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우역곡절 끝에 일자리 추경이 국회의 지저분하고 구질구질한 바리게이트를 넘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박정희를 반인반신으로 여기고 박근혜를 중세시대의 여왕으로 떠받드는 유권자의 과거회귀적 투표에 힘입어 국회의 다수를 차지게 된 함량미달의 야당들(무엇보다도 자유한국당!)의 도움을 받아야 하니 얼마나 힘이들지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여당 의원 26명도 표결에 불참했으니 더욱 마음이 불편하고 암담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일은 해야 하겠지요. 행정권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라도 제대로 하면서 국회가 협치의 대상으로 환골탈태ㅡ99.99% 불가능하겠지만ㅡ할 때까지 검찰과 언론, 재벌, 프랜차이즈 개혁 등처럼 국가를 개조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들은 물샐틈없이 진행해야 하겠지요. 천신만고 끝에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내각도 거의 완성됐으니 적폐청산과 국가개조라는 촛불혁명의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빛의 속도로 달려가리라 믿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두 분도 알고 있으리라 짐작되는 한가지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재벌들이 자식에게 재산을 늘려주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얘기의 당사자가 삼성전자그룹이라고 한다면, 먼저 초국적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의 전사적관리시스템 같은 초대형프로그램을 이재용이 절대주주로 있는 삼성SDS 같은 SI회사가 만듭니다. 원가라고 해야 300~400억에 불과한 이 프로그램에 이를 테면 1800억 정도의 뻥튀기 가격을 책정합니다. 



그런 다음 삼성SDS가 전략기획실 같은 그룹의 컨트롤타워의 지원(=명령) 하에 대기업 반열에 오른 그룹 계열사들에게 이 프로그램을 강매합니다. 초딩도 알고 있듯이 프로그램은 복사만 하면 무한대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추가비용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다시 말해 1800억 대부분이 이익으로 떨어진다는 얘기지요. 삼성전자와 사업구조가 다른 계열사들은 울며겨자먹기로 프로그램을 구입해 자신의 사업구조에 맞게 뜯어고치고 또 고칩니다. 



이렇게 10개의 계열사에만 팔아도 1조8000억원이라는 순이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작은 계열사에게는 프로그램의 일부만 팔아 수천억의 이익을 추가로 올릴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분야별로 업그레이드된 프로그램을 삼성전자그룹의 성공을 따라가고 싶은 기업들에게 팔아먹습니다. 엄청난 수익을 거둔 삼성SDS의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경신합니다. 이재용의 재산이 일취월장합니다. 주주총회나 이사회 의결을 통해 특별배당으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대주주에게 제공하거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함으로써 기존 대주주의 주가가치를 대폭 높여줍니다.





이런 과정은 대형 SI업체를 가진 재벌들에서 오너가문이 재산을 불리는 방식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탈법도 없기 때문에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전사적관리프로그램 같은 것들의 원가가 적정한지 확인할 수 있고, 그룹계열사에 강매한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계열사들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어야 부당이익에 대해 환수할 수 있는데, 그것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상이 부당내부거래로 규정해 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단속이 힘든 예입니다. 



이것 말고도 재벌들의 부당내부거래와 일감몰아주기의 방식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협력업체나 납품업체를 상대로 한 슈퍼갑질의 종류는 이루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이처럼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현장에서 벌어지는 이유는 오너가문과 전략기회실(또는 그룹비서실)의 탐욕과 착취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크지만 실무자 선에서 이루어지는 갑질도 태산을 이룰 만큼 널려 있습니다. 



오너나 상사에 잘보여 빠른 승진이나 보다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기 위해 실무자 선에서 이루어지는 갑질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를 테면 삼성전자에 납품했다는 것(레퍼런스라고 한다)만으로도 국제적 명성과 신뢰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수억에서 수십억에 이르는 제품을 무료로, 아니면 원가 이하로 납품하라는 압박을 받아보지 않은 업체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상조 공정개래위원장의 압박에 재벌들이 상생방안을 들고나왔지만 이것도 실무자 선에서 얼마든지 무력화될 수 있습니다. 



제 형제와 친구, 선후배들이 재벌의 임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까닭에 더 구체적인 예는 제시할 수 없지만, 이번 글을 통해 제가 두 분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오너와 전략기획실만 압박하고 협조를 구한다 해도 악질적인 실무자들의 수중에서 상생의 의도가 무력화될 수 있으니, 주기적으로 재벌의 협력업체와 납품업체와 미팅을 가지는 것입니다. 오너 수준에서는 껌값도 안 되는 액수가 실무자 선에서는 승진의 근거가 되기 때문에 이런 악질적인 착취가 종식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공정위의 인원이 대폭 늘어야 합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때문에 입법의 길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행정권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총선 이전까지는 지속되어야 합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둔다면 지방 차원의 공정위도 대폭 강화해야 하고요. 이런 식으로라도 불평등·과대성장의 불이익을 모조리 뒤집어쓰고 있는 중소업체와 청춘의 숨통을 틔워주어야 합니다. 행정권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이니와 조니 하고 싶은 거 다해' 입니다. 



