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기록물로 정해져 30년 간 공개할 수 없었던 노무현과 김정일 간의 정상회담회의록을 공개했듯이, 위안부협상과 관련된 박근혜와 아베의 대화내용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박근혜와 아베의 대화내용은 대통령기록물도 아니어서 국정원을 거쳐 국회의원의 열람과 국회 의결, 정치검찰까지 넘어가는 지리한 과정이 필요하지도 않다. 위안부협상이 법적 효력을 갖는 형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그냥 통화기록만 청와대가 공개하면 그만이다.
국제적으로 아베의 승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두 정상 간의 대화내용이 공개되면 아베가 진심으로 사과했는지 알 수 있으며, 그럴 때만이 박근혜는 역사의 정의와 할머니들의 질곡의 세월을 헐값에 팔았다는 국내의 비판을 면할 수 있다. 박근혜가 일본정부로 받기로 한 10억엔이 소녀상의 이전의 대가로 주어진 것인지, 아니면 아베의 진심어린 사과에 따른 배상금으로 받은 것인지 알 수 있으니 모든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다.
이런 전례가 없다면 모를까, 남북정상회담 간의 대화 내용이 담겨 있어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된 회의록마저 공개됐으니, 그 동안 베프(절친)임을 숨겨온 두 정상 간의 대화내용을 공개하는 것 쯤이야 '식은 죽 먹기'가 아닌가. 심지어 불가역적이라는 문구가 들어갔지만, 국가 간에 맺어지는 협약의 형태도 아니어서, 청와대가 대화내용을 공개한다고 해서 특별히 문제될 것도 없다.
특히 아베와 그의 똘마니들이 군성노예 할머니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막나가는 것을 보면, 이명박이 일본 수상에게 '지금은 때가 아니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한 말을 친일수구세력의 두목인 박근혜가 완벽하게 지킨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소녀상을 지키는 청춘들을 강제연행하겠다고 공공연히 협박하고, 우리 후세대들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 후세대를 걱정하는 것에서 이런 의심은 힘을 받는다.
이렇게 양국에서 나오는 얘기들이 서로 다르고, 일베의 역사 왜곡이 도를 넘으니 대화내용의 공개는 필수적이다. 세월호참사의 진실규명에 끝까지 노력하고 있는 '파파이스 81'에 나온 정청래 최고의원이 대화내용 공개를 정식으로 요구했으니, 청와대가 이에 화답만 하면 모든 것이 일시에 풀리리라. 추운 날씨에도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수십 일째 노숙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도 따뜻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국민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기는 지도자의 덕목이 아니면 무엇이랴.
박근혜가 청와대에 공개하라고 말만 하면 된다. 위안부협상 때문에 국내에서 혹독한 비판을 듣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안쓰러워 정청래 최고의원이 통화내용을 공개해 그 모든 오해를 풀어주려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국민이 그렇게도 원하는 정치의 혁신이고, 인간적인 면에서 볼 때도 이보다 아름다운 배려가 어디에 있겠는가?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양국의 정상간에 이루어진 통화내용만 공개되면 모든 의문들이 풀릴 테니.
필자 : 어떻게 이런 제안을?
정청래 : 난 원래 진실한 사람이야. 아베가 배신의 정치를 하니, 진실한 사람인 나라도 나서 대통령을 지켜줘야지. 게다가 일본국민이 다음 선거에서 우리를 대신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줄 수도 없잖아?
필자 : 헐! 박근혜가 말한 진실한 사람이 정 의원이었어?
정청래 : 당근!! 나처럼 박근혜 챙기는 사람이 어디 있어?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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