? 똥물인가?
    생각하는 것이 쯔쯔



선발대가 시청 앞 분수대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후발대의 마지막 학생에게까지 전해졌다. 후발대는 아직 출발도 하지 못했는데 박종철과 이한열의 이름으로 하나 된 염원이 백만 번의 전달을 가능하게 했다. 연세대 학생회관에서 시청 앞 분수대까지 단 하나의 단어만이 살아서 떠돌았다.



민주주의!



박종철과 이한열의 죽음은 우리 모두의 죽음이었고, 살아있는 자의 부채였고, 싸워야 하는 이유이자 의무였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할아버지와 할머니부터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아이까지 더 이상의 죽음은 받아들일 수 없었고, 그래서 오직 하나만을 원했다.



민주주의!



그날에는 가난이나 부를 얘기하지 않았다. 그날에는 이념이나 지역을 얘기하지 않았다. 누구도 가난해서 부끄럽지 않았고, 부유해서 자랑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죽음에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의 피와 땀, 희생과 죽음이 강물처럼 흘렀고,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이 해일처럼 일었다.



민주주의!



우리는 자유의 이름으로 말할 수 있기를 바랐고, 평등의 이름으로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랐고, 관용의 이름으로 모든 차별을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랐다. 국민이 정말 모든 권력의 원천이고 나라의 주인이라면 두 사람의 죽음에 담겨있는 이름 모를 약자들의 역사를 되살리고 싶었다.





그리고 28년이 흘렀다. 우리는 공기처럼 주어진 민주주의와 자유를 누리고 있지만, 평등은 좁힐 수 없는 불평등으로 대체됐고, 관용은 무한경쟁에 자리를 내주었다. 그날에는 시청 앞 분수대에 이른 선발대의 소식이 백만 명을 거쳐 출발도 못한 후발대의 마지막 한 명에게 전해졌지만, 오늘에는 메르스라는 바이러스가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그날에는 박정희 유신독재의 복사판인 전두환 군부독재의 ‘4.13 호헌조치’를 민주주의로 대체했지만, 오늘에는 독재자의 딸에 의해 유린된 민주주의가 줄푸세의 제물로 바쳐지고 있다. 그날에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보증하는 자유를 받아냈지만, 오늘에는 자유의 원천인 기본적인 평등마저 권력과 자본의 수중에 바치고 있다.



너무나 참담한 것은 민주정부 10년을 빼면 박정희 유신독재와 같은 18년이란 기간만 붉게 빛나고 있다. 우리를 이끌었던 두 명의 지도자는 박종철과 이한열처럼 유명을 달리했고, 허울뿐인 민주주의와 넘쳐나는 자유는 자발적 복종의 대가로 하나씩 대체되고 있다.





권위주의 독재의 잔재들이 우파 전체주의로 되살아나는 오늘, 불안과 공포을 양산하고 있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삼켜버린 것은 28년 전의 박종철과 이한열의 죽음일지도 모르겠다. 민주화라는 단어가 반민주와 종북의 동의어로 사용되는 오늘,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그날의 염원만은 아니리라.



28년이란 시공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없기 때문에 한 발이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날의 우리는 오늘의 그들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1%의 희망을 희망하기 위해 99%의 절망을 절망해야 하는가? 그날의 염원은 촛불로 이어졌지만 우리의 아이들도 지키지 못한 그날의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3월1일처럼, 4월19일처럼, 5월18일처럼, 6월10일도 승자와 강자의 역사에 기록된 삭제되지 못한 하루로 전락한 것은 아닐까, 2014년의 4월16일처럼. 그날의 우리는 28년을 더 살 수 있는 것을 쟁취할 수 있었지만, 오늘의 그들은 28년을 더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나 있을까? 우리 모두는 다시 밝힐 수 있는 하나의 촛불을 간직하고 있을까?





신촌에서(2)



취할 수 있다면

나는 이 거리의 죽음까지 마시고 싶다.

취해서 그날로 달아날 수 있다면

내 고집 속에 끈질기게 남아 있는

최루탄, 그날의 흔적들을 지워야만 한다.

이것이었을까 기꺼이 떠나갔던 사람들의

죽음, 순결과 살아서 초라한 내 젊음이

질주하는 탐욕과 나를 붙드는

국적불명의 아이들 속에서

꿈틀대는 성욕이나 억눌러야 하는가.

시대란 백만년은 됨직한 열망

변종된 사람들 사이에서 나 홀로 씻김굿을 한다.

아직도 떠나지 못하는 영혼들에게

지금 신촌은 빙하기라고.




P.S. 위의 시는 제가 대학원을 다닐 때 썼던 6.10항쟁과 관련된 시라서 같이 올렸습니다. 당시의 신촌에는 1987년의 그날을 발견할 방법이 없었는데, 향락의 거리처럼 변해버린 거리에서 패잔병처럼 서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청솔 2015.06.10 05:52

    과연 회복될수 있을까요 ?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

    • 늙은도령 2015.06.10 15:12 신고

      그날 행진을 별로 해보지도 못했어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다시 촛불을 들면 탄핵도 가능합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5.06.10 08:36 신고

    저도 그 무렵의 일을 일부분 생생히 기억합니다
    뜨거운 여름이었죠.