미국을 뺀 선진국의 공통점이 동반성장에 있다는 것을 두 분은 잘 알고 있으리라 믿으며 이번 글을 마칠까 합니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또 다른 슈퍼갑질과 교묘한 갑질들의 예들을 글로 올리겠습니다. 협력업체와 납품업체 같은 중견 및 중소기업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이처럼 단속의 사각지대에 자리한 실무자들의 갑질들이기 때문입니다. 무더운 날씨에 건강에 유의하시고 국민을 위해 변함없이 수고해주십시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ㅎㅎ 2017.07.23 22:53

    악질적인 기업은 사회의 독버섯처럼 자라난다

  2. 둘리토비 2017.07.23 23:29 신고

    앞으로 김상조 공정위 위원장님의 활동을 눈여겨 보고자 합니다.
    이번 임우재-이부진 이혼건의 부분이 참 지저분하네요~

    • 늙은도령 2017.07.23 23:50 신고

      재벌들의 결혼과 이혼은 거의 다 정략적이라 참 더럽고 추잡합니다.
      돈이라는 것이 너무 커지면 부모와 형제도 죽이는 것이 되버리네요.
      그렇게 살아서 얼마나 행복할까요?

  3. *저녁노을* 2017.07.24 05:49 신고

    갑을논쟁...
    언제까지 계속될지...

    이젠 함께가야...행복한 세상이 될터인데 말이죠.ㅠ.ㅠ

  4. 공수래공수거 2017.07.24 08:36 신고

    하림건을 시작으로 발본 색원해야 합니다

  5. 토마토 2017.07.25 05:09

    반드시 좋아질꺼라고 믿습니다.

  6. 덕산 2017.07.25 10:23

    공정위가 진행하는 일들을 많은 국민들이 보고 있을 겁니다.~
    늙은 도령님 오래만에 인사드리고 갑니다.


노조에도 우파가 있으며,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기득권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기아자동차 노조를 다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의 모든 소득에 철저하게 과세하는 것입니다. 퇴출 1순위 정치인 홍준표가 그렇게도 증오하는 귀족노조의 문제도 그들의 모든 소득에 철저하게 과세하면 해결됩니다. 이럴 경우 우파노조나 귀족노조의 기득권 챙기기는 별반 문제가 될 것이 없어집니다. 번 만큼 과세해서 그들의 기득권 챙기기의 피해자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로 돌려주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재계가 문재인 대통령의 일자리 만들기 공약에 반발한다면 그들의 모든 소득(증여와 상속, 자본소득 포함)에 누진과세를 때리면 그만입니다. 반발의 정도가 클수록 누진율을 높이면 그만입니다. 그렇게 마련된 돈으로 일자리 만들기 재원으로 쓰면 됩니다. 재계가 영업이익의 상당액을 주주에 배당하거나, 사내유보금이나 부동산 투자로 돌리거나 할 경우에는 국세청, 감사원, 공정거래위 등을 총 동원해 경영과 거래의 모든 과정을 철저하게 조사하면 됩니다.



법률을 개정할 수 있으면 최상이지만,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행정권력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실시하면 됩니다.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면 최적의 결과가 도출된다는 지난 40년 간의 주장이 쌔빨간 거짓말로 입증된 지금,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에서 수백 년 동안의 자료와 통계를 통해 입증한 것처럼 1945~1975년 사이의 세율(최소 78%)로 돌아가면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종말의 수준까지 줄어둔 양질의 일자리를 얼마든지 창출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는 시점 이전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인류는 기본소득이라는 최저한의 생활비로 겨우겨우 살아가는 수준까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바둑에서는 이미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인공지능(낮은 단계에 불과하다!)을 중심으로, 나노공학, 유전공학, 로봇공학이 주도할 4차 산업혁명의 통합적 결과물이 인간의 손을 완벽히 재현할 수 있는 로봇의 탄생에 이르면 지금까지 인간이 해왔던 일들은 무한 착취가 가능한 로봇의 수중으로 넘어갑니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증오하면서도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인격까지 가질 수 있는 초인공지능의 출현과 드렉슬러가 주장한 분자조립자의 등장에는 부정적이지만, 그 수준에 이르지 않더라도 지식과 경험, 그것에서 나오는 노하우와 직관으로 먹고사는 전문직들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예술직도 인간의 수중에서 떠날 것이 확실합니다. 약간 누워있는 S자 형태의 기하급수적 발전을 보이는 4차 산업혁명은 인류가 이룰 수 있는 마지막 산업혁명이라는 점에서 노동의 종말을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마르크스가 프롤레타리아 혁명으로 잠시 동안의 사회주의를 거쳐 무계급사회인 공산주의, 즉 능력 만큼 일하고 필요한 만큼 가져가는 자유의 왕국으로 진입한다고 주장할 수 있었던 근거인) 노동생산성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것이지만 노동생산성의 주체가 인간이 아닌 로봇인 까닭에 인류가 0.00001%의 자본가(인공지능과 로봇의 소유자)와 그밖의 사람들로 구분되는 디스토피아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초인공지능이 나올 경우 모든 경우의 수가 인간의 종말로 귀결되지만, 그것은 그때 걱정하더라도 지금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세상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주장들이 충돌하고 있지만, 인류가 공통의 합의로 인공지능의 수준에 한계를 정할 수 없다면, 각국 정부가 인간에게만 주어지는 새로운 일자리들을 만들어내는 것 이외에는 다른 해결책이 없습니다. 지금도 대단히 낮은 수준의 인공지능에 의존하는 자동화, 인간과 집단의 경험과 지식을 대체하는 각종 의사결정 프로그램 등으로도 인간의 일자리가 무서운 속도로 줄어들 정도이기에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이 되돌릴 수 없는 수준에 이르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것이냐, 보편적 복지를 극대화할 것이냐, 그것도 아니면 기본소득의 수준을 대폭 올릴 것이냐'라는 마지막 선택이 남아있지만, 수백 년을 살게 될 인간을 위한 다양한 대책이 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지지 않으면 인류는 자신의 손으로 창출한 존재들에 의해 종말로 내몰릴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고소득자의 증세에 나서겠다고 한 것은 대단히 환영해야 할 최상의 결정입니다.



