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세계화에 가장 강력한 태클이 걸렸습니다. 영국, 특히 런던은 대처 이후로 부정적 세계화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부정적 세계화(긍정적 세계화도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논외로 한다)는 금융이 주도한 것이고, 세계금융에 관한 한 런던이 월가보다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고려하면, 영국민이 브랙시트 찬성을 선택한 것은 모든 불평등의 근원인 부정적 세계화에 대해 가장 강력한 반대를 표출한 것입니다.





브랙시트가 단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해서는 부정적 세계화의 대변인 노릇에 충실했던 기존의 언론과 전문가, 학자들이 수없이 떠들어댈 것이기에 저까지 거기에 동참할 이유란 없는 것 같습니다. 브랙시트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유럽연합(유로존보다 큰 단위)의 추가 이탈 및 해체, 중국경제의 경착륙, 미국의 금리인상, 아베노믹스의 붕괴, 외국자본 이탈 등에 달려있지만, 수출에 비해 내수가 취약한 구조 때문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은 명약관화합니다. 



영국민이 브랙시트를 선택한 것은 부정적 세계화(대처가 주도)가 초래한 부의 불평등, 임금 하락, 일자리 감소, 복지 축소, 가계부채 확대, 차별 확대, 이민 확대 등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저학력·저임금 노동자와 중하위층의 불만이 극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극소수의 상류층에만 집중되는 부정적 세계화를 더 이상 용납할 수도, 감내할 수도 없을 만큼 삶의 질이 악화일로를 거듭해왔습니다. 브랙시트는 그 결과입니다. 



영국민이 브랙시트를 선택(최종 결정은 2년 후에 내려진다)함으로써 국수주의와 보호주의가 강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이 때문에 주류세력의 집중포화에 시달리고 있는 트럼프가 힘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트럼프가 브랙시트를 기점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전 세계는 국수주의와 보호주의의 물결에 휘말려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경우 부정적 세계화는 돌이킬 수 없는 충격을 입고, 세계경제는 극도의 혼란과 불확실성으로 접어듭니다.



문제는 극도의 혼란과 불확실성의 결과가 상위 1%에게 유리하다는 부정적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적 속성에 있습니다. 중하위층의 반란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랙시트 찬성이 사회민주주의(해체된 복지국가의 복원)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간다면 최상의 시나리오이겠으나, 보수주의(극우)의 득세로 이어질 경우에는 (지구온난화 대처와 난민 문제 해결, 국가와 계층 간 불평등 해소처럼 반드시 강화해야 할) 긍정적 세계화도 무력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이 국수주의와 보호주의로 접어들 경우 연준의 금리인상이 빨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외국인 자본이 미국으로 향할 것입니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각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기업과 가계의 부채가 대폭발을 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 위주로 이루어진 빌어먹을 부정적 세계화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영국 중하위층의 반란이 각국의 중하위층을 죽음으로 내몰 수 있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보다 더할 것이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숱하게 얘기해온 것이라 별로 새롭지도 않습니다. 이명박근혜 8년 6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이어져온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를 인상으로 되돌려놓고 70년대의 세율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너무나 많이 가진 자들과 기업으로부터 독점적 이익을 토해내게 만들 수 있다면(복지국가라는 사회민주주의로의 전향) 브랙시트는 세계적 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초인공지능(약한 인공지능, 화이트칼라의 몰락)의 등장과 로봇의 부상(자동화의 완성, 블루칼라의 몰락) 등이 20년 내에 현실이 될 것까지 고려하면, 영국 중하위층이 브랙시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당분간 모든 언론과 기업, 관련 전문가들은 금융과 경제위기를 조장할 것이며, 언제나 그래왔듯이 위기 탈출을 위해 중하위층의 희생을 요구하고, 친기업적 정책을 남발할 것입니다.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었고, 노조 파괴·무차별적 규제완화·복지 축소·국가업무의 민영화·금융 위주의 부정적 세계화를 밀어붙인 대처 내각 이후로 영국은 유럽에서 부의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가 됐습니다. 중하위층의 권리는 갈수록 약화되고 축소됐고, 삶의 질은 중진국 수준으로 추락했습니다. 거대재벌의 유럽법인장인 동생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브랙시트가 거대한 전환의 전조가 될 수 있다면, 긍정적으로 지켜보려고 합니다.  



만일 장하준 교수의 주장처럼 적정한 규모의 보호주의가 신흥국에게 도움이 된다면, 영국민의 브랙시트 선택은 장기적으로 부정적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폭주를 제어하는데 결정적 모멘텀이 될 수 있습니다. 단기적 영향에 휘둘리지 않고ㅡ환율 레버리지를 극대로 이용할 투기 자본이 극성을 부릴 것이기에ㅡ중장기적으로 브랙시트를 바라보고 다음 대선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복지국가적 사회민주주의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말했듯이 정말로 깨어있는 것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향후 20년 안에 인류의 삶은 대대적인 변화를 피할 수 없고, 그것이 부정적인 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특이점을 돌파할 기술 발전의 관점에서 보면 부정적 전망은 인류의 멸종까지도 치닫을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인류가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지금에라도 마르크스의 노동자혁명까지 꿈꿀 수 없다면 샌더스가 추진하려던 정치혁명은 필수이지 선택이 아닙니다. 



부디 깨어있기를 바랍니다. 당신만이 아니라 당신의 가족, 친지, 지인들의 삶이 모조리 걸려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이 마지막인 '특이점 혁명'은 상위 0.0001%에게 신에 근접한 능력을 부여해줄 것이기에 히틀러의 전체주의는 비교할 수도 없는 '기술 전체주의'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압도적인 절대다수가 개인의 프라이버시마저 완전히 소멸된 시공간에서 철저한 억압과 착취 하에 사는 것이 '기술 전체주의'의 핵심입니다. 