    28년이 지났는데 속은 여전히 똑 같습니다

    • 늙은도령 2015.06.10 15:13 신고

      더 악화됐습니다.
      그냥 값싼 가격의 제품들만 늘어났을 뿐이다.
      그리고 거기에 노예가 된 사람들이 무척이나 늘었을 뿐이다.

  3. 耽讀 2015.06.10 08:39 신고

    그 날 현장에 없었습니다.
    자대 배치 받은 날이었습니다.
    군대서 본 6월항쟁,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곧 계엄령이 내려질 것이라는 소문이 부대 안에 돌았습니다.

    • 늙은도령 2015.06.10 15:15 신고

      그때는 정말 모든 종류의 국민이 참여했습니다.
      전 그때 유생들을 태어나서 가장 많아 봤습니다.
      모든 국민들이 응원했고 참여했었습니다.
      극소수의 친일파 잔존세력만 빼고.

  4. 참교육 2015.06.10 09:36 신고

    민주주의는 오리무중입니다.
    가해자가 권력을 장악하고 있으니 6. 10은 아직 소요사태일뿐입니다.

  5. 뉴론♥ 2015.06.10 09:47 신고

    시간이 지나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을 해야 되는데 사람들 기억속에서 점점더 사라져서 아쉽기는 하네요

  6. 『방쌤』 2015.06.10 09:52 신고

    허울뿐인 민주주의
    자발적 복종..
    깊이 공감하고 갑니다

    • 늙은도령 2015.06.10 15:19 신고

      그렇지요, 우리는 자유라는 허울을 얻는 대신 복종하는 노예가 됏습니다.

  7. 바람 언덕 2015.06.10 11:09 신고

    조용하네요...
    이 적막함이 불안한 이유는 뭘까요...

    • 늙은도령 2015.06.10 15:22 신고

      국민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보수적 성향의 중도층마저 돌아선 상태입니다.
      노무현을 비판하던 사람들도 이제야 노무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전환이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8. base 2015.06.10 14:16

    군복무중에 군종 신부님에게 듣게 되었는데.. 그 당시 제 자신은 너무나 철없던 모습을 하고 있었지요. 이제와 진정 국민과 국가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서 자신을 받쳤던 그 분들에 한없이 죄송하고 감사할 따름이죠.

    • 늙은도령 2015.06.10 15:23 신고

      다시 살려내면 됩니다.
      새로운 형태의 가치로 승화시켜 더 발전된 형태로 살려내면 됩니다.



인간은 인간이란 종으로서는 평등하게 태어나지만, 주어진 환경에 따라서는 불평등하게 태어납니다. 우리는 천부인권을 지닌 존엄한 존재로서 평등하게 태어나지만, 무한경쟁과 적자생존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하에서는 수없이 많은 면에서 불평등하게 태어납니다. 지적 존재로 진화한 인간은 그 지적 작용의 결과 때문에 철학적 개념인 존재론적 차원과 정치적 개념인 민주주의의 차원에서는 평등합니다. 



하지만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승격시킨 그 지적 작용이 만들어낸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메커니즘을 거치면, 개인이 된 인간은 현실과 환경에 따라 출발부터 철저하게 불평등한 존재로 변질됩니다. 부가 쌓여서 축적돼 세습하는 단계가 되면 어떤 것으로도 무너뜨릴 수 없는 견고함(압도적인 권력)을 지니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불평등도 쌓여서 축적돼 세습되는 단계에 이르면 어떤 것으로도 타파할 수 없는 견고함(가난의 대물림)을 지니게 됩니다. 두 견고함 사이에는 영원히 건널 수 없는 심연이 자리합니다.





‘미생’의 장그래는 태생적 불평등의 견고함을 타파하고자 평생을 거쳐 사용해야 할 에너지를 쏟아 붙고 있지만, 그는 언제나 자신의 출발점에 뿌리내리고 있는 불평등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인식과 태도의 차원에서도 불평등을 수용하는 것에 익숙한 장그래는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의 정규직마저도 거대한 심연입니다.



장그래는 정규직이라는, 실제 그 자리에 올라서면 별반 다를 것도 없는 정규직이 되기 위해 몸부림을 칩니다. 그는 다시 오지 않을 현재를 다가가면 그만큼 멀어지는 미래의 전당포에 저당 잡힌 사회적 불평등의 포로입니다. 정규직이 목표인 그는 수없이 많은 ‘YES’를 자신에게 주입시키고 또 주입시킵니다.



장그래의 눈에는 오 차장이 아득히 멀게만 보일 것인데, 최 전무에 이르면 하늘보다 더 높아 보일 것입니다. 그런 장그래가 재벌2세인 조현아 부사장을 보면 어떻게 보일까요? 서비스가 회사의 매뉴얼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항공기를 멈추게 만든 조현아의 행태는 어떻게 보일까요?