탄핵 위기에 내몰린 트럼프의 미친 짓거리(법인세를 15%까지 낮춘 것)는 일자리를 늘리기보다는 소득불평등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이 없다면, 그것을 기준으로 방어논리를 펼치는 재계와 고소득자, 부패 기득권은 무시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기업이 살기 위해 국민이 죽어야 한다면 그건 나라도 민주주의도 아닙니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법인세 인상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그전에 세원을 넓히고 투명하게 만드는 작업이 선행돼야 하지만, 이것도 기술이 발전하고 빅데이터가 구축되면 저절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 적폐청산과 검찰·경찰·언론·사법·재벌개혁 등도 본질적인 차원에서 보면 국민의 행복 증진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기에 과학기술 발전의 열매를 독점하면서도 그 부작용은 절대다수의 국민과 미래세대들의 몫이기도 한 생태·환경에 떠넘기는 극소수 슈퍼클래스의 이익을 고려해야 할 이유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상식과 정의, 공존과 상생을 거부하는 모든 것들에 철퇴가 가해져야 합니다. 그것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부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우리가 선택한 체제가 민주공화국이라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도 하고요. 위장전입? 그딴 것은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어떤 경제학자도 말하지 않지만, 필자는 케인즈주의가 실패한 것도 세율이 낮아진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소수에게만 이익이 되는 경제성장이 아무런 의미가 없듯이, 지금 증세(조세정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둘리토비 2017.05.28 23:03 신고

    증세는 확실하게 되야죠.
    저도 증세를 한다면 확실하게 납부할 의향이 있어요

    단, 증세에 비례해서 그 결과물들과 과정이 투명해야 하겠죠

    • 늙은도령 2017.05.29 23:12 신고

      증세가 복지로 이어지도록 목적세 형태로 추진하면 돌아오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거의 없는 중부담 중복지 이상이어야 합니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졌기 때문에 증세가 없으면 경제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증세는 무조건입니다.

  2. 耽讀 2017.05.29 06:41 신고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합니다.
    내 주머니부터 조금 더 내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고소득자들 주머니를 더 많이 열어야 겠지요.

    • 늙은도령 2017.05.29 23:14 신고

      암요, 그래서 누진적 증세가 필요한 것이지요.
      세원을 투명하게 밟히고 넓히는 작업도 필요하지만 고소득자와 법인세 인상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평균수명이 길어진 것까지 따지면 증세가 없으면 세계경제는 무너집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7.05.29 10:24 신고

    대기업 법인세 증세와 고소득자 증세를 해야 합니다
    이번만큼은 양보 없이 가야 합니다

    • 늙은도령 2017.05.29 23:17 신고

      문재인 정부가 빨리 이것에 도달했으면 합니다.
      공약을 실현하려면 증세는 필수인데, 지지율이 높을 때 밀어붙여야 합니다.
      하루라도 이른 시간 안에 증세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야 합니다.

  4. 참교육 2017.05.30 03:52 신고

    그래서 재벌들이 싫어 하는게지요. 자본에 점령당한 세상... 자본과 싸우지 않고서는 복지사회도 민주주의도 물가능합니다.
    이제 거대자본과 수구세략 찌라시 언론 가짜 종교인들과의 한판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반드시 이길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5. 참교육 2017.06.01 21:19 신고

    정말 기대이상입니다.
    요즈음 사는 맛이 납니다.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더 플랜>을 보고 필자는 당시에 최고의 프로그래머에게 자문을 구했던 것처럼,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확인힐 수 있었습니다. 전국의 전자개표기를 작동시키는 선관위의 중앙서버의 프로그램에 문제의 프로그래만 삽입할 수 있다면, 미분류의 비율이 1대 1이 나와야 정상인데, 프로그램을 조작하면 1.5 대 1로 수렴(확률적으로 번개를 두 번 맞을 정도라고 하니,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비율이다!)되도록ㅡ가우스의 균형분포곡선의 중앙이 1.5가 되고, 그 좌우로 똑같은 종형곡선이 나머지가 려지는 분포곡선이 나오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전국의 개표소에서 나온 미분류표가 1.5 대 1의 비율에 수렴하도록 프래그램을 짜서 중앙서버에 심을 수 있었다면 박근혜와 문재인이 얻은 실제표의 차이가 얼마이던 간에 박근혜가 무조건 이기게 만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프로그램의 명령은 전국의 전자개표기가 정상적인 분류과정과는 별도로 무려 3.6%(1000장을 개표할 때마다 36장 비율로 미분류표를 만들어내되 전국적으로 랜덤하게 분포시키면 조작 여부를 발견하기 힘들다) 이르는 초대형 미분류표를 만들어내, 그 비율을 박근혜 1.5, 문재인 1로 만들면 거의 모든 개표소에서 박근혜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모든 전자개표기에서 1.5대 1의 비율로 3.6%의 미분류표가 나오도록 만들되, 모든 개표기의 평균이 1인 아닌 1.5에 수렴하도록 전국의 미분류표를 랜덤하게 분산시키도록 추가 코드를 작성하면 지난 대선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전국의 개표소에서 나온 미분류표의 박근혜 대 문재인의 비율이 1.5로 수렴될 수 있도록 랜덤한 분표를 만들어내면 그만입니다. 전국의 전자개표기에서 나온 비율이 정확히 1.5가 아니더라도 미분류표 모두를 합치면 박근혜 1.5, 문재인 1이 나오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역으로 얘기하면 전자개표기에 의해 제대로 분류됐다고 인정된 총 유효득표의 96.4%에 해당하는 수천만의 표도 일정 부분 조작될 수 있었다는 뜻이 될 수도 있습니다. 확률적으로 볼 때 미분류표는 박근혜와 문재인표가 1대 1의 비율로 나와야 정상인데, 프로그램 조작으로 1.5대 1의 비율로 나오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기존의 분류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일 것입니다. 모든 표를 수작업으로 재검표하지 못했기에 이런 추론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럴 경우 분류된 표에서 거의 차이가 없거나, 박근혜가 1.5 대 1 이하로만 문재인에게 졌다면 미분류표로 인해 승패가 달라집니다. 평균 0.3% 정도 나왔던 미분류표가 3.6%가 나오도록 만든 것도 제대로 분류됐다고 계산된 것에, 박근혜에게 1.5배 많이 나오도록 조작한 미분류표가 더해질 때 박근혜가 무조건 이기도록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기권표는 어디에도 카운팅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많이 나와도 승패에 영향을 줄 수 없습니다. 

