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고사 직전인 아고라에서 활동한 덕분에 저는 일베의 공격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명씩 돌아가면서 온갖 욕설을 퍼부었고, 제가 변호사를 통해 고소를 진행하자 사라졌습니다. 그 다음에는 저의 글을 되지도 않는 논리로 반박하려고 했으며, 마지막에는 가족까지 들먹이며 살해협박까지 나갔는데 이 또한 변호사 친구와 법적 조치를 취하자 사라졌습니다.
독자 덕분에 저에 대한 일베의 공격을 알게 됐는데 그때 일베에 접속해 저를 공격하자고 선동하는 자들이 누구인지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재명처럼 가입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매우 드물지만 최근까지도 일베들이 저의 블로그를 방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손가혁처럼 끈질기고 집요하게 댓글은 남기지 않지만 일베에 가입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그들의 행태를 찾아볼 수 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이재명의 해명을 믿지 않습니다. 이재명이란 검색어만 치면 관련 글들을 모조리 찾을 수 있는데 그들을 때려잡기 위해 가입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재명이 고소고발해 때려잡은 일베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일베에서 저와 관련된 글을 찾으며 제가 경험하고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일베의 언어와 습성, 논리, 행태 등과 왜곡∙가짜뉴스의 양산과 전파, 변이 과정 등에 관한 것들이었습니다.
일베에 오래 머물러 있을수록 노통과 문프, 노빠와 문파, 세월호 희생자와 유족들을 공격하는 논리와 포인트에 익숙해집니다. 일베에서 만들어진 왜곡∙가짜뉴스와 패륜적이고 폭력적인 논리의 글들이 조중동을 비롯해 기레기가 어떻게 확대재생산하며 공생의 관계를 유지하는 지도 알 수 있게 됩니다. 혜경궁 김씨가 이재명과 노닥거리며 쏟아낸 SNS들도 일베에서는 일반적으로 회자되는 것들이었습니다.
치매 논란처럼 지난 대선후보 당내경선 때 이재명이 문프를 공격하고 폄하하던 말들과 논리들은 모두 다 일베에서 번성하던 것들이었습니다. 바로 이 지점이 제가 이재명을 의심하는 포인트며, 그가 절대로 문프의 동반자가 아니라는 확신을 할 수 있는 근거입니다. 일베 전문가인 김어준이 이재명에게 SNS를 끊이라고 했던 것도 이런 시각에서 보면 그의 실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무엇이 진실이던 최근의 SNS와 언행을 보면 이재명이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궁찾사와 네티즌들이 찾아낸 최근의 SNS들을 봐도 이재명이 변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잘못과 과오를 용서해달라면서도 재판비용도 마련할 수 없는 댓글러 4명을 고소하고, 자신을 비판하는 네티즌에게 고소하겠다며 협박하고 공갈치는 행태들도 여전합니다. 이재명과 일베와 손가혁의 교집합이 거기에 있습니다.
노통과 문프는 국가의 주인이자 유권자인 시민의 비난과 욕설까지 국민의 권리이자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며 기쁘게 받아들이는 것과 비교하면 이재명은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와 지도자의 덕목에서 결이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이재명은 가난을 무기로 패륜적인 욕설과 극단적인 자기방어본능을 정당화하고 변명하지만 그보다 더 가난했고 고생했던 노통과 문프는 그런 언행을 보이지 않았고, 하지도 않습니다.
정치철학적으로도, 공약과 정책적으로도, 지지자의 분포와 행태도, 살아온 삶의 방식도, 권력에 대한 인식도, 사람에 대한 애정도, 목적을 이루는 수단도 다른 이재명은 결단코 문프와 같은 길을 갈 수 없습니다. 그의 리더십이 무엇이든, 그를 지지하는 이유가 무엇이든, 문프를 비난하고 폄하하기 위해 일베의 논리를 차용한 이재명과 문프를 하나의 팀으로 엮지 마십시오. 문프가 추구하는 가치 중 상당수가 보수적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이재명의 구좌파적 언행과는 아닙니다.
사람이 먼저인 문프가 세월호 희생자를 능멸하고 이용해먹은 자와 꽁냥꽁냥 해온 이재명과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일베의 논리를 끌고 와 문프를 능멸했던 이재명은 혜경궁 김씨를 포함해 일베의 동반자일지언정 문프의 동반자는 아닙니다. 이재명이 글을 쓰지 않고도 일베의 활동 레벨이 높은 것을 이해하려면 궁찾사와 네티즌이 찾아낸 차고 넘쳐나는 증거들을 확인해 보십시오. 습관적으로 나타나는 언행은 그 사람을 비추는 가장 완벽한 거울이자 현재까지 이어진 과거의 자신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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