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슬픔은 언제가야 끝에 이를까? 아니 탈출구라도 찾을 수 있을까? 모든 방송이 생중계를 하는 가운데 자식들이 타고 있는 거대한 배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본지 862일, 진상규명을 위한 특위는 정부의 비협조로 강제해산됐고, 배는 인양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아직도 배 안에는 9명의 희생자가 칠흑같은 어둠에서 부유물처럼 떠돌고 있을 수도 있는데, 정부는 정체불명의 구멍만 130개가 넘도록 뚫고 있을 뿐이다.





한국전쟁 이래 최악의 참사를 기억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돼야 할 '기억의 교실'마저 치워졌다.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4명의 학생들이 있는데, 이제는 그들이 우리와 함께 같은 시대를 살았음을 증명하는 최소한의 근거와 기억의 연결고리마저 사라졌다. 온갖 증거들이 넘쳐나는데도 진실은 규명되지 않은 채, 정부 주도 하에 세월호참사의 기억들이 하나둘씩 우리 주변에서 지워지고 있다. 



마치 강제로 기억을 삭제하는 것 같다. 온갖 조작과 선동, 왜곡을 통해 세월호참사를 지겨운 것으로 만드는데 성공했고, 진상규명을 위해 구성된 특위마저 무력화시키겼으니 정부의 부재를 떠올리게 만드는 집단적 기억만 삭제하면 삼풍백화점 붕괴처럼 일년에 한 번만 기억하는 날로 전환된다. 선체에 남아있을 증거들은 인양작업을 핑계로 하나하나씩 파괴하면 모든 것이 완벽하게 처리된다. 선체 인양은 진상규명의 시작이 아니라 끝이리라. 



세월호유족들이 박근혜 정부를 향해 진상규명을 위한 특위 활동을 방해하지 말라며 단식에 들어가기로 했다. '예은 아빠' 유경근 위원장이 '사생결단 단식'에 들어간 것에 이어, 이번에는 유족들까지 단식에 참여하기로 함으로써 진상규명을 위한 마지막 싸움에 나섰다. 지켜주지 못한 자식들을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목숨을 내놓은 단식밖에 없다는 것이 친일파와 기회주의자들이 특권층을 이룬 대한민국의 참혹한 현실이다. 



헬조선으로 회자되는 대한민국은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와 대통령의 수중에 들어가면 헌법 1조에 명시된 민주공화국은 활자화된 인쇄물에 불과해진다. 이 지랄 같은 나라는 자식들을 잃은 부모들에게 입닥치고 자식의 목숨을 팔아 한몫 챙긴 정부의 배상금으로 짐승보다 못한 존재로 살아가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을 죄인으로 만들려는 반정부세력이니, 북한으로부터 지령을 받는 빨갱이니 하면서 인격살인도 서슴지 않는다. 





자식들은 구조작업을 포기한 정부의 부재로 극한의 두려움과 고통에 사로잡힌 채 정부와 부모에게 살려달라고 절규하고 몸부림치며 서서히 죽어갔다면, 부모들은 진상규명작업을 가로막는 정부의 폭력으로 극한의 분노와 절망에 사로잡힌 채 대통령과 야당들에게 도와달라고 간청하고 애원하며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그렇게 박근혜 정부 하의 대한민국은 탈출하지 않으면 사람답게 살 수 없는 헬조선으로 화석처럼 굳어지고 있다. 



살인적인 폭염을 온몸으로 맞으며 세월호유족들이 사생결단의 단식에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보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측은지심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일까, 사람의 탈을 쓴 이기적인 짐승에 불과할까? 대한민국은 아이들도 지켜줄 수 없고, 사람에 대한 예의도 찾을 수 없는 그런 나라로 굳어진 것일까? 다른 무엇보다도 사람이 먼저인, 우리 모두의 사람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실현불가능한 바보같은 꿈에 불과할까? 



턱없이 무력한 몸은 유족들과 함께 하지 못하지만, 차갑게 살아있는 정신만은 유족들과 함께 할 것이다. 그들은 목숨을 걸고 단식한다면, 필자는 깨어있는 영혼과 한줌도 안되는 명예를 걸고 단식한다. 승리가 보장되지 않은 기약없는 싸움이기에, 어떤 승리의 배당을 바라지도 않는다. 수많은 순례자가 다음에 오는 사람들을 위해 하나의 돌을 돌탑에 올리는 심정으로 나는 영혼의 단식에 들어가며 다시 한 번 외친다. 



