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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제13장 - 류심환의 두 번째 안배



무영의 수련과정을 면밀히 지켜보던 류심환은 무영이 모든 수련과장을 한달음에 해내면서도 땀 한 방울을 흘리지 않자 그를 위한 다음 안배를 펼칠 시기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그는 무영을 지켜보던 시선을 들어 드높은 창공을 바라보았다.

 

 

 

‘천주, 보고 있지요? 무영은 정말 놀라운 아이지만, 선택은 그의 몫입니다. 저는 무영을 천하제일인으로 키우는 일과 그리고 몇 가지 안배는 마련하겠지만, 무영의 선택을 존중할 생각입니다.’

“속혼, 있으세요?”

 

 

 

회상에서 돌아온 그가 무영을 위해 준비한 또 하나의 안배를 풀어놓았다. 이는 무영이 천하제일인의 경지에 이른 다음의 상황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검강천과의 약속대로 그를 천하제일인으로 키우는 것은 특별한 변수가 일어나지 않는 한 가능하겠지만 무영 혼자만의 힘으로는 재역천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결국 현실적 장벽을 고려한 또 다른 준비가 필요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해답의 끝에는 삼혼이 있었다. 그중에서 이번에는 속혼의 도움이 필요했다.

 

 

 

“주군! 부르셨습니까.”

 

 

 

언제나 한결 같은 사람, 가장 어른스러운 삼혼의 막내 속혼이 모습을 드러냈다. 류심환은 속혼을 볼 때마다 창살이 빼곡한 창살에 갇혀 있는 수인이 떠오르곤 했다, 모든 자유를 스스로 포기한.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류심환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속혼에게 부탁하는 것은 언제나 죄를 짓는 느낌이었고, 되갚을 수 없는 부담이 하나씩 늘어나는 기분이었다.

 

 

 

“하명하십시오, 주군.”

 

 

 

속혼은 포권을 취한 채 고개를 조금 들어 류심환의 가슴께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의 시선이 거기에 고정된 것도 그가 생각하기에 신하로써 주군을 바라보며 올릴 수 있는 시선의 한계점이었다. 속혼은 자신에 대해서는 시선조차도 그렇게 해야 되는 사람이었다.

 

 

 

“지금부터 천상천을 살펴 주셨으면 합니다. 6개월 단위로 결과를 알려 주시면 좋겠고, 특별한 것이 있을 경우에는 전서구를 보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무영을 위한 류심환의 두 번째 안배는 천상천을 살피는 일이다. 미래의 일이란 어떻게 될지 몰라 무영이 복수를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무영의 능력으로 볼 때 앞으로 십년 정도면 무공 성취가 천하제일인의 위치에 근접하겠지만, 그때의 천상천도 지금과는 같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지금도 무영을 찾아 무림을 뒤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류심환은 이를 대비하기 위해 몇 가지 사전작업을 진행할 생각이었다. 그 처음이 속혼으로 하여금 천상천을 감시해 향후 변수가 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줄일 필요가 있었다. 수적인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준비도 필요했다.

 

 

 

‘이는 무영을 위한 것.. 주군은 자신은요?’

 

 

 

속혼은 주군의 명이 무슨 의도인지 금세 이해했지만, 이를 이행하면서도 주군을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답답했다. 주군이 모든 것을 포기한 것은 자신들의 목숨과 바꾼 것이어서, 이런 말도 안 되는 명을 받들어야 하는 그의 마음은 더욱 아팠다.

 

 

 

“특별한 것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주군!”

 

 

 

그는 천상천을 살피라는 주군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했지만 주군의 명을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되물었다. 그리고 천상천이라는 존재가 너무 거대하기 때문에 어느 선까지 살펴야 하는지도 현실적인 판단이 우선돼야 했다.

 

 

 

“장차 무영이 천상천을 상대할 때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 무공일 수도 있고 다른 세력의 움직임일 수도 있고, 사전에 알지 못하면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 무영의 무공만으로 다루지 못할 그런 것들이 기준입니다.”

“알겠습니다. 주군!”

 

 

 

주군의 의도를 거듭 확인한 속혼은 주군의 가슴께에 머문 시선을 거두면 물러나려 했다. 헌데 주군이 무슨 말인가 할 것이 남은 것 같았다. 주군이 자신에게 할 말이 남았다는 것을 그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그것도 주군이 조금 꺼내기 어려운 말인 것이 분명했다. 주군을 이십여 년이나 곁에서 지켜본 그였다.

