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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이제 회복기에 접어든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허리가 급격히 나빠진 것이 장염을 동반하고, 허리 통증으로 잠을 잘 수 없어 신

경과 간이 한꺼번에 나빠지면서 최악의 한달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주부터 장염은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었고, 그래서 수면도 일부 개선됐습니다. 악화된 간 기능도 회복 중에 있습니다. 간암이 재발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헌데 허리는 치료가 어려워 회복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내일부터는 집중적인 치료를 받으려고 합니다. 체력이 회복되지 않아 그 동안 허리치료를 받지 못했는데 이제는 치료를 받을 만큼의 체력은 돌아왔습니다. 물론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에는 많이 약하지만 더 미룰 수 없어 힘들더라도 집중적인 치료를 받을 생각입니다. 







하도 자주 아파 일정 기간 푹 쉬면 회복되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기존의 방식이 먹히지 않네요. 허리 상태가 생각보다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바람에 글을 쓴다는 것이 매우 힘듭니다. 이 글도 누워서 쓰고 있습니다. 허리 통증을 주지 않으려 똥배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쓰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표해야 하는데 그 동안은 상황이 좋아지지 않아 섣불리 제 마음을 표하기가 망설여졌습니다.



이제는 악화된 것 중에서 두 가지를 거의 다 잡았기에 나머지도 좋아질 것이란 확신이 들어 이렇게 중간보고를 올리게 됐습니다. 한 번 몸이 아프면 스스로 좋아질 때까지 버텨내야 하는 까닭에 많이 힘들지만 대신 생각할 시간은 늘어 그 동안 헷갈렸던 것들을 보다 깊이 사유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주부터는 칸트의 책들과 헤겔, 베르그송, 후설 등의 철학들을 비교하며 사유할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체력적 한계가 두려워 보다 깊은 사유에 주저했는데, 아픈 기간 동안 이것을 일부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지금보다 한 단계 이상 올라설 수 있으면서도 체력과 건강을 핑계로 더욱 깊은 사유를 주저하며, 스스로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저만의 사고체계를 확고히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것을 읽었으면서도 그것들을 하나의 인식 속에 합치시키지 않았습니다.



도중에 건강이 악화될까 두려웠던 것입니다. 깊은 사유에는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건강이 좋지 않으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인식과 체계에 이를 때까지 상당히 많은 양의 에너지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위대한 철학자인 칸트마저도 나이가 들어 지적능력이 떨어진 이후의 글과 전성기 때의 책의 퀄러티가 차이가 납니다. 



하물며 저 같은 놈이야 더 말해야 무엇하겠습니까? 이런 두려움을 아픈 가운데 일정 부분 극복해냈습니다. 이제 건강이 회복돼 다시 글을 쓰게 되면 이전의 저와는 다른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정치철학적인 면에서 그러할 것입니다. 제가 자주 헷갈리고 흔들렸던 것에 대해 알게 됐으니ㅡ어느 정도 확신이 섰으니 그 전과는 다른 수준에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향후 2~3주 정도 지나면 본격적인 글쓰기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물론 건강 회복이 더 빨라질 수도 있습니다. 반대일 수도 있고요. 미래는 모르는 것이어서 섣불리 확언을 드릴 수 없지만 아무튼 좋아지고 있는 추세라 하루에 한 편 이상의 글을 쓰는 것은 2주 후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건강조자 관리하지 못하는 제가 글을 쓴다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그것이 제가 사는 방식이라 이것만은 죽을 때까지 고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글을 쓰다 죽는다면 그것보다 좋은 것도 없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이 제가 살아있는 증거이기에 글을 쓰지 않고는 살 수 없겠지요. 다만 조절을 해서 조금은 길게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의 기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조금은 천천히 가도 오래갈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십시오, 저처럼 아프지 말고.



세상 돌아가는 것에 신경을 끄고 보낸 지난 1개월.... 정말 지옥 같았습니다. 몸은 편했는데 영혼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아무튼 지금은 그런 갈등마저 줄이기 위해 책을 읽고 사유의 깊이를 늘리고 있으니 더 좋은 글쟁이가 돼서 돌아오겠습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님들의 걱정과 관심이 저를 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