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제니의 간호사 복장 논란은 오래전부터 지속되온 논쟁입니다. 제가 악화된 건강과 힘겹게 싸우고 있을 때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저의 관심을 끈 것은 몇 가지에 한정됩니다. 블랙핑크 멤버인 제니의 간호사 복장 논란도 그중의 하나였습니다. 논란의 장면을 삭제하는 것으로 일단락된 이 논란은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던져주었습니다, 제에게는.
특히 문제의 장면을 두고 두고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이루어진 토론은 학문적으로 접근해도 모자라지 않을 만큼 수준이 높았습니다. 간호사 복장을 한 제니의 영상이 특정 직업군을 성상품화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두고 한국팬들과 해외팬들, 여성팬들과 남성팬들 사이에서 벌어진 토론의 내용을 모두 다 설명할 수 없지만 이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 토론이라면 다른 분야로 넓혀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분야의 전문적 지식이 부족하다면 관련 지식을 제공 받으면서, 아니 스스로 찾아가면서 토론하지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그들이 다른 분야에까지 이런 관심과 열정을 투자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도도 해보지 않는 것도 어리석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블랙핑크 뮤비 논란이 테일러 스위프트와 칸예 간에 이루어진 논쟁까지 넓혀갈 수 있듯이, 아이돌 팬들의 핵심을 이루는 청춘들과 관련된 이슈들도 토론할 수 있으리라 판단됩니다. 페미니즘과 청년실업, 기본소득과 청년기초자산제, 세대갈등 등으로 토론의 주제를 넓혀갈 수 있을 테니까요.
다양한 토론을 통해 공통된 합의에 이를 필요는 없을 것이지만,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서로 다른 시각과 경험, 지식 등에 기반한 토론은 갈수록 집단극단화 되는 디지털 시대의 양극화를 어느 정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양극화하기 일쑤인 정치인과 엘리트가 주도하는 이분법적 세상에서 탈출하려면 이런 식으로 토론하는 열린 접근이 필요합니다.
악화된 건강과 투쟁하면서 제가 가장 많이 생각하고 노력한 부분이 이분법적인 진영논리에서 벗어나는 것이었습니다. 신세대 학자들의 연구와 책들을 보면 좌우로 양분된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의 산물들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인데, 디지털 공간은 그런 흐름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유튜버 생활을 하면서 저 역시 그런 이분법적 양극화로 휘말려들어갔고요.
돌아보면 그 모든 것들이 자살행위와 다름없었습니다. 이번의 건강악화가 저에게 준 깨달음은 진영논리적 이분법에서 벗어날 때만이 지식채널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님이 돌아가신 지난 1년간의 개인적인 문제도 마찬가지였고요. 이번 영상에서는 그런 것들의 일부를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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