브랙시트가 영국 노동자와 중하위층의 생존투쟁이자 정치 혁명이라면, 반칙과 특권을 남발하는 이땅의 주류지배층에 대한 우리 나름의 정치 혁명으로 승화시키지 못할 일도 없습니다. 부정적 세계화의 혜택이 상위 1%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영국민의 브랙시트 선택을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닙니다. 부정적 세계화의 40년 동안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직시할 수 있다면 거대한 전환을 이룰 수도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6.06.25 11:42 신고

    브렉시트로 인해 현재 제일 우려되는건 미국의 변화입니다
    만일 트럼프가 대선에 승리한다면 세계 경제가 어떻게 변할지..
    한바탕 경제 전쟁이 일어날것입니다

    조금 더 지켜 보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6.06.25 16:50 신고

      유럽, 특히 프랑스와 독일의 대응이 중요합니다.
      영국 파운드화에 투자를 많이 한 네덜란드는 공황상태고, 덴마크와 체코처럼 자국통화를 포기하지 않은 국가의 대응도 지켜봐야 합니다.

      트럼프에게는 대단한 호재이지만, 중기적으로 볼 때 힐러리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거대한 전환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샌더스가 승리했으면 최상이었는데 그것이 아쉽네요.

      일반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것에 속아서는 안 됩니다.
      이번의 브랙시트는 부의 불평등과 복지 축소, 긴축재정에 대한 반발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영국의 선택이 이기적이고 극우적 세력에 힘을 실어줄 수 있지만 일반 언론들의 주장처럼 극우세력의 득세가 만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업종과 사업 방식에 따라 수출기업들도 희비가 엇갈리고 수입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주류기득권들이 브랙시트 반대를 예상했지만 모조리 틀린 것에서도 상위층과 중하위층의 정서가 얼마나 차이가 심한지 말해줍니다.

      브랙시트를 잘 활용하면 복지국가로의 회귀도 가능합니다.
      결국 우리의 선택 여부에 따라 득이 될 수도 있고, 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기술 혁명으로 극단의 불평등이 몰아칠 터, 10년 앞서 일어났다고 생각하면 브랙시트의 후폭풍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2. 참교육 2016.06.26 20:58 신고

    진실을 알려주는 언론이 없습니다. 권력의 눈치 자본의 눈치를 보면서 푸들이 되기를 자원하고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6.06.27 23:47 신고

      브렉시트는 가진 자들의 문제에요.
      우리는 당장의 삶이 중요한데 브렉시트까지 관심을 둘 일이 없지요.
      박근혜 정부가 기업의 애로를 풀어준다고 닭질을 할 수 있고요.

  3. 고진감래 2016.06.26 23:17

    브랙시트 응원합니다~~

    • 늙은도령 2016.06.27 23:48 신고

      장기적으로 볼 때 브렉시트 같은 일들이 여러 번 벌어질 것입니다.
      언제나 세상은 가진 자들의 뜻대로 돌아가는데, 이제 그것도 한계에 이르고 있습니다.

  4. 쇠북울음 2016.06.27 18:06

    갑갑했던 속이 뻥 뚫리는 탁견에 감사드립니다! (제 페북에 공유하겠습니다)

  5. 현주씨 2016.06.29 08:25 신고

    잘읽었습니다.



질서를 바라는 것은 풀 수 없는 그리고 충족될 수 없는 목마름입니다. 이 욕망은 각자의 현실이 무질서한 것처럼 여겨지게 만들어서 무질서 상태를 고치도록 요구합니다. 이런 까닭에 저는 감시가 결코 활력을 다하거나 일감이 없어질까 두려월 필요가 없는 얼마 안 되는 산업 중 하나라고 믿습니다. 


                                        ㅡ 지그문트 바우만, 데이비드 라이언 대담 《친애하는 빅브라더》에서 인용 




9.11테러가 불러온 변화와 비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세월호참사는 가장 신자유주의적인 나라 대한민국에서도 감시와 안전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하며 민주주의를 작동불능의 상태까지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왜 위험사회가 됐는가에 대한 질문은 사라졌고, 그 때문에 세월호참사의 진실규명을 위한 노력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대신.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24시간 감시체제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민은 자신의 프라이버시(구글의 회장인 슈미트는 프라이버시 자체가 없는 세상이 됐다고 했지만)와 기본권조차 포기한 채 새롭게 등장한 감시사회의 안전담론에 자발적 복종을 보여주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실제로 시민의 안전을 높이기보다는 권력의 통제를 강화하는데 유용한 감시 장비들의 확대 설치를 반대하는 여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체제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그것에 적응해서 남들보다 조금 낫게 살아남으려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회의 질서와 개인의 안전을 중시하는 안전담론의 강화는 사회의 보수화와 인식의 보수화를 동시에 강화합니다. 안전을 높이기 위해 질서를 강화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정치‧경제‧사회적 자유와 충돌하기 일쑤여서 가진 것을 지키고 늘려야 하는 기득권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사회와 인식의 보수화를 추동합니다. 



이런 경향이 강화되면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참극인 세월호참사가 지겨운 것으로 변질되고, 가끔씩 일어나는 해상교통사고로 치부되기에 이르며, 자식의 목숨을 팔아 한몫 챙긴 유가족들의 생떼가 나라를 어지럽힌다는 색깔론까지 발전합니다. 250명의 아이들을 포함해 304명의 죽음이 안타깝지만, 내 자식과 부모형제들이 아니어서 더 이상 엮이는 것조차 불편하게 됩니다.  



 


OECD 가입국 중 부의 불평등과 사회복지지출이 가장 나쁜 대한민국은 사회갈등지수도 최상위에 위치합니다. 여기에 분단 현실을 악용하는 현 집권세력과 보수언론들의 안보상업주의가 더해지면 안전에 대한 욕구는 민주주의와 시민의 기본권이 제한되는 것을 감수할 정도로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울리히 벡이 말했던 《위험사회》의 출현이 인류가 수많은 희생을 치르고 획득한 적극적 자유(제도와 법으로 보장되는 자유, 내 마음대로 살게 나를 건드리지 말라는 소극적 자유인 자유방임과 구별된다)와 민주주의마저 제한하기에 이릅니다



사회와 인식의 보수화를 강화하는 이런 추세가 박근혜 정부 내내 이어진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시민의 기본권도 돌이길 수 없는 지경까지 후퇴할 것은, 집회마저도 정부의 허가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작금의 현실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세월호참사 1주기를 맞아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를 폭력집회로 규정해 무차별적인 진압과 체포를 자행하는 것도 질서 유지와 공공의 안녕을 내세운 안전담론의 득세가 어디까지 왔는지 말해줍니다.



