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식과 배석판사들로 대표되는 사법부 내의 삼성장학생들(현재의 대법관 중에는 그런 자들이 없다는 보장을 누가 할 수 있겠는가?)은 삼성전자그룹의 오너를 대한민국 대통령보다 더 높게 봤거나, 대한민국 전체보다 삼성전자그룹을 더 중요한 존재라고 본 것 같습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삼성전자그룹을 그밖의 모든 기업들을 합친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최순실과 신동빈에게 내려진 판결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이재용에게 유리한 것이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삼성의 광고와 협찬, 판촉 등으로 먹고사는 조중동을 비롯한 이땅의 모든 기레기들은 침묵했지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제대로 찾아낸 그것은, 최순실과 신동빈의 1심 재판부조차 삼성의 아웃소싱 판사 정형식이 이재용에게 집행유예와 석방을 가능하게 해준 논리(경영승계 작업이 없었다)를 은근슬쩍 인용했기 때문입니다. 판결문을 봐야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겠지만 최순실 1심 재판부도 이재용의 경영 승계 과정이 특검의 주장과는 다르다고 해석, 즉 이재용의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고 한 부분에서 이를 추론할 수 있습니다(이재용 2심이 최순실 1심에 앞선 것도 이상하지만 정황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의혹만 가지는 것으로 한정한다).
그 결과 박근혜 정부의 미친 결정(천문학적 뇌물이 제공됐을 것으로 보이는 록히드 마틴의 로비가 의심스럽지만) 때문에 사드 배치의 최대 피해자였으며, 일본기업으로 오해받는 것에서 벗어나 한국기업으로 확고하게 자리잡기 위해 롯데월드타워의 국내상장을 추진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만 독박을 쓰게 됐습니다. 신동빈의 구속으로 롯데그룹의 탈일본화가 무산될지 알 수 없지만,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된 이후의 재판에서 재벌총수들에게 내려질 형량이 이재용 석방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재벌총수들이 죄의 대가를 치르는 것에는 쌍수 들고 환영하지만, 이재용을 풀어주기 위해 나머지 재벌총수들이 부당하게 취급된다면 이재용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제대로 내려질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듭니다. 삼성장학생(이명박 직전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것까지 포함)이 지배하지 않는 이상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판결들이 난무하는 사법부라면 이재용을 제외한 다른 재벌총수들에게 국민적 분노를 희석할 수 있는 판결을 강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 커서 죽을 수 없다면, 죽을 수 있도록 작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던 샌더스의 말처럼 사법부와 조중동, 자유한국당 등처럼 대한민국 지배엘리트를 제멋대로 이용할 수 있는 삼성전자그룹의 대마불사와 무소불위라면 적당한 크기로 분리해서라도 국가와 사회 안으로 자리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최지성을 수장(박상진과 장충기 등은 보조적 역할)으로 하는 미래전략실의 이재용 승계 작업은 십여 년째 이어져 왔으며, 국민연금에 상당한 피해를 입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이를 위해 제일모직의 케미컬 부분을 삼성SDI로 넘긴 다음 롯데에 팔았다. 이럼에도 경영권 승계 작업이 없었다고?)이 정점에 자리했습니다.
이재용의 승계 작업과 삼성전자로의 경영권 강화를 위해 미래전략실 출신들이 각 계열사의 사장으로 임명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며, 이런 과정의 최종 목표는 이재용의 자식들로 이어질 세습의 영속화에 있습니다. 지분만으로 절대 경영권을 유지할 수 없는 이재용의 경영권 강화를 위해 미래전략실(지금은 해체된 상태지만, 다른 조직이 대신하고 있을 것)이 온갖 불법과 편법을 남발하기 때문에 월가의 악질적인 헤지펀드(기업사냥꾼)들에게 집중적인 공격을 당하는 것이고요.
세계화된 무한경쟁이란 현실에서 재벌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필자는 장하준 교수로 대표되는 주장(이재용의 경영권을 인정하되 대규모의 양보를 받아내는 것)에 동의하는 편이었지만, 사법부(조중동+자유한국당+네이버)를 방패막이로 삼성전자그룹의 전행과 횡포가 지금처럼 극성을 부린다면 김상조 위원장으로 대표되는 분리 주장에 동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금산분리부터 시작해 현재의 법체제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동원해서 삼성전자그룹의 오만방자함을 다스려야 합니다.
4대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위험수위를 넘었으며, 그중에서도 삼성전자그룹의 비중이 너무 높기 때문에 이들을 조각내는 것은 한국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삼성전자그룹이 이재용 한 명을 살리기 위해 삼성장학생과 노예 집단들을 동원해 국가와 국민을 능욕하는 짓거리를 계속한다면 그들과의 전면전을 마다할 이유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내부의 반발에 힘들어하는 김명수 대법원장에게도 힘을 실어줘 이재용 상고심에서 제대로 된 판결이 나올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이재용과 삼성전자그룹의 가신들도 명심해야 합니다. 촛불혁명 이전의 대한민국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필자와 같은 50대 중후반(베이붐 세대)들의 변절이 말할 수 없도록 창피하지만, 이재용의 경영권 강화와 세습을 위해 법체제가 유린되고 불법과 부정의가 난무해야 한다면 깨어난 시민들이 이를 바로잡기 위해 촛불을 들 수 있음을. 50여 년을 살아오면서 삼성전자그룹에 이렇게까지 분노가 치민 적이 없었던 것이 저만의 경험이 아니라면, 국가와 국민마저 우습게 여기는 삼성전자그룹의 오만방자함에 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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