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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구온난화, 4대강공사를 어디로 몰고 갈까?




올해 중부지방과 강원도가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것은 지구온난화(와 슈퍼엘리뇨)의 영향 때문입니다. 4계절이 뚜렷했고, 강수량이 골고루 퍼져있었던 대한민국의 경우 건기와 우기가 뚜렷하게 구분되는 아열대성 기후로 접어들었습니다. 최악의 가뭄과 지역적인 단발성 폭우도 이 때문에 발생했습니다. 





문제는 한반도의 기후가 건기와 우기로 나뉘는 것을 넘어 불특정하고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강원도와 중부지방의 황폐화(최악의 경우 사막화)도 각오해야 하고, 지역적인 집중폭우로 인해 수해지역이 속출할 수 있습니다. 



농업과 산업에도 거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열대성 전염병이 지금보다 더욱 자주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후에 맞게 변화를 해야 하는 산업적인 면에서도 상당한 피해가 예상됩니다.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이명박이 거대한 호수로 만들어버린 4대강의 수질오염과 급격한 물부족 국가로의 진입입니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주장한 것처럼 4대강 곳곳에 설치된 보 때문에 유속이 느려지고, 그에 따라 녹조의 범위가 넓어지고 정도가 심해지는 것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입니다. 수질오염은 피할 수 없고, 어민들의 피해를 넘어 국민의 식수원이 치명적인 위협에 놓이게 됩니다.





기후가 아열대로 변화는 과정에서 건기가 길어지고 우기가 짧아지면 녹조의 폭발적 증가와 대지의 황폐화로 4대강의 수질오염은 국가적 재앙으로 자랄 수밖에 없습니다. 안전한 식수를 공급하기 위한 대규모 상수도처리장의 건설에 몇 십 조가 들지 예측조차 불가능합니다. 이를 빌미로 수도사업의 민영화가 본격화될 것이며, 이미 그런 조짐이 부산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토지의 사막화(화학비료의 축적도 고려해야 한다)를 막기 위한 비용도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4대강의 수질이라도 좋으면 사막화를 늦추거나 최소화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국가 예산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야 합니다. 복지로 들어갈 비용까지 투입해 4대강의 수질오염을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대한민국은 가장 빠른 속도로 물부족 국가로 진입할 수도 있습니다. 물부족 국가의 핵심은 온갖 오염물질의 배출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마실 수 있는 물의 양으로 정해지는 것이라, 4대강에 아무리 많은 물이 담겨있어도 수질이 나빠지면 물부족 국가를 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수질오염을 줄이기 위해 화학(생화학, 바이오)약품이 대량으로 투입한다면 그때는 이미 늦은 것입니다.  





반대의 경우라고 해도 좋은 것은 아닙니다. 건기가 짧은 대신 우기가 길어지면 4대강공사 때문에 수위 조절 능력을 상실한 지류와 지천에서 각종 수해가 빈번할 것이고 피해도 커질 것입니다. 다시 말해 지류와 지천에서 수해를 예방하고, 피해를 복구하는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지구온난화가 급진성을 띠게 되면 그때는 국토의 반이 물에 잠길 수도 있습니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4대강의 보들을 모두 다 철거해야 하지만, 그 비용도 만만치 않고, 어떤 부작용이 일어날지 몰라 쉽게 판단내리기도 힘듭니다. 아열대성 기후가 어떤 속도와 어떤 형태로 진행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4대강에 설치된 보를 한꺼번에 철거하는 것은 모험일 수도 있습니다.



국토의 경사면이 심한 한국의 경우 강우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면 4대강 본류에서도 초대형 홍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말해 대한민국은 이명박의 비용을 넘어 최악의 함정에 빠져버렸습니다. 수억 년에 걸쳐 형성된 국토를 2년 만에 바꿔놓았으니, 어떤 전문가들도 '이것이 답이다' 하며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이명박을 사형시켜야 하는 이유도 차고 넘친다!).





이밖에도 토목건축과 환경공학 전문가들이 걱정하는 것은 수두룩합니다. 4대강의 보들을 철거해서 자연적 복원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런 정치적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정부가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나라인데, 최소 22조원의 예산이 들어간 4대강공사를 없던 일로 만들기가 그리 쉽겠습니까?



현실이 이러한 데도 박근혜 정부는 국민 몰래 5대강공사를 추진하려고 했고, 경제를 살린다는 명문 하에 각종 규제를 풀 뿐만 아니라, 경부고속도로와 함께 박정희의 유일한 공적인 그린벨트마저 무차별적으로 풀어주고 있습니다. 세월호특위의 예산과 인양비용은 '세금 도둑' 운운하면서도, 담합의 명수인 토건족과 전현직 관료들을 위해서는 수십 조도 아까워하지 않습니다(시장자유주의 우파 정부의 본질).   



우리는 대통령을 잘못 뽑은 대가를 톡톡히 치를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주의라는 것이 형식적이던, 실질적이던 간에 국민에게 모든 권력의 원천을 돌려놓았기에, 최종 책임 또한 국민이 져야 합니다. 당대의 사람들이야 그렇다 쳐도 정치적 선택도 하지 못한 미래세대는 독박 쓰게 된 것입니다. 이명박을 사형시킨다고 해서 피해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더욱 환장할 노릇입니다.



지구온난화와 4대강공사의 만남.. 어쩌면 이 둘이 만들어낼 미래상은 한반도에서 살아갈 모든 사람들에게 한일강제합병 36년보다 더욱 치명적인 피해를 줄지도 모릅니다.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관련 책들을 사서 공부한 결과가 참담하기만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들? 정말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 일상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에서 벗어나려면 4월 총선에서 야권의 선거연합이 승리해야 합니다. 



특히 녹색당의 원내진출이 필요합니다. 그들이 원내에 진출하면 관련자료를 요청할 수 있고, 그럴 때만이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며, 빠르게 망가지고 있는 4대강을 복원할 수 있는 정치적이면서도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정당투표에서 이런 점들을 고려할 수 있었으면 하고, 김종인 비대위가 보다 큰 차원의 선거연대에 나서야 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