특히 ‘군‧산‧미디어‧연예복합체’의 일원인 언론(특히 쓰레기 방송들)은 선정적이고 폭력적이며 반인륜적인 사건·사고 뉴스를 집중보도함으로써 위험과 공포를 극대화합니다. 범죄율의 증가나 하락 같은 것은 보도하지 않고, 왜 이런 사건사고가 일어나는지도 보도하지 않고, 오직 위험과 공포만 부추깁니다. 신자유주의 체제에 빌붙어 최대 이익을 거두면 그만이라는 것이 그들의 생각입니다. 





온갖 오보를 쏟아내며 세월호가 침몰하는 것을 생중계한 언론들이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보다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선회한 것도 모자라, 유족을 체제를 전복하려는 세력으로 몰고가는 짓거리도 서슴지 않습니다. 이런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의 보도를 통해 자사의 매출을 극대화하면 만사 OK라는 것입니다. 모든 뉴스에 오늘의 사건·사고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보도의 선정성과 폭력성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9.11테러 이후의 미국이 민주주의와 헌법적 가치마저 제한하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진 것처럼, 세월호참사 이후의 대한민국이 비슷한 방식으로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작금의 상황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렇게 됐다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우리가 지나칠 정도로 안전담론에 매몰돼 민주주의와 기본권 등이 축소되고 침해받는 것까지 감수하게 됐을 때, 감시체제의 강화는 지배엘리트의 이익만 무한대로 늘려줍니다.



최소 250명에 이르는 어린 학생들이 체제와 어른들의 잘못으로 죽어갔음에도 세월호참사가 지겹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일베 같은 극우주의자들이 계속해서 설칠 수 있는 것도, 이들을 지지하는 정치인들과 지식인들이 끊이지 않는 것도, 세월호집회의 폭력성만 부각하는 쓰레기 방송들이 큰소리를 칠 수 있는 것도, 테러와의 전쟁이나 안전담론에 매몰된 사회와 인식의 보수화가 자발적 복종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들입니다.





과학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21세기가 위험사회와 감시사회, 정신이상사회가 된 것은 상위 1%에 속하는 지배엘리트와 슈퍼리치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허용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참사도 이런 극단의 불평등 때문에 발생한 위험들이 하위 99%에게 전가된 참극의 전형입니다. 이익은 상위 1%에 집중되지만, 위험은 하위 99%에 전가되는 ‘리스크 대이동’이 세월호참사의 숨어있는 본질이며, 이 땅의 기득권들이 깨놓고 진실규명을 방해하는 이유입니다.



부와 위험의 불평등이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주장하는 ‘군‧산‧미디어‧연예복합체’의 논리는 허구로 가득한 퇴행적 현상의 전 지구적 차원의 지적 사기입니다. 디지털 빅브라더의 등장은 위험사회의 폐해를 최소화할 것이라는 주장도 어떤 경험적 증거가 제시된 적도 없으며, 세월호참사가 일어났을 때 수없이 많은 안전시스템들이 무용지물이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 나왔습니다



우리는 그저 편하게 살다 편하게 죽고 싶을 뿐입니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자발적 복종은 진실을 알고자 하지 않습니다. 그것 때문에 더욱 가난해지고 위험해진다고 해도 진실을 알고자 하지 않습니다. 세월호참사에는 이 모든 것들이 집약돼 있지만, 진실규명의 노력을 외면하면서 자발적 복종에 길들여져 갑니다. 어쨌든 자신은 세월호에 타지 않았고, 수장되지 않았으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어제 같은 오늘을 살고, 오늘 같은 내일이라도 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15년 전에 노회찬이 '그래서 살림 좀 나아지셨습니까?'라고 물었던 것이, 지금에는 자발적 복종을 거부하는 대학생들이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묻는 것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질문의 변화와 차이 만큼 하위 99%의 삶은 퇴행했고, 우리를 먹여살리는 유일한 체제인 민주주의는 고사 직전에 이른 것입니다. 돌아보면 우리가 애써 외면하는 과정에 흘린 것들로 즐비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술맛을 알아? 2016.01.17 01:57

    김무성이 인재영입에 대해서 소홀하다는 뉴스(김무성은 사람가지고 쇼하고 싶지가 않답니다)가 뜨더군요. 2007년인가요 열우당 깨질때가. . .작금의 탈당러시를 보여주고 있는 핵심삐끼들이 그때와 다르지 않고. . .김무성은 뜬금없이 180석도 가능하다 떠들고. . .친박과 친이계는 공천권의 헤게모니를 두고 싸우고 있고. . .쥐새끼는 윤여준과 비서관들을 지원하고. . .더민주 작살내면서 뛰쳐나오는 개새들과 새눌당 공천 학살자(친이계)들이 국민당에 합류한다면. . .또다시 이런 참극이 벌어지면 안되겠지만 저들의 민낯을 이미 겪은지라 참으로 걱정이 됩니다. . .저의 기우이길 바랄 뿐입니다.
    건강 챙겨야 하시는분이 일찍 주무시지요.
    새나라의 어린이가 되어야 미래를 볼수 있지 얗겠읍니까 ㅎ~

    • 늙은도령 2016.01.17 02:54 신고

      안철수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고 있으니 이 상태로 가도 된다는 것이지요.
      안철수는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표를 얻을 텐데, 그런 다음에 새누리당과 연정하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새누리당은 표정관리 중입니다.

  2. 2016.01.17 09:21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6.01.17 16:26 신고

      저도 인터넷으로 구입합니다.
      판매수를 확인할 수 없지만 일년에 몇 백 권만 팔리는 책들도 있어서...
      절판된 것도 많고, 오랜 시간 기다려야 중고책이라도 살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도 구입하지 못한 것이 너무 많으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6.01.18 09:04 신고

    해상교통사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한 이 나라는 더 이상
    발전할수 없는 나라입니다

  4. 편부가정 2016.01.28 17:22 신고

    늙도님. 반갑습니다. 자주 늙도님 티스토리 와서 보고 가곤 합니다.
    혹시 페이스북은 안 하시는지요? 페이스북에서도 소식 좀 듣고 싶습니다. ^^
    아래는 혹시나 해서 올린 제 URL입니다.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8200866904

    만약에, 만약에 말입니다만 더민주가 집권하는 목표가 성립 안된다면
    저는 그냥 두 아이 데리고 핀란드 시민권 어떻게든 얻어보려 합니다. 그래도 헬조선에 비하면
    탄압도 없고 청년 등지지도 않는 나라임은 확실하니까요...