 

 

지난 대선의 개표부정에 대해 여러 가지 얘기들이 나돌았지만,  파파이스의 <더 플랜>에서 과학적으로 밝힌 내용은 탁월한 프로그래머이자 뛰어난 해커가 한 사람만 있어도 얼마든지 실현 가능합니다. 전국의 전자개표기에서 3.6%의 확률로 미분류표가 나오도록 만듭니다. 대신 후보 당 비율을 1대 1이라는 정상적인 분포가 아니라, 박근혜가 1.5장 나올 때마다 문재인이 1장 나오도록 프로그래밍한 다음, 전국의 모든 전자개표기들을 대상으로 0.7~2.9까지 다양하게 분포시키되, 최종적으로는 1.5에 수렴하도록 만들면 <더 플랜>의 결과가 무조건 나옵니다.

 

 

 

 

이는 이중의 속임수인데, 미분류가 유독 높도록 나온 것에 대한 의심을 가지지 못하게 하기 위해 미분류에 박근혜표가 많도록 함으로써 전자개표가 박근혜에게 불리하게 진행된 것으로 만든 것입니다. 박근혜의 미분류표가 많다는 것은 제대로 분류된 것으로 인정받게 된 96.4%의 표도 박근혜에게 불리하게 분류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문재인 참관인들에게 미분류표가 유난히 높았다는 사실에는 관심이 가지 않도록 만들거나 미분류표에 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더 플랜>에서는 이런 해설이 빠졌지만, 프로그램에 대해 깊은 지식이 있는 사람은 얼마든지 추론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밖의 의심들은 별다른 중요성이 없어 무시해도 그만이지만, 미분류표의 조작으로 대선의 승패를 가를 수 있었다는 음모론의 확증실험은 당시의 전자개표기 프로그램 코드를 확보하지 않는 한 확인할 방법이 없지만, 그 가능성은 충분히 입증됐기에 중앙선관위가 <더 플랜>에서 밝힌 내용에 대해 답해야 합니다. 

 

 

만일 개표조작이 전자개표기의 미분류표만으로 이루어졌다면ㅡ그러면 당연히 정상적으로 분류된 표들도 의심할 수밖에 없지만ㅡ<더 플랜>으로 그런 의심이 과학적 정합성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중앙선관위는 김어준 등의 주장처럼 수개표와 전자개표의 순서만 바꾸면 개표조작을 막을 수 있습니다. 개표 조작에 다른 방법이 동원된 것이라도 이 하나의 순서만 바꾸면 모든 개표 조작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의 개표에서 무조건 적용돼야 합니다. 모든 언론이 침묵하는 <더 플랜>을 공론화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7.04.20 09:56 신고

    프로그램이 개입될 여지가 잇으면 절대 안 됩니다
    조희팔도 프로그램을 이용해 희대의 사기극을 펼쳤습니다

    정 안되면 수개표 해야 합니다

  2. 참교육 2017.04.20 17:59 신고

    무섭네요. IT시대 진실을 왜곡하는 전자투표의 조작.
    저는 이 분야 잘 몰라서 뭐라고 할 수 없지만 지난 총선이나 대선에서 이루어졌을 수도 있는 이 기만의 조작극을 어떻게 밝혀야할까요?
    전문가가 아니면 이해하기조차 힘든 문제를... 답답한 현실입니다.

    • 늙은도령 2017.04.20 21:11 신고

      중앙서버에 분류에 대한 프로그램을 심어놓으면 원하는 대로 득표율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계를 믿으면 안 됩니다.
      조작이 가능하니까요.