 

 

 

 

 

“남은 명이 있으시면…”

 

 

 

속혼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류심환은 그의 말에 잠시 시간을 끌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사실 한 가지 부탁이 더 있습니다.”

“무엇이신지요? 주군. 명만 내려주십시오.”

 

 

 

속혼은 주군의 명을 기다렸고, 류심환은 속혼을 뚫어져라 처다 봤다.

 

 

 

‘지극히 모순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할 수 없어. 갈 때까지 가보는 수밖에.’

“다름이 아니라, 천상천을 살피면서 강호에 어딘가에 있을 삼혼의 뒤를 이을만한 재목을 찾는 것입니다. 많을수록 좋겠지만 명수는 상관없습니다.”

 

“주군! 그 말씀은 천의 율법을 되살리겠..”

 

 

 

속혼이 주군의 두 번째 부탁에 소스라치게 놀라 말을 끝까지 이을 수 없었다. 주군의 명은 무용지물이 된 천의 율법을 다시 살리겠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율법을 주군 스스로 깼는데, 이제 와서 다시 율법의 일부를 되살리겠다는 뜻이 된다.

 

 

 

‘무영을 위해서..’

“주군, 하명하십시오.”

 

 

 

속혼은 무너져 내릴 듯한 마음을 부여잡았다. 그는 모든 것을 버린 주군이 하나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에게 내린 족쇄들을 하나씩 깨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갈피가 잡히질 않았다.

 

 

 

“삼혼의 후예를 찾는 기간은 2년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천을 다시 열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류심환은 차마 뒷말은 하지 못했다. 무영을 위해 제2의 삼혼을 키울 생각이었지만, 그것으로 자신이 폐쇄한 천의 율법을 되살릴 생각은 없었다. 이는 무영을 위함이요, 또 한 편으로는 삼혼을 위한 일이었다. 류심환은 무영을 천하제일인으로 키우면서 몇 가지 일들을 동시에 풀어갈 생각이었다. 그것은 무사가 아닌 인간의 삶에 대한 것으로 삼혼이 단 한 번도 누리지 못했던 것에 관한 일이었다.

 

 

 

“주군을 명을 받듭니다!”

 

 

 

속혼이 류심환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주군에 대한 의문 따위는 그에게 용납되지 않았기에 자신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만 최선을 다할 뿐이다.

 

 

 

‘주군의 명이야. 이유가 있겠지. 난 주군의 명을 행하면 돼.’

 

 

 

그는 주군의 의도에 대해 그 정도에서 생각을 접었다. 주군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것은 속혼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속혼에게 있어서 주군의 명을 이행하기만 하면 그의 일은 그것으로 충분했다. 잠시 그 상태로 서있던 속혼은 류심환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자 몸을 일으켰다.

 

 

 

류심환에게 다시 포권의 목례를 한 후 그대로 허공을 향해 날아올랐다. 화살처럼 선을 그리며 날아가던 그가 화월곡을 벗어나기 직전 잠시 밑을 내려다 봤다. 이제는 주군의 삶이 되어버린 아이가 밑에 있었다.

 

 

 

‘주군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저 아이란 대체..’

 

 

 

속혼은 불혼이 아이에게 무엇인가 말하는 것을 보면서 화월곡을 벗어났고 있었다.

 

 

-----

 

 

“그만하면 됐다.”

 

 

 

불혼의 말에 수시로 변하는 기둥에다 주먹질과 발길질을 쉴 새 없이 날리던 무영이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았다.

 

 

 

“휴-! 살았다. 할아버지는 밥도 조금 주면서 시키는 것만 엄청 많아.”

 

 

 

무영이 깊게 한숨을 쉬었다. 억장이 무너지듯 내쉬는 한숨이 마치 노인네의 그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몸 어디에서도 땀이 흘러내리지 않았고, 피로한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비록 1년 반 남짓한 시간이 흘렀을 뿐이지만, 그의 신장이 일척 이상 자랐고 아홉 살 중반의 어린 아이 몸이라 하기에는 근육과 뼈, 호흡과 기백이 단단하게 자리했다.

 

 

 

“내일부터는 내가 준비해 놓은 심법을 익히도록 하자.”

 

 

 

불혼이 씽긋 웃으며 말했다. 눈가에 주름이 가득 잡혔다. 그것만 보면 영락없는 노인으로 손자의 재롱에 기뻐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었다.