  5. 늙은도령 2016.01.28 18:13 신고

    개표조작만 없으면 이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자유주의는 얼마 못 갑니다.
    핀란드가 최상의 국가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쪽도 청년실업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총선보다는 대선이 더 중요합니다.
    문재인이 노무현 못지않은 거인으로 올라섰기에 조금만 더 지켜보시죠.



나오미 울프는 《미국의 종말》에서 9.11테러 이후 부시 행정부에서 진행된 10가지 조치가 미국의 건국이념이자 가치인 민주공화국과 자유 및 헌법을 무력화시키며 독재로 향하는 내용을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애국법의 이름으로 전 세계를 무차별적으로 도감청하는 것이었습니다.





GPS가 내장된 스마트폰과 사이버 상에서 행해진 모든 전자기록을 축적하고, 데이터 마이닝를 통해 분류화‧개별화‧파일화하는 인공지능형 빅데이터의 사업화는 더 이상의 프라이버시는 존재할 수 없음을 말해줍니다. 여기에 통신사가 감청장비를 의무적 갖추도록 하면 최후의 사적 공간마저 사라집니다. 하고자 하면 국정원과 권력기관들이 간첩조작사건도, 빨갱이와 종북타령도 얼마든지 양산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보수 반동을 이끈 ‘티파티’의 지도자, 글렌 벡(최초의 종편인 미국 폭스TV 정치토크쇼 진행자)의 《상식》을 보면ㅡ논리적 모순과 오류, 사실 왜곡과 조작, 정체불명의 상식과 정의의 이름으로 말하는 선동정치의 교본ㅡ다른 무엇보다도 방임에 가까운 자유를 울부짖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빨간 자유는 디지털 전체주의를 진보주의와 연결(아무런 논리적 근거도 없다)하며 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를 겨냥합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을 교묘하게 인용하면서 글을 풀어가는 글렌 벡은 개인(미국의 주류 백인을 뜻함)의 자유와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정부를 맹폭하는데, 그 대상에는 조지 W. 부시도 포함됩니다. 진보적 가치가 들어가는 모든 것을 비판하는 그는 부시의 ‘애국법’이 개인의 자유와 건국의 아버지들의 (수정)헌법을 침해했다고 맹폭을 가했습니다.





새로운 보수의 지배를 꿈꾸며 글렌 벡 같은 자를 추종하는 미국인들(몰론 더 높은 수준에서 미국 보수주의 힘을 다룬 책은 존 마클레스웨이트와 아드리안 울드리지의 《더 라이트 네이션》이다)에게도 무차별적인 도감청을 자행하는 애국법은 소수 지배엘리트가 권력과 부를 독점하기 위해 미국을 전체주의로 만드는 최악의 법률이었습니다.



기독교 근본주의자들과 손잡고 미국의 보수화에 성공한 이들도 이러할진데, 정통 진보좌파인 나오미 울프의 ‘애국법’ 비판이 얼마나 강력하고 신날하며 두려움으로 가득했겠습니까? 모든 국민이 유무선 전화로 통화하는 현실에서 통신사에 감청장비 설치를 의무화한다면 개인의 자유는 완벽하게 무력화되고 비민주적 권력과 맞설 최후의 수단마저 무력화됩니다.



새누리당 박민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법안에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마련해두었다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밖에 되지 않음은 지금까지의 경험이 100% 말해주고 있습니다. 사적 공간이 사라진 디지털시대의 절대감시자인 바놉티콘(죄수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교도소의 중앙에서 전체 죄인을 감시하는 벤담의 파놉티콘이 디지털 버전으로 변한 것, 감시자가 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자리하며, 개인 스스로 자신의 비밀을 보여주고 자발적으로 감시체제에 순종하는 것이 특징)은 이렇게 완성됩니다.





인공지능형 빅데이터(필자가 통신사업을 할 때 꿈꿨던 것이라 누구보다도 잘 안다)는 나보다 나를 잘 아는 정도가 아니라, 나의 무의식까지 들여다 볼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개인의 욕망을 찍어낼 수 있으며, 정치적 기호는 완벽하게 분류해내고 등급까지 매길 수 있습니다.



만일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미드 <24>의 무대인 국토안전국과 전 세계에 퍼져있는 미국대사관, 미군기지, CIA와 FBI 등이 구글과 애플, AT&T, 머독코퍼레이션, 아마존, 월마트, 거대금융‧보험사, 거대방송사, 케이블방송, 라디오 등등의 도움을 받아 각국 정상의 핸드폰에서 깊은 산골의 개인까지 도감청했던 것이 한국에서 재현될 수 있습니다.



국정원의 예산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였는지, 그들의 보유한 도감청 장비와 기술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무소불위의 힘을 주는 ‘통신사 감청장비 의무화’ 법안의 통과는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의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 헌법과 프라이버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디지털 유신독재로의 회귀가 이것으로 완전하게 이루어집니다. 이들이 요주의 인물로 분류‧파일화해 도감청을 자행하면, 권력과 자본에 해가되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상시적 도감청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법안에 담겨있다고 주장하는 안전장치를 믿을 수 없음은 권력이 작동하는 속성에서 이미 증명된 바입니다.



박민석 새누리당 의원이 재발의한 이 법안은 경제정책의 실패, 극도로 경색된 남북관계, 과다한 채무로 인한 금융위기의 재발가능성, 세월호 참사와 탄저균 국내반입, 메르스 확산의 초등대체 실패,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정치검찰의 엉망진창인 수사와 초딩보다 못한 자원외교 조사까지, 국정실패의 증거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자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더 멀리 보면 현 집권세력이 내년의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후의 조각을 퍼즐의 빈 공간에 채우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하나의 퍼즐 안에는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마스터 키가 내장돼 있으며, 국민은 그것을 들여다 볼 수도 없고, 정보공개 청구를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민석 의원이 야당의 반대로 사실상 사장된 '통신사 도감청장비 의무화 법안'을 재발의한 것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북한이 주장하는 사회주의적 민주주의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며,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얼마나 허약하고 형편없는 수준까지 후퇴했는지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이자 오만방자한 권력의 역겨운 추문입니다.



