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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프기 시작한 박근혜와 느닷없는 증언의 정유라, 이건 뭐지?


너무나 음모론적이지만 상당한 적중률을 보여주는 김어준의 예언처럼, 박근혜가 본격적으로 아프기 시작하자 증언도 거부하던 정유라가 갑작스럽게 튀어나와 핵폭탄급 폭로를 법정 증언으로 내놓았습니다. 이재용(이재용에 준할 만큼 나쁜 놈들이 일체의 증언을 하지 않고 있는 전략기획실 놈들이다. 우리는 이건희와 이재용의 재산 축적만 비판하지만, 전략기회실 놈들의 천문학적인 재산 축적은 비판하지 않는다. 삼성으로 대표되는 재벌을 개혁하려면 전략기회실에 준하는 조직의 임원들도 법정에 세워야 하며, 다시는 그런 조직이 구성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과 최순실에게는 엄청나게 불리하지만, 박근혜에게는 그렇지 않은 증언을 왜 이제야 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유라의 증언이 모든 잘못을 최순실과 이재용에게 돌리고 자신은 빠져나가는 것이라, 자신의 어머니가 어떻게 되던 자신만 살면 그만이라는 짐승보다 못한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지만, 어머니가 빼돌린 재산을 자신이 차지할 수 있는 기기묘묘한 수를 찾아냈는지도 모릅니다. 이재용이 감옥에 오랫동안 갇혀있어야 삼성그룹의 복수(김용철 변호사를 떠올려 보라!)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보다 최순실의 형량이 적을 것이 뻔한데, 피가 섞이지 않은 박근혜가 자신을 돌봐줄 리도 없는데, 피보다 진한 물은 박정희 가문에서나 통하지 자신을 위해 온갖 범죄를 자행한 어머니에게는 통하지 않는데… 이런 식으로 수없이 많은 모순들을 들 수 있는데 정유라는 자신의 어머니인 최순실과 보복하기로 마음먹으면 쥐도 새도 모르게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이재용에게 불리한 증언들을 쏟아냈을까요? 상식의 수준에서도 정유라의 돌발증언은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대단히 뜬금없다는 비판을 들을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정유라가 최순실이 딸이 아니라는 세간의 음모론을 돌아보게 됩니다. 필자도 이에 대해 몇 편의 글로 썼는데, 그중의 첫 번째 글을 다시 올립니다. 정유라가 아무리 럭비공 같은 존재라고 하지만, 이번의 증언은 최순실에게 너무나 불리한 것이어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매일같이 이명박근혜 9년의 핵폭탄급 적폐들이 터져나오지만, 박근혜와 이재용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다면 지난 겨울의 노력들은 상당 부분 물거품이 됩니다. 



이왕 정유라가 입을 열기 시작했으니,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풀어놓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국민을 분노하게 만든 지난 날의 잘못과 범죄에 대한 최소한의 속죄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유라를 박근혜와 최순실과 분리한 채 개인적으로만 보면, 능력도 되지 않는 자식에게 감당할 수 없는 부와 권력을 안겨주려는 부모의 과욕이 불러온 파국이라는 점에서도 '박근혜-최순실-이재용 게이트'는 이땅의 모든 부모들에게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부모님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로 자식에게 물려줄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종말론적 변화까지 고려한다면 더더욱 고민해야 합니다. 무서운 속도의 발전과는 달리 제대로 된 대비책은 거의 없는 4차 산업혁명은 작금의 부와 지위, 지식 등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합니다. 육체노동자들보다 고학력·전분직의 피해가 더욱 크고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전의 성공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자살행위에 다름아닙니다.



또한 부와 권력이 많을수록 행복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는 단 하나도 없으며(부와 권력이 늘어나는 일정 수준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와 가설도 거의 대부분 무너지고 있다), 설사 그렇게 믿는다고 해도 대한민국의 권력자들과 재벌들의 자식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기를 바랍니다. 내가 옳다는 생각, 내 자식은 다르다는 생각들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직시하지 않으면 자식들을 불행의 늪으로 빠드리는 것입니다.



박근혜와 최순실의 합작품이 '국민밉쌍' 정유라이고, 이건희와 홍라희가 만든 합작품이 '구속된' 이재용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라'는 5천년 역사의 대한민국이 헬조선이라는 최악의 나라로 전락했던 것도 그런 과욕들이 쌓이고 축적됐기 때문입니다. 행복은 물려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줄 진정한 가치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행복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아닐까요?



참 박근혜의 4번째 발가락이 아파서 재판을 받지 못하겠다고 하니, 문재인 정부는 503호에게 재벌 오너들이 정량제 판결(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이럴 경우 구속되지 않는다)을 받아내고, 최고의 병원에서 황제처럼 지내기 위한 조기 가석방을 위해 가장 많이 애용하는 최첨단 휠체어를 제공해야 합니다. 오늘은 초복입니다, 흔히 수십에서 수백만 마리의 닭들을 잡아먹는 날로 알려진. 503호가 느꼈을 공포심을 생각하면‥ 당장 최첨단의 휠체어를 제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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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가 모든 잘못을 자신의 어머니인 최순실에게 돌리는 현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폭로들을 하나하나씩 연대기순으로 놓고 보면 몇 가지 사실만 밝혀지면 전체의 얼개를 완성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박근혜가 창조경제를 처음으로 말한 적이 언제였는지 모르겠지만, 김종덕과 김상률이 문체부장관과 교육문화수석으로 있는 동안 일사천리로 진행된 세부내용들은 차은택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 분명하고, 김기춘, 우병우, 문고리3인방, 안종범, 십상시(김종 문체부 차관이 핵심) 등이 뒤를 바쳐준 것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은 따로 있는 것 같다. 비선실세 게이트를 총정리한 오마이뉴스 기사처럼, 제도권언론에서는 다루지 못하지만 팟캐스트와 SNS에 회자되는 정유라의 출생비밀이 바로 그것이다. 정유라의 출생비밀은 청와대 상공을 떠돌아다니는 최강의 음모론으로 치부해야 마땅하지만, 단 하나도 정상적인 것이 없으니 이런 막장음모론이 떠도는 것도 이상할 것도 없다. 



