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세월호의 아이들이 갇혀 있다.
어둠과 빛이 갈라지는 경계에 세월호의 아이들이 갇혀 있다.
한 발짝만 앞으로 나가면 이승이요, 빛이지만
한 발짝만 물러서면 저승이요, 어둠이다.
억겁처럼, 그들은 갇혀 있다.
찰나인양, 그들은 갇혀 있다.
삶은 끝났지만, 죽음은 시작되지 않았다.
영상과 카톡 속에 살아 있는 그들은
멈춰 있는 시침과 초침 사이에서 서성이고 있다.
빛은 어둠을 밀어낼 수도, 어둠은 빛을 밀어낼 수도 없다.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아이들은 맹골수도를 떠날 수 없다.
그곳에는 아홉 명의 주검이 갇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을 두고 떠날 수가 없다.
인양의 순간까지 아이들은 떠날 수가 없고
미수습자 가족들은 유족도 될 수 없다.
맹골수도에는 세월호가 있다.
세월호에는 아홉 명이 갇혀 있고
떠나지 못하는 아이들의 영혼이 있다.
영원히 멈춰 있는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다.
조카가 그린 그림을 아이들과 9명의 미수습자에게 바칩니다. 세월호가 인양되고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시작되는 날까지 절대 잊지 않을 것과 행동할 것을 약속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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