국민을 잠재적 빨갱이로 보는 공안검사 출신의 황교안을 차기 총리로 지명한 것과 '통신사 도감청장비 의무화 법안' 사이에 '국정원을 위한, 국정원에 의한, 국정원의 대한민국'이 숨어있지는 않겠지요? 제가 전화하는 내용과 포털을 이용하는 것까지 정부가 마음대로 들여다 본다면 저는 전화 통화와 포털 사용을 최소화할 것입니다, 디지털 망명도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耽讀 2015.06.02 08:01 신고

    이미 우리사회는 정부권력과 자본권력 통제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댓글을 달고 있는 노트북도 제조사와 인터넷 회사 통제 하에 있습니다.

    내가 쓰는 노트북 사양과 통신회사를 권력은 다 알고 있습니다. 내가 어느 사이트에 들어갔는지, 무슨 물건을 샀는지도 압니다.

    • 늙은도령 2015.06.02 14:34 신고

      디지털 바놉티콘은 현실화됐습니다.
      우리에게 프라이버시란 없습니다.
      TV가 시청자의 움직임까지 감지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전자기기가 있는 곳은 어디서나 감시가 가능합니다.
      완벽히 벌거벗은 삶이 됩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5.06.02 08:57 신고

    마음만 먹으면 무슨 일이든 못하겠습니까?
    영화나 드라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가상의 세계만은
    아닌듯 합니다
    일레로 지난번 광화문 광장에서의 CCTV는 빙산의 일각입니다

    • 늙은도령 2015.06.02 14:44 신고

      네, 우리는 이미 모든 부분에서 감시되고 있습니다.
      전 이런 세상을 비즈니스 모델화한 적이 있어 더 두렵습니다.

  3. 참교육 2015.06.02 09:25 신고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자유란 소수 강자와 강대국의 것입니다.
    진정한 자유른 약소국 국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 늙은도령 2015.06.02 14:27 신고

      최소한 국내에서 만큼은 그것이 가능하길 바랍니다.
      디지털 기술은 모든 것을 감시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에 관해 제한이 가해져야 합니다.

  4. 뉴론♥ 2015.06.02 09:52 신고

    아직도 영화속 장면들이 많긴하죠
    그나저나 메르스 때문에 큰일이군요 .

    • 늙은도령 2015.06.02 14:35 신고

      3차감염이 나왔다는 것은 대유행이 될 수 있음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
      여기서 막지 못하면 정말 큰일납니다.

  5. 루비™ 2015.06.02 12:01 신고

    잘 보고 갑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용~~

  6. 오월 2015.06.02 12:12

    과거에 야당 반대로 좌절됐다면 이번에도 막을 수는 없는 건가요?
    그 새끼가 그런 어마어마한 법을 발의하는 표면적 명분이 도대체 뭔가요? 위헌소지도 있을텐데
    그 명분을 밟아 폐기시켜야죠

    • 늙은도령 2015.06.02 14:33 신고

      통과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야당이 절대로 양보하지 않을 테니..

      하지만 이렇게 끝까지 재발의하면서 야당에게 무엇인가를 양보받겠지요.

  7. 심우량 2015.06.04 08:40

    좋은 소식 대단히 감사합니다 휴대폰 안쓰기운동합시다 편지쓰기와 메모지로 연락 주고받기 장날을 이용해서 만나기 드등

    • 늙은도령 2015.06.15 23:50 신고

      그런 문화도 되살릴 필요가 있습니다.
      통신사가 너무 많은 돈을 챙깁니다.




질서를 바라는 것은 풀 수 없는 그리고 충족될 수 없는 목마름입니다. 이 욕망은 각자의 현실이 무질서한 것처럼 여겨지게 만들어서 무질서 상태를 고치도록 요구합니다. 이런 까닭에 저는 감시가 결코 활력을 다하거나 일감이 없어질까 두려월 필요가 없는 얼마 안 되는 산업 중 하나라고 믿습니다. 


                                                ㅡ 지그문트 바우만, 데이비드 라이언 대담 《친애하는 빅브라더》에서 인용 



9.11테러와 비교하기 힘든 참사지만 세월호의 침몰이 가장 신자유주의적인 나라 대한민국에서도 미국에서처럼 감시와 안전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하며 민주주의를 작동불능의 상태까지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해왔음에도 왜 세월호참사나 대형화재, 성폭력 등처럼 터무니없는 참극과 사건들이 쉴새없이 일어나는 위험사회가 됐는지, 근본적인 것에 대한 질문은 사라졌고,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24시간 감시체제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민은 자신의 프라이버시와 기본권조차 포기한 채 새롭게 등장한 감시사회의 안전 담론에 자발적 복종을 보여주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실제로 시민의 안전을 높이기보다는 권력의 통제를 강화하는데 유용한 감시장비들의 확대 설치(범죄율이 떨어졌다는 유의미한 증거들은 나오지 않고 있다)를 반대하는 여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사회의 보수주의화). 



그들은 개인의 힘으로 체제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체념 또는 자기 변호)하기에 그것에 적응해서 남들보다 조금 낫게 살아남으려는 것입니다(개인의 보수주의화). 이런 삶을 선택한 사람들을 비판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만, 감시권력과 안전 산업의 먹거리로 전락한 삶이 좋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류의 역사가 자유의 확대를 위한 투쟁이었다는 사실이 전설의 영역으로 증발해버린 것 같습니다. 



이처럼 사회의 질서와 개인의 안전을 중시하는 안전담론의 강화는 사회의 보수화와 인식의 보수화를 동시에 강화합니다. 안전을 높이기 위해 질서를 강화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정치‧경제‧사회적 자유와 충돌하기 일쑤여서 가진 것을 지키고 늘려야 하는 기득권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사회와 인식(개인)의 보수화를 추동합니다. 안전담론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때 민주주의는 약화되기 마련입니다. 





