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시절, 문재인과 전해철 민정수석이 5번이나 국회에 출석한 사실이 있기 때문에 민정수석이 국회에 출석하는 전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는 김영한의 사퇴의 변은 거짓말임이 밝혀졌습니다. 대통령을 위한 충정이라는 변도 대통령을 사면초가로 내몰았기 때문에 거짓말입니다.
김기춘 비서실장에 의해 주요 업무에서 배제된 것에 앙심을 품고 사퇴한 것이라는 해석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김영한 자신에게 득보다 실이 너무나 크기 때문입니다. 기자를 폭행할 정도의 모난 성격을 드는 것도 인사 실패를 자인하는 꼴이라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김기춘의 실장의 능력 부족으로 돌리기에는 ‘정윤회 문건’을 나이스(대통령이 입장에서) 하게 처리해 재신임을 받은 직전의 분위기와 맞지 않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전후 사정을 들여다보면 언론의 엉뚱한 그림그리기에 불과함을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청와대로 돌아가 보시죠.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과 청와대의 불투명성과 비교해 거의 모든 회의가 청와대 내부에 중계되는 것과 모든 직원이 접근할 수 있는 이지원 시스템까지 더하면 그 투명성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최소한 민주주의는 권력의 작동이 투명할 때 가장 잘 돌아가는 체제입니다.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세력과 권위적으로 보수화된 갑질 사회의 집중포화로 가장 민주적이었던 참여정부가 천대받고 있지만 권력 작동의 투명성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현 정부와 뚜렷한 차이를 보여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박근혜 정부를 지탱해오던 조중동마저 현 청와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온갖 추측과 퍼즐 맞추기, 터무니없지만 지나고 나면 그럴싸한 음모론만 난무합니다. JTBC 뉴스룸을 제외한 거의 모든 방송이 북한 관련 보도를 쏟아내기 때문에 북한 세습정권보다 더 불투명한 것이 현재의 청와대입니다.
대통령의 불통을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는 청와대의 불투명성은 유신시대의 실질적 청와대였던 안가의 요정정치와 비교될 정도로, 문고리 3인방의 부속실이 국정 운영을 콩가루로 만들고 있습니다. 기춘대원군으로 불리던 김기춘이 실세가 아니라는 것이 ‘정윤회 문건’과 관련된 지금까지의 파동입니다.
대통령은 최대한 듣고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다양한 계층과 환경과 사건에서 분출하는 소리들을 듣고 또 들어서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야만 하는 자리입니다. 대통령이 내리는 지시는 5,000만의 삶에 직결되는 최종적인 것이라 아주 작은 불통과 불투명성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민주주의의 선거는 모든 후보자들이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면 어떤 일들을 어떻게 하겠다고 투명하게 공개한 것에서 출발합니다. 모든 공약을 지킬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해도 민주주의는 지도자와 국민 사이의 약속이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투명하게 공개될 때 정치적 리더십이 유지됩니다.
이런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과 청와대의 불투명성은 현 정부의 국정 운영이 더 이상 정치적 리더십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내일 있을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도 국민과의 대화가 아닌 언론과의 대화라 신뢰성이 많이 떨어지지만, 그것조차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얘기들만 오고갈 때 국민이 인내는 한계에 이를 것입니다.
그 다음은 전적으로 무능하고 무책임한 박근혜 대통령과 콩가루 집단으로 전락한 청와대의 책임입니다. '정윤회 문건'을 정치검찰의 하청수사로 돌파하려던 것에서 보듯, 대통령이 변하지 않는 한 백약이 무효입니다. 대통령이 자신만의 세계에 머물러 있는 한 청와대 인사 전체가 바뀌어도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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