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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삶에 대하여

                                                       

 

 

 

삶에 대하여

 

 

 

 

이렇게 숨이 차면서

흐르는 땀을 훔쳐가면서

비로소 나이를 책임질 수 있음을

나보다

어딘가의 내 반쪽보다도

어미가 먼저 코를 다신다.

전생에 원수였다는

그 가당치 않음이 병이 되어서

업보란 삶보다 무거운 형벌이라는

어미가

더 절뚝여 살아온 어미가

지금 문을 나서려 한다.

다음 세상엔

제가 먼저 원수가 되겠나이다.

극락왕생하시면 저는 문지기나

청동의 고리라도 되리오리니

길은 크고 단순하온데

저만이 요철이 되어서

지금도 채이며 쓰러지는 당신 너머로

앞 선 사람마저 붙들고 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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