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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세월호 되돌아보기, 공론의 장에서 세월호가 사라졌다



어제 오랜만에 서울에 가서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습니다. 저까지 포함해 6명이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연락을 취하고 지내온 친구들이라 초국적기업에서 임원으로 있는 친구들이나 한국 최고의 해운업체에서 랭킹 3위까지 올랐던 친구, 그 전까지의 일을 정리하고 새로운 업종에 도전하게 된 친구와 다양한 강좌를 정부와 추진하고 있는 친구, 그리고 공부는 제일 잘했지만 가장 무력해진 필자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너무나 아쉽게도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유족들을 보지 못했다.



현재 국정원에 재직 중인ㅡ상당한 지위까지 올랐지요ㅡ친구가 나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세월호가 걸려 있어서인지 요즘은 친구들 모임에 나오질 않네요. 우리는 그 친구를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양지에서 음지로 돌아간 친구라고 하지만, 아무튼 세상 돌아가는 것들에 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가장 친했던 친구가 저처럼 암에 걸려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잠시 충격에 사로잡혔지만, 가슴에 담아두고 과거와 오늘과 미래에 대해 조금씩 이야기를 나무며 다음달에 다시 뭉치기로 했습니다. 



헌데 얘기를 나누는 중에 세 가지 때문에 잠시 열띤 얘기가 오갔습니다. 정치적인 얘기는 절대 하지 않는 우리들이지만 세월호참사와, 이석기 문제, 대통령에 관해 잠시 동안 서로의 생각을 떠들어댔습니다. 친구들 모임에서 정치적인 사안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 서로의 주장만 소리 높여 얘기했습니다. 다 저 잘난 맛에 사는 놈들이라 뚜렷한 자기 주관이 묻어났지만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해운업계에 25년 이상을 보냈던 친구의 말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의 회사 운영이 하도 개판이어서 사고는 충분히 예상가능했다고 합니다. 세월호가 침몰한 것은 지나칠 정도로 과적된 물량이 급변침이 일어나면서 한 쪽으로 기운 것이 결정적이라고 했습니다. 급변침의 이유에 대해서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지 않겠느냐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밝혀야 할 과제라고 했습니다. 



그 친구가 문제로 삼은 것은 크게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과적된 상태에서 500명의 승객을 태우고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선박 운항에 비정규직 선장과 직원들을 배치한 것 자체가 가장 큰 문제라고 했습니다. 출발부터 위험요소들로 가득한 배임에도 비정규직이 배의 운항을 책임졌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것이며, 양보에 양보를 해서 인건비 때문이라고 해도 업체의 탐욕으로 이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경험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해경의 소극적인 구조작업에 대해 대통령이 해경 해체를 결정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 세월호처럼 제법 큰 배가 침몰하면 구조작업이 매우 힘들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사고가 났을 때 제대로 된 구조작업이 일어난 경우는 확률적으로 매우 낮다고 합니다. 그렇다 해도 해경의 소극적인 구조작업을 변명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었으며, 그 친구가 얘기하고자 했던 것은 지나칠 정도로 소극적이었고, 학생들을 나둔 채 선원만 구한 해경의 잘못 때문에 대통령이 해체를 선언한 독단적인 결정입니다. 





이 친구는 유럽에서 주로 일을 했는데, 이석기의 구속(한 친구의 얘기에 따르면 전통적인 운동권은 이석기를 보수라 한다네요???)과 통진당 해체 시도와 함께, 유병언을 살인자로 규정한 것까지 포함해 대한민국이 전체주의 국가나며, 박근혜 정부의 행태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저와 가장 친하지만 보수 성향이 강한 친구는 이에 반대(이석기 문제에 한해서만)했지만, 아무튼 나머지 친구들의 공통점은 소프트한 유신시대가 다시 재현된 것 같다는 것이 공통적인 결론이었습니다. 



박근혜를 지지하는 고정층이 있는 한 이것은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내 계속될 것이라고 하면서, 유신시대를 경험한 50대들이 박근혜와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것에 대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습니다. 아무리 생각이 없고 이기적이라고 해도 유신시대를 경험한 50대들이 박근혜를 찍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에는 공통점을 이루었습니다. 천안함 침몰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차원에서 여러 가지 의문점이 있다는 것에도 동의했습니다. 북한의 소행이냐 아니냐를 넘어 과학적인 진단이라고 내놓은 정부의 발표를 믿기에는 의문점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너가 아니라서 한계가 있지만, 나름대로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로 성공한 친구들이지만 세월호 침몰 원인은 확실하게 밝혀야 하며, 304명의 국민이 죽어간 것을 흐지부지 한다면 대한민국은 영원히 선진국에 들지 못할 것이며, 제대로 된 민주주의는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정치적 성향이 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이거나를 가리지 않고 국민이 304명이나 죽었는데 특별법이 법체제를 교란한다고 하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성토를 가했습니다. 



                                               


필자는 다음 달 중에 박정희 시대의 주역들과 만나 얘기를 나눕니다. 그분들에게도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어떤 일이 필요한지 물어볼 생각입니다. 그분들 중에는 김대중 정부에서부터 이명박 정부까지 장관을 했던 분들도 6명에 이릅니다. 또한 산업화의 주역 중 최고의 주역인 분들도 있습니다. 그분들이 모두 다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그 모임에 가면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이 왜 필요하고, 그것을 통해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볼 생각입니다. 이분들은 검찰과 교육부와 언론을 최악의 기득권이라고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세월호참사가 언론에서 종적을 감추었다는 것이고 검찰의 수사가 최소한으로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민과 학생들이 304명이 죽었는 데도 침몰 원인에 대한 진상규명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어떤 것으로도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만일 새누리당이 계속해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어깃장을 놓는다면 국민의 이름으로 정치권에서 퇴출시켜야 합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새누리당을 찍는 사람들 때문에 이 또한 힘들겠지만, 우리는 끝까지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이루어내야 합니다.



무능력하고 무책임하며, 야성을 회복하는 것도 거부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비대위체제를 보면 세월호 진상규명은 더욱 멀어졌지만, 그들을 믿고 일할 수 없다면 국민이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닫힌 정당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제 버리고자 합니다.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야당이라면 해체되는 것이 맞기 때문입니다. 문재인의 단식을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이라고 하지 않나, 오로지 자신들 기득권 지키기에만 급급하니, 그들은 잊어버리고 공론의 영역에서 세월호참사가 사라졌기 때문에, 일단은 국민의 힘으로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집회라도 열어야 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