  3. 耽讀 2017.04.21 07:01 신고

    한 가지 든 의문은
    미분류표도 각 정당 참관인들이 확인하지 않나요?
    전국 250 개표소에 있는 참관인들이 자기 개표소 미분류표가
    박근혜가 1.5이상 더 득표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아직도 이해 안 됩니다.
    전자개표기와 프로그램 조작은 가능할 수 있지만
    그래도 참관인들이 마지막 개입은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프로그램 조작으로 선관위 누리집 득표수는 조작할 수 있지만
    자기가 참관한 개표소 득표수는 참관인들이 다 알고 있습니다.
    모르다면 직무유기죠. 한 두곳은 가능하겠지만.
    아직도 의문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 늙은도령 2017.04.22 01:43 신고

      그것이 아니라 미분류표를 1.5대 1의 비율로 박근혜표가 많이 나오도록 만들어 역으로 합산시켰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참관인들이 전자개표가 문재인에게 불리하게 작동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4. 추노 2017.04.21 08:19

    이번 대선에서는 꼭 수개표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국가의 중대사에 부정이 개입될 수 있는 소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응당 배제되어야 하는 것이건만 아직도 저들은 떳떳하기만 합니다.
    시간과 인력이 더 소요되더라도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하지 않는 대선은 위험합니다.
    국민들은 대선의 결과를 빨리 알게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선거를 원한다는 것을 알려야 합니다.

    • 늙은도령 2017.04.22 01:44 신고

      네, 무조건 수개표해야 합니다.
      기계는 생각보다 정확하지 않고, 인식률도 떨어집니다.
      투표소에서 직접 개표해야 합니다.

  5. 연오랑^^ 2017.04.28 10:43 신고

    저는 고로님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데요

    파파이스더플랜편 1시간14분부터 3,4분정도 다시 한번 보시면

    미분류표로 빠진거 수작업으로 검표해서
    다시 합칠거면 어차피 같은표수가 나오는데
    왜 그런 작업을 하냐 묻습니다

    교수 답변이
    박1.5 문1표를 미분류표로 빼돌리는만큼
    다른 실제 미분류표로 채워 넣는다 라고 나와요



‘나의 이야기’에서 밝혔듯이 필자는 정보통신사업을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필자의 회사에서 만든 것은 문자메시지를 대량으로 전송하는 장비인데,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해당 장비를 여러 곳에 팔 수 있었습니다. 워낙 많은 곳에서 문자메시지를 대량전송했기 때문에 오작동이 일어난 적이 있었습니다.





대한항공에서 저의 장비로 고객에게 알림문자를 보냈는데, 장비에서 오작동이 일어나 한 고객에게 똑같은 메시지가 수백 건 송신됐습니다. 황당한 일을 겪은 고객이 대한항공에 항의했고, 대한항공은 제 회사에 손해배상을 묻겠다고 나왔습니다.



저로서는 절체절명의 사업을 접을 수도 있는 최대의 위기였습니다. 이런 오작동이 다른 장비에서도 일어나면 모든 장비를 리콜해야 하고, 그럴 경우 너무나 많은 피해보상이 발생해 사업을 접는 수밖에 없었습니다(그것이 아니더라도 LG전자의 계약파기 때문에 망할 수밖에 없었지만). 오작동의 원인을 정확히 밝히지 못하면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오작동의 원인을 정확하게 확인하려면 통신사의 로그기록이 필요했고, 퀄검사가 납품한 모뎀에도 문제가 있는지(생산 시의 문제로 불량인지) 확인해야 했습니다. 통신사의 로그기록을 받는 것은 하늘에서 별 따기였지만 받아내는데 성공했고, 기록 확인을 통해 통신망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로그기록을 살펴보면 망의 문제로 문자메시지의 중복전성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습니다. 로그기록을 통해 통화내역이나 기타의 정보를 확인할 수 없지만, 망의 제대로 돌아갔는지, 저의 장비에서 같은 번호로 대량전송이 됐는지, 어떤 번호에 집중적으로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는지, 문제의 원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퀄컴사의 모뎀이 불량이라는 것을 밝힐 수 있었고, 통신사와 퀄컴사가 대한항공에 사과를 하고, 손실보존을 해줌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장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사업을 접을 필요는 없었고, 그 바람에 진실은 규명했지만.. 더욱 크게 망하게 됐습니다.



아무튼 로그기록만 있으면 국정원의 사찰이 정상적이었는지, 아니면 비정상적이고 불법적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로그기록을 가지고 국정원의 대테러‧대북공작활동을 모조리 들여다 볼 수 없습니다. 로그기록은 디지털 흔적에 불과해서 공작 내용까지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로그기록은 누구의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해킹하거나 감청했는지 흔적을 알려줄 뿐이지, 그 이상을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해킹과 감청에 사용된 프로그램을 함께 돌려야만 해당 내용까지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즉 국정원이 로그기록을 제출한다고 해서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다는 것입니다.



조작되거나 훼손되지 않은 로그파일만 있으면 진실은 금새 밝혀집니다. 신경민 의원의 주장처럼, 국정원에 의해 조직적으로 로그파일이 조작되거나 훼손됐다면 하드까지 분해해서 일일이 대조해도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22일 문제의 마티즈 차량을 폐차시킨 국정원의 조직적 증거인멸처럼.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비영리 연구팀 '시티즌랩'의 작년 2월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리아 해킹팀 업체가 국정원과 거래하며 미국의 서버를 경유했다고 하니, 그곳의 로그기록도 삭제됐다면 진실규명은 물 건너간 것과 다름없습니다. 국정원이 국가기밀을 미국(의 정부나 기업, 정보기관 등)에 팔아먹었다는 것도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신경민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해킹됐거나 감청당한 핸드폰의 통신사망 로그기록이 유일한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마저 조작되거나 삭제됐다면 진실규명은 국정원 직원들의 내부고발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경찰이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주장을 펼치며 사건을 조기종결했는지도 내부고발이 없으면 밝힐 수 없습니다. 



