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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문재인표 소득주도성장이 마법의 탄환인 이유

 

아파트에서 좀처럼 나가지 않는 나는 빵이나 죽, 커피 등을 사거나, 머리를 깍거나, 중고서점에서 책을 사거나 하는 등의 특별한 기회가 생겨 미혼여성을 만나게 되면 '소득이 충분하면 결혼할 생각은 있으세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물론 그런 질문에 들어가기까지 상당한 공(더 많은 돈을 쓰는 것)을 들여야 하지만 그들의 답은 언제나 이랬다, "그럼요!" 내가 질문한 미혼여성들의 숫자가 유의미한 통계적 가치를 지니지 않지만 결론은 돈이었다. 보다 고급진 단어로 하면 '소득'이었다.

 

 

 

 

다시 정권을 탈환하고 싶은 수구기득권 세력의 파상적이고 일방적이며 비열하고 후안무치한 연합공격에 한국경제를 망친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얼마나 좋은 정책인지 말해주는 증거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대단히 뻔뻔하고 이기적인 학자들의 전유물로 전락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남아있는 경제학자들의 저서와 연구들을 보면 소득 불평등과 그에 따라 삶의 모든 단계에서 격차를 벌이는 기회 불평등을 줄이려면 노동자와 중소상공인의 소득주도성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도 좌우를 가리지 않고 이구동성으로.

 

 

조세 정의를 통한 부의 재분배도 대단히 중요하지만, 구좌파적 결과의 평등이란 환상에 사로잡혀 기회의 평등을 등한시하면 국민이 치러야 할 비용을 감당할 방법이 없음도 최근의 연구들이 말해주고 있다. 나에게 대단히 많은 영감을 준 《정의론》의 존 롤스, 《자유주의적 평등》의 로널드 드워킨, 《자유론》의 이사야 벌린, 《정의의 한계》의 마이클 센델 등처럼 수많은 정치철학자들은 결과의 평등과 기회의 평등을 두고 치열하고 수준 높은 논쟁을 벌였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정의라도 실현해야 한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Z세대는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어떤 현재를 만들고 있으며, 어떤 미래를 추구하는지 알지 못하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수많은 정책과 실험,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소확행'이라는 개인주의적 해결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해주고 있다. '빈부격차는 어떻게 미래 세대를 파괴하는가'라는 부제를 붙인 로버트 D. 퍼트남의 《우리 아이들》을 보면 소득주도성장의 일환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강행한 문재인 정부의 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주는 실증적 사례들이 셀 수 없이 나온다. 다음을 보자.

 

 

그러나 조부모에 의한 대체 양육은 일반적으로 젊고, 가난하고, 교육도 덜 받은 (그리고 지금은 사라진) 양육자를 나이가 많고, 가난하고 교육도 덜 받은, 그러니까 아이들을 위해 쓸 소득이 많지 않은 양육자로 대체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소득 가정과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성취도 격차는 2001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사이에서 대략 30~40% 정도 더 커졌다. 바로 이들보다 25년 전에 태어난 아이들에 비해서 말이다.  

 

 

이런 것 말고도 몇 십 년에 걸친 통계자료가 수없이 나온다(http://www.robertdputnam.com/ourkids/reaserrch를 참조하라). 심지어 혼외출산이나 한부모가정에서 벗어나는 최고의 방법도 올바른 피임 지원과 결혼 장려 유인책보다 소득을 증가시켜주는 것이 월등할 정도의 긍정적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경제학자가 이사벨 소힐인데, 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아이오와 주의 '출산을 피하자'라는 캠페인처럼,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가 되는 것을 비난하기 보다는 계획 없이 부모가 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사회적 규범이 바뀌어야 하며, 이것이 가능하도록 양질의 일자리 제공과 재정적 지원을 통한 소득증대에 주력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분명 돈이 문제다. 가난한 가정, 가난한 학교, 가난한 공동체가 당면하는 문제점의 배경에는 우리 중 교육을 덜 받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수십 년 동안 아무런 실질적 증가를 보이지 않았던 정체된 경제가 놓여 있다. 여기에 원인과 결과의 결합이 분명하게 그리고 뿌리 깊게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공장 폐쇄로 생겨난 지역경제의 상황의 변화는 아이들, 특히 나이가 많은 아이들의 독서와 수학 점수에 측정 가능할 만큼의 큰 영향을 미쳤다. 저임금 노동자들을 위한 지속적인 경제적 회복은 상상 속에나 존재하는 마법의 탄환에 가깝다고 하겠다. 그것은 특히 임신을 늦출 수도 있고, 가난한 남녀의 결혼을 권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로버트 D. 퍼트넘의 《우리 아이들》에서 인용). 

 

 

 

 

궁극적으로 저출산 문제도 이런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사례연구들도 나온다. 소득주도성장의 일환으로 진행된 최저임금 인상은 전체 중소상공인 중에서 150만 명에게 피해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들의 피해를 보존해주는 것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의 조절에서도 인상폭을 너무 떨어뜨리지 않을 때 국가적 차원에서 비용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와있다. 비용효율성이 높아지면 현재의 국민과 미래 세대가 다양한 방식으로 지불해야 하는 총비용도 줄어든다.

 

 

불평등과 기회격차를 줄이기 위해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고 몇 번의 시행착오도 겪겠지만 소득주도성장은 '마법의 탄환'에 가장 근접한 경제정책임을 부정할 방법이란 없다. 가계의 생계비를 줄여주는 것은 고임금 노동자나 중상위층보다 저임금 노동자와 하층민에게 더 큰 도움이 되며, 저축이나 소비로 이전될 수 있는 가처분소득도 늘어난다. 여기에 '안정망과 복지'까지 늘어나면 아이들을 절망적인 상황으로 내모는 혼외출산을 줄이기 위한 올바른 피임도 할 수 있고, 계획이 있는 상태에서 결혼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여준다. 인구절벽을 초래하는 저출산 문제의 일부라도 그런 과정에서 풀어질 수 있다.   

 

 

박근혜의 경제 스승이라는 신세돈 교수처럼 멍청하고 무지하고 목소리만 큰 경제학자라면 모를까, 최소한의 양심에 제 정신이 박힌 경제학자라면 소득주도성장을 칭찬하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하지 무조건 반대에 나설 이유가 추호도 없다. 헌데 박근혜에게 대체 무엇을 가르칠 수 있었을까? 나는 이것이 궁금하다. 동시에 문재인 정부 저격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SBS에서 이재명과 관련된 일련의 방송들을 예고한 <그것이 알고 싶다>의 현재 상항도 궁금하다. 방송이나 할 수 있을까?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