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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십상시를 기억하십니까, 부패와의 전쟁1




집권 3년차가 끝나는 시점을 전후로해서 박근혜의 폭주와 폭정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동시다발적으로 국민의 관심을 이리러지로 분산시키고 이런 무차별적인 폭주와 폭정은 신자유주의체제를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만드는 것과 동일선상에서 교집합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동시다발적 대국민 도발은 무지하고 무능한 박근혜의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 뒤에 자리하고 있는 자들에게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필자가 '나는 아직도 십상시를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은 다음의 두 편의 글에서 출발합니다. 두 번째 글은 이번 글의 끝에 링크해뒀습니다. 우리가 이명박 심판만 외치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승리를 막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의 책략가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전략을 세워 장기집권을 노리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대응이 가능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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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와 비리와 관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이완구가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한 이후, 검찰과 감사원, 국세청을 총동원한 박근혜 정부의 전방위 사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수사의 진행상황만 보면 이명박 정부를 겨냥한 기획수사 같지만, 그것은 겉으로 드러난 것일 뿐 정부 차원의 부패와의 전쟁에는 정체불명의 민간기관에게 용역을 준 보고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부패와의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신보수우파적 가치를 극대화한 보고서를 보면, 그 뒤에는 뉴라이트나 십상시가 있다는 의심을 지을 수 없습니다. 대통령 비서실이 정체불명의 민간 연구기관 KDN에 의뢰했다는 ‘적폐척결을 위한 전략보고서’를 보면 뉴라이트 분파나 십상시가 부패와의 전쟁을 주도하고 있음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온갖 실정으로 지지율이 급락해서 회복 기미가 없는 박근혜 정부가 기사회생의 묘수로 활용하고자 하는 문제의 보고서는 행정자치부가 운영하는 정책연구관리시스템(프리즘)에서 다운받아 볼 수 있습니다. 정체불명의 보고서를 보면 대한민국의 적폐들을 선정하고 역사적 사례들을 동원해 그것들을 척결하는 폭력적인 방식이 일관되게 나옵니다.  



헌데 적폐에 대한 진단과 척결의 처방 사이에 어떤 논리적 일관성도 없고, 자의적 오류와 편형적 모순들로 가득합니다. 보고서라고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급조된 보고서의 핵심은 박근혜 대통령의 치적을 드높이기 위해 민관합동의 TF팀을 구성해 (신보수우파의 관점에서 선정된) 대한민국의 적폐를 공권력과 입법을 통해 폭력적으로 척결하는 것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민간 연구기관인 KDN의 작성했다는 이 보고서는 오로지 박비어천가에 매달리다 보니,박정희 실적을 비판하면서도 박정희를 신처럼 숭상하는 모순을 보이는 등 비약과 논리 부족들로 가득합니다. 그들의 논리가 이명박 정부에서 찬밥신세가 된 뉴라이트의 분파나 십상시의 주장과 비슷하기 때문에 부패와의 전쟁이 겨눈 칼끝이 어디로 향할지 정치적 목적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고서의 내용 중 척결 대상의 적폐들은 큰 단위에서 볼 때는 제대로 된 방향을 잡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박정희와 산업화 세력이 주도한 압축성장의 폐해(국가 주도의 경제성장의 폐해, 화이트칼라 범죄, 관료사회 부폐, 난개발에 의한 위험의 폭증 등)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접근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박근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독재자 박정희를 찬양하는 논리적 모순을 서슴없이 드러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압축성장의 폐해를 척결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가 곧바로 이어지는 민주화 세력의 척결을 위한 정당성 확볼사전작업처럼 보인다는 데에 있습니다. 



보고서는 ‘민주화 운동과 민주화 이후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악습과 떼법으로 폄훼해’ 척결 대상으로 지목하며, “억압된 사회에서 벗어나 민주화 열풍으로 시작된 다양한 사회이익집단들의 목소리는 소위 '떼법'이라는 악습을 정착하게 했”고 “민주사회 근간을 흔드는 불법행위를 묵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황당무계한 주장을 펼칩니다.





보고서는 이어 ‘이런 불법의 묵인화 현상 때문에 사회를 양극화된 정치 스펙트럼으로 분열시켜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켜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 국가경쟁력을 하락시키다’며, 민주화 세력과 시민의 목소리를 분열을 조장하는 주범으로 지적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문하는 반민주적이고 초헌법적인 처방까지 제시했습니다. 



전두환 독재 이래 대학 교정(서강대)에 경찰이 투입된 것도, 경남도의회에서 시위를 벌이던 학부모를 연행한 것도 이 보고서의 처방대로 이루어진 것이라, 부패와의 전쟁이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척결 대상으로 규정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헌법이 허용한 민주적 집회와 국민의 정당한 권리행사마저 폭력적으로 다스리겠다는 것은 박정희의 유신독재나 전두환의 군부독재 때나 있었던 일로, 부패와의 전쟁 중에 이땅의 민주주의가 무력화되는 증거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이 불신검문을 더욱 용이하게 만들겠다는 것도 (리퍼트 대사 피습사건 때문이 아니라) 이 보고서의 처방을 확대재생산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기춘이 물러났지만, 박근혜 정부의 실세인 문고리3인방이 청와대 내에 건재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앞의 내용을 조금 더 길게 설명한 것에 불과한 이 보고서의 후반부 내용들은 새로운 파워엘리트의 등장을 위한 내용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신의 영역으로 치켜올리며 노골적으로 펼쳐집니다(클릭하시면 후편으로 이어집니다).



                                                                                            사진 출처 : 해당 보고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