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자원외교 국조를 무력화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권성동은 자타가 공인하는 MB맨입니다. ‘이명박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는 권성동은 성완종 리스트가 자신의 주군을 겨냥하지 못하도록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 책임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정경유착을 통해 기업을 일구어간, 그래서 한국 현대사의 적폐가 압축돼 있는 성완종을 참여정부가 사면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노무현 원죄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새로운 대통령 당선인이 나오면 예산은 물론 인사에도 당선인의 뜻을 반영하는 것이 관례인데 노무현 대통령만 이것이 허용되지 않았나 봅니다.
권성동의 주장은 사실관계를 따지면 어느 정도 사실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기에, 이명박의 죄가 하나 더 늘어날지, 아니면 노무현에게 책임이 있을지 밝혀지리라 판단됩니다. 성완종 리스트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정치적 물타기라는 것을 모를 사람이 없겠으나, 현 집권세력과 언론들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을 보니 정면돌파 외에는 답이 없을 것 같습니다.
권선동은 성완종의 불법행위를 8년 전에 이루어진 사면에 결부하는 놀라운 회귀분석(권성동의 경우 회귀상상) 능력을 보여줬지만, 이명박 인수위의 임원에 이름을 올린 이후에 사면이 이루어졌다는 것에서는 아무런 회귀분석 능력을 보여주지 않으니, 사실관계를 확인하면 그의 주장이 얼마나 황당한 것인지 드러나리라 봅니다.
권성동처럼 이명박 대통령의 비서관을 했던 정문헌이 시작한 NLL 포기 발언 논란이 사초실종을 거쳐 새빨간 거짓말로 밝혀지면서, 정문헌은 사법처리(벌금 천만원)를 받았던 것을 떠올리면 이번 논란도 어떻게 결론날지 분명하게 보입니다. 덕분에 문재인이 새정연의 당대표가 될 수 있었고, 지지율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으니 권성동이라고 다를 것이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필자는 권선동에게 선거자금 불법사용으로 징역살이를 했던 이명박을 김대중 대통령이 사면‧복권해준 것에 대해서는 어떤 회귀분석을 내놓을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일관성 있는 논리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임을 경험적 사실이 말해주지만 그럼에도 권성동과 새누리당 의원에게 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권성동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참여정부 원죄론이 정당성을 가지려면 박근혜가 한나라당의 대선후보경선 과정에서 밝힌 것처럼, 전과 14범인 이명박을 사면‧복권해줘 서울시장과 대통령을 할 수 있게 해준 김대중에게 자원외교의 원죄가 있는지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울러 박근혜 캠프의 최측근들이 성완종으로부터 거액의 불법자금을 받은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답해야 합니다. 성완종이 사면·복권되서 최대의 이익을 얻은 사람이 박근혜라는 사실도 답해야 함은 두말하면 잔소리이고, 세말하면 쓰레기이고요.
미래에 일어날 일로 과거를 재단하겠다는 권성동과 새누리당 의원들의 주장이 얼마나 형편없고 막무가내인지는 그들이 사용한 초딩적 수준의 회귀분석을 이명박의 사면‧복권에 적용만 해도 밝혀집니다.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이 신이 아닌 이상 미래의 일을 어떻게 예상할 수 있단 말입니까?
초딩보다 못한 권성동과 새누리당 의원들의 주장을 듣고 있자면 ‘막 나가는 것’을 넘어 ‘지랄도 풍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권성동과 새누리당 입장에서 야당이 네 곳에서 모두 승리하면 검찰 수사가 박근혜 대선자금 수사까지 가는 것은 확실해지니까 이것만은 막아야 했겠지요.
이명박의 측근이 성완종의 사면에 관여했다는 정두언(이명박이 서울시장이었을 때 정무부시장을 했었고, 인수위에서도 일했다)의 발언까지 고려할 때, 29일의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해야 할 또 다른 이유가 더해졌습니다. 티클 모아 태산이라고 했는데, 이러다간 야당이 승리해야 할 이유만으로 에베레스트를 하나 더 세울 판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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