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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볼수록 매력적인 김빈의 정치적 가능성



필자는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인사 중에서 김빈이 가장 신비로웠다.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신비로울 수밖에 없었다. '뭔가 이유가 있겠지'라는 것은 추측에도 들지 못하기 때문에 그녀에 대해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자료가 많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된 이전의 것에서는 별로 얻은 것이 없다. 그녀를 이해하는 과정은 영입된 이후의 동영상과 각종 SNS 활동 내용을 살펴보면서 이루어졌다. 





홍대 산업디자인과를 나온 김빈은 디자인이 주어진 것을 개선해나가는 것처럼, 정치도 사회문제를 개선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다는 것에서 나름의 정치관이 분명함을 알 수 있었다. 필자의 형제와 삼촌들은 모두 다 공돌이 출신인데, 그들 특유의 사고방식이 주어진 것을 개선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김빈의 사고방식과 일통한다. 필자에게는 대단히 익숙한 개념이며, 실제 사업을 할 때도 비슷한 사고에 빠져든 때도 있었다. 



생각보다 다양한 경험을 했고, 나이에 비해 상당히 여물었다는 느낌을 그녀의 동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삶의 경험과 역사공부를 통해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민주화운동을 한 분들이 가장 많이 포진된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보다 재밌는 방식의 디자인을 통해 기존의 제품을 개선해가는 과정의 창의성은 사회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현실정치에서도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대화를 나눔에 있어 상대에게 어떤 의도에서 던졌는지 알 수 없는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대화의 주도권을 장악해가는 과정은 카리스마가 느꼈지기도 했지만, 정치적 토론에서 임해서는 대단히 위험한 방식이어서 이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끊어지지 않고 물 흐르듯 이어가는 과정에서 상대를 설득할 수 있을 때 정치적 토론은 유권자로부터 최대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지만, 지금의 방식은 상대의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수정이 가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몇 개의 동영상과 SNS의 내용으로 김빈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전공과 기업의 경험, 독립해 사업을 한 경험, 역사 공부 등을 통해 정립된 사고방식과 '파파이스82'에서 보여준 정치관만으로 그녀를 평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해당한다. 따라서 필자가 느꼈던 것들을 바탕으로 하나의 부탁을 드리고자 한다. 고전에서 시작해 현대에 이르는 핵심적인 석학들이 남긴 정치철학 서적을 읽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부탁이다.





필자는 한국정치가 삼류와 사류를 오가는 이유가 정치철학의 부재에서 나온다고 본다. 정치가 일반 기업이나 사업에서 이루어지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게 돌아간다고 해도 정치의 목적과 수단의 선택은 철학적 사고에서 나온다. 한국의 정치가 수없이 많은 문제들로 가득한 것도 의원 개개인의 정치철학이 너무나 형편없기 때문이다. 철학이 없는 정치는 단순한 정치적 대차대조표를 만들어 자신의 이익란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추락하기 일쑤다.   



정치에 입문한 이상, 이전의 삶에서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정치에서 제대로 활용하는 것을 통해 성공한 정치인이 될 수도 있지만, 기왕이면 그 이상의 정치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철학에 대한 공부가 반드시 필요하다. 정치철학이 확고할 때 정치인의 시야는 넓어질 뿐만 아니라, 사회문제를 해결할 때 정치적 당위성과 민주적 보편성이 높은 것들을 찾아낼 수 있는 시야가 확보된다. 



정치철학이 없다면, 김빈은 정치를 통해 사회문제를 푸는 공학자에 머물 것이다. 그것은 전문가가 해도 되는 일이지 정치인이 해야 할 일은 아니다. 정치는 그 이상을 고민하고 디자인하는 것이다. 당장의 문제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적 관점에서 미래의 비전과 전략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는 어차피 유권자의 표와 여론의 지지를 먹고살기 때문에 철학적으로 확고하지 않으면 공학적 수준(개선)에 만족하거나, 그 이상을 벗어나지 못해 정치를 떠나는 자가 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김빈은 여러 가지 면에서 참으로 매력적인 정치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잠재력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재밌는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매우 신선하다. 사실 정치는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재밌는 것이기에 그녀의 발언은 정치의 본질을 꿰뚫는 대단히 뛰어난 직감이라 할 수 있다. 김빈의 영입의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할 정도다. 정치가 제대로 돌아가면 참으로 재밌는 분야이니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정치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정치인이 되려면, 그래서 원하는 것을 이루어내는 것을 넘어 미래의 비전까지 제시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발전하려면, 고전에서부터 현재에 이르는 정치철학에 관한 책들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 철학이 없는 정치인은 특정집단을 위한 정치브로커에 불과하다. 재밌는 정치도,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치도 모두 다 철학적 받침이 확실할 때 창출할 수 있다.  



젊은피 김빈의 성공사례를 보고 싶다. 진정한 의미의 여성적 리더십이 정립된 정치인으로 김빈의 미래가 곧 더물어민주당의 미래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럴 때만이 역사상 최초로 부모세대보다 가난해진 청춘들에게 희망으로 작용할 수 있다.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영광인데, 정치인 김빈이 그러하기를 바란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