자살한 국정원 직원이 지난 4월에 자료 삭제가 불가능한 부서로 전출갔다는 사실과 4급 이하는 자료를 삭제할 수 없다는 국정원 내규만으로 국정원의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밝힐 수도 없습니다. 권은희의 내부고발이 없었다면 국정원 댓글사건이 표면화되지도 않았을 것처럼, 계속되는 속보를 종합할 때 남은 것은 내부고발밖에 없습니다. 



새누리당2중대의 역할에 충실한 야당에게 바랄 것이 없는 상황에서, 국정원의 내국인 사찰논란도 흐지부지되는 것 아닐지 걱정이 앞섭니다. 슈퍼추경 처리에 합의하면서, 국정원 사찰의혹 청문회도 개최하지 않고 법인세 인상도 명시하지 않는 것에 합의한 것으로 볼 때 진상규명은 물 건너간 것 같습니다.



문재인.. 이 세 글자를 희망의 목록에서 지워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필자가 단 한 번도 긍정적으로 다룬 적이 없었던 김한길도 국회를 박차고 나가 천막당사를 차렸었는데, 문재인은 지지자와 국민을 상대로 정신 나간 퍼포먼스(러브샷과 셀프 디스)나 하고 있지 않나.. 정치가 무슨 어린내장난도 아니고, 단체로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7.24 08:55 신고

    요즘 야당 대표급의 존재감이 너무나 없습니다
    있는지 없는지 할 정도 입니다

    다른쪽에선 재벌 사면 한다고 낄낄 대고 있는데
    손 놓고 구경만 하고 있습니다

    넋놓고 남의잔치집 잔치 구경만 하고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7.24 15:39 신고

      문재인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렇게까지 무력한 줄 몰랐습니다.
      참으로 문제입니다.

  2. 바람 언덕 2015.07.24 09:14 신고

    내부 고발자가 나온다고 해도 상황을 반전시킬 힘이 없습니다.
    권은희 과장이 그 상징입니다.
    사실상 야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했을 때
    이 나라는 민란이 일어나지 않는한 수구보수정권의 장기집권을 막을 길이 없습니다.

    • 늙은도령 2015.07.24 15:40 신고

      그래도 내부고발자가 나와야 합니다.
      정치란 명분이 쌓여야 혁명이던 민란이던 일어날 수 있습니다.
      문재인이 정말 사람 실망시키네요.

  3. 耽讀 2015.07.24 13:10 신고

    지금 이 문제 해결 안하면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은 새누리당이 잡습니다.
    선거 아무리 잘하고, 야당 지지자 투표율 100%, 새누리당 지지자 투표율 50%라고 해도 개표에서 집니다.

  4. 구름바다 2015.07.24 15:38

    일반 사람들이 모르는 것에 대해서 잘 설명했습니다.

    공감이 충분히 갑니다.

    이 것을 바로 잡지 못 하면 국정원의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것을
    영원히 막을 수 없을 겁니다.

    정말 문재인씨가 사생결단의 심정으로 일을 해결해 주기를 바라지만
    과연 얼마나 당차게 나갈 수 있을런지...
    대안이 없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 슬퍼군요...

    계속 좋은 글 부탁합니다.

    • 늙은도령 2015.07.24 15:41 신고

      문재인이 너무 물렁합니다.
      이런 식이면 백퍼센트 패합니다.
      야당을 뒤집어야지 이대로는 안 됩니다.

  5. 사가닥 2016.07.16 23:56

    좋은 내용 잘 보고 갑니다.



                                            김경렬 화백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데?”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삶의 희열에 빠져, 세포 하나하나마다 전달되는 에너지가 너무 충만해서 사정없이 떨리고 절제되지 음성으로 물었다. 명경지수처럼 잔잔했던 마음의 수면에 거대한 격랑이 일었고 그 파문은 공간을 건너뛰어 바다와 하늘에까지 이르러 천상의 음악처럼 넘실거렸다. 그 위로 날아다니는 것이 새인지 구름인지 천사인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것이 어떤 프로그램이던 간에 동생이 원하는 그 이상으로 만들어 내리라. 나는 처음 내 힘으로 일어서 문밖으로 나서는 아이처럼 떨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동생의 답을 기다렸다.



“형,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은 수천 년간 형성돼 그 무엇으로도 무너뜨릴 수 없을 정도로 견고해진 이 세상의 지배 시스템을 일거에 깨드릴 수 있는 독보적인 프로그램이야. 난 말이야, 대다수의 난장이들에게는 극소수의 지배 엘리트들이 구축한 시스템에 맞서려면 티끌 하나 끼어들지 못하는 순수 선과 궁극의 의지를 지닌 초인 같은 사람이나 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의 삶이 쌓이고 더해져 내일이 되는 때 묻고 얼룩진 일상에서 허덕이고 있는 사람들의 자그마한 버팀목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 존재의 모든 가치가 교환 가능한 현재의 돈과 지위, 권력으로만 평가되는 이 불의하고 불모 한 시대에서 절대다수의 난장이들이 원하는 것은 평균적인 선과 보편적인 정의로 대변되고 그것으로 충분한 하루, 한 주, 한 달, 길게는 일 년 단위의 실존이, 그 초라하지만 스스로 영위할 수 있는 삶이 마지노선이 아닐까 생각해. 그들이 원하는 건 누군가 나눌 수 있는 풍족함이 아니라 평균적인 수준의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해. 그들은 선을 논하기 전에 하루를 살아야 하고, 정의를 부르짖기 전에 또 다른 하루를 버텨야 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무조건 맞서라고, 연대해서 싸우라고 할 수도 없었어. 세상을 지배하는 시스템의 실체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나까지도 무력해지는 경험을 수없이 하면서 난 고민하고 분노하고 생각하고 모색했어. 그들의 거대한 지배 시스템에 맞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그리고 그 방법은 이미 알고 있었어. 그들과 맞서려면..”