꿈꾸면서도 외치지 않는 자에게 용기를

지켜보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자에게 투지를

결말을 상상하면서도 처음에 저항하지 않은 자에게 결단을

현실의 한계에 짓눌려 침묵하는 자에게 참여를

개인의 자유와 견해의 다름을 주장하는 자에게 연대를

그리고 모든 이들이 죽음에 이르러 마침내 내려놓을 고뇌의 여정에 대가 없는 평화를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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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월요일 2016.08.25 08:01 신고

    세월호 학생들에게 음모론을 버무리면 최고의 정권공격용 무기가 되기때문에 늙은 도령님에겐 매우 유용한 수단이지요... 이들을 그저 정권공격용 수단으로써만 취급하는 늙은 도령의 행태에 분노가 치밀어오릅니다..

    • 맹그로브 2016.08.25 09:25 신고

      공격받을 짓거리를 했으면 공격 받아야 하는 것이 정상이고 공격하는 것이 국민의 의무 입니다. 현 정권은 공격으로도 부족한 정권입니다.

    • 늙은도령 2016.08.25 15:19 신고

      오늘은 목요일에요.
      월요일에 머물러 있으면 모든 것이 삐딱하게 보이지요.

  2. 공수래공수거 2016.08.25 08:15 신고

    남아 있는 1년 4개월이 지나가야 바로 잡을수 있을런지..
    인간이 먼저 이거늘...

  3. 맹그로브 2016.08.25 09:35 신고

    기억의 교실을 밀어 냈던 단원고의 또다른 학부모들은 저 교실에서 자신의 자식들이 웃고 떠들면서 수업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참으로 역겹게 느껴집니다. 교실이 언제부터 도살장이 되었는지 모르겠군요. 그저 한무리가 비워지면 채워지는 것이 교실이었나 싶네요. 역시 개돼지가 맞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국가가 잘못을 했을 때 국가에 대하여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 국민의 도리이며, 어떤 참사든 국가의 책임이 있다면 분노하고 같이 슬퍼하고 공감해 주는 것이 적어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최소한의 도리라고 봅니다. 단순한 이기주의를 떠나서 일말의 인간성 조차 느낄 수 없는 그들의 행태는 분노를 넘어서 측은지심까지 일궈 내는 군요.

    • 늙은도령 2016.08.25 15:26 신고

      대한민국은 압축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물질적 풍요만이 유일한 목표인 나라가 됐습니다.
      부와 물질에 대한 열망은 인간성을 상실시키고 모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게 만듭니다.
      세월호참사도 그렇게 돈을 벌기 위해 위험을 판 자들의 범죄이고, 그것에 한몫한 정부가 진상을 숨기려고 지랄을 하는 것이지요.
      외국에서는 대한민국이 비아냥의 대상으로 전락했습니다.
      이명박근혜 8년8개월 동안 대한민국은 헬조선이 됐습니다, 탐욕에 물들어.

  4. 스미스 2016.08.25 14:18 신고

    단원고희생자들때문에 내수시장망친다며 보수언론과 관변단체 비슷한무리들이 비난하고 다닌거 같네요
    보수언론과 관변단체무리들은 사드배치해서 중국관광객 1300만명 줄어서 내수 날라간 것은 중국으로부터 자주독립이니 어쩌니 하면서 참아야 한다면서 되지도 않은 소리만하는거 같습니다
    중국관광객들때문에 스위스보다 더욱더 관광대국이 되버렸습니다
    세월호희생자가족들이 단식해야 진실을 규명할수 있는나라가 되버린것도 이상하고 대부분이 15살이라서 중학교 여학생에 해당하는 강간당하면서 죽은 20만명의 위안부를 100억원에 덮어버린것도 이상합니다
    아주 예전에 한국전통문화중에 최소한 고인들의 한이라도 풀어주자는 관습이라도 있었습니다

    • 늙은도령 2016.08.25 15:28 신고

      지금의 대한민국은 나라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자신의 이익에 따라 같은 사안도 선악이 갈립니다.
      소수의 특권층과 그들의 개들이 나라와 국민을 말아먹고 있습니다.
      인간의 목숨을 철저하게 돈으로만 보는 저들의 반인륜적 행태가 일반화된 것이 현재의 대한민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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