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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홍영표 원내대표 잘못이 아니라 개차반 의원들이 문제다


추경동의안 부결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도 오늘 국회에서 벌어진 일들은 여야의 협상 끝에 나온 결과물입니다. 문재인 정부를 도와주어야 하는 여당으로써는 추경 통과가 가장 시급했고, 드루킹 특검에서 김경수 후보를 빼야 했습니다. 자유당으로써는 염동열과 홍문종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했습니다. 최대한 가혹하게 말하면, 정치협상이란 주고받는 것이라 여야의 원내대표가 이런 결과에 암묵적 합의가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홍영표 원내대표의 입장에서는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표결에 부치더라도 통과를 자신했을 수도 있습니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된다고 할지라도 지선에서 압승이 예상되는 여당이 국민적 분노를 감수할 수 있을 것이라 오판했을 수도 있습니다. 자유당의 반대는 모든 국민이 알고 있는 상황이어서 여당으로 향할 비난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을 수도 있고요.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민주당 전체로 국민적 분노가 폭발하더라도 지선 결과를 바꿀 만큼은 아닐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민주당 지도부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추경 통과가 필요했고, 김경수 후보의 결백을 확신하고 있으니 이 정도 양보는 이해해달라며 당원과 지지자들을 설득하려고 하겠지요. 민주당의 몇몇 의원들은 SNS 등을 통해 체포동의안 부결에 목소리를 높이며 불만을 표출함으로써 물타기를 하겠지요. 그 중에는 지도부의 합의에 정말로 반대할 수도 있지만 가재는 게 편이라는 대국민 사기쇼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들의 합의에 송인배 비서관이라는 뜻밖의 인물이 포함돼 있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조국의 민정수석실에서 조사한 결과 문제될 것은 없다며 문통에게 보고되지 않았다는 사실까지 인지한 상태였는지 알 수 없습니다. 문통이 있는 그대로를 국민에게 설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볼 때 특검의 수사결과를 수용하겠다는 뜻이지만, 민주당 내 반문집단이 그것을 빌미로 쿠데타(체포동의안 부결)를 감행한 것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지선을 기점으로 차기주자들을 띄워야 할 세력들이 염동열과 홍문종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세 몰이에 나서는 것인지, 친문세력의 약화로 가장 큰 덕을 볼 집단인 이재명 지지세력이 체포동의안 부결을 만들어낸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홍 원내대표의 입장에서는 추경 통과와 김경수 후보가 포함되지 않은 특검의 선에서 타협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민주당 내 모든 의원들이 이에 만족하지 않을 수 있을 터이고요.

 

 



평화협정 체결과 남북평화체제 구축에 전념해야 할 문통의 입장에서 청와대 인사 개편을 서두를 수 없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오늘 국회에서 이루어진 세 가지 결과가 문통은 물론 민주당에게도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여소야대의 지랄 같은 구조와 민주당 내 반문세력의 발목잡기가 문통의 국정운영에 딴지를 걸고도 모자라 최대 40명 정도에 이르는 개차반 같은 민주당 의원들 때문에 홍영표 원내대표의 입지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민주당 명패를 달고 있다는 이유로 높은 지지율을 누리고 있는 일부 의원들 때문에 당선가능성이 아슬아슬한 지역의 여당 후보들이 위험질 가능성도 생겼습니다. 이재명처럼 압도적인 지지율을 유지하고, 민주노총의 방해도 받지 않는 후보야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겠지만, 김경수 후보와 제주의 문대림, 인천의 박남춘, 경북의 오중기 같은 후보들에게는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송인배와 김경수를 드루킹과 엮어 문통도 수사하라고 기레기들이 난리를 칠 터, 그 타격으로부터 자유로운 이재명만 신나게 생겼습니다.



무기명투표에 숨어 자유당의 편에서 선 의원들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원내대표가 아닌 추미애 당대표는 비난에서 한 발 벗어나 있어서 홍영표 원내대표만큼 욕을 먹지 않을 터이고요. 추경 통과와 드루킹 특검의 합의를 하루라도 빨리 끌어내야 하는 홍 원내대표의 입장에서 무기명투표를 강행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 최대 40명에 이르는 개차반 의원들의 반란은 국민적 분노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를 해산해서 지선과 함께 총선을 동시에 치를 수 있다면 최상이겠지만, 혜경궁 김씨 수사촉구집회의 참석자수가 수백 명에 그치는 현실을 고려하면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네요(집회가 즐겁고 유쾌하게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주최측의 노력이 빛을 발했으면 좋으련만). 이번 주가 마지막 집회인데 온라인 상에서만 떠들 뿐 집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문통의 나머지 임기가 뜻하는 바를 이룩할 정도로 순탄하게 이어질지 알 수 없네요.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