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적 진리에 대한 주장이ㅡ부분적 진리는 보편적 허위를 곧장 그 반대의 것으로 뒤집어놓기는 하지만ㅡ보편적 허위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짓말에는 역겨움이 붙어 다닌다.


                                                                ㅡ 테오도르 아도르노의 《미니마 모랄리아》에서 인용





세월호 특별조사위(이하 특위)가 거대한 조직을 구성하려 한다며, ‘세금도둑적 작태’라고 맹비난했던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비서실의 행태가 최소한의 금도를 넘어 치사하기까지 합니다. 세월호 특위를 길들이기 위한 여당의 방식은 그 비열함에서 정치적 술수를 넘어 인면수심이란 말 외에는 다른 표현을 찾지 못하겠습니다.





현 정권의 실세인 김재원 의원이 세월호 특위를 세금도둑으로 맹비난한 날, 새누리당 출입기자들은‘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설립 추진현황 [보도자료]’라는 제목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발신자 명의는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설립준비단’으로 돼 있었습니다.



이 보도자료에는 김재원 의원의 발언을 뒷받침하는 특별조사위 인원 구성안과 예산 계획 등처럼 특위의 활동을 예측할 수 있는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보도자료에는 세월호 특위가 “여성가족부보다 더 큰 조직을 만들고 방송통신위원회보다 더 큰 부처”를 만들려고 한다는 김 의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이는 내용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헌데 세월호 특회 설립준비단은 ‘특위의 조사활동 기간이 최장 1년 6개월에 불과한 점’과 ‘특별법 및 관련 규정에 부합하는 직제, 예산 등을 특별조사위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합리적인 수준에서 작성 및 제안하고 있다”며 “김 의원의 발언은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반박성명을 내놓은 상태였습니다.



설립조사단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어떠한 보도자료도 배포한 적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 내부에서 문건을 빼돌려 여당에 제공했고, 이를 기자들에게 뿌린 것 같다'며 명의를 도용한 것에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기자들은 누가 보도자료를 배포했는지 밝혀야 했습니다.



그래서 새누리당 출입기자들이 보도자료 발송자의 메일 주소를 검색해 보니, 놀랍게도 김재원 의원실 소속 비서의 메일 주소로 밝혀졌습니다. 자신이 낮에 한 발언이 거센 후폭풍에 직면하자, 설립조사단의 내부자료를 빼돌려 그들의 명의까지 도용해서 기자들에게 배포한 것이었습니다.           





상황이 이에 이르자 다급해진 김 의원실 관계자는 ‘제목이 명의로 바뀌는 착오’가 있다고 해명했지만, 설립준비단의 말처럼 대단히 ‘악의적인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 의원실의 해명은 심각한 문제만 발생하면 개인적 일탈로 돌려버리는 박근혜 정부의 실세다운 역겨움이 묻어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세월호 특위의 진상규명을 방해하겠다는 새누리당 차원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추호도 변하지 않으려는 대통령의 아집을 향한 여론이 심상치 않자, 지지율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사전조치가 아닌지 의심이 듭니다.



아니면 박근혜 대통령으로 향하는 여론의 칼날을 자신에게로 돌리겠다는 빗나간 충정의 발로일 수도 있겠지만, 세월호 특별법 자체를 반대했던 인사들을 특위 위원에 포진시킨 새누리당 차원의 방해공작으로 보는 게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세월호 침몰의 진상규명을 밝히는 작업이 ‘세금도둑’으로 몰아가는 비열한 발상과 명의를 도용하는 범죄는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현 집권세력의 추악함을 보여줍니다. 야당들이 이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이름으로 김재원 의원을 탄핵‧소추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판입니다.



아무리 많은 보상과 배상이 유족에게 주어져도 죽은 아이들과 희생자들은 살아올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의 퍼포먼스를 보이며, 해경을 해체하고 대한민국을 개조하겠다고 대국민담화를 발표할 때와 비교할 때 김재원 의원의 발언과 의원실의 명의 도용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세월호 특위가 세월호 침몰의 진상규명을 제대로 해낼수록 국민의 목숨을 우습게 보는 정당이나 정치인은 정권을 잡지 못하게 됩니다. 세월호 특위가 충실한 조사를 하고 모든 음모론을 잠재울 만큼의 명확한 결론을 내놓을 때 대한민국을 바로잡는 일이 가능해집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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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근악 2015.01.19 00:56 신고

    결국 니 잘났네 내 잘났네 해도 그 나물에 그 밥일수 있곘군요. 마지막의 윈스턴 처칠의 명언대로 가자면 말이죠 ㅎㅎ

    • 늙은도령 2015.01.19 01:24 신고

      최소한 박근혜 정부에서는 처칠의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방송이나 교육 등으로 왜곡될 수 있는 것이라, 그렇게 동의하지 않는 말이지만 현재의 상황에서는 부정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5.01.19 09:55 신고

    자기 자식들이 사고를 당해 봐야
    그 입장을 이해 할려나..
    김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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