 

 

 

“네! 네? 할아버지가 준비한 심법? 천상무극진기요결이 아니라… 왜? 할아버지가 준비한 심법을 배워야 해?”

 

 

 

무영은 불혼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의 눈이 주먹만큼 커졌다. 무영에게는 그만큼 불혼의 말이 충격적이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뼈와 살을 깎는 훈련이 천상무극진기를 하루라도 빨리 운용하기 위함이요, 이를 통해 천상무극독을 없애고 본격적인 천상지무의 연공에 들어가기 위함이라 생각했는데, 그 초입에서 불혼 할아버지는 다른 심법을 얘기했다.

 

 

 

“무영아, 할아버지의 얘기를 들어봐.”

 

 

 

불혼은 무영의 혼란을 해소시켜주기 위해, 그가 수련을 시작한 첫 날에 주군에게 들었던 얘기를 그에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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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어. 불혼 할아버지. 그럼, 그걸로 시작해.”

 

 

 

무영의 표정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왔고, 불혼은 그 모습을 보면서 웃었다.

 

 

 

“내가 준비한 심법은 태극일심제천요결(太極一心制天謠決)이다.”

 

 

 

불혼이 심법의 이름을 말하며, 무영에게 서책을 하나 건넸다. 무영이 태극일심제천요결이라 명명된 서책을 받아 들었다.

 

 

 

“이는 삼혼 할아버지들이 익힌 심법이다.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아니다, 일단 읽어보고 막힘이 있으면 그때 이 할아비한테 물어봐.”

 

 

 

불혼은 천상무극진기와 파천태극무검의 심결인 태극일심제천요결과의 유사성을 설명하려다 멈추었다. 어차피 그가 심결을 공부하고 파악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알게 될 것이고 무영은 그럴 능력이 넘치도록 남아도는 아이었다.

 

 

 

“알았어. 불혼 할아버지. 그럼, 나 방으로 들어갈게. 좀 피곤해.”

“그래라.”

 

 

 

무영은 서책을 들고 가옥으로 향했다. 헌데 그의 발걸음이 신법의 원리를 저절로 드러냈다. 무척이나 가볍고 중심이동이 완벽한 걸음이었다. 무영은 하나를 배우면 새로운 길을 스스로 찾아나갔다. 무영이 보여주는 모습들은 하나같이 그의 예상을 넘어섰다. 그것이 불혼을 더 기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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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귀혼진 안으로 누군가 들어섰다. 세 명이다. 헌데 현무귀혼진에 갇히면 진이 만들어낸 혼령 때문에 정신을 빼앗긴 상태에서 다시 진 밖으로 밀려나게 되는데 이들은 진에 갇혔음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 행동으로 봐서는 진에 대해 모르지만 진의 위력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 특별한 무공을 익힌 자들이다. 류심환이 즉시 도혼을 불렀다.

 

 

 

“진 안에 누군가 들어 왔습니다. 진의 위력에 영향 받지 않는 특별한 무공을 익힌 자들 같습니다. 상당한 고수입니다. 가세 알아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알았습니다, 주군! 어떤 떨거지들이 왔는지 살펴보고 오겠습니다.”

 

 

 

도혼이 류심환의 말을 듣자마자 그대로 날아올랐다. 더 묻지도 않고 날아가는 것이 속혼과 달랐다. 한바탕 비무거리가 생긴 마당에 속혼처럼 다시 물을 필요가 없었다. 그것이 도혼이다. 상대가, 그것도 주군이 인정한 강자가 거기에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넘치도록 충분했다.

 

 

 

그런데,. 류심환은 허공 속으로 사라지는 도혼을 보면서 오늘따라 유난히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빨리 무영의 상태를 봐야 할 것 같았다. 도혼의 능력을 믿지만, 왠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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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귀혼진에 도착한 도혼이 세 명의 침입자를 봤다. 헌데 진 안에 있어 보긴 보는데 도대체 실체가 없어 정말 사람인지 의심이 갈 정도였다. 천하에 이런 자들이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저 귀신같은 놈들은 대체 누구야? 저 정도의 은신술을 가진 자들이 있다니? 혹시 천상천에서 파견된 놈들?’

 

 

 

도혼의 의심은 정확했다. 그들은 무영을 찾아 무기한 파견된 삼재였다. 검강인의 명을 받아 무영과 그 구원자를 없애기 위해 무림을 이 잡듯 뒤진 그들이 마침내 이곳에 이른 것이다. 정확히 그날부터 1년 반의 세월이 흘렀다.

