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이었던 차벽 설치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도 없는 상태에서, 독재자의 수족으로 전락한 경찰이 조계종 안으로 침입한 것은 박근혜가 자신의 통치에 방해가 되는 것은 종교적 성지라 해도 무력진압하겠다는 선언이다. 18년 동안 독재를 자행한 박정희조차도 종교적 성지까지는 짓밟지 않았는데, 국정원과 군의 불법으로 당선된 박근혜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폭거를 자행했다.
민주주의와 공화국의 가치가 절대적 진리로 자리잡은 이래, 국가의 공권력은 치외법권적 전통을 인정받고 있는 종교적 성지 안으로 공권력을 투입하지 않았다. 민주주의와 헌법을 제멋대로 파괴하고 있는 박근혜만이 세계사에서 유례가 없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로써 남한과 북한의 경계는 사라졌고, 인류 역사상 가장 평화적이고 관용적인 종교인 불교의 위대함은 광기 어린 독재자의 칼날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부처의 자비가 통하지 않는 나라가 됐다. 범법자라 해도 부처의 품안으로 들어오면 반드시 자비를 베풀었던 한국불교의 위대한 전통도 더 이상 의미를 가질 수 없게 됐다. 독재자의 광기에 유린된 민주주의와 헌법은 국민의 힘으로 바로잡을 수 있지만, 세계 3대 종교의 일원으로써 수천 년을 이어온 부처의 가르침과 유구한 전통의 존엄성은 한줌의 연기처럼 사라졌다.
임종한 김수한 추기경은 명동성당에 진입하려던 제5공화국의 야만공권력을 향해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그렇게 할 때엔 맨앞에 나를 볼 것이다. 그리고 내 뒤에는 신부들이 있을 것이고, 그 뒤에는 수녀들이 있을 것이고 그리고 그 다음에는 학생들이 있을 것이다." 명동성당은 천주교의 성지였고, 그 품안으로 들어온 사람을 독재의 광기에서 보호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조계종 영내로 야만공권력이 진입한 것은 박근혜의 통치가 전체주의적 독재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보여줬다. 한상균은 조계사에서 어디로 갈 수도 없는 상태라 도주의 위험도 없고 증거를 은폐할 가능성도 전무하다. 그는 국익이라는 핑계로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박근혜 정부의 통치에 맞서 노동자와 농민, 사회경제적 약자를 대변해 10만 명 이상이 모인 집회(헌법의 권리)를 주최한 것밖에 없다.
폭력을 사주했다는 것도 혐의일 뿐 확정된 판결도 아니다. 조계사로 피신해 들어간 한상균의 혐의가 수천 년 전통을 지닌 한국불교의 상징을 짓밟을 정도로 크다는 말인가? 부처가 이 땅에 살아있다면 조계사 입구에서 야만공권력이 진입하는 것을 막았을 것이다. 부처의 자비는 자신의 품안으로 들어온 어떤 죄인도 받아들일 만큼 거대하며, 인류가 모두 범죄자가 된다고 해도 부처의 자비에는 그 이상의 공간이 남아 있다.
박근혜와 그 일당들은 2년 후 청와대와 행정부에서 떠나면 그만이지만, 한국불교는 한반도가 사라질 때까지 이 땅의 중생들을 구원해야 한다. 그 중심에 조계종이 있음은 불변의 사실이고, 불자들은 그곳에서 부처의 가르침을 배울 것이고 자비를 실천할 것이다. 잔인무도한 독재 권력이라고 해도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란 존재하는 법이다. 일방적인 법집행과 야만공권력을 앞세워 부처의 가르침과 한국불교의 성지까지 더럽히지 마라.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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