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검찰, 개혁 가능할까?'라는 주제를 다룬 JTBC 밤샘토론을 보면서 새삼 확인한 것은 검찰 개혁을 검찰이나 검찰 출신 인사에게 맡기는 것은 개혁을 하지 않는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점이다. 국정원과 함께 대한민국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기소권 독점)을 가진 집단인 검찰은, 그런 무소불위의 권력을 앞세워 지독히 정치적인 행태까지 일삼았기 때문에 비판의 대상에서 단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다.
검사 출신 정치인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땅의 검찰은 지독할 정도로 정치적이어서 그들 스스로 정치와 선을 그은 적이 없다. 검찰을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키려는 노무현의 검찰 개혁에 격렬하게 저항했던 것도, 그들의 최대 무기 중 하나인 정치적 성향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늘 살아있는 권력과 미래의 권력에 충성했지, 단 한 번도 국민에 충성한 적이 없다. 맹세코 단 한 번도 없다.
검찰이 국정원과 함께 가장 막강한 권력을 지닌 집단 중에 랭킹 1, 2위에서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었던 것도 그들에게 부여된 막강한 권력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데 능숙했기 때문이지, 그들이 유능해서가 아니다. 검사가 되려면 외우는 능력만 뛰어나면 된다. 인격이나 정의감은 물론 그밖의 능력이란 없어도 된다. 자신의 친구와 선후배 중에 검사가 많을 수밖에 없는 유시민이 썰전에서 필자와 비슷한 말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김기춘을 비롯해, 노무현 수사를 주도한 3명의 검사(우병우, 이인규, 홍만표)가 어떤 행보를 보였는지 살펴보기만 해도 이런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유독 정치적 논리에 밝은 그들이 검찰에서 주요 보직을 독식했다는 점에서 검찰의 정치적 성향은 더욱 분명해진다. 검찰의 타락은 막강한 권력을 정치적으로 사용한 것에서 나왔고 축적되고 유전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검찰이 조직이기주의의 끝판왕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 출신 정치인인 박준선과 정준길이 검찰을 개혁하려면 정치로부터 자유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토론 내내 주장했던 것도 지극히 정치적인 논리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된다. 검찰은 검찰 개혁의 필요성이 대두됐을 때마다 검찰 출신 정치인들을 내세워 타락의 책임이 정치권력의 압력과 간섭에 있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공수처를 검찰보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옥상옥으로 몰아가면서 검찰 개혁을 정치적 사안으로 몰고간다.
이렇게 되면 검찰 개혁이 본질에서 벗어나 정치투쟁으로 변질되기 때문에, 개혁의 필요성이 끝없는 순환논리에 갇혀 한 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소멸된다. 이런 방식으로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무력화됐고, 검찰 개혁을 주도했던 정치인이나 시민단체가 보복을 당하기도 했다. 검찰의 문제는 초딩들도 알만큼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검찰 출신 정치인이 필요하지도 않으며, 검찰의 자정기능을 언급할 이유도 없다.
지금까지 제시된 수많은 개혁안 중에서 검찰의 입김이 완전히 배제된 것들에 집중하면 된다. 철저할 정도로 검찰 출신 정치인을 배제한 채 개혁이 진행돼야 하며, 공수처의 수장은 국민투표로 정하되 검찰 출신 후보는 무조건 배제해야 한다. 너무나 정치적이어서 더 이상 타락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대한민국의 검찰조직을 제대로 개혁하려면 검찰 출신을 철저하게 배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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