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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다시 일어서는 아침에(1)

 

 

 

 

다시 일어서는 아침에(1) 

 

 

햇살이다. 다시 나를 깨우는 것은 천국문을 갓 나온 한결같음이다. 긴 장마 끝에 하루쯤은 걸러도 좋을 다 쓸려나간 뒤의 첫 구호품, 멈출 수 없는 우리네 하루살이다. 神은 함께 흘러갔음으로 인간의 이름으로만 다시 서야 한다는 노아의 방주 그 다음의 축복이다. 

 

 

스물여섯 언저리 그쯤에선 물을 빼지 않았다. 가슴에 담아둔 분노가 비가 되어선 다시 사일 밤낮을 퍼부으며 가로수건 담장이건 지붕 위에서 나는 범람하며 함께 울었다. 神은 그만큼 멀리 있음으로 뼈저리며 일어서는 어떤 모습에도 나는 범람했었다. 사랑했음으로 눈을 들어 하늘을 보지 않고 다시 사일 밤낮을 神의 주변에서 피기 어린 거역으로만. 

 

 

등으로 코끝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 그 안에 햇살이 있다. 그래 그런 것이리라. 스물여섯 언저리엔 하늘보다 대지에 더 힘겨워 했던 것이. 다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의 모습이 신보다 가까이에 있어, 문득 깨어나 보니 

 

 

한낮이다. 입천장이 달라붙고 이마와 등으로 흘러내리는 더위. 한 발쯤 물러서는 것이 바람이 될 줄이야. 그래 일어서는 거다, 이보다 더 가벼울 수 없는 무게로. 내 무력함에 그들의 하루 품에 한 걸음 물러선들 가을은 더듬거리면서도 올 것이므로. 우리가 사흘 밤낮을 마중 나가 길을 열어놓은들 젖은 땅을 건너오는 것이, 사십 중턱에서 무겁게 열리는 아침 자락, 서너 보쯤 떨어져 있는 것이 햇살 아니면 또 무엇일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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