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토론을 보고서도 이재명에게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라면 경기도지사의 자격이 바닥까지 떨어져도 자신에게 이익이 되면 아무 상관없다는 사람일 것입니다. 이명박근혜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나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탐욕과 욕망의 투표를 했던 유권자들이 다수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정치를 특권과 반칙이 판치는 진흙탕으로 만든 것도 이런 탐욕과 욕망의 투표를 한 사람들 때문입니다.
국민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독재도 이런 탐욕과 욕망의 지지가 없으면 돌아갈 수 없습니다. 모든 독재자들이 ‘탐욕과 욕망의 지지자’를 바탕으로 억압과 착취를 자행했다는 것은 박정희와 전두환의 독재에서 입증됐고, 히틀러와 스탈린, 피노체트 등의 독재에서도 똑같이 입증됐습니다. 국민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는 것이 진실이라면 이재명을 선택할 경기도민도 다를 것이 없습니다(경기도가 서울에 약탈당했다면 다른 지역은 어떻게 되는가? 모든 것을 이분법으로 갈라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것에서 이재명은 노무현의 정반대에 위치한 개자식이다).
40년을 서울에서 살다 경기도로 이사온 지 17년, 최근처럼 경기도민이라는 것이 창피하고 화가 나는 경우도 없었습니다. 오늘의 토론에서도 볼 수 있었듯이 이재명은 경기지사 후보는커녕 한 명의 인간으로써도 최악인데, 그에게 열광할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형과는 평생을 싸워왔지만 형의 도움이 없었다면 길거리에 나앉을 저였기에 이재명을 더욱 이해할 수 없고요.
동생도 마찬가지였고요. 저의 사업실패와 35년 전에 홀로 되신 어머님을 부양하느라 삼성그룹 임원이 될 때까지 동생은 자신의 집 하나 갖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도 저와 어머님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것도 형과 동생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습니다. 이재명에 비해 장애의 등급도 훨씬 높고 삶의 질곡도 수십 수백 배는 힘들었던 필자이지만 인간으로써 최악이 되지 않기 위해 온갖 질병과 싸워야 했고, 지금도 싸우고 있지만 이재명처럼 살지는 않습니다.
제가 수천 권의 책을 구입해서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었던 것도 형제의 도움(광고비로는 1000분의 1도 안 된다)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제가 인간으로써의 존엄성을 잃지 않도록 격려했고, 지금도 저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선친이 짊어져야 할 한국적 특수성 때문에 가난으로 따지면 이재명에게 뒤떨어지지 않게 살았지만, 인간으로써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단 한 번도 넘지 않으며 각자의 노력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반열에 들었습니다.
노통과 문프가 그랬듯이, 저희 3형제도 환경을 탓하지도 세상을 원망하지도 않았습니다. 국민에게 제공한 공적 이익으로 따지면 이재명은 상대도 되지 않을 정도의 좋은 일도 많이 했지만 그런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르지는 않았습니다. 그것이 정치이든 무엇이든 자신이 선택한 삶에서 바르게 사는 것이, 그러고도 성공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은 저희 3형제가 증명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념적 성향을 떠나 저의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고요.
오늘의 토론에서 이재명은 김부선과도 만난 적이 있었다는 것을 말했습니다. 주진우 기자가 관련된 의혹이 바로 그것이고요. 뒤늦게 혜경궁 김씨 수사촉구집회와 이재명 거부운동에 참여하면서 이 부분은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던 것은 의혹의 내용이 너무 막장이었기 때문입니다. 김부선의 고백이 사실이라면 이재명은 물론 주진우까지 공적 영역에서 퇴출시켜야 할 만큼 저열하고 충격적이었습니다. 김어준도 연루됐다면 해명의 기회를 주되 김부선의 인권을 짓밟은 것이라면 그 역시 퇴출을 각옹해야 합니다(김어준, 제발 쫄지마라!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들을 한 순간에 날릴 생각이냐?).
저는 이제 남경필을 공공연히 지지하고 찍을 생각입니다. 이재명 검증을 이 따위로 진행한 민주당 지도부와 공천∙공심위, 그를 옹호하고 변호한 놈들에게 모든 책임이 있음을 밝히며, 선거연령대에 진입한 37년 만에 처음으로 수구정당 후보에게 표를 줄 생각입니다. 이재명이 사퇴하고 민주당 인사 중에 무소속으로 나오는 후보가 있다면 그/그녀에게 표를 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남경필을 선택할 것입니다.
선거란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정치의 통념을 거부해왔던 저이지만, 그래서 DJ와 노통과 문프에게 기꺼이 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었던 지난 37년의 신념을 내려놓습니다. 정말 역겹고 비참하네요. 분노가 치밀어올라 머리가 터질 것만 같습니다. 입만 열면 터져 나오는 인면수심의 거짓말과 위선의 행진∙∙∙ 도덕이 없으면 인간은 짐승 중에서도 최악이라고 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다시 떠오르는 오늘, 인간이라면 쪽 팔린 줄 알아야지!!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P.S. 소위 진보매체라는 한경오와 프레시안, 민중의 소리 등이 정책대결은 실종되고 인신공격만 난무했다는 양비론이나 이재명 청문회 등을 들고 나오면 완벽한 기레기 인증입니다. 거대 팟캐의 진행자들도 마찬가지고요. 민주진보진영이 언제 쪽 팔리게 산 적이 있습니까? '자연이 말을 할 수 있다면 통곡부터 할 것'이라는 격언이 있는데, 지금의 제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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