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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인류 멸종 시나리오 ㅡ 국가의 차원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계되는 모든 과학기술을 현 시점에서 동결하지 않는 한 인류 멸종의 시나리오는 무한대로 많습니다. 초지능의 등장을 제외한다고 해도 4차 산업혁명의 결과물 중 어느 것을 가지고도 인류 멸종의 시나리오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는 국가 차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살펴봄으로써 인류 멸종에 이르는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마음이 내키면 오늘 중에 다 쓸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며칠에 걸쳐 마음이 땡길 때만 끄적일 생각입니다. 



현재를 기준으로 할 때, 국가 차원에서 국민이 필요한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나라를 지킬 군인으로써의 필요성입니다. 두 번째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한 생산자와 소비자로써의 필요성입니다(유발 하라리의 주장이기도 하다). 세 번째는 세금의 원천으로써의 필요성입니다. 네 번째는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산출자로써의 필요성입니다. 사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첫 번째와 두 번째에 모두 다 포함돼 있는 것이어서 나눌 필요는 없지만 쉬운 이해를 위해 나누었습니다.




이 중에서 첫 번째는 인공지능이 장착된 로봇이 군인을 대체하면 사라집니다. 유발 하라리가 《호모 데우스》에서 주장했듯이 초지능 로봇으로 완전히 대체되기 전까지는 초능력 군인들(미 국방부에서는 평범한 인간을 초능력 군인으로 만들기 위한 기술을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로 임상실험만 끝나면 실전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초능력 군인은 강화된 인간으로써, 온갖 종류의 '어벤져스'들을 현실화하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다)과 로봇이 함께 하겠지요. 기술 발전에 필요한 시간이 문제일 뿐 종국에는 이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군대를 이유로 남성들이 큰 소리 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여성도 애를 낳지 않으면 국가의 차원에서 존재의 필요성이 사라집니다. 로봇과의 사랑과 섹스가 일반회되면 인구의 산출자로써의 지위도 사라집니다. 종국에는 성별을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해질 것이며, 무선통신을 통해 개개인의 기억을 인간 대체제에게 이전함으로써 영생에 들 것이기에 성별은 아무런 의미도 가질 수 없습니다. 이럴 경우 성욕은 불필요한 것이 되고, 사랑이라는 감정도 의미 없어질 것입니다. 



인간이 구축해온 모든 것은 네트워트로 연결된 인공지능(초지능의 가장 간편한 버전)의 판단에 따라 생사와 재구조화가 결정될 것이고요.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싸우는 것도 20년 정도 남았을 뿐입니다. 사물인터넷을 넘어 만물인터넷이 현실화될 시간이 20년 정도 남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진보와 보수의 가치가 정치를 지배하는 것도 더 이상 작동할 수 없습니다. 인류 전체가 각성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모든 것을 동결시키지 못한다면ㅡ가능성이 제로로 그 이유를 알고 싶다면 보스트롬의 《슈퍼인텔리젼스》를 보라ㅡ인류는 극소수의 부자와 나머지로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결론은 4차 산업혁명 전체를 조망하지 못하는 멍청하고 한심한 미래학자들의 전망에 불과하지만, 진보와 보수의 가치가 충돌하는 것도 최대 30~50년을 넘을 순 없습니다.    



인공지능 로봇은 두 번째 문제의 반도 해결합니다. 생산자로써의 인간이 필요 없어지니까요. 커즈와일의 주장처럼 2040년대에 '분자조립자'가 등장하면 '허공에서도 음식을 만들 수 있고, 종국에는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생산자로써의 필요성은 완벽하게 사라집니다. 일자리 제로가 아닌 노동 제로의 시대가 열릴 것이고요. 국방과 경제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국민이란 아무런 쓸모가 없지요.




그렇다고 마르크스의 예언이 실현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디지털 혁명이 극단의 불평등을 앞당겼듯이(무엇보다도 《통제하거나 통제되거나》와 《현재의 충격》 같은 러시코프의 책들을 보라), 최고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달성해낼 초지능 경제에서는 첫 번째 초인공지능을 개발한 업체와 뒤를 이을 업체들에게 인류 전체의 부가 몰릴 수밖에 없어서 경제적 가치의 창조자로써 인간의 노동이란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동물원 전시용으로는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 



초인공지능이 인류의 삶에 관심이 없다면 경제가 어떻게 재편될지에 대해서는 추론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그럴 가능성은 제로라서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것으로 오늘의 글을 마칠까 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글로 올릴 생각은 없습니다. 가능한 시나리오가 너무 많아 일일이 글로 옮긴다는 것이 아무런 의미도 없기 때문입니다. 분자조립자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분들에게는 원료 공급이라는 문제점이 해결된 3D프린터를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시면 똑같은 결론에 이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몇몇 기업은 3D프린터로 공장을 짓는다고 하는데, 뭔들 만들지 못하겠습니까?            



4차 산업혁명을 가지고 인류의 미래를 예상하면 결론은 단 하나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전문가들은 모두 다 사기꾼들입니다. 인류를 멸종으로 이끌고 있는 자신의 범죄를 숨기기 위해 '어떻게 되겠지' '인간이 우주를 지배할 최후의 종이 아니야' '창의성은 인간의 몫이니 몇몇은 살아남을 거야' 등등의 말로 자신의 밥줄만 챙기는 인공지능(4차 산업혁명은 초인공지능으로 수렴한다)의 하수인에 불과하니까요. 그들 입장에서는 인류 전체가 멸종한다면 최소한 손해날 것은 없으니까요.



종으로써의 인간이란 쓸모없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창의성이라는 것도 불완전한 인간의 경우에는 통하는 얘기지만 초지능의 경지에 이른 인공지능에게는 아무런 쓸모도 없습니다. 모든 경우의 수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데 창의성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류 다음의 지배자에게는 최고의 기업이지만 인간이란 종에게는 최악의 기업인 구글이 뇌과학에 집중적인 투자에 나서면 인류의 멸종은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국가의 차원에서 인간 멸종을 다루는 글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종으로써의 인간, 불완전하고 반드시 죽는 인간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저로써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참담할 따름입니다. 창조론적으로도, 4차 산업혁명을 지배하고 있는 진화론적으로도 인류의 멸종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