 

 

 

‘천상천이라면, 정말 지독한 놈들이야. 흐흐, 잘 됐어. 이 기회에 확실하게 손 봐줘야지. 그 동안 쌓인 분함을 모조리 털어내야지. 니들 다 죽었어.’

 

 

 

도혼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천하의 현무귀혼진에 갇혔으면서도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 저들의 능력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 이유가 그들이 익힌 무공 때문인 것 같았다. 주군의 말이 옳았다.

 

 

 

‘극에 이른 은형술 때문이야. 저들이 진의 위력에 빠지지 않는 것은 어디서든 존재하지 않아야 하는 무념무위의 은형술 때문이야. 진에 들어서지 않았다면 모습도 보이지 않았을 것이야. 어쩌면 검강윤보다 한 수 위일 수 있겠어.’

 

 

 

도혼은 현무귀혼진을 제 집 드나들 듯 하는 그들을 보며 약간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로서도 진에 갇힌 자들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대로 느껴졌다.

 

 

 

‘일단 상대를 확인했으니, 한 바탕 놀아볼까?’

“망혼도 아닌 것이 왜 이곳에 있나?”

 

 

 

도혼이 말했다. 동시에 격발 준비를 했다. 초절정고수와의 대결에서는 추호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다. 할 수 있다면 기선을 잡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진을 펼친 자냐?”

 

 

 

지독히 무심한 소리와 함께 삼재의 첫째 천(天)이 도혼을 향해 돌아섰다. 그는 현무귀혼진 안에서도 도혼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했다.

 

 

 

‘한 번에 내가 있는 위치를 알아냈어. 대단한 놈들이야. 오늘 재밌겠어.’

“들어온 놈이 먼저 말하는 것이 예의 아닌가? 천둥벌거숭이처럼 다 벗은 것 같은 자네들이 먼저.”

“예의? 후!”

 

 

 

천을 대신해 인이 무심하게 말했다. 순간 번쩍하고 빛이 일었다. 인이 아닌 천의 검지에서 무음무형지가 발사됐다. 빠른 것은 말할 필요조차 없었고 도혼이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일격이었다.

 

 

 

'이게 우리의 예의야!'

 

 

 

천의 회색빛 눈동자가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동시에 그의 눈에 천의 신형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지(地)와 인(人)의 형상도 흔들렸다.

 

 

 

“크크, 내 그럴 줄 알았어. 영혼이 없는 껍데기 같은 놈들.”

 

 

 

도혼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기발한 착상이라고 생각했다. 말을 이놈이 하고 공격은 다른 놈이 하는 것, 그들의 선공에 도혼이 손목을 짧게 흔들었다. 그리고 전력을 다해 우측으로 이동한 후 그곳에서 우측 방향으로 다시 3장을 미끄러지듯 이동했다. 이는 천의 지풍이 발사되는 순간과 그의 신형이 흔들리는 순간의 사이에서 행해졌다.

 

 

 

펑!

 

 

 

천이 쫓고 도혼이 이동해 좁혀진 거리 중 도혼에게 더 가까운 곳에서 지풍과 장풍이 부딪쳤다. 충돌의 반탄력에 천의 검지가 찌르르 울렸다. 제법 통증도 느껴졌다.

 

 

 

‘보통 놈이 아니야!’

 

 

 

천이 도혼이 처음 서있던 자리로 내려서며 생각했다. 도혼의 손바닥에도 반탄력이 전해졌다. 파르르 손이 떨렸다.

 

 

 

‘생각한 것보다 더 세네?’

 

 

 

도혼은 자신이 있던 자리에 내려서는 천을 보며, 다시 손에 공력을 모았다. 그제야, 지와 인이 도혼이 첫 번째로 움직인 곳에 내려섰다.

 

 

 

‘우리의 움직임을 예상하고 있었어.’

 

 

 

지와 인의 움직임을 예측한 도혼이 두 번 자리를 바꾼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결국 지와 인은 그들이 있던 곳에서 날아올라 이곳으로 이동한 것에 불과했다. 자신들의 공격을 정확히 예상한 도혼을 보며 지와 인은 가슴속으로 서늘한 기운을 느꼈다. 허나 그들의 눈빛과 표정 어디에도 이런 변화가 드러나지 않았다. 일합은 도혼 쪽에 무게가 실린 무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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