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하는 인간이기를 그만두고서는
사유하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철학적 웃음으로밖에는
대답할 길이 없다.
위의 인용문은 미셀 푸코의 말입니다. 천만다행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을 본방사수하지 않은 행운으로 해서, 그러나 재수 없게도 TV를 틀자마자 여기저기서 출몰하는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쪼가리들로 인해 저절로 떠오른 내용입니다, 썩소와 함께.
인터넷을 통해 ‘대충 그까이 것’ 하며 보는 대도 허튼 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국정난맥상과 콩가루 청와대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한 것을 빼면 ‘이것을 왜 내가 계속해서 봐야지?’ 하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언론에 나온 얘기를 되풀이하는 것이 신년기자회견이라는 것은 분명했습니다.
모든 질문을 숙지하고 있었다는 듯이 일방통행을 하고 희망사항만 나열할 것이면 대국민담화로도 충분했습니다. 다 알고 나만 모르면 그것은 거짓이고, 정윤회 문건은 찌라시라 인적쇄신은 없을 것이며, 상사의 지시를 거부한 것이 항명이 아니고, 국회의 출석요구가 정치공세라고 인식한다면 구태여 신년기자회견까지 열 이유는 없었습니다.
또한 구속 중인 재벌총수 사면도 법무부가 알아서 할 것이라면 굳이 대통령이 나설 이유가 없었으며, 경제 얘기만 되풀이할 것이면 경제부총리로도 충분했습니다. 낙수효과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 입증된 상황에서 1인당 GDP 4만달러를 달성하면 무엇 할 것이며, 통일은 대박이라고 주문을 외우면 '뿅'하고 통일이 된답니까?
작년의 기자회견보다 못한 오늘의 기자회견은 더 이상 논평할 것이 없어 여기서 끝낼까 합니다. 대통령이 변하지 않는 한 백약의 무효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신년기자회견이 그랬습니다. 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겨우 2년이 지났을 뿐, 아직 무려 3년이 남았다는 사실이 공포 그 자체입니다. 정치공안검찰에 ‘참 잘했어요!’라며 표창장이나 주었으면 그나마 솔직했을 것입니다.
진화론과 양자역학을 철학적으로 풀어낸 베르그송은 「창조적 진화」에서 “의식을 지닌 존재자에게 있어 존재란 변화한다는 것, 변화란 성숙한다는 것, 성숙이란 자기 자신을 한없이 창조하는 데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 후, “그러면 존재 일반에 관해서도 그와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습니다.
오늘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을 인터넷을 통해 힘들게, 정말 힘들게 다 본 후의 제 대답은 이러합니다, 아니요!! Never!! 의식이 고착화돼 변화가 없고, 변화가 없어서 성숙되지 못하며, 그래서 아무것도 창조하지 못하는 존재도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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