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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박근혜와 이정현에게, 대한민국과 문재인이



대통령으로서 티끌만큼의 정당성도 남아 있지 않은 박근혜는 아집과 불통, 독재를 의미하는 '소명' 운운하며 자신은 대한민국과 결혼했다고 한다. '자연이 말을 할 수 있다면 통곡부터 했을 것'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대한민국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정신나간 소리하지 마라. 나는 최태민이 아니다. 나는 추상적으로 규정되는 실존적 존재이기 때문에 누구와도 결혼할 수 없으며,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든 국민을 위해서만 존재한다. 국민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고, 초법적으로 야만공권력을 악용해 권력을 유지하는 자와는 얼굴도 마주할 수 없다'고.





정당의 대표인지, 박근혜의 몸종인지 구별할 수 없는 이정현은 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창조적 단식에 들어가며 '정세균이 물러나던지, 자신이 죽던지 둘 중 하나가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하겠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무슨 권한이 여야 국회의원들이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선출한 국회의장의 정치생명을 결정할 수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지만,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 스스로 굶어죽겠다면 그것을 말릴 이유란 단 하나도 없다. 



지금의 국회 구도는 지난 총선에서 국민이 정한 것이다. 국민이 폭압적인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일방통행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불의한 집권세력의 폭주에 국민의 이름으로 제동을 걸라고 국회의 구도를 여소야대로 만들어 민주주의와 헌법을 복원시킨 것이다. 박근혜와 이정현은 이런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야 할 자리에 있지, 이것을 무시하는 자리에 있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더욱 기가 찬 노릇은, 창조적인 단식을 하느라 제정신이 아닌지 모르겠지만, 학생 250명을 포함해 국민 304명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바다에 수장된 세월호참사 희생자를 위한 전경련의 모금과 썩은 권력들의 추악함으로 가득한 미래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헌납한 전경련의 기부금을 똑같은 것으로 말하니, 망자와 유족에 대한 모독도 이런 지랄 같은 모독이 없다. 



여당의 대표라고 해도, 무식하고 형편없는 정치인이라고 해도 무슨 말이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정현이 내뱉은 오늘의 광기어린 말은 헌법이 보장하는 면책특권이 적용되지도 않은 자리에서 지껄인 말이니,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정부의 부재로 억울하게 죽은 영령을 이용해 폭압적인 정권을 옹호한 망언을 절대 용서할 수 없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부정하지 못할 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만들 것이다.  





문재인 전 대표가 이정현의 미친 행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했을 때와 똑같이 하고 있다'고.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조폭적 행태에 대한 문재인 전 대표의 비판에 100% 동의한다. 지금 이정현은 노무현을 탄핵했을 때의 박근혜와 똑같이 행동하고 있다. 단지 대상이 국가서열 1위의 대통령에서 국가서열 2위의 국회의장이라 박근혜의 몸종임을 자처하는 이정현이 대신하고 있을 뿐이다. 



독재를 궁극의 힘으로 숭배하는 모든 자들은 칼 슈미트를 인용한다. 모든 국법이 정지된 상태에서 예외적인 힘인 폭력으로 나라를 통치하는 것을 칼 슈미트는 독재라 했는데, 박근혜와 이정현이 바로 그러하다.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한다는 독재에 대한 칼 슈미트적 숭배는 발터 벤야민이 통렬하게 지적했듯이 '목적 없는 수단'으로 '폭력을 신적인 수단으로 승격'시킨 야만과 폭력의 통치에 불과한데, 박근혜와 이정현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가 바로 그러하다.  



대통령이란 자리는 역사를 왜곡하고 민족의 자존심을 헐값에 넘기고, 이에 반대하면 폭력을 동원해 국민을 굴복시키는 자리가 아니다. 여당 대표 또한 창조적 단식과 폭력적 감금을 통해 국회의장과 야당을 굴복시키는 자리가 아니다. 박근혜와 이정현은 더 이상 국가와 국민을 욕보이지 말고 자리에서 물러나라, 그것이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애국이고 백남기 농민과 세월호 영령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니!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