OECD 가입국 중 부의 불평등과 사회복지지출이 가장 나쁜 대한민국이 사회갈등지수도 최상위에 위치하는 것도 안전이란 명목 하에 너무나 많은 자유와 권리가 억압받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분단 현실을 악용하는 수구언론들의 안보상업주의까지 더해지면 안전에 대한 욕구가 민주주의와 시민의 권리, 헌법상의 기본권(지난 수백 년 간 숱한 피와 희생으로 쟁취한 것들)을 제한되는 경우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회와 인식의 보수화를 강화하는 이런 추세가 박근혜 정부 내내 이어진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시민의 기본권도 돌이길 수 없는 지경까지 후퇴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월호 1주기를 맞아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를 폭력집회로 몰고 가는 것을 넘어 무차별적인 체포를 자행하는 것도 안전담론의 득세를 반영합니다. 사회의 인식의 보수화가 무한대로 강회될 순 없지만 임계점을 돌파하기 전까지는 이런 추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군‧산‧미디어‧연예복합체’의 일원인 언론(특히 방송)은 선정적이고 폭력적이며 반인륜적인 사건사고 뉴스를 집중보도함으로써 위험과 공포를 극대화합니다. 범죄율의 증가나 하락 같은 것은 보도하지 않고, 왜 이런 사건사고가 일어나는지도 보도하지 않고 오직 위험과 공포만 부추깁니다. 기존의 체제를 받아들이고 그런 상황에서 최대 이익을 거두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온갖 오보를 쏟아내며 세월호가 침몰하는 것을 생중계한 언론들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보다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선회한 것도, 자사의 매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돌아선 것입니다. 아동학대가 발생한 어린이집 관련 보도도 선정성을 부각하는 방식을 유지한 것도 이와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9.11테러 이후의 미국이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 것처럼, 세월호 참사 이후의 대한민국이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지나칠 정도로 안전담론에 매몰돼 민주주의와 시민의 기본권 등이 축소되고 침해받는 감시체제의 강화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때 발생합니다. 최소 250명에 이르는 어린 학생들이 체제와 어른들의 잘못으로 죽었음에도 세월호가 지겹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일베 같은 극우주의자들이 설칠 수 있는 것도, 이들을 지지하는 정치인들과 지식인들이 끊이지 않는 것도, 세월호 집회의 폭력성만 부각하는 언론들이 큰소리를 칠 수 있는 것도 테러와의 전쟁이나 안전담론에 매몰된 사회와 인식의 보수화와 그 결과인 자발적 복종 때문입니다.





21세기가 위험사회와 감시사회, 정신이상사회가 된 것은 상위 1%에 속하는 지배엘리트와 슈퍼리치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허용했기 때문입니다. 한 세대 만에 상위 1%에 오른 자들은, 중산층이 그들처럼 치고 올라오지 못하도록 장벽을 세웠고, 전문직종에 속한 자들도 상위 1%처럼 장벽을 구축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신분상승의 사다리가 끊어졌고, 피케티 교수가 입증한 것처럼 부와 권력이 대물림되는 세습자본주의의 단계까지 이르렀습니다. 세월호 참사도 이런 극단의 불평등 때문에 발생한 참극입니다. 불평등사회에서는 이익이 상위 1%에 집중되지만, 위험은 하위 99%에 전가되는 ‘리스크 대이동’을 구조화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세월호 참사는, 세습자본주의 때문에 경제규모 12위인 대한민국에도 가난한 사람들을 상대로 한 후진국형 장사를 할 수 있는 빈곤시장(마이크로 크래디트, 즉 미소금융도 이에 속합니다)이 형성됐음을 뜻합니다. 폐선이 돼야 했을 유람선을 헐값에 들여와 위험천만한 항해를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런 '리스크 대이동'이 초래한 위험을 관리하려면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짜여진 디지털 감시체계가 필요하고, 프라이버시 침해와 자유의 축소를 숨기기 위한 안전담론이 분출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방송을 통해 매일같이 보도되는 오늘의 사건사고(최근에는 테러)가 이를 주도하고, 드라마와 영화, 리얼리티쇼가 이를 확대재생산합니다.



거칠게 살펴봤지만, 부와 위험의 불평등이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주장하는 ‘군‧산‧미디어‧연예복합체’의 논리는 허구로 가득합니다. 디지털 빅브라더의 등장은 위험사회의 폐해를 최소화할 것이라는 주장도 어떤 경험적 증거가 없습니다. 소비할 것이 널려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그저 편하게 살다 편하게 죽고 싶을 뿐입니다, 그것이 불가능함에도.



자발적 복종은 진실을 알고자 하지 않습니다. 그것 때문에 더욱 가난해지고 위험해지고 자유마저 축소되는데도 진실을 알고자 하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것들이 포인트 적립과 조세제도, 원전의 확대와 무기의 현대화, 노동유연화와 민영화 및 낙수효과 등인데 다음 글(감시사회, 개인정보 제공과 포인트 적립금)에서는 감시사회의 자발적 복종이 시작되는 지점인 포인트 적립부터 다루어보겠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耽讀 2015.04.21 07:54 신고

    기득권은 끊임없이 복종을 요구합니다. 그게 나라와 민족, 사회 그리고 자신이 속한 집단을 위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애국심, 애사심, 지역사랑 등등. 하지만 자신들을 철저히 자신들 뱃속을 채웁니다. 그들에게 진정항 애국심과 민족애는 없습니다. 가난한 자들이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이유이지요. 생각하는 힘을 가져야 합니다.

    • 늙은도령 2015.04.21 15:06 신고

      최근에는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인간을 자발적 복종으로 이끕니다.
      정치적 복종이 실제는 기술이나 경제적 이권에서 나옴입니다.
      이것을 보수정당이 너무나 잘 알아서 진보정당이 자주 지곤합니다.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박근혜 임기 마지막에 경제가 좋아지면 또 새누리당이 승리합니다.
      그게 핵심입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5.04.21 08:34 신고

    사회 갈등지수가 1을 넘어서지 않은것이 이상할정도입니다
    터키나 우리나...

  3. 참교육 2015.04.21 09:54 신고

    자본과 권력 앞에 자발적 복종...!
    무섭습니다. 말로는 민주주의이 주권이니 하면서 그 실은 자본의 노예, 권력의 아바타 역할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 늙은도령 2015.04.21 15:11 신고

      요즘은 소비주의에 의해 자발적 복종이 일어납니다.
      그 역할을 기술이 합니다.
      최근 권력이 개판이어도 정권을 유지하는 이유가 정보통신기술과 자동화의 발달 때문입니다.
      조금 더 깊은 공부가 필요합니다.

