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다스의 계' 이사회가 다스 주식을 사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 이유로 '다스 부도' 운운한 것은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입니다. 현대차 같은 거대 메이커가 오랫동안 양질의 제품을 납품해온 협력업체, 그것도 1차 협력업체를 정치적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바꾼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다스가 납품하는 시트의 품질이 나쁘거나, 전 세계 소비자의 클레임이 속출하지 않는 한 10년 이상 유지해온 제조공정을 바꾼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 제조업체들이 외국에 진출할 때 1차 협력업체와 같이 진출하는 이유도 제조공정의 변화를 주지 않기 위함입니다. 일본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한 한국의 제조업체들도 외국에 진출할 때 주요 협력업체와는 같이 진출합니다. 제조업에서 원천기술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불량률을 최소화하는 생산 수율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이유로 제조공정에 상당한 부담을 안길 1차 협력업체 교체(보통 2~4차 협력업체의 교체까지 이어진다)란 자살행위에 다름 아닙니다.
현대차가 다스를 다른 업체로 교체한다면 같은 품질을 유지한 채 단가를 현격히 낮춘 기적의 업체가 나왔을 때 뿐입니다. 아니면 트럼프 같은 미친 놈이 다스를 자국업체로 바꾸지 않으면 수입을 막겠다고 나오는 경우입니다. 다스가 정말로 문제가 된다면 현대차가 인수해서 다른 협력업체에 되팔면 그만입니다. 이 세 가지 다 현실적으로 일어날 확률이 제로라는 뜻입니다. 1차 협력업체란 사실상의 계열사에 가깝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플랜다스의 계'의 이사회가 '다스 부도' 운운하며 주식 매입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은 세계적인 메이커로 성장한 현대차를 구멍가게 수준으로 떨어뜨린 것에 다름 아닙니다. 현대차의 1차 협력업체가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그들이 요구하는 품질과 단가를 유지한 채 10년 이상을 1차 협력업체로 살아남았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이해한다면 '다스 부도'를 운운하는 일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재벌에 대한 인식이 나쁘다 보니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일들까지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지만,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제조업체인 현대차가 그런 수준에서 사업을 벌였다면 벌써 망해도 수만 번은 망했을 것입니다. 재벌의 문제와 현장의 문제는 구별해야 하며, '다스 부도'를 이유로 천하의 사기꾼 MB의 범죄를 단죄하고자 하는 국민적 열망을 좌절시킨 '플랜다스의 계' 이사회의 결정은 MB에게 면죄부를 발행하는 이적질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플랜다스의 계'에 참여한 분들에게 빅엿을 먹인 이사회의 결정은 철회돼야 합니다. 이명박 가문의 추악한 짓거리와 다스라는 기업의 가치는 분리해서 봐야 하며, 이 기회에 보다 투명한 기업 운영을 위한 성공사례로 '플랜다스의 계'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다스는 이명박 가문의 탐욕을 위한 저수지가 아니라 수많은 노동자와 관계자들의 것(소득 중심 경제의 핵심)이어야 하며, '플랜다스의 계'가 그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악인은 지옥으로! 그 떨거지들과 함께!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P.S. 박근혜의 사드 배치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본 기업은 현대기아차(와 롯데)입니다. 중국의 보복은 상상을 불허했고, 이 때문에 현기차의 매출이 급감했습니다. 이럴 경우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것은 협력업체의 노동자들입니다. 어이없는 것은 삼성전자가 이런 일을 당했다면 '나라가 망한다'고 호들갑을 떨었을 기레기들이 삼성전자보다 더욱 많은 협력업체와 노동자들을 먹여살리고 있는 현기차의 위기에는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기레기들, 삼성전자의 돈을 엄청나게 처먹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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