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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기본소득에 찬성하는 이유 일정 기간이 쌓이면 조금씩 발전하던 기술이 폭발적(기하급수적)으로 한계점을 돌파한다는 기술 낙관론자들은 다음과 같은 리처드 스몰리의 발언을 인용하곤 한다. "무엇인가가 가능하다고 어떤 과학자들이 말한다면, 그들은 아마 그것이 실현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뭔가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면 그들은 아마 틀렸을 것이다." 어떤 기술이던 시간이 문제이지 이르지 못할 단계는 없다는 뜻이다. 이런 기술적 낙관론은 레이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에서 절정을 이루는데, 그는 특이점을 넘은 인공지능(비생물학적 지능)이 플라톤의 '이데아'를 넘어 영생을 이루고, 우주적 차원의 지능까지도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리처드 도킨스를 떠올리는 기술적 낙관주의자(특이점주의자)들은, 완전시장이 이루어지.. 더보기
썰전, 유시민과 전원책 그리고 세월호참사 이번 글은 세월호참사를 통섭적 시각에서 접근한 글입니다. 세월호참사에 다양한 정치철학과 신자유주의가 어떻게 얽혀있는지 거칠게라도 보여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저는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2권의 책이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이란 부제를 가진 레이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와 '데이터를 이해하는 알고리즘의 예술과 과학'이란 부제를 택한 피터 플래치의 《머신 러닝》이었는데, 썰전에서 유시민이 칼 포퍼와 하이에크를 인용하자 생각이 확장이 이루어진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두 권의 책 중에서 《특이점이 온다》는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기술의 '수확 가속의 법칙'을 다룬 입문서인데, (책에 나오는 내용이 실현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볼 때) 지금까지 제가 공부해온 모든 것들을 뛰어넘는 놀라운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 더보기
한국의 미래, 이재명과 박원순의 청년배당에 달렸다 필자가 주류경제학자와 경제사가들의 책을 읽으면서 대한민국의 현실과 현장상황과 너무 유리된 그들의 지적 놀음에 동의할 수 없었던 것들이 있었는데, 상당 부분 필자의 불만을 해소해준 책을 읽게 됐다. 모타니 고스케의 《일본 디플레이션의 진실》이 바로 그 책이다. 초이노믹스가 아베노믹스의 복사판이었기 때문에 일본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지금까지 읽은 일본의 책들은 주류경제학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또한 한국의 주류경제학들의 진단과도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미-일-한으로 이어지는 주류 경제학자들의 담합된 분석은 거시경제학적 접근을 기반으로 한 미시경제학적 분석(그 반대로 해도 마찬가지)이라는 고정되고 고루한 것들의 연속이었다. 그들의 연구와 저서는 하위 99%의 지갑을 털어서 상위 1%의 금고를 .. 더보기
미 금리 동결은 헬조선을 조금 미뤘을 뿐이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동결했다. 미국식 통화정책의 마지노선인 물가상승률이 2%를 넘지 않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은 다른 국가에게 냉혹한 신자유주의를 강요해 경제위기를 조장하면서도 자신들은 케인즈 정책을 펼쳐 경제위기를 극복해왔는데, 이번에는 중국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의 반발에 한 발 물러선 것처럼 보인다. 정말 그럴까? 미 연준은 부자들을 갑부로 만들기 위해 금리를 20%대까지 올린 1970년대의 ‘볼커쇼크’를 거쳐, 레이건의 집권과 함께 단행된 천지개벽의 감세(소득세를 78%에서 28%로 내렸다), 워싱턴컨센서스로 이어지며 뉴딜과 케인즈의 잔재를 미국에서 걷어냈다. 이때부터 미국의 갑부들은 국내외로부터 돈을 긁어모았고, 연준은 이들의 돈놀이를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내렸다. 미국에서도 .. 더보기
메르켈 난민 수용, 이스라엘 모델을 따랐다면? 메르켈 리더십의 본질을 가장 냉정하게 파고든 책 중에 하나가 올해 1월1일에 작고한 울리히 벡(김제동의 톡투유에서 최진기 강사가 위대한 사회학자라고 언급했던 석학으로 《위험사회》의 저자)의 《경제위기의 정치학》이다. 이제는 정치를 전공한 사람들도 읽지 않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보면 메르켈의 리더십이 어디에 근거하는지 추론할 수 있는데, 벡은 이것을 정확히 짚어냈다. 메르켈의 리더십을 ‘엄마 리더십’이라고 하지만, 이를 다른 말로 하면 ‘모든 이슈를 삼켜버린다’는 것과 동일하다. 메르켈은 지독히 마키아벨리적이어서 그때그때의 여론의 흐름에 따라 정책을 결정한다. 원전건설을 강행하던 중에 일본 후쿠시마에서 원전사고가 났고, 여론이 나빠지자 원전제로로 돌아선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메르켈이 시리아 난민 .. 더보기
최저임금, 노동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선거가 정치적 갈등에 한계를 설정한 것처럼 전국노동관계자위원회는 경제적 갈등에 한계를 설정했다. ㅡ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 2》에서 인용 최저임금제를 시행하는 어떤 나라건 최초의 도입기준은 노동자의 최저시급이 생활이 가능한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런 도입기준은 10세 전후의 어린이까지 노동착취의 대상으로 삼은 자본의 탐욕이 노동자 폭동의 주요원인으로 작용하자 체제의 안전(자본에게 중장기적으로 유리하다)을 지켜야 하는 정치권의 중재로 제시된 것이다. 사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우리 모두는 케인즈 학파다’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경제가 안정됐었던 1945~73년에는 최저임금이라는 것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경쟁과 독식보다는 협동과 공존을 중시했던 그 시기에는 부자와 기업에 대한 세금이 높아.. 더보기
내가 다시 살게 된 이유 ㅡ 3 저는 아웃사이더적 기질이 강한 사람입니다. 그것은 제가 소아마비 장애인이라는 것에서 나온 것 같고, 상대적이고 때로는 절대적인 약자를 억압하는 모든 형태의 불의한 강자에게 지극히 도전적이었던 이유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런 아웃사이더적 기질과 풍부한 상상력,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 등이 무모할 정도로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던 얄팍한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세상의 모순과 부조리를 본 사람은 저와 비슷한 성향과 기질에 빠지기 쉽고, 이는 『아웃사이더』의 저자 콜린 윌슨이 설파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콜린 윌슨은 아웃사이더란 '평생을 치통에 시달리는 사람'으로 자기보존의 본능과 끝없이 싸우면서도, 지독한 자아의 방황에 끔찍한 열병을 앓는 사람이고, 그 중에 일부는 성자의 깨달음에 이르기도 한다고.. 더보기
우파 전체주의 비판2ㅡ열린사회와 그 적들| 물론 포퍼가 말한 것처럼 "국가의 과업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개인의 자유를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 시민들에게 허용될 수 있는 자유의 정도를 정확하게 결정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현대 민주주의 발전을 퇴행시키고 있는 국가와 거대 자본의 폭력과 사적독점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지금, 국가의 이익이란 미명 하에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야만공권력의 부활을 용납한다면 영원히 민주주의는 발전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내 맘대로 하는 자유방임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플라톤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국가에 의한 공적독점이 사적독점보다 위험하다는 애덤 스미스의 자유방임 시장경제를 통치의 영역까지 확대재생산한 신자유주의가 전 세계를 어떤 상황으로 몰고갔는지를 조금만 돌아봐도 이는 명백..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