  4. 바람 언덕 2015.04.21 10:55 신고

    기득권이 쳐놓은 거대한 그물 속에서
    다수 대중들이 허우적 대고 있습니다.
    대중이 시민으로 거듭나지 않는 한 이 나라에 희망은 존재하질 않습니다.
    요즘만큼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는 토크빌의 전언이 뼈에 사무치는 적이 없습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 늙은도령 2015.04.21 15:14 신고

      국민의 수준을 그렇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은 유럽에도 시작됐고, 미국은 상당 부분 진행됐습니다.
      이것이 문제입니다.

  5. 구름바다 2015.04.21 11:32

    날카로운 지적, 정말 잘 읽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보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갖는 것이 중요한 요즘이군요.
    이미 공영 TV 에서 하는 뉴스와 거리를 두고 살기에
    괴로운 뉴스를 볼 일이 거의 없지만
    하루가 멀다 않고 쏟아지는 정치권의 비리에
    다시 한 번 우리 모두가 좋은 선택을 하지 않으면
    모두가 더 고생하게 된다는 것을 한 사람이라도 더 깨달았으면 합니다.

    계속 좋은 글 부탁합니다.

    • 늙은도령 2015.04.21 15:16 신고

      네, 노력하겠습니다.
      매일매일의 이슈만 따라가다 보면 현 시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집니다.
      조금 더 본질적인 문제를 다룰 생각입니다.

  6. 최홍대 2015.04.21 15:14 신고

    한국이라는 나라가 건강하지 않다는 것은 저도 느끼고 있습니다. 정치인과 정부의 문제도 있지만 국민이 바뀌지 않는다면 힘들듯 하네요.

    • 늙은도령 2015.04.21 15:19 신고

      국민이 조금만이라도 공부하면 좋을 텐데.....
      원체 삶에 치여살도록 체제가 구축돼 있어서 책 한 권 읽을 시간이 없나 봅니다.

  7. *저녁노을* 2015.04.21 16:31 신고

    정치인이 바뀌질 않으니..
    국민이 깨어나야할 듯...합니다. 쩝~!~

    • 늙은도령 2015.04.21 19:15 신고

      국민을 위한 정치와 정부가 됐으면 좋겠어요.
      과학기술을 제대로 활용해 좋은 결과를 내려면...

  8. 트라이어 2015.04.21 18:47 신고

    앞으로 많이 개선될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9. 나비오 2015.04.22 17:25 신고

    복종으로는 선진국의 척도를 뽐낼 수가 없으니
    자발적으로 복종하게 만들어 두마리 토끼를 다 얻으려는 정치적 수작이죠

    • 늙은도령 2015.04.22 17:30 신고

      세월호 유족들의 소원을 들어주기가 점점 어려워지네요.
      무서운 대한민국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첫 번째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새정연이 몰락하는 과정을 복기해 보면 계층구조와 이념구조의 변화가 중첩되는 것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들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이후로는 일관되게 나타났다. 그 시발점은 누구나 알고 있는 1997년의 외환위기다.

 


수출 일변도의 압축성장의 폐해가 외환위기로 폭발하자, 신자유주의의 첨병인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동반한 신자유주의 체제로의 돌이킬 수 없는 해부학적 외과수술이 단행됐다. 복지와 사회안전망이 불충분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대규모 구조조정은 수없이 많은 해직자를 양산했고, 노동유연화의 본격화에 따라 노동의 몰락이 촉진됐다. 



그 결과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장기적으로 볼 때 민주주의의 퇴행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됐다. 민주정부 10년 동안에도 절차적 민주주의는 강화됐지만, 질적인 민주주의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 결과 부와 소득 수준에 따라 계층구조는 10 대 90로 악화되고 있고, 이념구조도 보수3 : 중도3 : 진보4에서 보수4 : 중도4 : 진보2로 재편되고 있다. 







현 제1야당의 갈지자 행보의 기원을 추적해보면 여기에 이른다. 참여정부 후반부터 오늘의 새정연에 이르기까지 제1야당이 외연을 넓히겠다고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을 보면, 계층구조의 90%를 이루고 있는 중하위층 중에서 중도(이중이념)와 합리적 보수 성향을 띠는 유권자를 지지층으로 끌어들여 한다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7.30 재보권선거의 참패로 이어진 안철수 신당과의 합당과 이상돈 교수의 비대위원장 영입추진이 가장 대표적이다.



시민이 개인을 거쳐 소비자로 변한 상황에서 공통의 정체성이 없는 계층들은 사실상 세대로 대체된 상태다. 계급적 의식을 대표했던 노조도 노동유연성이 대세가 됨에 따라 전통의 영향력을 상실하며, 한국노총의 경우 아예 보수화됐다. 대형사업장 노조들은 귀족화됐고, 정작 노조가 필요한 사업장은 비정규직으로대체됐다. 



여기에 성별의 차이(차별)와 지역적 환경, 학력과 이주민, 직종과 노동의 분화까지 더해지면서 중하위층 90%는 수없이 분열되고 파편화됐다.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라는 개념이 삶정치적 영역에서 종적을 감추었다. 이는 반정치적 정서의 확대와 투표율 하락에 따른 민주주의의 퇴행으로 이어졌다. 정치를 얘기하는 것조차 시대에 뒤쳐진 자들의 특징이 됐다.  



소비자로 떨어진 시민은 민주주의의 보루로서 어떠한 영향력도 갖지 못한다. 그에 따라 디지털 시대의 유목민처럼 정착하지 못하고, 정치경제적 연대감을 형성할 수 없어 공통의 의식을 형성하지 못한다. 네트워크의 과잉은 네트워크의 무력화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집단으로 세력화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그때그때의 사안에 따라 단기적이고 즉물적인 이합집산만 보여준다. 



네그리와 하트가 꿈꾸었던 이합집산이 자유로운 수평적인 떼처럼 '다중'으로서의 세계시민적 네트워크는 이루어지지도 않고 이루어질 수도 없다. 시민적 자유와 계급적 의식이나 공토의 이해를 구축하지 못하는 극도로 파편화된 소비자의 시대에는 유럽적 의미의 신좌파란 마르크스와 스피노자의 어색한 동거에 불과할 뿐이다.





이런 형태의 네트워크적 유목민은 자본과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기득권에 의해 여론 조작의 대상으로 최적화된다. 민주주의란 사회경제적 평등을 기반으로 정치적 자유와 각종 권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는데, 정착하지 못하는 디지털 유목민은 신빈곤층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보장하는 권리들을 제대로 행사하기 힘들다.



