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와신상담

노무현을 보냈던 날의 문재인의 통곡 그리고 이명박 제목을 쓴 다음에도 한참 동안 모니터만 들여다 봤습니다. 머리 속으로는 수없이 많은 장면들과 문장들이 뒤엉키고 충돌하며 감정의 파편들을 사방으로 토해냈지만, 자판 위에 올려진 손가락은 단 하나의 단어도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모든 햇빛을 삼켜버리는 바다의 검푸름이 그랬을까, 노무현의 죽음을 알리는 문재인의 음성부터, 하늘도 숨죽였을 바로 그 장면, 지켜주지 못한 친구의 마지막을 위해 원수에게 고개를 숙여야 했던‥ 그리고 모든 장례 절차를 끝내고 나서야 토해낼 수 있었던, 실신에 이르러서야 끝날 수 있었던 오열까지, 제목을 써넣고도 제멋대로 튀어나가는 감정의 편린들 때문에 단 하나의 자판도 두드릴 수 없었습니다. 문재인은 성공한 대통령으로 봉화에 돌아오겠다고 했습니다. 돌아와서는, 노통이 그랬던 것처럼 ".. 더보기
더불어도 민주도 내팽겨친 정당에 표를 달라고? 김종인 체제의 더불어민주당에는 '더불어'도 사라졌고, '민주'도 사라졌다. 오직 '당'이라는 단 하나의 글자만 남았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관철시킬 때마다 '비상사태'를 들먹이는 박근혜처럼, 제1야당을 '비상사태에 처한 당'으로 규정(여기까지는 필자도 동의한다)해 공천과 당 운영에 관해 전권을 넘겨받은 김종인이 2차 컷오프 대상을 정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더불어'와 '민주'는 종적을 감췄다. 필자는 문재인 전 대표 때 이루어진 1차 컷오프 결과를 수용하는 대가로, 김종인 위원장이 2차 컷오프 대상을 정할 때 '정무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전권'을 받아낸 것도 좋은 의미로 해석하고자 했다. 총선에서 패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문재인에게 최소한의 탈출구를 마련해주려면 모든 책임을 자신이 안고가야 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