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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지상파가 세월호청문회 생중계 외면한 이유

 

 

 

마르크스가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 초기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자본주의의 마지막까지 추상할 수 있었듯이 우리도 사유의 과정을 통해 겉으로 드러난 현상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세월호참사 이후에 벌어진 일들을 시계열 상으로 늘어놓은 다음에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 된다. 이번 글에서 그 모든 것을 다 다룰 수는 없지만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진상규명을 무려화시키는 과정의 얼개는 펼쳐볼 수 있다. 

 

 

 

 

세월호참사가 일어났을 때 국민의 공분이 폭발 직전에 이른 것은 지상파와 보도채널, 종편의 끝을 모르는 오보가 결정적이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해경과 해군의 행태가 알려지면서 정부의 부재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컨트롤타워에 대한 논란이 증폭됐다. 이런 논란은 대통령을 둘러싼 풍문인 '7시간의 미스터리'에서 정점에 이르렀고, 박근혜의 행적을 밝히라는 요구가 수사와 고소권을 지닌 특별법 제정 요구로 폭발했다.

 

 

이때부터 박근혜와 청와대, 새누리당의 대응이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의 무력화에 집중됐다. 벼랑 끝까지 내몰렸던 박근혜는 역사에 길이 남을 눈물의 퍼포먼스를 통해 콘크리트 지지층에게 '나를 지켜달라'는 정치적 호소를 보냈고, 집권세력의 노골적인 협박이 본격화됐다. 방송들을 통해 세월호 유족들의 폭력성을 강조했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한 특별법에 위헌소지가 있다는 보도를 줄기차게 내보내게 만들었다. 

 

 

표변한 박근혜는 세월호 유족을 체제를 전복하는 세력으로 만들기 위해 강경모드로 돌아섰고, 이때부터 종편들이 세월호 유족과 특별법에 빨간색을 칠하기 시작했다. MBC를 선두로 KBS와 SBS의 보도가 표변하기 시작했고 일베와 극우단체들의 패륜적인 폭력이 무차별적으로 펼쳐졌다. 그 결과 보궐선거에 완패한 안철수-김한길-박영선 체제의 야당으로부터 수사와 기소권이 없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합의하도록 만들었다.

 

 

 

 

국민의 관심을 유병언 일족으로 돌리며 시간을 끌었고, 마법 같은 유병원 사체의 발견으로 세월호참사의 프레임 설정에 완벽하게 성공했다. 유족의 반달은 당연했고, 집회와 단식 등에 맞서 극우단체들(아버지와 어머니에 담긴 의미를 파탄내는데 탁월한 재주를 지녔다)의 폭력, 기사 폭행사건이 터지며 국민들의 피로감은 쌓이고 축적돼 양비론적 입장으로 변하게 만들었다. 야만공권력을 동원해 세월호 집회를 폭력으로 얼룩지게 만든 것은 독재자로 거듭난 박근혜에게 압도적인 힘을 부여해주었다.  

 

 

이제 남은 것은 세월호 특위의 무력화였다. 여당 추천의 특위의원들과 해수부가 전면에 나섰고, 특위가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그들의 목표는 두 가지로 집약됐다. 세월호 인양을 박근혜의 임기 동안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과 특위가 진행할 조사와 청문회에서 '7시간의 미스터리'를 빼내는 것이었다. 이에 맞서 세월호특위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청문회 직전에 박근혜의 행적을 조사하겠다는 안건을 통과시키는 것뿐이었다. 

 

 

민주주의와 헌법을 유린하고, 삼권분립마저 마비시킬 정도의 박근혜의 폭정을 고려할 때 특위의 이런 결정은 파국을 의미했고, 지상파를 비롯해 모든 방송이 세월호 청문회의 생중계를 외면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주었다. 바로 이것, 국민의 열망(성역 없는 조사를 통해 세월호참사의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는 것)을 실현해야 할 세월호특위가 이런 결정을 하도록 만든 것이 집권세력의 최종 목표였을 것이고, 그대로 됐다. 

 

 

 

 

이상이 필자의 추론이다. 박근혜가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것이 압도적인 여론이라면, 지상파가 세월호 청문회를 생중계하지 못하도록 구실을 만들어주는 것이 집권세력의 최종 목표일 수밖에 없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지는 법, 세월호 청문회가 지상파 방송을 타지 못하면 반쪽 자리로 전락할 것은 불보듯 뻔하지 않는가. 인터넷과 SNS의 위력은 대중매체를 넘을 수 없으며, 때맞춰 안철수의 탈당쇼까지 벌어졌다. 

 

 

박근혜의 압도적인 승리다. 야권의 총선 전망도 더욱 나빠졌다. 지금까지의 상황만 놓고 볼 때, 대역전을 위한 모든 가능성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역사는 폭정의 지도자와 세력은 심판을 받아왔다고 말해주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말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노무현 대통령의 말처럼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화와 연대가 구체화되고 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아니, 끝낼 수 없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