“니가 고민하고 모색한 게 대다수의 난장이들이 지배 시스템에 맞설 수 있도록 그들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는 거냐?”



열띤 음성으로 말하는 동생의 말을 중간에서 자르고 들어간 것이 이번에도 몇 초의 시간차를 초래해 일부의 말은 뒤섞일 수밖에 없었지만, 나는 동생의 말을 끝까지 듣고만 있을 수 없었다. 미친 듯이 날뛰는 심장의 약동과 영혼의 떨림을 주체할 방법도 담아둘 능력도 없었기 때문이다.



“맞아 형. 절대다수의 난장이들에게 버팀목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 존재하는 모든 지배적 프로그램을 아래에 두는,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드는, 생각하고 성찰하며 소통하고 연대하는, 개인적 인격의 완성을 위해 일생으로써의 삶을 창출해가는, 어떤 사이트를 드나들어도 흔적도 남지 않아 시스템을 지배하고 있는 자들의 비밀을 낱낱이 밝혀내는, 합당하지 못한 어떤 기득권을 내세워 정치경제적 불평등을 강요할 수 없는, 그래서 내가 작성한 「디지털 묵시록」 같은 세상이 절대 도래하지 못하도록 단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줘. 이 세상에서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형밖에 없으니까.”



‘형밖에 없으니까, 형밖에 없으니까, 형밖에 없으니까.’



동생은 계속해서 자신이 생각해둔 프로그램에 대해 말해주었지만 내 뇌리 속으로는 이 말만 수없이 되풀이 됐다. 동생의 기대가 내 온 존재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동생과의 대화가 1시간 정도 더 흐르자 나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만큼 탈진하기에 이르렀다. 거의 몇 주치 이상의 에너지가 소모된 오늘의 얘기를 마무리 짖지 않으면 나에게는 내일이 없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코의 실핏줄 압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봐서 조금만 더 대화를 나누다간 쌍코피가.. 제기랄!



“재영아, 나도 이런 날이 오기를 기다렸어. 내가 먼저 꺼낼 용기는 없었는데, 네가 용기를 내 줬으니 너무 고마워. 나 말이야, 지금 이 순간처럼 살아 있다는 것이 기쁜 적이 없었어. 내가 너에 대해 갖고 있던 부채의식을, 삶의 제약을 조금이라도 털어내고 싶었기 때문에..”

“형, 그런 말이 어딨어. 형의 삶이 내 삶이고, 내 삶이 형의 삶인데. 우리는 둘이면서 하나고 하나면서 둘이었어.”

“허허, 그런가? 우리가 둘이면서 하나였다고?”

“그럼. 형은 나의 영웅이었어. 나는 형이 없었다면 그저 평범한 놈으로 세상이 하라는 대로 하면서 살았을 거야. 세상에 대한 특별한 의식도 없이, 세상이 하라는 대로 그저 시대의 조류에 휩쓸려 살았을 거야. 난 형을 통해 세상의 모든 지식에 다가갈 수 있었고 세상을 보는 눈이 생겼어. 형과 함께 하는 하루하루가 나에게는 축복이자 영광이었어. 별로 머리가 좋지도 생각이 깊지도 않았던 나에게 형은 삶과 사회, 자연과 우주의 이치에 대해 가르쳐주었고 내 이성과 꿈의 한계를 넓혀주었어.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고 무엇을 위해 노력해야 할지 알려주었어. 그것은 내가 만난 각 분야의 대가들도 결코 해줄 수 없는 일이었어. 내가 아는 한, 형은 아인슈타인과 리처드 파인만을 묶은 그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위대한 과학자야. 그래서 형은 내 스승이었고 안내자였고 영혼의 동반자였으며 우상이었어. 결국 형은 나의 모든 것이었어.”



동생의 말에는 진심이 가득했고 두 눈은 맑고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것은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실이었다. 나는 단 한 번도 동생 앞에서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려 무던히도 애썼고 거의 대부분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순간순간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들었는데, 동생은 전혀 힘들어하지 않아서 나는 그런 균형적인 모습이, 몇 시간이고 일하고 말할 수 있는 평범한 체력이, 그 보편적인 신진대사가 너무나 부럽고 조금이라도 나눠받고 싶어 하지 않았던가? 헌데, 동생은 육체를 희생시켜 뇌만 발달하는 지랄 맞은 나의 삶이 자신의 전부였다고 하지 않는가? 나는 이런 황당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헷갈렸고 어지러웠다, 체력이 고갈되어서도 그렇고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동생에게 내가 그렇게 중요한 존재였다는 것에서도 그렇고. 아무튼 누워서 보는 방의 천장과 벽이 빙글빙글 돌았다, 나미의 노래처럼.



