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정부를 '필요악'으로 규정한 토마스 페인은, 미국혁명의 사상적 기반을 제공한 《상식론》에서 정치 또한 차악을 찾는 과정이라 했습니다. 필자는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충돌하는 이해의 갈등을 인정하는 데에서 출발하는 민주주의 정치는 모든 구성원의 이해가 공평하게 반영된 합의에 도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차악과 차선의 어디쯤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문재인 대통령이 임종석 비서실장을 국민의당에 보내 추미애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에 유감을 표명하고,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의 건의를 받아들여 조대엽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이끌어내고, 국방 개혁의 시급성을 들어 송영무 후보자(문빠인 제가 봐도 하자가 많기 때문에 정말로 잘해야 한다!)를 정식으로 임명한 것은 차선을 찾는 정치의 본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치는 때로는 흠집나고 때로는 깨지면서 목표한 곳을 향해 가는 것입니다. 정치에서 일방적 승리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촛불혁명이 탄생시킨 대통령이자, 국민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과 G20을 통해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찾아왔지만, 탄핵 위기에 몰린 트럼프가 예상보다 빠르게 한미FTA 재협상을 요구해온 상황에서 추경 심의와 정부조직법 개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입니다. 저는 여기까지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양보라고 보며, 대단히 시의적절했다고 봅니다.
만약 이런 양보에도 불구하고 자체의 문제로 자멸의 길을 가고 있는 야3당이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정략적 이익을 위해) 국회 정상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그때는 깨어난 시민들이 광장으로 나갈 수 있음을 그들에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이 누구인지, 이에 저항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썩어빠지고 파렴치한 야3당에 분명하게 보여줘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의 작품이며, 상상을 초월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국민의 평균 수준에도 미치는 못하는 야3당의 발목잡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임을 확실히 인식시켜야 합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명박근혜 9년 동안 야3당이 저질러온 부역질과 분탕질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국정원 적폐청산 TF가 선정한 13가지만 살펴봐도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수십 수백 번 해체되도 모자랄 범죄집단입니다. 선거라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유린한 대국민사기극을 벌여놓고도 적반하장의 짓거리만 되풀이하고 있는 국민의당도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야3당의 국회의원들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전원책의 단두대로 모조리 보내도 모자랄 지경입니다.
야3당은 명심해야 합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내년의 지방선거와 3년 후의 총선을 벼르고 또 벼르고 있음을. 지난 겨울 수많은 주말들을 반납하고 촛불을 들었던 거대한 분노는 숨을 고르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야3당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과 국가개조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다면 국회를 해산하자는 얘기들이 무서울 정도로 번성하고 있다는 것을. 더 이상 동원과 조작의 대상이 되지 않을 시민들은 정치의 모든 단계마다 분명하게 의사를 표명할 것이고 관철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헌법에 나온 대로 요구할 것이며, 행동할 것이며, 성취할 것입니다. 그게 촛불혁명이 꿈꾸었던 민주주의이고, 이룩해낼 나라이며, 사람이 먼저인 사람사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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