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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울제

박기영, 실패로부터 더 많이 배운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저의 오랜 독자분들은, 제가 통신사업에서 망하면서 모든 것을 잃었고, 정말로 깡그리 잃었고, 그 때문에 가장 초라한 형태의 자살만 꿈꾸다 '어차피 죽을 것, 알고나 죽자'며 공부를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음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어제 죽은 이들이 그렇게도 그렸을 '오늘'이라는 24시간 중에 다량의 항우울제와 수면제에 의해 잠들어있던 시간을 빼면 잠시도 벗어날 수 없는 육체적 고통과 그에 따르는 정신적 좌절에 자살을 빼면 아무런 탈출구도 존재하지 않을 때, 필자는 첫 번째 책을 구입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가족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공부의 시작은 그렇게 시작됐고, 17년이 흐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간암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했을 때조차도 책을 손에 놓지 않았던 노력 덕분에 지금의 늙은도.. 더보기
내가 다시 살게 된 이유ㅡ1 매일같이 자살만 생각하는 나날이 흘러갔습니다. 처음에는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L전자에 대한 원망이 강했으나, 갈수록 그것에 대비하지 못한 저 자신의 무능력에 대한 정신적 고통이 더욱 컸습니다. 직원들에게 잘해주지 못한 것과 끝까지 저를 밀어주었던 친구들의 도움에 아무런 화답도 못한 것들이 저를 끝없는 회한의 고통 속으로 밀어넣었습니다. 그렇게 나약해진 정신을 무자비하게 짓밟는 사업 실패에 대한 자책은 일상의 모든 것들에 스며선 견고하게 자리 잡아 끈질기게 저를 괴롭혔습니다. 가족과의 눈 맞춤도 힘이 들었습니다. 형과 동생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살 곳은 마련했지만, 유별나게 성공한 사람이 많은 제 주변의 상황이 저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장애인으로 살아오는 동안 한 번도 느끼지 못한 자격지심이 집요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