“야, 너무 비행기 태우는 것 아니야? 너무 어지러워 속이 다 울렁거린다. 미치도록 피곤하고. 아이고 힘들어!”



나는 그렇게 너무나 많은 에너지의 사용을 간접적인 방법으로 전달했는데 동생은 아직도 못다 한 말이 있는지 빠르게 몇 마디를 더했다. 동생으로써는 이런 얘기를 다시 꺼내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리라. 한 번 작심하면 반드시 하고야 마는 동생의 고집을 생각한다면 더욱 더 그렇고.



“형이 2년 전부터 유난히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뇌과학, 생명과학, 정보물리학, 열역학, 양자역학, 컴퓨터공학, 전자공학에 대한 책들을 집중적으로 읽을 때, 형이 뭔가 컴퓨터 프로그램에 관한 것을 연구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나의 고민이 그때부터 시작된 거야. 특히 지난 1년간은 내가 보기에 형이 너무 힘들어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의욕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느껴졌거든. 그래서 뭔가 어마어마한 것이 나오겠구나, 그렇게 생각했어. 그런 과정에서 나도 힘들게 용기를 낼 수 있었어. 어차피 형이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면, 차라리 내가 고민했던 것을 말해주어서, 형이 만들어낸 프로그램으로 이놈의 세상을 뿌리부터 뒤집어 버리고 싶었어. 너무 허황된 생각이라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 상당히 조심스러웠지만 말이야. 하지만 난 어느 정도 확신했어. 지금의 형이라면 해낼 수 있으리라 믿었던 거지. 그리고 마침내 오늘 용기를 낼 수 있게 된 거야.”



말을 마친 동생이 한껏 고양된 표정과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동생은 분명 나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고맙게도, 너무나 고맙게도 나라는 놈이 동생에게는 그런 존재였던 것이다.



“어차피 한 번은 죽을 것, 이왕이면 날 끌어들여 화끈하게 한 판 사고나 치자, 뭐 그런 생각이구나, 너? 맞지 내 말이?”

“맞아, 형. 한 번 화끈하게 사고 치자는 거야! 그리고.. 미안해. 너무 너무.”



동생도 자신의 부탁이 무엇을 뜻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미안함 마음을 가누지 못하는 것 같았다. 평생을 부모처럼 돌봐주었으면서도 단 한 번의 부탁을 하면서(그게 좀 엄청나기는 하다) 죄인처럼 괴로워하는 동생이 나는 오히려 가슴이 저리고 아팠다. 나는 이렇게 기쁘고 희열에 넘쳐 있건만.



“됐어, 재영아. 네가 부탁한 프로그램이라면 내 목숨이 조금도 아깝지 않아. 내가 그 프로그램을 만들어낸다면 나는 너 때문에 지구상에 존재했던 과학자 중에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기억될 수 있을 테니까. 좋아, 한 번 사고 쳐 보자!”

“OK이야? 정말로?”

“당근이지! 싸나이 한 번 말한 것, 하늘이 무너져도 지켜야지. 안 그래, 재영아?”

“그럼, 그래야지. 그래야 형이고 나 아니겠어?”

“하하하. 그래, 그게 우리 형제지. 재영아, 나 반드시 니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낼게. 얼마나 걸릴지 확답할 수 없지만 믿고 기다려봐. 사실 내가 준비해온 것도 있으니, 조금만 수정하면 이른 시간 안에 가능할 수도 있으니까.”

“정말이야? 역시 형도 뭔가 특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있었구나. 내 그럴 줄 알았어. 좋았어! 그럼 형, 그 역사적인 날을 위해 서로 최선을 다하자. 파이팅 김재우!”

“허허, 녀석도..”



동생에 대한 덜어낼 수 없는 고마움을 담은 나의 진심 어린 격려와, 어쩌면 자신의 부탁 때문에 평생을 죄책감 속에 살아갈지도 모를 동생의 안타까운 격려가 함께 어우러지자 그것은 마치 영화 ‘미션’에서 원주민들이 산상에서 불렀던 장엄한 노래와 비슷한 느낌을 불러일으켰다. 그 비장한 아름다움에 아무 생각 없이 우리 집으로 들어오려던 달빛이 화들짝 놀라 형광등 불빛처럼 창백한 표정을 지었다. 동생은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그 이후로도 오랫동안(무려 51분이나) 계속됐지만 나에게 그것은 월드컵 결승전 후반(인저리 타임, 6분이 포함돼 있다. 그래서 51분이다)을 마음껏 뛰어다닌 일종의 해방구였다. 살아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천상의 선물이었고 끈질기게 나를 따라와 괴롭히는 불균형한 일상과의 결연을 의미했다. 



물론 더 이상 동생의 얘기를 들어줄 수 없을 정도로 탈진해 깊은 잠 속에 빠져 들어가기 전까지 나는 생전 처음 느껴보는 전율과 흥분에 너무나 행복해 눈물이 흘러내릴 정도였다(연신 해댔던 하품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 기절하듯 순식간에 잠이 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꿈 없는 잠이 무려 28시간이나 계속됐다. 헌데 에너지 고갈이 장난이 아니어서 잠의 깊이가 너무나 깊고 달콤했는지, 누군가 나를 부르는 작고 조심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마치 아스라이 먼 곳에서 누군가 나를 애타게 찾는 그런 느낌의 소리가 나의 미약한 청각을, 앙상한 어깨를, 약동하는 영혼을 흔드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것 같은 기적이 어제처럼 연이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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