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미르와 K스포츠재단, 최순실을 빼고 설명할 수 없다



모든 것을 상식 수준에서 보면 답이 보인다. 상식적으로 봤을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면 그것에는 어떤 외부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 권력의 개입이란 상식을 벗어난 일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상식적인 못한 것에는 권력의 부당한 개입이 있는 것으로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TV조선이 제일 먼저 보도했고, 한겨레가 추가로 보도했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과정에서도 비상식이 넘쳐나는 것으로 볼 때 권력의 부당한 개입을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은 문체부에 관련서류를 접수한 후 5시간만에 설립을 인가받았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국가 차원의 재단 설립이 아니면 이런 초고속 인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필자처럼 정부 부처를 상대로 재단 설립을 추진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초고속 인가는 상상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국가 차원의 재단 설립이 아니라면 이런 초고속 인가는 두 가지 경우에만 가능하다. 



하나는 재단 설립이 세간의 주목을 받지 않아야 할 경우다. 나머지는 인가를 내주는 부처와의 합의가 끝난 상태에서 재단을 설립하는 경우다. 전자의 경우 재단의 목적이 정관에 나온 것과 다른 꿍꿍이가 있을 때 일어나며, 후자의 경우 부당한 권력의 개입(또는 내부의 협조)이 있을 때 일어난다. 국가 차원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닌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초고속 인가는 이 두 가지가 모두 다 동원돼야 가능하다. 



이때 정관에 나온 일을 하기 위해 설립 멤버로 영입된 인사(이른바 바지 시장)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재단을 떠나게 된다. 재단의 목적이 정관에 나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물러날 수밖에 없다. 정확히는 밀려나는 것이지만. 독재정부 시절에나 가능한 대선자금 수준의 기부금을 재벌들로부터 받아냈는 데도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을 설명하라면 이것밖에 없다.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이런 정도의 권력을 가진 자는 단 한 명밖에 없다. 자신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확신하는 단 한 명의 사람, 박근혜. 또는 그런 박근혜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영혼의 동반자나 멘토. 밤의 대통령 조선일보에게 무조건 항복을 받아낸 우병우나 문고리 3인방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그런 수준의 인물. 세월호참사가 일어났을 때도 7시간 정도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수준의 그런 인물… 박정희도 어쩌지 못했던 최태민의 딸, 최순실밖에 없다. 



지금까지 보도된 것만으로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 인가는 무효화돼야 할 만큼 하자로 넘쳐난다. 설립 과정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만이 아니라, 검찰의 수사가 필요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모든 것이 일방적 추측이며 헛소리라고 일축한 것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에 상당한 문제가 있음을 반증해준다. 한겨레 등의 보도는 확인작업이 필요한 것이지 대통령이 나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할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더 그러하다.



정부의 실세인 안종범이 움직였고, 재벌의 민원창구인 전경련이 동원됐고, 단 5시간만에 승인을 받았고,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직전에 이석기를 해임함으로써 증인 출석을 막았고, 새누리당은 단 한 명의 증인도 합의하지 않았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막강한 쉴드를 치고, 뒤를 이어 총리가 사법처리 운운하는 민간재단 설립이 있었는지 살펴보라. 



만에 하나 전례가 없었다면 이 모든 것이 박근혜의 주장처럼 비방이며, 일방적인 폭로에 불과한다. 헌데 단 한 번도 이런 사례가 없었기에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과 기부금 모금, 인가 과정에서 벌어진 비상식적 일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는 불가피하다. 국정조사부터 특검까지 모든 것을 동원해 티끌 하나에 이르도록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부당한 권력의 개입이 있었는지!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