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콩가루 행태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장악력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보여줍니다. 그 원인이 대통령의 무능과 인사의 문제이던, 대통령을 둘러싼 자들의 삐뚤어진 권력욕의 문제이던, 김영한 민정수석을 둘러싸고 벌어진 청와대의 슈퍼갑질과 콩가루 난맥상은 이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음을 말해줍니다.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무한책임(퇴진까지 포함)을 지던지, 아니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인사들을 모두 다 갈아치우던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국정난맥상은 임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며 그 피해는 국민에게 전가됩니다.
‘정윤회 문건’의 핵심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행태가 지나칠 정도로 불투명하고 상식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7시간의 미스터리’가 회자되고 지금까지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것도 대통령과 청와대의 불통과 불투명성에 원인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임기 동안 형사소추의 대상이 아니라고 해도 현재의 국정 난맥상과 불투명성은 민주주의와 헌법을 무력화시키는 정도에 이르러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정권에 임기가 주어진 것도 ‘절대권력의 부패하는 경향’을 최소화하기 위함입니다.
사회 곳곳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야만적 갑질이 벌어지는 것도 대통령과 청와대의 슈퍼 갑질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권력의 권위주의적 행태가 강해지면 그 파급력은 사회 전체로 퍼져나가기 마련입니다. 자본주의가 ‘돈이 곧 권력인 체제’라 해도 ‘사람이 먼저’라는 민주주의가 강화되면 갑질은 최소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박정희 후광에 힘입어 대통령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이 ‘독재자의 딸’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려면 임기 중에 어떤 업적을 이루었느냐가 아닌 어떤 국정을 펼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아버지의 독재 DNA가 유전된 딸’이라는 멍에를 벗기는 틀렸습니다.
오히려 국정의 불투명성 때문에 독재자의 딸이라는 멍에를 벗는 것은 고사하고, 역사상 최악의 무능력과 무책임까지 더해질 판입니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지나칠 정도로 업적에만 집착할 때 민주주의와 헌법은 불편한 것이 되고, 국민은 떼쓰는 존재로만 느껴집니다.
바로 그 지점에서 민주적 지도자와 권위적 지도자가 나뉘고, 법의 지배와 독재가 갈라져 나옵니다. 민주주의는 시끄러운 것이고, 그럴 때만이 국민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지도자와 권력이란 공권력을 사유화해 독재의 유혹에 빠져들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마다 지도자와 권력이 내세우는 것이 경제와 민생입니다. 경제가 좋아져 민생에 숨통이 터지면 모든 것이 용납된다는 생각은 경제가 성장할수록 부의 불평등이 심해지고 사회이동성이 최소화되고, 심지어 그런 불공평마저 세습되는 것에서 완벽한 오판임이 밝혀졌습니다.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결단해야 할 때입니다. 국정 운영의 불투명성과 무책임 때문에 모든 피해가 아래로만 전가되는 현실에 대해 국민은 참을 만큼 참았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습니다. 국민은 콩가루에 이른 국정난맥상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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