최순실이 박근혜의 오장육부와 다름없다고 말하지만, 정유연이 최순실의 딸이라면 언제나 경호원이 따라다니고 천하의 삼성은 물론 온갖 재벌들이 알아서 기고, 모든 정부 부처와 이대에서 벌어진 각종 특혜들을 받은 것을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 자신의 아버지에게서 독재의 방법만 배운 박근혜가 콘크리트지지층을 기반으로 아버지처럼 독재를 자행했다고 해도, 최순실의 딸을 위해 이 모든 일들이 벌어졌다는 것은 상식의 수준에서도 납득할 수 없다. 



이것 때문에 몇몇 팟캐스트에서는 빙빙 돌려 말하고 있지만, SNS 상에서는 정유라가 최순실이 아니라 최태민의 딸이 아니냐는 쑥떡거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무리 음모론이라지만 이것은 너무 나갔다는 네티즌은 최순실과 정유라의 사진을 비교하며 싱크로율이 가히 붕어빵 수준이라고 말하지만, 두 사람 모두 최태민의 딸(싱크로율 50%, 정윤회의 딸이어도 50%)이라면 자매가 되기 때문에 붕어빵처럼 닮는 것은 이기적인 유전자의 원판불변의 법칙 때문에 별로 이상할 것도 없다.



최순실이 정유라을 닮도록, 아니면 정유라가 최순실을 닮도록 수술 받았을지 알 수 없지만, 성형기술이 창조의 수준에 오른 시대를 감안할 때 이런 음모론에는 덴마크 치즈처럼 곳곳에 구멍이 나 있고, 결정적으로 여성편력이 가히 변태적 카사노바 수준에 이르렀던 최태민의 내연녀가 누구냐는 절대봉인에 가로막혀 있다. 더구나 최태민은 1994년에 사망했고, 정유라가 나이를 세탁한 것이 아니라면 절대봉인을 풀어도 아무것도(또는 다른 족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유라를 둘러싸고 벌어진 온갖 슈퍼울트라 다이아몬드수저급 특혜들을 고려할 때 최태민(또는 정윤회)의 내연녀 수준이 유신공주 박근혜에 버금가야 한다. 일제의 군인과 낭인들에게 처참하게 살해된 명성황후 민비를 제외하면 광복 이후 지금까지의 권력사를 통틀어 박근혜에 버금가는 여성이란 단연코 없다. 자신이 곧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하는 박근혜를 빼면 정유라 만큼 특혜의 바다에서 말을 탈 수 있는 여성은 찾을 수 없다.



바로 이것 때문에 정유라가 최순실의 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음모론은 '내것 아닌 내것 같은' 최강의 막장음모론에 불과하다. 최태민이 1994년에 사망했기 때문이다. 남성의 발기부전 치료에 탁월한 차병원이 최태민 일가와 연관이 있을 수도 있고, 실제 박근혜 정부 들어 엄청난 특혜를 받았으니, 죽기 전에 둘 간의 썸씽이 없었을 것이라고만 할 수 없다. 차병원은 서울대병원에 이어 인공수정에 성공한 병원으로, 공교롭게도 정유라의 출생시기와 일치한다. 



물론 음유시인 밥 딜런(그의 노래는 68혁명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이 고은 시인도 타지 못한 노벨문학상을 타는 세상이니, 이대를 자퇴하고 홀연히 사라진 정유연이 최순실의 딸이 아닌 박근혜의 딸이라는 놀라울 정도로 막나간 막장음모론이 그 창조적 비정상의 스토리텔링을 인정받아 노벨문학상이라도 탈 수 있는 날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필자 역시 2016년을 빛낸 탁월한 음모론자로 노오오벨상을 타지 말라는 법도 없다.



히틀러의 오른팔로서 선동정치를 이끌었던 괴벨스는 "선동은 한 문장으로도 가능하지만, 반박하려면 수십 쪽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반박할 때면 이미 사람들은 선동돼 있다"고 말했다. 선동과 비슷한 부류인 정유라 음모론에도 괴벨스의 말이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정유라가 최태민(또는 정윤회)과 박근혜 사이에 나온 딸이라는 막장음모론을 반박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워 보이지만, 이런 막장음모론까지 돈다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더 이상이 작동할 수 없음을 말해준다.



필자는 이런 음모론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만일 그렇다면 박씨 부녀와 최씨 부녀(또는 정윤회)에게 당한 지난 세월이 너무나 분통이 터져 참을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덕일 박사의 책을 보면 '율곡의 십만양병설'이 친일파의 원조인 노론의 조작이라고 하는데, 그것에 버금가는 박정희 신화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해 대한민국이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어제 죽은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도 바라던 내일이 오늘이라는데, 정말 지랄 같은 하루하루가 흘러가고 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