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어느 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정윤회와 문고리 3인방인지, 아니면 ‘피보다 진한 물이 있다’고 말한 박지만과 청와대가 뒤늦게 특별감찰로 밝혀냈다는 새로운 7인회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피보다 진한 물이 있다?
특히 검찰에게 끊임없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 청와대의 특별감찰은 대통령이 국기문란이고 정한 정윤회 문건 유출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는 검찰의 수사결과와도 배치돼, 거짓말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든 모양새입니다.
심지어 검찰이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문건을 유출한 범인으로 지목된 경찰 두 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정윤회 문건 관련 수사가 진척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안개 속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전체의 그림에서 권력이란 것을 빼면 별로 어렵지 않은 수사가 오리무중으로 찾아드는 형국입니다.
게다가 정윤회 문건을 폭로한 세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12일 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조 전 비서관이 주도하는 7인회 멤버로는 박관천 경정과 오모 전 청와대 행정관, 검찰 수사관 박모씨, 전직 국정원 간부 고모씨, 박지만 회장 측근 전모씨, 가 지목됐다”고 합니다.
청와대 덕분에 7인회의 수장으로 떠오른 조웅천
청와대에서 실시한 특별감찰의 결과, 박근혜 대통령의 멘토라는 7인회가 아닌 국정을 농단한 7인회가 튀어나왔고, 그중에는 ‘언론사 간부 김모씨’라는 세계일보의 간부 출신도 포함돼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문건을 폭로한 세계일보의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물론 세계일보가 이에 대해 ‘언론사 간부 김모씨’가 세계일보 직원이 아니라고 부인한 것은 당연합니다. 세계일보는 궁지에 몰린 청와대가 7인회와 함께 세계일보까지 한 방에 ‘훅’ 보내버리려는 의도를 가지고 7인회를 급조한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정윤회에 이어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회장도 소환하겠다니, 권력의 잔혹사 속에서 또 어떤 새로운 사실이 튀어나올지 모릅니다. 청와대에서 만든 대통령기록물(또는 공공기록물)이라는 정윤회 문건의 진실에 대해 청와대와 검찰, 7인회, 정윤회, 박지만, 세계일보 등의 주장이 모두 다 다르니 어떤 것이 새로 튀어나와도 놀라울 일도 아닙니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신비의 돌싱남, 정윤회
한가지 분명한 것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청와대가 특별감찰을 통해 7인회의 존재를 적시한 것에서 보듯이, 청와대가 정윤회와 문고리 3인방 보호에서 박지만과 조웅천을 하나로 묶어 처리하는 것으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궁지에 몰린 청와대가 문건 유출자를 박관천 경정을 지목했는데, 검찰 수사에서는 다른 두 명의 경찰로 나왔고, 그들을 구속수사하려는 검찰의 구속영장을 법원에서 기각했으니 프레임 전환이 필요했을 수도 있습니다. 청와대(특히 대통령)가 아직까지도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청와대의 특별감찰은 방어권 차원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것을 수사가 진쟁 중인 상황에서 검찰에 제출하는 것은 또 다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일이라는 것을 청와대가 모를 리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었던 7인회를 들고나온 것은 프레임 전환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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