저임금 비정규직과 임시직의 젖줄인 잉여들이 포화상태를 넘어 삼포세대처럼 ‘쓰레기로 버려지는 삶’의 전 단계까지 추락을 거듭한다. 이들에게는 빈곤의 대가로 떠들어댈 수 있는 자유, 사회에 진입하지 못하거나 아예 진입을 거부하는 자유, 사회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자유, 기타등등의 자유들이 주어진다. 



1인가구와 빈곤가구의 증가는 평균수명의 확대와 중첩되며, 필연적으로 신빈곤층이 늘어난다. 청년 실업자의 증가와 교용 형태의 악화는 노인 빈곤과 낮은 수준의 복지, 저임금 여성노동자와 이주민 및 외국인노동자의 확대와 삼중사중으로 중첩되며, 세대간 갈등과 성적·인종적 차별과 저임금 노동의 고착화로 이어진다. 



중하위층을 중심으로 사회적 스트레스와 만성질환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부와 기회의 불평등이 강화되며 계층간 이동이 최소화된다. 신분상승을 위한 사다리는 공교육의 붕괴와 사교육의 확대와 맞물려 최소화되고, 새로운 형태의 차별주의와 엘리트주의가 강화된다. 모든 분야에서 구조적 부정의가 눈덩이처럼 커진다.  





이에 비해 상위 10%는 부와 기회의 대물림과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1%의 특권층과 9%의 상류층을 이루며 두터운 기득권층으로 자리 잡았다.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중하위층이 이익 집단과 특정 단체에 가입하는 것이 1이라면 상위층은 10에 이르고, 최상위 1%는 20~25에 이른다. 



그 결과 상위 10%와 중하위 90%의 정치사회적 영향력이 갈수록 벌어진다. 정치자금 제공과 각종 기부를 통해 이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고액의 광고비와 대규모 협찬 등으로 대중매체를 독점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영향력은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해 특권층으로 접어든다. 마침내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1인1표가 1원1표로 대체되며 민주주의가 쇠퇴하는 만큼 금권정치를 강화한다.



국가와 사회의 보조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신빈곤층은 복지의 사각지대로 떨어지거나, 이들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 정규직에 들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도 이들에게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보통신기술의 결과물인 빅데이터가 구축됨에 따라 프라이버시가 축소된다. 감시받는 사람들이 기득권에 맞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중산층도 언제든지 하층민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상류층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아이를 키우는 일에 너무나 많은 돈이 들어가고 노후대책도 챙겨야 한다. 이런 이유들로 해서 가족이 해체되고, 계층구조가 10 대 90으로 재편됐음에도 이념구조가 4 : 3 : 3으로 고착화되는 이유다.





여기서 진보의 가치가 정체성인 새정연의 중도와 보수화의 논리가 힘을 얻는다. 안철수 신당과의 통합과 이상돈 교수의 비대위원장 영입이 가능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보수화의 시발점이 됐던 신민주당 플랜이나, 신당과의 합당 과정에서 당의 강령을 정할 때 4.19와 5.18 정신과 10.4선언 계승 등이 빠지는 해프닝이 벌어졌던 것도 마찬가지다.



헌데 새정연의 주류는 진보고, 고정 지지층의 대부분도 진보적 성향이 강했다. 이들에게는 새정연의 보수화가 달갑지 않았고, 당의 정체성마저 약화되고 혼란은 가중됐다. 계파의 난립이 강화된 것도 이런 과정에서 나왔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정치적 리더십이 약화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고, 이는 대여 투쟁이나 협상에서 연전연패로 이어졌다.



또한 고착화된 이념구조인 4 : 3 : 3도 진보세력을 대변하던 새정연의 쇄락으로 인해 4 : 4 : 2로 변화될 조짐마저 강화되고 있다. 새정연이 진보적 가치를 강화하고, 시대에 맞게 발전된 정치적 리더십을 제시할 수 있으면 계층구조의 변화 때문에 진보의 범위가 넓어질 수밖에 없음에도 새정연은 정반대로 간 것이다.

외연 확장은 고사하고 정치적 영향력만 급속도로 떨어졌다.





이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 명백히 드러났다. 참사 초기에 국민이 보여준 분노의 분출은 자본과 권력의 탐욕에 대한 사회경제적 평등과 민주주의의 강화에 대한 욕구가 얼마나 강한지 단적으로 보여줬다. 참사 초기에 보수 세력을 대표하는 조중동이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여야 모두에게 떠넘김으로써 정치적 프레임 설정해 전력을 다한 것이 이 때문이며, 그 결과는 정치적 접근의 원천봉쇄였다. 



새정연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첫 번째 요인이 다음 글에서 다룰 두 번째 요인에 휘둘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정치적 행위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세월호 유족과 새정연은 이렇게 갈라졌고, 박영선 대표의 연이은 실족이 이어지며, 제1야당의 몰락이 역사상 최악으로 치달았다. 그 과정에서 가장 좌측에 있는 진보정당들은 목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새정연의 중도보수화는 진보 진영 전체를 무너뜨린 위험천만한 도박이었다.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무능함과 그에 대한 정치적 무책임이 겹쳐져 일어난 퇴행이었다. 중도와 합리적 보수를 놓고 새누리당과 일전을 불사한다면 고정지지층마저 잃게 되는 필패의 과정일 수밖에 없었고, 전략적으로도 이길 수 없었다. 



                                     


  1. 중용투자자 2014.09.19 08:22

    넘어야 할 산들은 많으나 이번기회에 바닥을 잘 다져서 위기극복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줬으면 좋겠네요 ^^

    • 늙은도령 2014.09.19 14:59 신고

      네, 이번 연재를 시작한 이유가 그것 때문입니다.
      제가 다른 것을 뒤로 미루고 이것에 집중해 글을 쓴 후 추가로 조사를 한 다음에 출판할 생각입니다.
      모든 순서를 바꿀 생각입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4.09.19 13:04 신고

    언론이 제일 무섭습니다

    • 늙은도령 2014.09.19 14:58 신고

      종편부터 없애야 합니다.
      그러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그런 다음에 MBC를 원래의 상태로 돌려놓으면 됩니다.

      나머지는 그러면 자연히 무너집니다.
      방송부터 제 자리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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