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NLL 포기 발언’은 사실이다. 정치생명을 걸겠다.”
위의 발언은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물타기 하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을 폭로한 정문헌이 한 말입니다. 그는 자신의 말의 거짓으로 밝혀지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비서관 자격으로 획득한 정보를 누설한 것에 대한 배수의 진이었습니다.
문재인의 결단으로 대화록이 공개된 후 그의 거짓말이 밝혀졌고, 정치검찰의 무혐의 처리를 인정할 수 없었던 법원의 직권으로 정문헌은 정식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그 결과는 유죄였고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습니다. 그는 벌금을 내고 법원의 판결에 항소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거짓말을 인정했습니다.
헌데 그는 대국민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국회의원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 국무총리 청문회에 여당 대표로 나섰습니다. 그는 사기꾼이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약속했던 대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는 도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이미 국회의원의 자격을 상실했습니다.
그런 정문헌이 비리자판기인 양파 이완구의 청문회에 새누리당 위원으로 참석해 온갖 변론을 늘어놓는 것은 새누리당의 수치를 넘어 대한민국의 수치입니다. 그의 거짓말 때문에 대한민국은 둘러 갈라졌으며, 국격은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검찰의 정치행태를 법원이 바로잡지 않았다면 국격은 회복되기 힘들 만큼 타격을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2일에 걸친 ‘이완구 청문회’에서 그가 늘어놓는 발언들을 듣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판의 현주소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참담한 시간이었습니다. 국무총리 후보자인 이완구의 인식과 행태도 자격미달인데, 그를 청문하는 여당의 위원이 정문헌이라는 것에서 대한민국 정치가 4류 소리를 듣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정치의 몰락과 타락은 하나의 마차에서 나오는 두 줄기 흔적입니다. 이 둘은 하나가 다른 하나의 원인이자 결과이며, 언제나 평행을 이루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때로는 DNA의 나선처럼 얽혀서 정치적 추문과 부정부패를 양산하곤 합니다. 그 피해는 온전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감은 지난 인류의 역사가 명징하게 보여줍니다.
정문헌이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면 모를까, 유죄선고를 받았고 대국민 약속도 한 상태에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은 국민을 욕보이는 일이고,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며, 정치인이 보여줄 수 있는 최악의 추태일 뿐입니다.
정치가 말인 이유는 그 말에 책임을 지기 때문입니다. 약속은 지키라고 하는 것이며, 강제되지 않는 약속은 종이조각에 불과합니다. 지난 해 정문헌이 불러온 국가적 혼란은 그 파장이 너무 커서 수많은 국민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었습니다. 자신이 한 대국민약속을 지키는 것 이외에 정문헌의 취할 수 있는 선택이란 없습니다.
“노무현의 ‘NLL 포기 발언’은 사실이다. 정치생명을 걸겠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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