회사의 경영을 책임진 임원에게도 재벌의 오너와 일족은 제왕이자 왕족이고 성골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주인이고 생사여탈권을 지닌 현실의 절대자입니다. 마음속으로는 온갖 욕을 퍼붓고 빈정거린다 한들 현실에서의 오너와 일족은 영원히 건널 수 없는 거리에 있는 태생이 다른 존재들입니다.



이런 식으로 철저한 위계가 정해진 경로에 따라 말단 계약직까지 내려오면 둘 사이에는 어떤 방식으로도 건널 수 없는 심연이 자리하게 됩니다. 만일 장그래가 대한항공의 계약직 사원이고, 기내 서비스에 투입됐으며, 오너의 딸인 부사장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담당이었다면 그는 어떻게 됐을까요?



인간이란 종으로서의 장그래와 조현아는 성별만 다른 평등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전혀 다른 환경에서 태어난 장그래와 조현아 사이에는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불평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장그래는 항공기에서 내리자마자 계약이 해지됐을 것이고, 조현아는 늘 그렇듯 목적지에 도착했을 것입니다.





언론의 집중포화에 노출된 조현아의 ‘슈퍼갑질’은 정치적 판단(절대 사법적 판단이 아니다)에 따라 최소한의 대가를 치를 것입니다. 당분간 조현아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여론의 질타를 받을 것이고, 대한항공의 서비스는 더욱 강화돼 직원들을 힘들게 만들 것입니다.



해당 스튜어디스는 알아서 사표를 낼 것이고, 그녀의 상사들과 기장과 부기장에게는 불이익이 주어질 수 있습니다. 딱 거기까지입니다. 정치적 판단이 제대로 내려지지 않는 한, 아울러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이런 불평등과 부조리를 정치가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 한 딱 거기까지입니다.



한나 아렌트가 《인간의 조건》과 《정치의 약속》에서 말했듯, 인간은 불평등하게 태어나지만 올바른 정치에 의해 평등을 향해 나아갑니다. 계약직인 장그래의 눈으로 본 조현아는 까마득한 높이에 자리한 존재일지 모르겠지만, 정치적 존재로서의 장그래의 눈으로 본 조현아는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할 피고인에 불과합니다.





사회적 관계에 의해 견고해진 불평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그것을 미래의 세대까지 넘겨주지 않는 것, 그것이 정치의 역할입니다. 대한한공 조현아 부사장의 ‘슈퍼갑질’을 뉴스를 통해 접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미생’의 장그래와 그 보다 더 열악한 '카트'의 주인공들을 떠올려 봅니다. 



그들 사이에도 존재하는 불평등은 '비즈니스 프렌들리'에서 '줄푸세'로 이어지는 신자유주의적 통치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조현아의 '슈퍼갑질'에 정규직의 임금을 삭감하고 해고 요건을 완화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친재벌적 정책이 오버랩되는 것은 저만의 과잉반응일까요? 



학교 주변에 호텔을 건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려는 법률이 대한항공을 위한 ‘생애 맞춤형 재벌복지’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 '땅콩 부사장' 조현아의 ‘슈퍼갑질’이 더욱 불쾌하게 다가옵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소득과 삶의 질이 보장되지 않는 곳에서는 진정한 자유와 다양한 선택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4.12.09 08:38 신고

    권력은 사용연한이 있고 몇년마다 평가를 받지만
    재벌은 평가를 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합니다

    어떻게 보면 정치 권력보다 그 집단에서는
    제왕적으로 군림합니다

    차제에 이런것도 없어질수 있도록 해야됩니다

    • 늙은도령 2014.12.09 17:53 신고

      정치가 그래서 필요합니다.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려면 정치가 의회를 법을 제정하고, 정부를 통해 강제함으로써 이룰 수 있습니다.
      기업이란 권위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 형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조직입니다.
      경제민주화는 그런 조직의 논리를 민주화하는 것이고, 그럴 때만이 조연아의 땅콩 회항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2. 박지숙 2014.12.09 09:30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우리나라가 갈수록 골품제 사회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항하기도 힘든 세상입니다. 모두가 그렇게 가는 사회 체제에 반기를 들지 않고 수용을 하고 있는 분위기니 말입니다. '인간은 불평등하게 태어나지만 올바른 정치에 의해 평등을 향해 나아갑니다'란 말이 가장 마음에 들어오는군요.

    • 늙은도령 2014.12.09 17:54 신고

      네, 정치의 역할이 매우 필요합니다.
      철학이 분명한 정치가 제 역할을 다하면 인간은 태생에 따른 불평등을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경제민주화도 정치가 하는 것이지 기업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3. 동의합니다 2014.12.12 01:31

    오래 전 읽었던 명상서적에서
    민주주의가 발달한 오늘날에도 노예제도는 엄연히 존재한다는 말에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그 제도가 현재에도 계속 이어지게 하는 것은
    신분이 아니라 돈이다라는 말에서 고개가 끄덕여 지더군요.
    요 며칠 동안 그 말이 더욱 절실하게 와 닿습니다.

    이제는 정말 돈이면 다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군요.
    그리고 이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올바른 정치의 힘이다라는 말씀,
    정말 크게 동의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우리의 살림을 맡아서 제대로 일을 하는
    정치인을 뽑는 일에 소홀히 하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계속 좋은 글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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