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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살인사건

강남역 살인사건을 상품화한 <토일렛>의 개봉을 반대하며 '토일렛'이라는 영화가 개봉할 모양이다. 방학을 맞아 귀국한 조카가 해당 영화를 필자에게 알려주었다. 조카는 분을 삭히지 못하며 해당 영화의 포스터를 검색해 보여주는데, 포스터에 붉은 글씨로 인쇄돼 있는 영화의 카피를 본 순간, 필자는 피가 역류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폭발하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밥먹듯이 해댔던 트럼프의 당선에 힘입어 폭동을 일으킨 것에 비견될 만큼의 여성혐오와 증오를 부추기는 카피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8월 개봉이 확정돼 시사회까지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이 영화의 카피는 이렇다. "모든 것은 우발적이고 즉흥적인 분노 때문이었다.' '강남역 여자화장실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충격적 심리 스틸러 ' 세월호참사를 이용해 상업영화를 만들려는 시.. 더보기
점점 본질에서 멀어지는 김자연 성우 교체 논란 독자의 부탁으로 쓰게 된 이번 글은 대단히 조심스럽다. 양성평등만이 아니라 성소수자, 장애인 권리신장에도 관심이 있는 필자(백일 때부터 소아마비로 살아왔다)이기에 스치듯 보았던 사안이었지만, 독자의 부탁 때문에 자세히 들여다 보니 잘못 발을 디뎠다간 몰매를 맞을지도 모르는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이해당사자들이 사안의 본질에서 벗어나 부수적인 부분을 가지고 상대를 죽일 듯이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으니 겁대가리는 없는 필자라 해도 댓글 공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에 나온 "사건의 얼개는 이렇다. 지난 19일, 유명 게임 업체 '넥슨'은 자신들이 발매한 게임에서 한 성우의 목소리를 삭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성우 김모 씨가 '여자는 왕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Girls Do Not Need A PRINCE)'라.. 더보기
브렉시트 보도에 가려진 것, 400톤의 철근 브렉시트를 보도하는 언론들(특히 KBS와 MBC)의 반응은 세계경제를 회복불능으로 만들 대공황이 도래할 듯,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만 일삼고 있다. 기업과 정부의 광고와 협찬으로 먹고 사는 이들은 브렉시트가 현실이 된 이유에 대해서는 스쳐가듯 다루면서도, 브렉시트가 불러올 후폭풍만 극단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쓰레기만 양산하는 제도권 언론의 행태야 대다수 서민과 노동자에서 유리된 채, 살아있는 권력(박근혜 정부)과 재벌에 유리한 보도만 내보내기로 유명하기 때문에 이들의 호들갑은 별로 이상할 것도 없다. 하긴 영국의 중하위층과 노동자들이 브렉시트를 선택한 것은 신자유주의 40년 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불평등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인데, 이것을 제대로 보도할 언론이라면 쓰레기 소리도 듣지 않았.. 더보기
강남역 살인사건에서 보는 헬조선의 조건들 저에게는 '특이점'이라는 개념이 지닌 충격이 너무나 커서 몇 개월 째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뇌 역분석 등에서 헤매고 있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강남역 살인사건'과 그에 대해 수많은 여성들이 공유하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조현병 환자에 의한 개별사건으로 축소시키는 한국 정부와 사회의 비정상적이고 비열한 행태에 극도로 분노하고 절망했었습니다. 여기에 '구의역 참사'까지 더하면 이땅의 체제가 얼마나 폭력적이고 억압적이며 반인륜적인지 알 수 있음에도 이에 대한 토론이 원천봉쇄되는 것에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인류의 반이 여성임에도, 그들(특히 대한민국의 미래인 1020세대)이 공유하는 참담함과 문제의식을 철저하게 외면하는 주류사회의 행태는 상대적 약자를 향한 극단의 혐오를 불러일으킴에도 이에 대해 침.. 더보기
특이점을 넘은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 그 두 번째 특이점을 넘은 인공지능은 핵과 지구온난화처럼 생명체의 (부분적) 종말을 피할 수 없는 '인류의 죄악'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인류가 만든 최악의 결과물인 핵과 지구온난화 등은 특이점을 넘은 기술로서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고 바로잡을 수 있지만, 인공지능은 인간을 하등동물로 만들어버리는 궁극의 지능이기 때문에 인간 자체가 대체될 수 있습니다. 특이점을 넘은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라 지배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며, 인간과의 공존도 인공지능이 선택할 것이지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각 분야의 기술과 함께 특이점을 비슷한 시기에 넘을 인공지능이 출현하면 지금까지의 기술적 성과와는 차원이 틀린 것들이 나옵니다. 나노기술을 넘어 피코기술, 피코기술을 넘어 폠토기술이 유전공학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